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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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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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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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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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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프트파워

DUMMY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남해.


중국을 경영하는 핵심 권력기관들이 모인 지역으로,

그 가운데 위치한 주석궁에서 장 주석이 오른팔인 국가안전부장의 보고를 받았다.


"쿠왕국이 콩고의 유일한 항구를 점령했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장 주석의 얼굴이 구겨졌다.


“결국 놈들이 또 사고를 쳤군.”


“네. 쿠 왕국을 설립하고, 직후 콩고공화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처음부터 이럴 작정으로 일을 벌인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지. 파렴치한 놈들.”


“그나저나 놈들이 유일한 항구를 점령했으니, 우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거 같습니다.”


“대책은 수립했나?”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 요원들을 통해 브라자빌에 내전 세력들에 정보를 공유할 방침입니다. 그들을 회유해 공격하는 게 최선일 거 같습니다.”


“내전 중인데 가능할까? 서로 견제하느라 여력이 없을 텐데.”


“적당히 당근을 던져주면 될 거 같습니다. 푸앵트누와르는 사실상 콩고정부의 주 수입원이나 마찬가지니. 저들로서도 다른 누군가가 점령하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겠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놈들을 쫓아내.”


안전부장은 장 주석이 미래그룹을 얼마나 싫어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놈들 때문에 중국이 입은 피해는 차치하고,

당장 대만해협에서 대만정부와 벌이는 군사 훈련만 해도 장 주석과 공산당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기엔 충분했다.


"네. 곧바로 조치하겠습니다."



*****


시아캄이 이끄는 본대를 격파하고 도시를 점령했지만,


고작 200여명의 병력으로 인구 60만의 도시를 완전히 통제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항구와 라디오 방송국 등 중요시설만 장악한 뒤

도시의 나머지 구역에 대해 48시간 동안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일단 시간을 벌기로 한 것.


그리고 이제 통행금지 해제까지 40여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대책 회의를 위해 이 차장과 송 과장이 창식이 머물고 있는 캠핑버스를 방문했다.


깔끔한 거실 안.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세 사람이 둘러 앉았다.


이 차장이 현안 보고를 했다.


“도시 안정화를 위한 계획들입니다.”


이 차장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보고서를 보며 창식이 물었다.


“잘 짰네. 구호물자 배포에, 지원인력 수급, 그리고 현지 세력 구축도 있고. 추가 파병 건은 어떻게 돼 가는 지 확인했고?”


“평양 공항에서 조만간 출발할 예정입니다. 인원은 1개 중대 규모입니다.”


“그 정도로 되겠어?”


“장기적으로 인력을 파견으로 충당하는 건 답이 아닌 거 같아 현지 인력확보에 더 주력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파병 인원을 구성할 때 훈련교관 비율을 20%까지 올렸습니다.”


“현지 인력을 활용하는 건 좋은데, 자리를 잡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아무튼 다른 보급 문제는?”


“화물선이 접안하게 되면, 가지고 온 구호 물자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항구를 확보한 김, 제련 문제도 같이 검토했으면 합니다.”


“아예 이곳에서 제련하게?”


“애초에 섬에서 채굴한 금속단괴를 선박에 실어 한국에서 제련할 계획이었지만, 만약 항구와 이 일대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이곳에서 제련을 해 바로 수출하는 편이 사업성이 훨씬 좋습니다. 마침 마을과 이곳 항구 사이 흐르는 강에서 수자원도 충분히 확보가 가능하고, 노동자 확보도 쉬워서 생산기지로 활용할 모든 조건을 갖춘 대다가, 향후 유럽,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로도 이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그럼 여기 공장도 지어야 할 테고. 일이 많이 커지겠는데.”


“본사에 연락해서 건설사들과 일정을 잡았습니다. 조만간 전력, 도로, 생산시설을 포함한 마스터 플랜을 잡아 보겠습니다.”


“꽤나 그럴 듯 하게 나오겠는데. 잘 짜 봐. 필요한 게 있으면 말 하고.”


“네.”


“송 과장은 뭐 힘든 거 없고?”


송 과장이 끼어들었다.


