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785
추천수 :
362
글자수 :
164,921

작성
24.08.13 18:00
조회
218
추천
9
글자
9쪽

건국준비. 2

DUMMY

회의가 끝나고 각자 맡은 일을 처리하러 교회를 나섰다.


만나자 마자 일 얘기에 바빴던 두 사람이 그제서야 재회의 반가움을 나눴다.


"송 과장 멀리 오느라 고생했어."


"뭘요. 차장님이 고생이시지."


"그런데 실장님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제가 떠날 때는 동유럽에 출장이 있다고 나가실 거라고 했어요."


"동유럽? 거긴 또 왜?"


"낸들 알아요?"


그리고 말을 입밖에 꺼내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동시 머리 속으로 생각했다.


'제발 사고 좀 그만 쳐라.'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죠.'


"그건 그렇고 실장님이 저 떠날 때 차장님 드리라고 싸 주신 게 있어요. 잠시만요."


"뭐? 뭐를 싸 주셨는데."


송 과장이 가지고 온 짐으로 돌아가서 캐리어 옆에 둔 백팩을 가지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백팩을 연 그녀는 안에서 나무로 만든 상자를 꺼내 이 차장에게 건넸다.


"이거요."


"이게 뭔데?"


"일단 열어 보세요. 내용물을 본 다음에 설명해주라고 하시더라고요."


왠지 불안했다.

하지만 선물이라고 가져다 주라고 했다는 데 안 받을 수 도 없고.


옆 탁자에 나무 상자를 올린 뒤 뚜껑을 열었다.


"엥. 이게 뭐야?"


상자 안에 든 물건은 보청기 처럼 생긴, 귀에 꽂는 인이어와 스피커가 연결된 장치 하나, 그리고 오래된 듯 때가 묻은 콜트 1851 피스톨 권총 한 정이었다.


긴 총열 밑에는 투박한 무늬가 새겨져 있고, 손잡이에는 안 어울리게 수정 같은 구슬이 하나 박혀 있다.


그리고 그 구슬을 보는 순간 이영제 차장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총에서는 알지 못할 묘한 불길함 그리고 거부감이 스믈스믈 피어올랐다.


이거. 어째. 총에서 실장님 느낌이 물씬 나는데.


상자 안에 든 낡은 권총.


마치 서부극에 나오는 총잡이들이나 쓸 법한 구식총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내면 깊숙한 곳에서 거부감이 올라온다.


나랑 맞지 않아.

왠지 만지면 안 될 거 같은데...


상자 안에 든 권총을 보고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송 과장이 전달받은 대로 물건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 그 보청기 같이 생긴 물건은 범용 자동통역기래요."


"응? 통역기?


"네. 실장님 말로는 테스트 중인 제품이라는 데 어느 나라 말이건 3미터 내에서 자동으로 통역을 해서 사용자 귀에 들려준다고. 그리고 그 아래 작은 스피커부분을 입가에 붙여 말하면 자동으로 통역해서 내보낸다고 해요."


옆에서 듣고 있던 강대식이 헛웃음을 쳤다.


"아니. 그런 말도 안되는..."


하지만 이내 차가운 송 과장의 눈빛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


이 차장 역시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실장이 만든 물건 중에는 이 보다 더한 것들도 있었기에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성능은 나중에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


"그리고 같이 들어 있는 권총은..."


말을 전하던 송 과장도 이번만큼은 머뭇거렸다.


"그게. 최신형 스마트 권총이라고."


이번엔 조중명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골동품이 따로 없게 생겼는데..."


낯이 불거지는 걸 억지로 참은 송 과장이 남은 말을 전했다.


"최신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고, 소유자를 이 차장님으로 세팅해놨으니 총을 잡으면 자동으로 인공지능하고 접속이 되실 거라고, 실장님이. 그렇게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말을 마친 송 과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남은 조중명과 강대식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무 상자를 들고 있는 이영제를 쳐다봤다.


이영제는 뭔가 변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뭐라고 해야 할 지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람들이 없을 때 물건을 확인하는 건데, 하는 후회 뿐이다.


"아하하. 실장님은. 뭘 이런 걸 다 보내시고. 거 참. 아하하하."



*****


다음 날 아침.


간단식으로 식사를 마친 이 차장과 송 과장이 선원들과 공병팀, 그리고 아침 작업지시를 받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을 분류했다.

조는 3개로 나눴다.


1조는 공병팀장을 주축으로 주민들을 동원해 활주로 공사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마을에 보관 중이던 농기구를 가지고 나왔고, 부족한 건 헬기로 실어 온 삽을 나눠줬다.


공병들이 주축이 되고, 주민들이 돕는 식이다.


2조는 공병 10명을 차출해 섬으로 보냈다.

마을의 빈 집을 해체해서 자재를 마련했고, 이를 헬기로 섬으로 옮겼다.

섬에 원주민이 살 법한 오두막과 기반시설들을 만들 계획이다.


차출된 공병들이 섬에 남아 있는 선원들과 합류해 작업했다.


마지막으로 전투병은 강대식과 함께 정찰과 경비를 맡았다.

늘어난 인원에 맞게 망루를 세우고, 싣고 온 탄약과 무기도 배분했다.


그리고 활주로 주변에도 새로 진지를 쌓고, 교대로 경비를 섰다.


그 외에 조중명은 드론을 이용해 주변을 정찰했고,

방송 관계자들은 마을에서 지내는 주민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은 나중에 적당히 편집해 본방송 앞 뒤로 내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통신장비를 이용해 한국과 일본의 방송국과 송출계획도 협의했다.


업무 분장을 마친 이 차장은 바네사를 찾았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충격에서 더 빨리 벗어났다.

마을도 안정을 찾았기에 아이들을 더 이상 노동에 투입하지 않았다.


