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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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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795
추천수 :
362
글자수 :
164,921

작성
24.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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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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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최선의 방어

DUMMY

교회를 향해 달라가던 트럭들이 갑자기 멈춰 선다.


선두에 있던 지프 조수석에서 무톰보 대령이 내렸다.

앞쪽에서 연이어 폭발음이 들리고,

나무 위로 연기가 올라오는 게 보인다.


기습을 당한 거 같은데.


폭음만 들어서는 단순한 기관총 따위가 아니다.


이대로 달려들었다가 트럭이 당하게 되면 피해가 클 게 뻔하다.


앞 쪽을 노려보는 무톰보 옆으로 부관이 달려왔다.


“앞쪽에 매복이 있는 모양인데요.”


“일단 1소대는 내려서 도보로 이동하고, 2소대는 외곽으로 돌려 측면으로 들어간다. 해안으로 간 놈들은 어떻게 됐어?”


“거의 도착했다고 연락 왔습니다.”


“그래. 보이면 바로 격추시키라 그래. 쥐새끼 같은 놈들 발이 묶이면 별 수 없겠지.”



*****


강대식의 귀에 무전이 들어왔다.


- 남은 놈들이 도주합니다.


“휴우~”


일단 한숨 돌렸다.


강대식이 들고 있던 그래네이드 런처를 내려놓고 주저 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같이 무전을 듣고 있던 이영제 차장도 마찬가지로 옆에 나란히 앉았다.


“겨우 쫓아버렸네요. 수고했습니다. 강 선장님.”


“아. 별걸요.”


뻐근한 어깨를 돌렸다.

유탄을 날려 보내는 반동을 이를 악 물고 버텼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 헬기가 한 차례 아이들을 실어 날랐을 뿐이다.


아이들을 전부 옮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에 공격 온 인원은 적군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본대가 오면 현재 인원으론 막아내기 쉽지 않을 거다.


방법은 최대한 빨리 아이를 옮기고 이곳을 빠져나가는 수 밖에는···


그 때 무전으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어온다.


- 로켓이다. 기습을 받았다.


귀로 들어온 다급한 목소리는 헬기 조종사의 것이다.



*****


아이들을 화물선에 내린 헬기는 곧장 다시 교회로 복귀하고 중이다.


그에 앞서 해안가로 달려온 픽업트럭과 지프차가 멈추고.


차에서 내린 군인들이 뒷좌석에서 로켓런처를 꺼내 들고 온다.


RPG-7.

일명 알라의 요술봉으로 불리는 구 소련제 로켓런처.


전자전 성능이 없는 순수 아날로그 조준방식을 가지고 있어 명중률이 극히 낫다.

특히 이동하는 물체에 있어서는.


하지만 그런 문제를 해소하고도 남을 만큼의 이점이 있으니,

바로 미제 미사일 런처에 비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


그 때문에 중동은 물론이고 특히 가난한 아프리카 정부군과 반군들의 단골 무기 중에 하나다.


해안. 야자수 아래 자리를 잡은 군인들이 RPG를 어깨에 맨 채 날아오는 헬기를 조준했다.


그리고.


펑! 푸슈우~~~!


눈으로 쫓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지만, 그럼에도 날아가는 헬기를 쫓기에는 충분하다.


로켓의 출현을 알아챈 조종사가 급하게 조종간을 꺾었다.


휘이이이이잉~~!


꼬리를 비틀며 방향을 바꾸는 사이 날아온 로켓이 횡으로 꺾어지며 스쳐 지나갔다.


갑작스런 공격에 놀란 조종사가 조종간을 돌려 헬기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그리고 무전을 날렸다.


- 로켓이다. 기습이다.


진땀을 뺀 조종사가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이번에는 기관총탄이 날아왔다.


트럭 뒤에 설치된 7.62미리 기관총이 허공으로 총알을 난사했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당~~~!!


비록 맞지는 않았지만 조종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는 충분했다.


- 적의 기습이 거세다. 일단 화물선으로 대피하겠다. 오버.


꼬리를 돌린 헬기가 방향을 바꿔 파도 위를 넘어갔다.

뒤이어 로켓이 날아왔지만 이미 거리가 벌어진 로켓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바다 위에 처박혔다.


조종사의 무전을 받은 강대식과 이영제가 서로를 쳐다 봤다.


입 밖에 내진 않았지만 둘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좆됐다.’

‘완전 꼬인 거 같은데.’



*****


한마디로 고립됐다.


해상에 적이 위치해 있으니 헬기를 이용해 도망갈 길이 막혔다.

일단 적들이 거리를 벌린 채로 천천히 포위 진영을 갖추는 것을 보며 교회로 물러났다.


돌아온 강대식은 상황을 파악했다.


가지고 온 총탄은 대략 5천발.

재블린의 탄두는 이제 두발이 남았고.

그래네이드 런처의 유탄도 남은 8발이 전부다.


이제 당분간 추가 보급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 차장과 선원들을 불러 상황 브리핑을 했다.


"현재 놈들에게 퇴로 뿐만 아니라 보급로 역시 차단 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놈들 역시 당한 게 있으니 바로 치고 들어오진 못할 거다. 일단 시간은 벌었으니 교회를 중심으로 방어진지를 꾸린다. 탄창과 수류탄을 각자 나눠줄 테니 최대한 진지를 끼고 수비하며 탄약은 최대한 아껴라."


브리핑을 듣던 선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 역시 헬기가 되돌아간 것을 알고 있었다.