“네. 안 그래도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인프라 시설이야 돈을 들이고, 한국에서 사람을 데리고 와 해결하면 된다지만, 문제는 마인드 세팅 입니다. 건국 작업도 그렇지만,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려면 마인드 세팅은 필숩니다. 하지만 당장 사람을 끌어 모은다고 해도 기본적인 소양과 정훈 교육을 시킬 인력이 없습니다. 마인드 셋이 안 된 상태의 사람들을 대거 고용했다간 어떤 방향으로 튈 지 모릅니다. 장기적으로 지역 안정은 물론이고, 사업에도 차질을 일으킬 게 분명합니다.”


“사업과 건국이 성공하려면 단기간에 사람들의 마인드를 한 방향으로 세팅할 필요가 있다는 거네.”


“네.”


시멘트와 철근으로 만드는 인프라와 마찬가지로,

그런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를 활용할 사람들이 동질성과 일관된 목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종의 소프트 파워로, 다민족이 섞여 사는 아프리카 같이 이질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선 오히려 하드파워보다 일의 성패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이 소프트 파워다.


“현지에서 구하는 건 어렵겠지?”


“네.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새겨주려면, 현지보다는 외부 영입이 유리할 겁니다.”


잠시 고민하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부분은 나도 좀 고민해 보지. 좀 기다려봐. 나도 알아보고 다시 얘기하지.”


“네.”



*****


만 하루가 지나고.


수송기가 내리는 타이밍에 맞춰 병력 50여명을 공항으로 보내 시설을 접수했다.


수송기가 안전하게 활주로에 내리고,

뒤쪽 격납고 램프가 내려가자, 안쪽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걸어 내려왔다.


먼저 나온 사람들은 역시나 평양에서 보낸 미래디펜스 추가 병력.


1개 중대 규모의 병력이 활주로에 도열하고

중대장이 서로 안면이 있던 경비부대장과 인사했다.


“오느라 고생 많았어.”


“이야. 멀긴 머네요. 비행기를 몇 번 갈아 탔는 지 모릅니다.”


“시차 적응은?”


“시차고 뭐고, 뭐 수송기에서 몇 시간 동안 시달렸더니, 숙소로 가면 그냥 골아 떨어질 거 같은데요. 시차 적응은 한 숨 자고 나면 해결 되겠죠.”


“그래. 그럼 얼른 본부로 가자고.”


“네.”


두 사람이 부대원들을 인솔해 활주로를 빠져나가는 사이,

경비대장과 함께 온 송 과장은 병력 뒤에 따라 나온 사람을 맞이했다.


앞서 나온 군인들과 달리 뒤쪽에 따라 나온 사람들은 나이가 지긋한 중년, 노년의 남자들이다.


앞으로 다가간 송 과장이 아는 체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기획실 송유미 과장입니다.”


“아. 그렇소. 반갑소. 나는 리준철이요. 여기는 우리 대학 교수들하고, 연구원들이오. 그리고 저쪽은 알지요? 아나운서 서혜림씨.”


그 쪽에는 나이가 있어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손바닥으로 햇볕을 가리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학장님.”


“먼 곳까지 오시라고 요청 드려 죄송합니다.”


“뭘요.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야 써 먹을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들어도 기운이 나지 않겠소.”


“날씨가 많이 더우실 텐데. 바로 이동하시죠. 실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우리 구 동무께서 여기 계셨구만. 그리 바쁘신 분을 이런 곳에서 뵙게 될 줄이야. 하하하. 빨리 갑시다. 구 동무를 기다리게 할 수야 없지.”



*****


송 과장은 리준철과 일행들을 데리고 항만청으로 향했다.


지난 전투의 흔적을 어느 정도 정리한 항만청 건물 중앙에 미팅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송 과장이 일행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던 구창식과 이영제가 마주 인사를 했다.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실 분을 찾다 보니 학장님만한 적임자가 없어서 급하게 요청을 드렸습니다.”


“아닙니다. 공화국의 은인이신 우리 구 동무를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우리가 다 영광이지요. 하하하하.”


그 때 서혜림이 앞으로 다가오면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평양방송국의 서혜림입니다.”


