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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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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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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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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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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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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강대국들

DUMMY

혼비백산 뛰어다니는 병력 위를 불기둥으로 만든 융단이 집어 삼켰다.


군병력을 휩쓴 불 길이 십 미터를 훌쩍 넘어 치솟았다.


드럼통 폭격을 버텨낸 장갑차와 탱크들 조자도 불꽃에 휘감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탱크와 포탄이 유폭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쾅! 콰쾅! 콰콰쾅쾅!


폭발이 불길 속에서 굉음을 토할 즘,

언덕 위에 대피해 있던 군인들을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다.

그 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며 남은 병사들을 끌어 모았다.


"뭣들 하고 있어! 정신들 안 차려! 한쪽에 일렬로 선다! 실시!"


장교 뱃지를 단 인물.

오늘 갑자기 장교로 떨어져 내려온 낙하산이다.


갑자기 작전에 투입되다보니 아직 이름표도 안 달려 있었지만,

몇몇 병사들이 그를 알고 있었다.

무톰보라고 했던가...


주춤거리는 병사들을 본 무톰보가 권총을 들어 가장 뒤쪽에 선 병사를 향해 쐈다.

탕!


그리고 총에 맞은 병사가 쓰러지기 무섭게 재차 고함을 질렀다.


"어기적거리는 새끼는 즉각 처형이다. 빨리빨리 움직여!"


넋이 빠져 있던 병사들은 저도 모르게 허겁지겁 지시대로 일렬로 늘어섰다.


주변에 남은 병사가 없는 걸 확인한 장교는 다시 뒤를 돌아 불길을 내려다 봤다.


그리고 가슴에 붙은 계급장을 떼어내곤, 주머니에서 은색이 반짝이는 금속제 새 계급장을 꺼내 가슴에 박았다.


가슴에 박힌 대령계급장을 확인한 뒤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이제 좀 볼 만 하네. 전원 우향 우! 빨리 움직여!"


뭣도 모르는 병사들이 구령대로 오른쪽으로 돌고.


"이동한다. 실시."


무톰보는 남은 병사들을 이끌고 밀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사우스이스트 거리.


가로수가 그늘을 드리운 길을 따라 카페와 펍,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비록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이어진 식당골목이지만,

간단한 브런치 한끼에도 식대가 100달러를 훌쩍 넘는 구역이다.


이유는 바로 위치,

국회의사당이 바로 코 앞에 있는 덕에 미국 정계 인사들과 그들에게 로비를 하려는 국내외 브로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런 식당들 중에서도 특히 블럭 가장 앞쪽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는 몇 주 전부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힘들 정도다.


국회의사당을 나온 중년의 백인 남성이 거리를 가로질러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남자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는 종업원이 남자를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안내했다.

식당 안쪽에 위치한 조용한 자리.


자리에는 미모의 동양여성이 이미 먼저 와 앉아 샐러드를 먹고 있는 중이다.


종업원이 안내를 마치고 돌아가고,

남자는 자연스럽게 여자 맞은 편에 앉았다.


여성이 친근하게 물었다.


"바쁘신가 봐요. 밥 때도 놓치고."


"요즘 더 그렇지. 러시아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이스라엘까지 골치를 썩혀서 말이야. 게다가 올리비아 당신 오빠 일도 있고."


"미안히게 됐어요. 워낙 제 멋대로라. 저도 얼마 전에 들었어요."


여자의 이름은 올리비아 구. 한국 이름은 구성희.

구창식 실장의 둘째 여동생이자, 미래항공 부사장, 그리고 미국 정계에 떠오로는 로비스트 중 한 명이다.


"그런 말로 넘어가긴 좀 힘들어졌어. 조용하게 처리하겠다고 하고선. 선전포고를 했잖아. 그거 때문에 아프리카 담당관하고, CIA 부국장하고 한바탕 했다고."


"그쪽은 부정적인가요? 부통령님하고는 같은 라인인 줄 알았는데."


남자는 헤글러 미국 부통령이다.

구성희가 포섭한 백악관 라인의 핵심이자, 친한파 정치인이다.


"그것보다 궁금한 거지. 왜 그렇게까지 하는 지 말이야. 솔직하게 말을 해 줘야 내가 설득을 하든, 협상을 하든 할 거 아니겠어. 당신 오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거기다 나라를 세우려는 거야?"


구성희는 대답 대신 백에서 꺼낸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헤글러가 봉투를 열어 서류를 훑어본다.


구성희가 설명을 덧붙였다.


"아프리카 서쪽에 새로 등장한 섬에서 발견한 것들이에요. 망간단괴라고. 들어는 보셨죠?"


"망간단괴? 그건 심해에만 있는 걸로 아는데?"


"네. 정확한 건 모르지만, 아마 융기한 섬 주변 지역에 그게 깔려 있었나 봐요. 그리고 지금은 섬과 함께 지상으로 올라왔죠."


"오빠가 노리는 게 이거군? 물량은 얼마나 돼?"


"정확한 건 몰라요. 채산성이 있는 지 어떤 지도 모르고."


"그런 조사도 없이 나라부터 덜컥 세웠단 말이야?"


"위치가 그렇잖아요. 한반도 인근도 아니고. 1만3천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인데. 이런 저런 계산하고 움직일 시간이 없었던 거죠. 두잇 퍼스트. 일단 움직이고 보자. 생각은 나중에 하고... 오빠 스타일이 좀 그래요."


"하기야 미스터 구가 좀 뒷일 생각없이 일을 벌이긴 하는 스타일이었지."


이런 저런 걸 따졌으면 전쟁을 두번이나 했을까.

그것도 사실상 전세계 국력에서 2, 3위를 하는 국가들하고.