바네사를 비롯한 나이가 좀 있는 아이들이 어린 아이들을 모아놓고 함께 놀거나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저보다 어린 꼬마 아이를 업은 채 놀아주고 있던 바네사를 불렀다.


"바네사. 잠시만."


바네사가 어린 아이를 업은 채로 다가왔다.


품 안에서 어제 받은 물건 중 속칭, 자동 통역기를 꺼내 귀에 꼈다.

그리고 마이크 부분은 볼 부분에 가져다 댄 뒤 테이프로 붙였다.


영문을 알길이 없는 바네사는 그저 이영제 차장이 하는 꼴을 가만히 쳐다봤다.


테이프를 붙이고 난 뒤에도 뭔가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다.


아무래도 어른을 상대로 실험해보기에는 너무 부끄러웠기에 바네사를 불렀는데.

막상 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젠장. 이걸 어떻게...


그때 바네사가 먼저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 때 인이어를 낀 한쪽 귀로 바네사가 던진 말이 한국어로 들렸다.


"우와! 뭐야!"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 볼에 붙은 소형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갔다.

놀랍게도 바네사가 그 말을 알아들었다.


"어! 아저씨 우리 말 할 줄 알아?"


다시 한 번 바네사의 말이 한국어로 들렸다.


"진짜네. 와. 어떻게 하는 거지?"


이번에는 바네사도 놀란 표정이다.

남자의 볼 옆에 달린 스피커에서 부족의 말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말은 부족어가 아니었다.


구창식이 전해준 통역기는 통역 마법이 걸린 물건으로 일종의 텔레파시로 전달하는 방식이고,

거기에 상대가 마치 자기 언어로 듣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환각마법을 덧씌운 것 뿐이다.


그러니 상대가 누가됐던 간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말이 자기가 가장 편하게 쓰는 말로 들리게끔 착각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만드신 거지?"


놀란 이 차장의 혼잣말을 또 다시 바네사가 알아듣고 물었다.


"아저씨. 우리 말을 어떻게 하는 거야?"


"아! 미안. 이건 자동 통역긴데. 아. 글쎄. 나도 어떻게 쓰는 건지는 모르고. 그런데 내 말 이해가 돼?"


"응. 좀 어색하긴 한데. 무슨 뜻인지는 알아 들을 수 있어."


"이건 진짜 대박이네. 이거 팔면. 석유 따위는 안 팔아도 되겠는데. 이거 원가가 얼마나 하려나."


"신기하다. 자동 통역기라고? 누가 만든거야?"


"어? 아. 아저씨 회사 상사가 만든 거야."


"정말? 대단하다. 무슨 마법 같애."


순간 묘한 기분이 든다.


이제까지 많은 걸 봤지만,

이번 건 좀 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가진 비밀 연구소를 운영한다지만 이건.


설마..


이 차장은 순간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실장님. 설마.


외계인인가?



*****


이 차장이 통역기를 실험하는 동안,

송 과장은 인원을 데리고 섬으로 넘어갔다.


송 과장의 감독 아래 그곳에선 육지에서 가지고 온 자재들을 가지고 오두막집을 짓는 중이다.


굵은 통나무를 세우고, 끈으로 묶어 보를 놓고, 굵은 나무못을 박는 고된 일이다.


하지만 송 과장 같은 미녀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공병들과 선원들은 마치 서로 힘 자랑을 하듯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척척 작업을 진행시켰다.


그 덕분에 작업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어느새 양쪽으로 오두막들이 늘어서고,

그 가운데는 층을 높여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 행사장이 들어섰다.


"이 정도면 선언문 발표식을 할 만 하겠네."


송 과장이 들고 있던 수첩을 열었다.

수첩 앞에 붙은 일일달력을 펼쳤다.


오늘로부터 3일이 지난 날.

별 표시와 함께 D-day라고 적혀 있다.


"마감까지 끝낼 수 있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토/일/화/수 18시에 연재합니다. 냉무 24.07.18 265 0 -
39 도시 흡수. 2 24.09.13 60 7 9쪽
38 도시 흡수. 1 +1 24.09.12 85 8 10쪽
37 소프트파워 +1 24.09.06 117 7 12쪽
36 협상 +1 24.09.05 126 7 10쪽
35 강대국들 +2 24.09.02 144 7 11쪽
34 재개의 마법사? 전장의 마법사! +1 24.09.01 145 7 11쪽
33 자격 증명. 2 +2 24.08.30 140 8 11쪽
32 자격 증명. 1 +1 24.08.29 149 8 11쪽
31 왕좌의 자격 +2 24.08.26 168 7 11쪽
30 상륙작전 +1 24.08.25 160 7 11쪽
29 상사의 마법 같은 한마디. 30분이면 되지? +2 24.08.23 176 6 9쪽
28 재개의 마법사 +2 24.08.22 186 7 13쪽
27 마법사의 전쟁법 +1 24.08.21 191 8 13쪽
26 푸앵트 누와르. 2 +2 24.08.19 185 8 10쪽
25 푸앵트 누와르. 1 24.08.18 205 7 9쪽
24 선전포고 +1 24.08.16 207 8 11쪽
23 건국선언 +3 24.08.15 206 8 10쪽
» 건국준비. 2 +2 24.08.13 219 9 9쪽
21 건국준비. 1 +2 24.08.12 219 9 9쪽
20 이계로 가는 문 +3 24.08.08 256 11 14쪽
19 재건 +1 24.08.07 242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0 10 9쪽
14 최선의 방어 +1 24.08.01 246 9 10쪽
13 구출작전. 2 +1 24.07.31 258 7 10쪽
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6 8 12쪽
11 지옥도 +2 24.07.29 293 8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