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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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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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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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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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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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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협상

DUMMY

콩고공화국의 유일한 항구이자,

인구 60만의 콩고 제2의 도시인 푸앵트누와르.


도시 전체는 아니지만,

항구와 라디오 방송국 같은 핵심시설에 새로운 세력이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항구를 통해서 원유를 선적하는 일이 중요한 모탈사에서는 점령군이 바뀌자 곧바로 연락을 넣었다.



*****


도요타 트럭 세 대가 서로 꼬리를 물고,

항구 쪽으로 들어왔다.


항구 앞에 세워진 바리케이트에 도착하자 바리케이트 옆을 지키고 있던 수병이 소총을 한쪽에 맨 체로 다가왔다.


첫 번째 차량 조수석이 창문이 내려가고.


턱수염이 수북한 백인 남자가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


“모탈사 뒤시앙 이사님입니다. 미팅 때문에 왔소.”


수병은 손에 들고 있던 방문객 차트에서 이름을 확인했다.


“차량은 들어가서 오른쪽에 주차하시고, 뒤시앙 이사님과 비서 1명만 입실하십니다. 그 외 다른 분들은 그 앞에 마련된 휴게소에서 대기하십니다.”


백인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바리케이트가 열리고,

차량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 주차를 했다.


비서를 대동한 뒤시앙은 수병의 안내를 받아 항만청 안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뒤시앙이 옆에 선 비서에게 프랑스 말로 슬쩍 물었다.


“보기에 어떤 거 같소?”


동행하는 비서는 실제 모탈사의 직원이 아니고, 프랑스 군정보국에서 파견 나온 정보관이었다.

정보관은 딴청을 부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보이는 곳 마다 소총을 든 병력이 경계를 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생각보다 병력 수준이 높네요. 배치나 무장 수준을 보면 무력으로는 제압하려면 쉽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병력 개개인도 어중이 떠중이들이 아닙니다. 총기 파지나, 경계를 서는 시선, 자체만 보면, 외인부대 베테랑과 비교해도 그다지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뒤시앙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온 경호원들 모두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파견 나온 병력들이었다.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전투력을 자랑하는 부대원들인데 중국, 일본 같은 강대국이 아닌 한국의 일개 기업의 경호부대가 비슷한 수준이라니.


물론 최근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잡으면서 워낙 핫하긴 하지만 그래도 유럽의 보수적인 인식을 가진 뒤시앙은 한국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안내를 받은 두 사람이 접견실에 들어가 앉고,

잠시 후 허연멀건한 피부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동양남자와 미모의 여성이 들어왔다.


남자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영어로 말을 걸었다.


“반갑습니다. 미래그룹의 이영제 차장입니다. 현재는 쿠왕국 국가 설립 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반갑소. 프랑스 모탈사에서 이곳 유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뒤시앙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우리 회사 비서요. 업무 지원차 따라왔으니 신경쓰지 마시오.”


“반갑습니다. 송유미 과장입니다.”


“이런 미인을 이런 오지까지 보내다니. 듣던 대로 한국의 기업은 인재를 아주 가혹하게 다루나 보군요. 하하하하.”


“별 말씀을요. 능력이 있으면 언제나 기회를 쥘 수 있는 게 우리 회사의 장점이라서요.”


자칫 뒤시앙의 발언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법 했지만,

송 과장이 부드럽게 넘겼다.


이 차장이 본론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나저나 여기 오신 이유부터 듣고 싶네요.”


“험험. 그러죠. 우선 서류부터 보시죠. 비서?”


옆에 선 남자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회의 테이블에 올려놨다.


콩고공화국과 모탈사 사이에 체결된 원유운송과 항구 이용 계약서다.


계약서를 훑어 보던 이 차장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 많은 석유를 선적하면서 고작 항만 이용료가 이거뿐이라고? 이 자식들. 완전히 가격을 후려쳤군.”


프랑스라는 강대국의 입김을 등에 입은 프랑스 기업들이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이권을, 값싸게 취득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상대가 러시아나 중국, 아니 다른 제 3국 어디였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었겠지만, 서방이 만든 이너서클의 핵심 멤버 중 하나인 프랑스였기에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뒤시앙이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거기 보면 공증인으로 프랑스 정부가 들어가 있죠. 이 계약서는 콩고정부와 당사, 그리고 프랑스 정부가 공증하는 공식문서입니다. 현재 귀 측에서 비록 항구 일대를 점령하고 있지만 기존 계약관계를 존중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오.”


프랑스 정부를 유독 강조하는 모습이,

꼭 프랑스를 등에 업고 거들먹거리는 듯 했다.


“뭐 어럽지 않습니다 현재 쿠 왕국은 단순히 콩고정부군의 무력분쟁 과정에서 방어적 차원에서 이곳 항구를 점령한 상황이니까요. 그 외 현지인과 타국의 기업과 국민들에 대해서는 일절 적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뭐 말이 잘 통할 거 같군요.”


“다만.”


“다만?”


