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794
추천수 :
362
글자수 :
164,921

작성
24.08.29 18:00
조회
149
추천
8
글자
11쪽

자격 증명. 1

DUMMY

인력선발이 끝나고,

강대식과 이동경로를 짰다.


희망자들의 도움을 받아 밀림을 통과하는 경로를 잡고 곧바로 출발했다.


구 실장에게 부여 받은 시간은 반나절이다.


수림이 울창한 밀림이라면 최소한 차량을 탄 병력에게 쫓길 위험은 없으니까.

물론 훈련된 군인들의 추격속도를 뿌리치긴 쉽지 않겠지만, 그것만 해도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을 거다.


선두 자리를 주민 청년에게 넘겨준 강대식이 뒤쪽으로 넘어와 이 차장 옆으로 다가왔다.


이미 땀에 상의가 흠뻑 젖은 이 차장을 보며 강대식이 물었다.

“괜찮으세요?”


“헉. 헉. 그러게요. 평소에 운동 좀 하는 건데. 이거. 그래도. 이 참에 등산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헉. 헉.”


열대 우림.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흐른다.


힘들어 하는 이 차장을 보며 가벼운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고 보면 그룹 기획실이란 곳. 이런 일이 흔한 겁니까?”


“헉. 헉. 아. 흔하진 않은데.. 그러고 보니. 비슷한 게. 몇 번. 있긴 했네요.”


“참. 예전에는 부럽다고 생각했었는데. 기획실도 만만찮은 곳이네요. 이런 일을 몇 번씩이나 처리해야 되면.”


“헉. 헉. 뭐. 다들. 계열사 분들이. 잘 해 주시니까. 저희야. 항상. 고맙죠. 헉. 헉.”


“그나저나, 일단 도망을 치긴 치는데. 그 다음엔 어떻게 됩니까?”


“우선. 지정된 시간이 반나절이니까. 그 때까지만 무사히 버티면 됩니다.”


“네. 그렇게 주민들한테도 전달하긴 했는데. 그 다음 계획이 뭔지 해서요. 뭐가 또 지난 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가요?”


“그건. 뭐. 저도 잘 몰라서. 실장님이. 반 나절만 버티라고. 했으니까. 아마도 뭔가. 있지 않으실까요. 헉. 헉.”


생뚱 맞은 대답에 강대식은 잠시 어리둥절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아니. 그럼 뭐가 있는 지도 모르고 이렇게 생고생을 하신다고요?”


“헉. 헉. 네. 그냥. 그러려니 하고. 할. 뿐이죠. 늘 그랬거든요. 실장님. 스타일이. 그냥. 막무가내셔서. 그래도. 하신. 말씀은 지키시는 편이라.”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기획실이란 곳은. 그리고 구 실장님이란 분도. 그냥•••”


강대식은 다음 말을 속으로 삼켰다.


‘부모 잘 만나서 자리 하나 꿰찬 한량처럼 보이던데.’


“헉. 헉. 선장님도. 좀. 두고 보시면. 알 겁니다. 처음엔. 다들. 이해를 못 하는데. 이게 겪어 봐야. 아는 거라.”


강대식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이 차장의 어깨를 툭 친 후 다시 앞쪽으로 걸어갔다.


밀림을 헤치며 줄줄이 걸어가는 주민들 옆을 지나쳐 앞쪽으로 나갔다.


겪어보면 알 거라는 말. 빈말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랬다.



*****


타다다다당~!!


총탄이 벽을 따라 튀어 오른다.


군인들이 가구로 입구를 막고 저항한다.


옥상으로 통해 진입한 돌입조가 양쪽 벽을 따라 이동하며 견제사격을 퍼부었다.


이선에 있던 분대장이 총구를 내리고 어깨에 달린 수류탄을 뜯어냈다.


“수류탄! 뒤로 물러나.”


양쪽 부대원들이 견제사격을 하며 일제히 뒤로 물러나고,

빈 틈을 노려보던 분대장이 뽑은 수류탄을 정확하게 문 틈으로 날려보낸다.


그리고 자신도 재빨리 뒤로 빠진다.


콰쾅!


먼지와 함께 나뭇조각들이 문 틈으로 쏟아져 나온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그룹 속으로 준비하고 있던 부대원들이 일제히 밀려들어간다.


붉은색 레이저 포인트가 자욱한 먼지를 가로질러 사방을 휘젓는다.


폭발에 휩쓸린 군인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다.


