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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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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789
추천수 :
362
글자수 :
164,921

작성
24.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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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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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상사의 마법 같은 한마디. 30분이면 되지?

DUMMY

"남쪽. 푸앵트누와르요!"


조중명의 보고를 받고 모두들 자리를 옮겼다.


공중감시실 안.


셋톱박스에 붙은 모니터 앞에 모두들 모여 앉았다.


모니터 안.


드론이 내려다 보는 화면 안 줄줄이 이어서 이동하는 부대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


원인은 가장 앞쪽에서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놈.


"제대로 된 군대네요. 전차까지 끌고 오다니."


맨 앞에서 움직이는 철덩어리.


딱 봐도 구식 느낌이 팍팍나는 모양새지만, 그럼에도 탱크는 탱크다.


북한에 주둔하면서 여러 구식 소련제 무기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경비부대장이 말했다.


"T55네요. 전장에 투입된 지 70년이 다되어가는 모델이긴 하지만, 일반 소총으로는 어림도 없는 놈입니다."


이영제가 말했다.


"저. 대전차 무기로 상대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되지요. 하지만 문제는 저 뒤에 있는 보병들입니다. 따라오는 차량에 꽉 태웠다고 생각하면 대략 700명은 넘을 겁니다."


"보병들이요? 보병들이 왜?"


"유능한 지휘관이라면 절대 탱크를 먼저 밀어 넣지 않아요. 보병들이 넓게 산개해서 탱크를 호위하는 형태로 들어오지. 재블린의 사거리는 대략 2.5km. 보병을 10미터 거리로 펼쳐서 들어온다면 범위가 족히 반경 3킬로미터는 될 겁니다. 거기에 뒤에 따라오는 건 구소련제 BMP장갑차네요. 저것도 소총으론 상대가 안 됩니다."


"아..."


강대식이 이어서 설명했다.


"반면, 아무리 구식이어도 탱크의 사거리는 10킬로미터는 훌쩍 넘을 테니. 결국 거리 싸움에서 밀리는 겁니다. 저쪽 대포의 사정거리 안에 몸을 들이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영제 차장이 물었다.


"저들이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릴 거 같습니까?"


조중명이 대답했다.


"이동 속도로 보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릴 겁니다."


경비부대장이 의견을 냈다.


"이동 경로를 보면 해안 도로를 따라 이동할 겁니다. 대규모 병력이 이동하려면 그 길 뿐이니. 마을로 돌아 들어오는 지점에서 매복조가 탱크를 선제 타격하는 겁니다. 그렇게 시간을 버는 사이 방어 진지는 마을 어귀에 구축하고, 주민들을 후방으로 빼는 게."


모두들 진지하게 부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그 때까지 가만히 있던 구창식이 불쑥 끼어들었다.


"푸앵트누와르 주둔군이 모두 얼마 되지?"


모두들 영문을 몰라 서로 쳐다보는 사이,

조중명이 대답했다.


"지금까지 파악한 걸로는 대략 1천여명 정도로 추정합니다. 콩고공화국의 정규군 수가 대략 2000여명으로 보고되어 있고, 푸앵트누와르의 중요성을 아무리 감안하면 그 정도 수준이 맞을 겁니다."


"그럼 지금 저기 달려오는 인원이 도시를 지키는 거의 대부분의 병력이라고 봐야 하는 거네."


"네? 네. 맞을 겁니다."


"잘 됐네."


"네?"


모두들 어리둥절한 가운데 이영제 차장이 대표로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금 들었잖아. 푸앵트누와르 주둔군 대부분이 저기 오고 있다고. 그럼. 본진이 비었다는 소리잖아."


아...

대답을 들은 사람들 모두 턱이 빠진 듯 입을 벌렸다.


오로지 구창식 실장만이 태연자약하게 말을 이어갔다.


"안 그래도 어떻게 저 항구를 차지하나 했는데, 저렇게 본진을 비워줬는데 가만 있을 수 있나. 이번 기회에 항구를 우리가 차지하자고."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역시나 이 차장이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기 몰려오고 있는..."


하지만 이 차장의 말을 끊고 보안부대장에게 지시했다.


"부대장. 상륙 작전 좀 해봤나?"


"네? 아. 네. 지난 큐슈 상륙 때 참전했었습니다만..."


"오! 이렇게 맞아 떨어질 수가. 잘 됐어. 보자. 지금부터 30분 줄 테니. 항구 상륙 작전 수립해서 보고해."


"네? 제가.. 지금요?"


"뭐해. 사람이. 시간이 없는데. 빨리 가서 짜서 와. 그리고 송 과장."


"네? 네. 실장님."


"주민들 불러 모아. 우리가 상륙작전을 펴면 여기가 빌 거 아냐. 주민들을 데리고 할 순 없으니. 당장 대피 갈 준비 해야지."


"네. 실장님."


잠시 머뭇거리던 송 과장이 이 차장을 쳐다봤다.


한 숨을 내쉰 이 차장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송 과장은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 모습을 본 경비부대장 역시 정신을 차리고 조중명을 붙잡고 해안 지형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개를 한 차례 저은 이영제는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말했다.


