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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님의 서재입니다.

8서클 마법사의 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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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콜랙터
작품등록일 :
2024.07.18 21:49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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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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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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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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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건국준비. 1

DUMMY

며칠 동안 이어진 재건 작업으로 마을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췄다.


이영제 차장의 주도하에 선원들은 섬에 마련했던 본부를 교회로 옮겼다.

그와 동시에 주민들 중 일부를 섬에 보내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섬에서 구한 목재와 자재, 지붕을 엮은 지푸라기 따위를 섬으로 옮겼다.


외관상 섬과 유사한 모양의 집들을 하나 둘 만드는 중이다.


국가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주민이 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


며칠 새 노동과 식량 지급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생활도 안정이 됐다.

일상이 반복되며 선원들과 주민들 사이에도 친분도 생겨났다.


이 차장이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어쩌면 주민 유입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도 있겠는데.


국가 승인을 받으려면 우선 국가 조건을 갖춰야 했다.


영토와 이를 지킬 자주권, 그리고 무엇보다 영토에 거주할 주민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친분을 형성한 주민 일부를 회유해 섬으로 이주시킨 뒤 자연스럽게 쿠 왕국의 국민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렇게 앞으로 계획을 정리하고 있을 때 무전기로 조중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 북서쪽에서 비행체가 접근 중입니다. 속도로 보면 선박은 아니고, 헬기 같습니다. 곧장 마을 쪽으로 날아갑니다.


무전을 들은 이영제가 교회 밖으로 뛰어나와 해변가로 갔다.


그리고 북서쪽 바다를 내다봤다.


잠시 후 작은 점들이 파도 위를 날아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왔구나.



*****


헬기는 교회와 가까운 공터에 내려 앉았다.


군용 치누크 헬기가 한 대도 아니고 3대나 날아오는 걸 본 강대식은 소총을 메고 달려왔다.


이를 본 이 차장이 웃으며 말했다.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직원들입니다.”

“우리 직원들이요?”


지원인력이 도착했단 얘기를 들은 다른 선원들도 달려와 강대식 옆에 섰다.


요란한 헬기 엔진음이 점차 잦아들고,

먼지구름이 가라 앉을 무렵 소방헬기 옆 문이 열리는 순간.

강대식과 선원들의 눈이 일제히 휘둥그레졌다.


가장 처음으로 내린 사람을 본 이 차장이 반가운 목소리로 다가갔다.


“송 과장!”


격하게 반기는 이 차장에 반해 상대, 송 과장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다.


“차장님.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덕분에 잘 지냈지. 뒤에 계신 분들은 방송국 분들인가?”


“네. 서울과 도쿄에서 모셔온 분들입니다. 인사하시죠.”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이 차장이 기자들과 인사하는 동안,

뒤에 선 강대식과 선원들의 시선은 송 과장이라 불린 여자에게 박혀 고정된 상태다.


어깨 위로 떨어지는 단발머리에 갸름한 얼굴.

흰 피부에 이목구비는 또렷했다.


비록 편한 바지정장 차림이지만 늘씬한 몸매를 드러내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화물선을 타고 한국을 떠난 지 거의 한 달여.

먼 타국에서 모델 같은 외모의 여성을 눈 앞에서 보고 있자니 심장이 튀어나올 듯 뛰었다.


이 차장이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이 송 과장 역시 선원들 쪽으로 다가왔다.


강대식을 알아본 송과장이 먼저 강대식에게 말을 걸었다.


“강대식 선장님 되시죠? 반갑습니다. 전략기획실에 송유미과장입니다.”


송유미가 손을 내밀었으나, 강대식은 굳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눈을 부릅뜬 그는 마치 중풍 환자처럼 몸을 떨며 떠듬떠듬 대답했다.


“네..네네네. 저. 저는 강.. 대. 식···”


강대식이 말을 더듬는 사이.

옆에 있던 조중명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강대식이 놓친 송유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저는 조중명 선원입니다. 작년에 대체복무로 미래해운에 입사했습니다. 원래 신분은 한. 국. 대학교 지리학과 3학년입니다. 아. 재수를 해서, 나이는 또래보다 한 살 많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날씨가 더운 데 안쪽으로 가실까요? 제가 안내 드리겠습니다.”


조중명이 자연스레 송유미에게 접근했다.


“아.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단 일행들을 먼저 인솔한 다음에요.”


조중명이 잡은 손을 빼낸 송유미가 뒤로 돌아갔다.


소방헬기 옆으로 나란히 내려선 치누크 헬기의 뒤쪽 헤치가 열리고 탑승하고 있던 사내들이 줄줄이 육지로 올라와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중이다.


송유미는 그 중 인솔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조중명이 방금까지 송유미의 체온이 전해진 손을 들어 얼굴로 가져갔다.


그윽한 눈빛으로 손을 들어올리는 조중명의 뒤통수를 강대식이 후려쳤다.


딱!


“아야!”

“이 자식이. 네가 선장이야?! 어! 네가 상관이냐고? 왜 네가 나서고 지랄이야.”