막고 있던 가구 바리케이트를 발로 차서 밀어버린 군인들이 방을 수색하며 쓰러진 군인들을 확인했다.


발로 차서 생사를 확인한 뒤 살아 있는 군인들은 밖으로 빼내 등뒤로 팔을 넘긴 후 손목에 플라스틱 와이어로 만든 수갑을 채웠다.


발목에도 수갑을 채우고, 머리에는 방수포로 만든 두건까지 씌웠다.

그렇게 완전히 제압한 군인들을 한쪽 복도 옆에 엎어 놓은 뒤 다시 전진을 이어갔다.


건물 곳곳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터져 나온다.


위 아래서 동시에 울리는 폭음은 점점 가운데로 모여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잠시 후.

기다리던 보고가 올라온다.


- 브라보팀. 통신실 점거 완료했다. 다시 보고한다. 통신실을 완전히 점거했다.


인이어로 올라오는 통신보고를 같이 듣고 있던 창식이 미소를 지었다.


적의 통신망을 장악했으면 이제 끝난 셈이다.

더 이상 아까운 마나를 허비할 이유가 없지.


“이제 끝난 거 같은데. 다시 넘어가 볼까.”


통신 차단벽을 형성했던 마법진을 해제했다.


마법진에 밀어 넣던 마력을 돌려 새로운 마법을 구동한다.


“원거리 이동게이트.”


잠시 후 허공에서 피어 오른 은빛 막이 사람 크기로 커졌다.


은색 물결로 출렁이는 막은 이동용 게이트를 본 창식이 안쪽으로 한 걸음 걸어 들어갔다.


게이트 반대 쪽은 언덕에서 7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상페투 섬에 어느 호텔방.

주민들을 데리고 섬에 도착한 직후 창식은 인근 호텔에 특실을 1년동안 장기예약했다.


그리고 같이 온 송 과장과 대원들, 조종사에겐 잠깐 숙소에서 쉬겠다고 말하곤,

호텔 방 옷장 안에 만들어 놓은 이동용 마법진을 이용해 육지를 다녀 온 것이다.


옷장 문을 열고 나온 창식이 게이트를 닫았다.


“아무리 간단한 마법이어도 하루에 두 번이나 쓰려니 빠듯하긴 하네.”


도시를 덮을 정도 크기의 거대 반사막을 유지하고,

초장거리 게이트를 연달아 사용하고 나니, 비축하고 있던 마나를 대부분 써 버렸다.


머리가 멍한 기분에 소파에 퍼 질러 앉아 잠시 쉬려는데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똑똑똑똑.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방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송 과장이 서 있다.


“실장님. 주민들 전부 이동 완료했고, 말씀하신 물건들도 전부 실었습니다.”


“뭐? 벌써? 그 많은 걸?”


주문한 물량을 도대체 어떻게 구했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도시라면 몰라도, 이 작은 섬에서?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그 덕에 시장단가보다 많게는 10배까지 쳐 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시간을 다투는 일 같아서 임의조치하고 보고 드립니다.”


그렇지. 사업하다 보면 돈 보다 필요한 게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시간, 타이밍.


그러고 보면 내가 직원들 교육 하나는 잘 시켰단 생각이 든다.


이 차장이나, 송 과장이 들었다면 기겁하며 부정했겠지만,

나름 자부심을 만끽하며 대답했다.


“그래?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출발해야지. 조종사한테 연락해. 지금 활주로로 갈 테니까. 엔진 돌리고 있으라고.”


“네.”



*****


숲으로 들어온 군인들이 수풀을 헤치고 전진한다.


앞선 병사가 바닥에 떨어진 흔적과 부러진 나뭇가지, 밟힌 풀 자국 따위를 찾아 방향을 잡았다.


훈련 안된 주민들이라 흔적이 곳곳에 많다.


"이쪽입니다."


흔적을 찾은 병사 옆으로 소위 계급을 단 장교가 다가온다.


"얼마나 떨어져 있는 거 같아?"


"진흙에 찍힌 발자국 상태로 봐서는 대략 40분~50분 정도 차입니다."


"그래? 이쪽으로 가면 어디로 연결돼?"


"놈들은 산 능선을 따라 우회하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여자와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 거 같은데,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계곡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서 계곡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면 앞지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 좋아."


장교가 뒤를 돌아본다.


"여기서 둘로 나눈다. 2분대, 3분대는 우측으로 내려가서 계곡을 따라 이동한다. 1, 4분대는 이대로 전진한다."


추격조가 둘로 나눠지고, 각자 지시에 따라 이동을 이어갔다.