"상륙 작전과 주민 이동 준비를 지켜보고 있다가 필요한 게 있으며 말씀드리겠습니다. 30분 후에 재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래. 나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지."


구창식 실장의 황당한 지시 한 번에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바로 방금까지만 해도 몰려오는 적을 어떻게 상대할 지 홀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있던 강 대식은 갑작스런 전개에 얼이 빠졌다.


이렇게 갑자기 공세가 바뀐다고?


다시 정신을 차린 강대식의 시선이 홀로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는 구창식을 향했다.


'전기실 사람들이 살짝 제 정신이 아닌 이유가 있었구나.'



*****


시아캄 장군의 군대가 북쪽으로 진격 중이다.


탱크 행렬 중앙에서 움직이는 지프 차량.


차량 조수석에 탄 부관이 무전으로 전달 받은 사항을 뒷좌석에 앉은 시아캄을 향해 보고했다.


"정찰부대 마을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래? 상황이 어떻대?"


"지금 외곽에서 살펴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주민들이 전부 빠져나간 거 같습니다. 마을에서 전혀 인기척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뭐? 도대체 어디서 정보가 샌 거야!"


시아캄의 고함을 들은 부관이 목을 움츠렸다.


"당장 정찰부대에 상황파악하고 다시 보고하라고 해. 그리고 정말로 도망친 거면. 놈들이 어디로 갔는 지 찾아내."


"네."


"그리고 진격 속도 올려. 전방에 연락해!"


부관이 무전으로 각 부대에 명령을 전달했다.


놈들이 자신들이 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놈들을 쫓는 일이다.


만약 보고대로 주민들을 전부 데리고 갔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아무래도 민간인을 데리고 이동하면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으니까.


부지런히 따라가면 잡을 수 있을 거다.


"남의 땅에 함부로 들어와 놓고. 그냥 보내 줄 수는 없지. 부관. 앞선 놈들에게 주변을 샅샅히 뒤져서 반드시 흔적을 찾아놓으라고 전해. 아니면 그 놈들부터 징계하겠다고."



*****


창식의 지시가 있은 뒤 각자 바쁘게 움직였다.


두 대의 치누크 헬기는 엔진을 예열했고,

수송기에는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보관해야 할 물건들을 옮겨 실었다.


교회 앞 광장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송 과장이 앞에 서서 사람의 수를 확인하는 중이다.


구창식이 그 모습을 교회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고 있었다.


곁으로 이 차장이 다가왔다.


"실장님, 주민들이 거의 다 모였습니다. 인원수 확인이 끝나면 수송기로 탑승을.."


"뭐? 그건 안 되지."


"네?"


"마을이 비면 저쪽에선 우리가 어디로 갔는 지 찾을 거 아냐. 그런데 비행기 타고 날라버리면 어떡해. 그래서 다시 도시로 돌아가 버리면. 주민들이 모이면 도보로 북쪽으로 이동해. 피난 가는 것 마냥. 그럼 놈들은 주민들 뒤를 쫓을 거 아냐. 상륙작전이 성공할 때까지 상대의 시선을 빼앗는 것, 그게 주민들 역할이야."


"아니.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누가 빠뜨린대?"


"네? 아니 아무래도 쫓기게 되면, 그러다가 자칫 군인들에게 잡히면 놈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지금 수립된 작전 대로면 경비부대 전원이 상륙작전에 투입돼도 빠듯한데..."


이 차장의 말에 구 실장이 멀뚱멀뚱 쳐다본다.


그리고 한 마디.


"계획 안 세웠어?"


그 물음에 이영제가 황당해서 펄쩍 뛰었다.


"그걸 제가 어떻게 세워요. 갑자기!"


"아. 내가 그건 얘기를 안 했구나."


깜빡했단 표정에 이 차장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


"그럼... 지금부터 생각해 봐. 한 10분 정도 시간이 있으니까. 잘 하잖아. 그럼 잘 생각해 보라고. 난 상륙 준비를 좀 살펴보고 있을 테니."


어깨를 툭툭 두드린 구창식이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바로 코 앞에 납기를 던지고 가버린 뒷모습을 보며 한 숨을 내쉬었다.


어후~.


이 차장이 다시 창 아래를 내려다 봤다.


광장에 모인 주민들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답답함이 턱 밑까지 들어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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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자격 증명. 2 +2 24.08.30 140 8 11쪽
32 자격 증명. 1 +1 24.08.29 149 8 11쪽
31 왕좌의 자격 +2 24.08.26 168 7 11쪽
30 상륙작전 +1 24.08.25 160 7 11쪽
» 상사의 마법 같은 한마디. 30분이면 되지? +2 24.08.23 177 6 9쪽
28 재개의 마법사 +2 24.08.22 186 7 13쪽
27 마법사의 전쟁법 +1 24.08.21 191 8 13쪽
26 푸앵트 누와르. 2 +2 24.08.19 185 8 10쪽
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24 선전포고 +1 24.08.16 207 8 11쪽
23 건국선언 +3 24.08.15 206 8 10쪽
22 건국준비. 2 +2 24.08.13 219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20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6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3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1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6 8 12쪽
11 지옥도 +2 24.07.29 29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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