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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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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임규진
작품등록일 :
2016.12.06 09:35
최근연재일 :
2018.03.30 11: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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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8,507

작성
17.07.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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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8쪽

171. 삼별조三別組

DUMMY

“저기 장원이 보이는군.”

서홍이다. 삼조원들을 대동하고 이황야의 장원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모두 공녀에게 인사를 하려는 것이다. 원래는 서홍과 남궁이현만이 가려 했으나 모두 공녀에게 인사를 하겠다기에 같이 가는 것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는 법.

삼조원들이 조금이라도 공녀의 슬픔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공녀님을 뵈러 왔소. 서홍과 친구들이 모두 왔다고 전해주시오.”

서홍이 장원의 경비무사에게 전갈을 넣는다.

“잠깐 기다려보시오. 안으로 연락을 넣으리다.”

경비무사 중 하나가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삼조원들은 안으로부터 연락이 올 때까지 정문 안쪽에 있는 대기소 같은 곳에서 잠시 기다렸다.

“이황야께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텐데 공녀님까지 슬픔에 잠겨 있을 것이니 온 집안이 침울해 보이는군.”

항백이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이황야측의 충신들 몇이 죽고 모두 사퇴해 남경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이황야의 심경이 좋지 않을 거라 짐작한 것이다.

“나는 지체 높고, 권력 있고, 돈이 많으면 세상 사는데 무슨 걱정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그렇지 않군.”

경표가 동감이라는 듯이 받는다.

“가진 게 많으면 걱정도 많은 법인 게야.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고. 그게 세상 이치야. 이 사람들아.”

“이제 우리 조장님께서 천하최고수가 되셨어. 인생 최고수 말이야.”

항백의 얘기에 모두 껄껄거리고 웃다가 집안의 분위기를 생각해 모두 손으로 입을 가려 웃음 소리를 죽인다.

그때 갑자기 허공에서 사람 음성이 들렸다.

“상가집이라도 왔는가? 웃지도 못하니 말일세.”

작지만 뚜렷한 그 목소리는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에서 나는 소린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실내를 울리고 있어 정확히 누구의 목소리였는지 기억하기 어려웠다.

“누···누구시오?”

경표가 손을 검집으로 가져가면서 당황해 더듬거린다.

이때 대기소의 문이 열리고 사람이 들어온다. 공녀 주여전이다.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서 들어가시지요.”

주여전이 반갑게 삼조원들을 맞이한다. 얼굴에 화색이 완연하다.

“인사 올립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주여전의 인사에 삼조원들이 너나할것없이 인사 반갑게 인사한다.

“그런데 경대협께서는 왜 그러시는지요?”

경표의 안색에 아직 놀람이 남아 있어 주여전이 묻는 것이다.

“좀 전에 분명 남자소리가 났었는데···”

“남자소리요?”

“그렇습니다. 그렇지?”

경표가 항백에게 묻는다.

“남자 소리가 분명 나긴 했습니다.”

항백도 목소리에도 긴장이 묻어있다.

“벌써 목소리도 잊었군.”

다시 허공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보십시오···.”

경표가 허공을 두리번거리며 다시 놀란다.

“호호. 장난 그만 치고 내려오세요.”

주여전이 허공에 대고 말하자 대기소 창문을 통해 난데 없이 한 인영이 표홀하게 실내로 내려선다. 마치 안개가 창문을 통해 슬며시 들어왔다가 실내에서 형체를 이루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 이 사람···”

“이게 어떻게 된 건가?”

“묵대협···”

서홍과 남궁이현이 실내에 내려선 묵진휘를 보며 놀라고 반가움에 말을 잇지 못한다. 당수진도 막연히 묵대협이라고 할 뿐이다.

“왜 이 분들을 놀라게 하고 그러세요. 못 본 사이에 많이 짓궂어지신 것 같아요.”

주여전이 묵진휘를 웃으며 타박한다.

“오랜만이네.”

“어떻게 된 건가?”

묵진휘의 인사에 남궁이현과 서홍이 동시에 다시 되묻는다.

“모두 들어가셔서 말씀나누시지요.”

주여전이 모두를 안채로 안내한다.


넓은 다실의 탁자에 모두가 둘러 앉았다.

묵진휘가 함정에 빠진 일과 탈출한 얘기를 대략 설명했다. 물론 적대강 사숙조의 일은 뺏지만.

“그렇게 된 게로군. 이 사람아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는가?”

서홍이 반가움에 묵진휘의 등짝을 제법 세게 후려쳤고 묵진휘가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자네들은 웬일인가?”

묵진휘의 물음에 이번에는 남궁이현이 해정으로 가는 사정을 설명한다.

“남태혼 그 친구가?”

“그렇다네.”

“그럼 나도 함께 가세.”

묵진휘가 나선다.

“이번에는 저도 함께 가고 싶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주여전이 두원에게 동행에 대한 허락을 구한다.

“저희들이야 상관없습니다만 위험한 곳이라···”

“저는 괜찮습니다. 다만 여러분들께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묵대협이 계신데 무슨 걱정이겠어요? 함께 가요. 언니.”

당수진이 주여전에게 언니라고 부르자 공녀 주여전이 활짝 웃는다. 무한에서 몇 번 만남을 가진 뒤론 언니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그땐 차마 부르지 못하더니 이 자리에서 언니라고 한다.

공녀 주여전은 정말 동생이 생긴 듯 기쁜 모습이다. 형제라곤 하나도 없던 무남독녀 주여전에게 어여쁜 여동생이 생긴 것이다.