“쿠 왕국은 대외적으로 독립국을 표방하고 있고, 현재 어쨌든 푸앵트누와를 쿠 왕국이 점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 계약서의 이행을 인정하는 뜻에서 쿠왕국과 모탈사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으면 합니다. 조건은 그대로 승계를 할 거구요. 그리고 기존 계약서의 조건을 모두 따르니 당연히 프랑스 정부가 공증인으로 동참해줬으면 하는 데 가능하시겠죠?”


이 차장이 능글맞은 웃음 보이며 말했다.


반면, 나름 조국을 들먹여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 했던 뒤시앙의 표정이 굳었다.


‘능구렁이 같은 자식이.’


프랑스가 공증인으로 참석한다면,

자칫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비록 현재 콩고공화국이 내전상태로 치달으면서 공식 정부가 부재한 상황이지만,

추후 어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모탈사와 프랑스에 이번 계약을 빌미로 꼬투리를 잡는다면 입장이 곤란해지는 것이다.


잠시 뒤시앙이 머뭇거리는 사이 비서가 끼어들었다.


“저. 이사님 잠시만···”


비서가 뒤시앙의 귀에 입을 가져 갔다.

그리고 혹시 누가 들을까 불어로 속삭였다.


- 이사님. 일단 그렇게 하자고 하고 넘어가시죠. 우선 이번 달 물량을 선적해서 출항시키자고 하고, 계약 부분은 추후에 진행하자고 하는 겁니다. 만약 필요하면 정보국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잡아볼 테니. 우선은 보낼 것만 보내고, 시간을 끄는 겁니다.


뒤시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좋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들어와 공증을 하려면 외교부와 협의가 필요하오. 하지만 그 때까지 우리는 놀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소. 그러니 우선은 이번 달에 선적이 필요한 물량을 먼저 선적부터 조치했으면 합니다. 쿠 왕국과 계약은 본사에 연락하고, 본사를 통해서 프랑스 정부와 진행을 하겠소.”


송 과장은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이 차장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띈 체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실제는


‘이 자식들이 꼼수를 부리려고. 저 비서라는 자식. 정부 인사인가 보구나. 아무래도 선적이 급한 모양이네.’


비록 공식 미팅이라 영어로 회의를 진행하긴 했지만,

이 차장의 귀에는 창식이 선물로 준 자동 통역기가 꽂혀 있었다.


문제는 통역기가 2미터 이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모두 잡아낸다는 것.


당연히 비서와 뒤시앙이 나눈 귓속말도 모조리 통역이 되어 이차장의 귀속으로 들어온 뒤다.


“프랑스와 얘기를 나누신다면, 굳이 시간을 끌게 있겠습니까? 여기 송 과장이 현재 건국 설립 위원회에서 외교부문을 맡고 있으니, 곧바로 삼자대면을 하는 걸로 하죠. 프랑스 정부와 날짜만 잡아주십시오. 저희는 언제든지 준비가 됐으니까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이 차장의 거부에 뒤시앙의 표정이 굳었다.


“네? 아니 국가간의 협정이라는 게 하루 이틀에 될 수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게 그렇게 쉽게 벌일 수가 없는 일이라.”


“양자간의 협정도 아니고, 실상은 모탈사와 우리 쿠 왕국의 계약이행 계약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승인일 뿐이죠. 내용 변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존 콩고공화국과 내용이 동일하니 검토할 것도 많지 않을 겁니다.”


뒤시앙이 언성을 높였다.


“아니. 그게 아니지 않소! 아니 어디서 듣고보도 못한 나라를 들먹여서!...”


흥분한 뒤시앙이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닫았다.

말실수를 한 것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런 실수를 놓칠 정도로 무른 상대가 아니었다.


“아니. 이사님께서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입니까?”


누가 뭐래도 항만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세력이다.

진짜 국가건, 무장단체건, 테러단체건, 누가 됐건 간에 면전에 대고 막말을 했으니 기세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방금 하신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를 잠깐 이곳을 점유한 괴뢰단체 정도로 생각하시는 듯 한데요. 맞으신가요?”


“그. 그런 뜻이 아니었소. 그게 아니고.”


“더 이상 회의는 의미가 없겠네요. 그리고 방금 하신 발언에 대해서 모탈사에 공식 항의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죠. 더 이상의 회의는 불필요할 거 같습니다. 원유 선적문제는, 우선 귀사에 항의서한을 보낸 다음에 재검토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뒤시앙이 뭐라고 한 마디 하려고 했지만 이미 먼저 꼬투리를 잡혔다.


레슬링에서 등 뒤를 잡힌 것이나 마찬가지.

되치기를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이 차장이 송 과장을 데리고 접견실을 빠져나가고,

잠시 후 수병이 방으로 들어왔다.


“접견 종료되었습니다. 바깥까지 안내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뒤시앙과 비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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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재개의 마법사 +2 24.08.22 186 7 13쪽
27 마법사의 전쟁법 +1 24.08.21 191 8 13쪽
26 푸앵트 누와르. 2 +2 24.08.19 185 8 10쪽
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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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건국선언 +3 24.08.15 206 8 10쪽
22 건국준비. 2 +2 24.08.13 218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19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6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2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0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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