"그렇다고 해도, 이것만 가지고 미국이 쿠 왕국의 국가 승인을 할 이유로는 부족해 보이는데."


"마지막 장도 보세요."


"마지막?"


부통령이 서류 마지막장을 넘겼다.


거거엔 지도와 함께 사진이 들어가 있다.


"이건 어디야? 국가는 이번에 만든 쿠 왕국 거 같은데?"


"거기 보이는 도시가 푸앵트누와르. 서부 아프리카에서 그나마 쓸만한 항구죠. 7시간 전에 거길 쿠 왕국이 점령했어요."


"뭐? 정말로 콩고공화국하고 전쟁을 벌인 거야?"


선전포고를 한 것까지는 알고 있다.


"조사해 보면 아시겠죠. 먼저 공격을 온 쪽은 콩고 정부군 쪽이고. 전투가 이어지면서 방어차원에서 요충지를 점령한 거라네요."


"아니. 어떻게? 당신네 함대는 아직 희망봉까지도 못 간 걸로 들었는데."


미국은 청해함대 파견부대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었다.


비록 20여대 미만의 함재기와 헬기를 탑재한 경항모와 구축함, 보급함으로 구성된 단촐한 함대지만,

해군력이 빈약한 아프리카 지역이라면 패권을 다툴 만한 전력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저도 들은 바가 없네요. 아무튼 중요한 건 미국이 쿠 왕국을 지지해준다면, 중부 서아프리카의 핵심항구 하나가 미국의 편이 된다는 거죠."


아프리카 대륙은 거대한 크기에 비해,

완만하게 이어지는 해안선 때문에 항구로 쓸 만한 지역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있는 항구들도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성 때문에 이용이 쉽지 않다.


그러니, 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항구를 확보하는 건,

미국의 국익에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고민하는 부통령에게 추가 미끼를 던졌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는 일에 꽤나 애를 먹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희 부대가 항구를 차지하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나면, 후에 아프라카에서 미군이나 CIA하고 합동 작전도 충분히 가능할 거구요. 그렇다고 하면 CIA에서도 마다할 거 같진 않을 거 같은데요"


"나쁘지 않은 조건이긴 하지."


"미국은 동유럽하고, 중동에 집중하시고, 아프리카 같은 곳은 외주를 주는 거죠. 어차피 일본도 힘이 빠졌고, 유럽은 결국 자기들 잇속을 챙기려고 들테니, 외주를 받을 곳은 우리 뿐이잖아요."


"한번 각하하고 다시 얘기를 해보지. 이 사진. 확실한 거지?"


정말 항구를 완전히 점령했냐는 질문이다.

아직 CIA나 국방부 조차 이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기 전이다.

그러니 부통령은 정확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 거기 우리 오빠가 가 있어요. 거기가 우리 구역이 아니라면 1조 달러를 가진 부자가 직접 갔겠어요?"



*****


프랑스.


강대국의 위치를 겨우 유지 중인 프랑스였지만,

아프리카에서만큼은 여전히 미국 못지 않은 영향력과 정보력을 보유한 곳이 바로 프랑스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파리 엘리제궁.


집무실 옆에 마련된 별실에서는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재무부 장관과 함께 프랑스 군자정보국(DRM) 국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콩고공화국의 유일한 항구인 푸앵트누와르는 현재 쿠 왕국을 지원하는 미래그룹의 사병들이 사실상 점령한 상태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푸앵트누와르에는 정규군이 꽤나 주둔하고 있었잖아. 고물이긴 해도 기갑병력까지 보유하고 있는데, 상륙작전을 펴긴 쉽지 않았을 텐데."


"현지 정보를 분석한 결과 도시를 차지하고 있던 군 병력이 대거 외부로 출병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멍청한 놈들 자리만 지키고 있었으면 될 걸. 아무튼 재무장관, 이번 일로 우리 측 피해는 없을 거 같소? 모탈사에서 연락은 없습니까?"


모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이다.


비록 미국과 영국 같은 메머드급 원유기업에 비하면 손색이 있긴 하지만,

프랑스 정부의 지원하에 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서 알짜 유전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는 콩고공화국 내 유전도 포함되어 있어,

다른 강대국들과 달리 프랑스 정부는 콩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알게 모르게 깊이 관여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도시 북부에 위치한 유전기지에는 피해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출항지인 항구를 미래그룹에서 장악한 상태라, 향후 미래그룹과의 관계에 따라 원유 수출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도 있습니다."


"저쪽 분위기는 어때?"


"일단 공식적으로는 쿠왕국이 점령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접촉한다면 국가 승인을 받으려는 쿠 왕국에선 아마도 협정 체결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겠지. 협정을 체결하면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는 셈이니까."


"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중에 혹시라도 우리와 거래를 했던 콩고정부군 측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모탈사를 통해 비공식 라인으로 쿠 왕국과 접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관의 말을 들은 대통령이 정보국장에게 물었다.


"국장의 생각은?"


"쿠 왕국은 사실상 미래그룹의 허수아비일 뿐입니다. 미래그룹이 모탈사와 경쟁하는 에너지기업인 만큼 비상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검토 중인 비상 계획은 있나?"


"현재 내전 중인 세력 중 우리 쪽과 라인이 닿은 쪽은 정부군 쪽입니다. 우선 정부군 쪽에 힘을 실어줘 내전을 정리한 뒤 필요하면 불법 점유를 근거로 다시 항구를 돌려받거나, 탈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 모탈사를 통해서 상대 의중을 파악해 보고, 정보국은 콩고에서 진행할 계획을 수립해서 다시 보고하는 걸로 하지."


"네.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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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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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건국준비. 2 +2 24.08.13 218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19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6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2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0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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