“삼별조를 정식으로 구성해야겠군. 하하”

“삼조원 다섯에 삼별조도 다섯 명이군. 명예 회원까지 하면 훨씬 더 많지만.”

두원의 말에 서홍이 신이 났다.

“누구?”

“나, 묵진휘, 공녀님, 냉보모 그리고 관조장님. 관조장님도 정식 삼조원은 아니잖아?”

“그렇지. 그럼 명예회원은 누군가?”

“남태혼 그 친구도 원래 삼별조였잖은가? 그리고 제수씨인 예소저도 당연 자격이 있겠지?”

“주은백 그 친구도 있지 않나?”

서홍의 설명에 두원이 주은백까지 들먹인다.

“그럼, 무림맹 최고 조가 되겠는데요? 묵대협에다가 주대협까지 들어오면···”

“게다가 무림과 황실을 아우르게 되지.”

항백과 경표가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 삼조는 이제 삼별조와 비교가 안되겠군.”

서홍이 놀리자 모두 큰 소리로 웃는다. 모처럼 크게 소리 내어 웃는 자리였다.



“곽태감과 주부태감이 수상합니다.”

“무슨 소린가 그게?”

“얼마 전까진 승상부를 못 잡아 먹어 야단이더니 요즈음은 잠잠합니다.”

“이제 포기했나 보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잘 아시지 않습니까? 얼마나 욕심이 많고 집요한지.”

”그렇지. 쉽게 그만 둘 영감이 아니지.”

“그런데 요즈음 왜 강부태감님께서는 곽태감 집무실에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그 영감탱이 눈치가 수상하단 말이지. 내가 승상부에 줄을 대고 있다는 것을 아는 눈치야. 나를 대하는 게 예전 같지가 않아. 그렇다 보니 나도 점점 발길을 끊고 있는 거지.”

“부태감님이 너무 예민하신 것은 아닙니까?”

“이 사람아. 내가 눈치로 산 세월이 어언 사십 년이네. 척 보면 척 일세.”

강부태감은 그렇게 말해놓고 스스로 지난 세월을 돌이켜본다. 열 살도 되기 전에 부모에 버림받고 동창에 팔려와 거세의 고통을 당하면서 이를 악물고 버텨온 세월이었다. 학식도 집안도 연줄도 없었다. 오로지 눈치 하나로 될성부른 곳에 줄을 선 것이 지금 부태감까지 올라온 것이다.

“아무튼 곽태감과 조부태감이 수상합니다.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강부태감이 잠깐 생각에 잠긴다.

아마 그럴 것이다. 이대로 물러설 영감이 아니다. 상황을 역전시킬 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 곽태감이 쥐고 있는 패는 거의 없다. 마음이야 단번에 역전시키고 싶겠지만 여의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주의해야 한다. 만일 여기서 아차 하는 날에는 목숨을 담보하기 어렵다.

“그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지 자네가 잘 살펴보게. 아직 조부태감은 자네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가?”

“알겠습니다. 저도 이미 승상부의 사람입니다. 곽태감과 조부태감이 다시 권력을 잡는 날에는 제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입니다. 필히 그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알아내겠습니다.”

정조장이 얄팍한 입매를 꽉 다문다.

곽태감과 조부태감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

자신을 승진시키지 않은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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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191. 결심決心 +3 17.08.19 2,239 45 9쪽
191 190. 빚을 돌려받다 +3 17.08.17 2,233 52 11쪽
190 189. 떨어지는 늙은 별 +3 17.08.15 2,249 47 9쪽
189 188. 두 거인巨人 +5 17.08.13 2,351 46 10쪽
188 187. 마지막 질문 +3 17.08.11 2,220 48 11쪽
187 186. 초대招待 +4 17.08.09 2,225 48 11쪽
186 185. 찾아 나서다 +3 17.08.07 2,200 44 9쪽
185 184. 남천南天까지 +2 17.08.05 2,272 42 10쪽
184 183. 지원 요청 +3 17.08.03 2,346 46 10쪽
183 182. 계약이행契約履行 +3 17.07.31 2,182 44 10쪽
182 181. 북천과 서천 +4 17.07.30 2,139 49 10쪽
181 180. 불광불급不狂不及 +4 17.07.28 2,183 44 11쪽
180 179. 계약契約 +5 17.07.26 2,095 47 10쪽
179 178. 발톱 +4 17.07.24 2,058 48 9쪽
178 177. 발각發覺 +3 17.07.22 2,302 47 8쪽
177 176. 낙찰落札 +3 17.07.20 2,283 45 9쪽
176 175. 옛 터 +3 17.07.18 2,259 44 10쪽
175 174. 애증愛憎 +3 17.07.15 2,222 48 11쪽
174 173. 반가운 만남 어두운 얼굴 +3 17.07.13 2,482 47 10쪽
173 172. 목걸이를 찾아라 +4 17.07.11 2,308 46 10쪽
» 171. 삼별조三別組 +3 17.07.09 2,282 44 8쪽
171 170. 입장 변화 +4 17.07.07 2,350 48 9쪽
170 169. 숨결 +5 17.07.05 2,272 52 10쪽
169 168. 기다림 +5 17.07.03 2,363 49 9쪽
168 167. 탈출脫出 +3 17.07.01 2,284 46 11쪽
167 166. 신세계新世界 +3 17.06.27 2,369 44 9쪽
166 165. 야망野望 +3 17.06.26 2,307 41 9쪽
165 164. 산기창공散氣創空 +3 17.06.24 2,353 43 9쪽
164 163. 함락陷落 +3 17.06.22 2,441 43 10쪽
163 162. 와해瓦解 +3 17.06.20 2,408 4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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