“소개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나운서님의 방송은 늘 챙겨 보고 있으니까요.”


“어머.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동무.”


서혜림은 진심으로 감동한 듯한 표정이다.

이영제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일단 앉으시죠.”


리준철 일행이 자리에 앉고.

구창식이 본론을 꺼냈다.


“먼길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굳이 이렇게 미팅을 잡아 죄송하게 됐습니다. 제가 바로 일정이 있어서요.”


“괜찮습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학장님. 여기 상황은 들으셨을 테니까. 가장 먼저 뭐부터 해야 할까요?”


“그럼.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리준철이 대표로 나섰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우상화 작업 입니다.”


리준철의 발언에 송유미는 조용히 이영제쪽으로 몸을 기울여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정말로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네요.”

“우리 예상을 항상 훨씬 뛰어 넘으시잖아.”


리준철.


전임 김일성 대학교 학장으로 북한 주체사상과 김씨 일가의 정통성 정립, 그리고 최근에는 3세 세습을 완료한 김정남 위원장에게 개혁군주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업을 이끈 인물이다.


주민에 대한 마인드세팅 작업을 위해,

북한 주체사상과 인민교화 프로그램을 설계한 핵심 인력들을 전부 섭외했다.


그리고 또 한 명.


서혜림.


인민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을 때마다 도맡아 하는 평양방송의 메인 아나운서로,

이제 50을 넘은 나이였지만 아직까지도 평양의 입이라고 불리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었다.


리준철의 발언이 이어졌다.


“그런 측면에서 일단 준비한 것이 있습니다. 아마 내일 정도면 후발대를 따라 도착할 겁니다.”


“네. 후발대가요?”


“네. 저희가 직접 위원장 동지께 말씀 드려 급하게 만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신생 쿠 왕국의 수장이자 어버이가 되실, 구창식 국왕님의 동상입니다.”


동상이란 말이 나오고,

송 과장과 이 차장은 동시에 입이 떡 벌어졌다.


하지만 리준철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일단 도시 곳곳에 세울 실물크기의 동상들 100여개를 먼저 준비했습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많이 준비는 못했습니다. 대신 위원장께서 직접 지시를 내리셔서 차후에 출항할 배편으로 도시 중앙에 세울 22미터 높이의 청동상을 가져 올 계획입니다.”


“동상까지, 그것도 100개나 굳이 필요할까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사상이란 것은 물과 같습니다. 찔끔찔끔 뿌려주면 이내 마르고, 다 날아가 버리지요. 한 번 줄 때 아주 흠뻑 적셔야 효과가 나오는 법입니다. 차후에 모든 관공서를 시작으로 국왕의 초상화를 걸고, 관공서 업무 시작과 학교 수업 개시 전에 국왕에 대한 경례,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직접 읽도록 하는 등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생각 나는 건 그 정도고 앞으로 여기 있는 교수진들과 함께 총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보겠습니다.”


“그럼 교수님들만 믿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여기 송 과장한테 말씀하십시오. 뭐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라고 해놨으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럼 송 과장님.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21세기에 북한식 선전선동 계획을 듣고는 얼이 나가 있던 송 과장은 리준철의 미소 띤 인사에 반사적으로 마주 인사했다.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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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자격 증명. 2 +2 24.08.30 140 8 11쪽
32 자격 증명. 1 +1 24.08.29 149 8 11쪽
31 왕좌의 자격 +2 24.08.26 167 7 11쪽
30 상륙작전 +1 24.08.25 159 7 11쪽
29 상사의 마법 같은 한마디. 30분이면 되지? +2 24.08.23 176 6 9쪽
28 재개의 마법사 +2 24.08.22 185 7 13쪽
27 마법사의 전쟁법 +1 24.08.21 191 8 13쪽
26 푸앵트 누와르. 2 +2 24.08.19 185 8 10쪽
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24 선전포고 +1 24.08.16 207 8 11쪽
23 건국선언 +3 24.08.15 206 8 10쪽
22 건국준비. 2 +2 24.08.13 218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19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5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2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7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0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6 8 12쪽
11 지옥도 +2 24.07.29 29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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