적진 가운데 고립되었다는 생각에 애써 억누르고 있던 두려움이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그 때 가만히 듣고 있던 이 차장이 나섰다.


"현재 남은 걸로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최대 2번. 그 이상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놈들도 우리 상황을 알지는 못하니 섣불리 덤비지는 못할 겁니다."


강대식의 발언에 이 차장이 반론을 제기했다.


"아니요. 헬기로 옮길 수 있는 인력이나 물건이라고 해 봐야 얼마 되지 않을 거라는 것 정도는 저쪽도 알 겁니다."


강대식 역시 모르지 않았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절망적인데.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 차장이 연거푸 물었다.


"놈들이 알 경우 어떻게 나오겠습니까?"


"만약 우리 사정을 알고 있다면 거리를 두고 우리 쪽에서 탄약을 소모하도록 유도할 겁니다. 그리고 교대 조를 짜서 밤낮 없이 쉬지 않고 교전을 벌일 겁니다. 그렇게 교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되면..."


늘상 호기롭던 강대식이 뒷말을 삼켰다.


하지만 모두들 대충 짐작했다.


이쪽 인원은 불과 7명.


끊임없이 교전이 벌어지게 되면 탄약보다 먼저 체력이 고갈되고 말 거다.


그렇게 되면 저절로 자멸하는 수 밖에.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니네요."


"그렇긴 하지만 우리도 2교대로 조를 짜서..."


이 차장이 다시 끼어든다.


"아니요. 보급도 끊어졌고, 수적으로도 열세라면 수비적인 대응은 답이 되지 못할 겁니다."


"수비가 답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포위당한 상태에서 소수 인원으로 공격을 할 수도 없고."


"바로 그겁니다. 야습. 우리가 먼저. 놈들 본진을 터는 겁니다."


그 말을 들은 강대식의 눈동자가 절로 커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차장이 말을 이었다.


"이기려면 최소한 놈들도 우리와 똑같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강대식을 뒤로 하고 조중명에게 묻는다.


"조 선원이죠? 오늘 저녁까지 놈들의 무기고나 탄약고 위치를 알아낼 수 있겠어요?"


"네? 아. 네. 놈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추적하면 가능할 겁니다."


대답을 듣고 나서 강대식을 보고 다시 말했다.


"놈들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건, 우리보다 보급이 원활하다는 겁니다. 그걸 끊어버리면 놈들 역시 조급해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괜히 소모전도 탄약이 넉넉해야 펼칠 수 있을테니까요."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런 공격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이 차장의 의견에 강대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출발하기 전까지 봐온 이 차장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상상하던 미래그룹 본사 인간들의 모습과 겹쳐졌다.


그 동안 본사 인간들이 저지른 일들을 보면서 느낀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무모하면서 또 과감한, 급이 다른 괴물들.


이 차장이 강대식을 보며 말했다.


"작전이나 기습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세부 계획은 강 선장님이 세워 주시죠. 인원 선발도 같이."


강대식이 순순히 대답했다.


"네.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조 선원과 강 선장님이 준비하시는 동안 나머지 인원들은 아이들을 모으고, 방어선을 구축하고. 각자 알아서 움직입시다."


이 차장의 말이 끝나고 선원들이 알아서 흩어졌다.


몇 명은 아이들을 교회 중앙에 모았고, 몇 명은 방어선을 만들었다.


다행이 건물은 벽돌벽으로 되어 있어 소총탄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보인다.


대신 가구와 의자를 옮겨 유리창을 막았다.


출입구 앞에 돌무더기와 가구를 끌고 나와 바라케이트를 2중 3중으로 만들고,

교회 지붕 위에는 저격포인트까지 마련했다.


각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이 조중명이 드론을 이용해 무기고를 찾아냈고, 작전 수립을 마친 강대식이 사람들을 다시 모았다.


"일단 작전은 최소 인원으로 이동 합니다. 저와 한명. 그렇게 두 명이 전붑니다.”


이 차장이 물었다.


“탄약고는 어디죠?”


“여깁니다.”


강대식이 조중명에게 받아온 스마트패드로 지도를 펼쳐 한 지점을 가리킨다.

위치를 본 이영제 차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여기라면. 포위된 지역을 뚫고 가야겠네요.”


“네. 그래서 많이는 못 움직입니다. 최대 2명. 신속하게 가서 해치우고 와야 합니다.”


“네. 그럼 누구와 가실 생각이십니까? 조 선원? 아니면 다른?”


물음을 들은 강대식이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누구랑 가다니요? 당연히 차장님이죠.”


“네. 네?! 저. 저요?”


“네. 이런 중요한 일은 책임자가 앞장을 서셔야죠.”


이제까지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처음 봤던 퉁퉁한 중년 아저씨 이 차장으로 돌아왔다.


“아. 그. 그렇긴 한데. 그게. 제가 아니 나이가 이제 마흔이 코 앞이라.. 몸도 굼뜨고, 이왕이면 젊은 친구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 마십시오. 제가 맞춰서 조절할 테니. 시간이 없으니 오늘 새벽에 출발하시죠.”


“아. 그. 그런가요. 저. 그렇지만 제가···”


“그럼 새벽 2시에 출발하기로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눈 좀 붙이시죠.”


그 말을 끝으로 강대식이 일어나 가버렸다.


이 차장이 한 번 더 불러보려 했지만 어느새 사라진 강대식의 그림자만 찾을 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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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재건 +1 24.08.07 243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1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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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구출 작전. 1 +1 24.07.30 27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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