*****


도망치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선원들까지도 점차 지쳐갔다.


주민들의 상태를 확인한 강대식이 이동속도를 조절했다.


"여기서 5분간 휴식합니다."


강대식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대로 바닥에 퍼질러 앉아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셨다.


어린 바네사도 나무에 기대어 앉아 숨을 골랐다.


주민과 선원들의 상태를 확인하던 강대식이 물통을 꺼내 바네사 앞에 내밀었다.


바네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물통을 받아 마셨다.


"많이 힘들지?"


"네. 그래도 괜찮아요. 참을 만 해요."


강대식은 바네사가 자원해서 피난민 행렬에 참가했다는 말을 들었다.

대견하면서 동시에 이 아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 지 궁금했다.


"근데..."

"네?"


물어보려던 강대식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아니다. 물 충분히 마셔. 그래야 걸을 때 탈진하지 않으니까."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물은 저 보다 저분이 더 필요할 거 같은데요."


바네사가 손가락을 행렬 뒤를 가리켰다.


제일 뒤쪽에선 이 차장이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사무실에서만 일했는 지. 땀에 젖은 하얀 피부가 더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렇긴 하네. 난 저 아저씨 좀 봐 주고 와야겠다."


강대식이 떠나고 바네사는 다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했다.


- 네가 첫 국민이 될 거다.


며칠 전, TV방송 촬영을 앞두고 예쁜 동양여자가 한 말이다.


- 국민이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바네사도 초등학교를 다닐 때 배운 적이 있다.

자신들은 모두 콩고공화국의 국민이라고.


하지만 말로써만 알 뿐 정확히 어떤 의민지 알지 못했다.

아니 체감한 적이 없다.


동양여자가 말했다.


- 그건 앞으로 네가 속한 왕국이, 나라의 국왕이 너를 지켜줄 거라는 의미야. 우리도 모두 너희 국왕이 보내서 온 사람이야. 새로운 나라의 국민들을 돌보고 지켜주라고.


나라가, 왕이 나를 지켜준다?


영문 모를 소리에 그냥 받아 넘긴 바네사는 어제 왕이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났다.

그리고 또 다시 나쁜 군인들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새로운 왕은 사람들을 비행기에 태워서 섬으로 떠났다.

아~ 왕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내려온 거구나.


이것이 바네사 이해한 새로운 나라와 왕에 대한 이야기다.


바네사는 새로운 나라와 왕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왕이 보낸 저 통통한 아저씨와 예쁜 동양여자도.


그래서 바네사는 새 나라의 국민답게 행동하기로 했다.

동양여자의 말처럼 말이다.


- 하지만 국민이 되는 건 보살핌을 받는 것만 의미하는 건 아냐, 국민들도 거기에 어울리게 행동해야 해. 특히 넌 나라의 공주가 될 신분이니까. 봉사하고, 희생하고, 그리고 용감해야 해. 그러면 나머지는 나라의 임금님이 알아서 해결해 주실 거야. 너네 국왕님이 이상한 사람인 건 맞지만, 그래도 능력 하나는 세계에서 제일이거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토/일/화/수 18시에 연재합니다. 냉무 24.07.18 265 0 -
39 도시 흡수. 2 24.09.13 60 7 9쪽
38 도시 흡수. 1 +1 24.09.12 85 8 10쪽
37 소프트파워 +1 24.09.06 117 7 12쪽
36 협상 +1 24.09.05 126 7 10쪽
35 강대국들 +2 24.09.02 144 7 11쪽
34 재개의 마법사? 전장의 마법사! +1 24.09.01 145 7 11쪽
33 자격 증명. 2 +2 24.08.30 141 8 11쪽
» 자격 증명. 1 +1 24.08.29 150 8 11쪽
31 왕좌의 자격 +2 24.08.26 168 7 11쪽
30 상륙작전 +1 24.08.25 160 7 11쪽
29 상사의 마법 같은 한마디. 30분이면 되지? +2 24.08.23 177 6 9쪽
28 재개의 마법사 +2 24.08.22 186 7 13쪽
27 마법사의 전쟁법 +1 24.08.21 191 8 13쪽
26 푸앵트 누와르. 2 +2 24.08.19 185 8 10쪽
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24 선전포고 +1 24.08.16 208 8 11쪽
23 건국선언 +3 24.08.15 207 8 10쪽
22 건국준비. 2 +2 24.08.13 219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20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6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3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1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7 8 12쪽
11 지옥도 +2 24.07.29 293 8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