“그게 무슨. 난 또 선장님이 바짝 얼어 계시길래 제 딴엔 부드럽게 상황을 이어가려고 끼어든 거죠. 참. 고맙다는 말은 못하시고.”


“얼어 붙긴! 누가 얼어 붙어 임마!”


“가. 가가가. 강. 대. 식 입.. 이러셨으면서 무슨···”


“이 자식이. 너 일로와. 어!”


뒤로 물러나는 조중명을 쫓으려는 강대식을 이 차장이 불러 세웠다.


“선장님. 이쪽으로 오시죠. 앞으로 진행사항 공유하고, 일정 협의 좀 하겠습니다.”


“네. 조중명 이 새끼. 회의 다녀와서 보자. 어디 가지 말고 대기해. 알았어!”



*****


교회에서 첫 실무자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주관인 송 과장이 먼저 서두를 열었다.


“건국선언문 행사 준비를 비롯해 앞으로 계획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자리에 모셨습니다. 대략적인업무 분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무부서는 저와 이영제 차장님이 소속된 전략기획실이 맡게 되고, 방송제작과 송출은 홍보팀에서 방송국 분들을 모시고 진행해주세요. 그리고 디펜스 공병파트에서 선언 행사를 위한 시설뿐 아니라 안정화를 위한 시설 구축을 담당해 주시고요.”


모두들 송 과장의 브리핑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사이 강대식은 옆에 앉은 조중명을 째려봤다.


‘이 새끼는 또 끼어 가지고.’


그 때 그런 속 마음을 읽었는지 송 과장이 말을 이었다.


“참. 그 전에 여기 있는 조중명 선원은 우리와 직접 소통하는 채널로 앞으로도 연락책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돌아가는 상황을 인지하는 편이 좋을 거 같아 참석시켰습니다. 그럼 공병파트부터 말씀 시작하시죠.”


군복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중년 남성이 대답했다.


“우선 물류 운반 위한 활주로 작업을 먼저 할까 합니다.”


“적당한 지역은 확인하셨나요?”


“네. 동북쪽으로 900미터 정도 가면 양쪽으로 낮은 구릉이 이어진 지형이 있습니다. 자세히 조사를 하진 않았지만, 풀을 베어내고 땅을 정비하면 완만하게 U자형 활주로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시간은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잡풀 작업을 하고, 땅을 고르고 하려면 최소한 4~5일은 걸릴 겁니다.”

이영제 차장이 끼어들었다.


“공병인력 외에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면 시간을 당길 수 있을까요?”


“인원이 얼마나 될까요?”


“여자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100~120여명 정도는 동원이 가능합니다.”


이 차장의 대답에 의문이 든 송과장이 되물었다.


“들었던 인원보다 더 많네요?”


“그 사이에 늘었어. 사실 아마 내일도 늘 거고. 난민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거든.”


주변 상황이 안 좋은 지 무장군인들이 떠난 뒤로 매일 5~10명의 사람들이 흘러 들어왔다. 아직은 수용 가능한 범위라서 일단 받아 들여 일거리를 시키고 식량을 나눠주고 있는 중이다.


공병팀장이 대답했다.


“그 정도면 시간을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당길 수 있을 겁니다.”


활주로가 완성되면 헬기보다 훨씬 많은 양의 짐을, 멀리서부터 운송이 가능했다.


낡은 구형 프로펠러 수송기만 해도 항속거리가 수천 킬로미터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굳이 정세가 불안정한 아프리카 국가를 거치지 않고 유럽권에서 곧바로 물류를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공병팀장의 대답에 이 차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내일부터 전부 활주로 작업에 투입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마을 정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서 다른 일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잘 됐네요.”


그리고 송 과장이 덧붙였다.


“섬에 발표장소를 정비하는 건 어떻게 하죠?”


공병팀장이 대답했다.


“주민들을 인부로 활용하면 7~8명 정도는 섬 쪽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섬에 체류 중인 선원들이 지원해 주면 3일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을 겁니다. 활주로 공사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대답을 들은 이차장이 결론을 지었다.


“그렇게 하시죠. 선원들에게는 선장님이 따로 언질을 주십시오.”


강대식이 대답했다.


“네. 차장님.”


안건별로 하나씩 차곡차곡 협의가 이뤄져 나갔다.


막히는 부분이나 일정이나 진행 상 조율이 필요한 부분은 이 차장과 송 과장이 정리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강대식은 회의 진행이 막힐 때마다 조직간에 업무 조정을 즉시즉시 처리하는 이 차장의 모습을 보고 살짝 놀랐다.


‘저 양반. 생각보다 유능한 사람이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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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준비. 1 +2 24.08.12 220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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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재건 +1 24.08.07 243 9 9쪽
18 죽음의 천사 24.08.06 243 10 9쪽
17 수성전. 2 +1 24.08.05 228 9 11쪽
16 수성전. 1 24.08.04 237 12 11쪽
15 야습 24.08.02 241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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