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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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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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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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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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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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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 1. 제보를 받습니다 >

DUMMY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면서 이번에는 샛별전자의 홍대곤 회장의 서자(庶子)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나의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나는 어머니 집에서 나왔다.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의 경계를 이루는 아차산 기슭에 집을 마련했다. 겉으로는 변두리 동네의 허름한 단독주택으로 보였다.


내가 군대에 간 사이, AI 로봇들이 집 뒤 아차산 기슭 지하에 만 평이 넘는 연구실과 공장을 지은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차(飛車)’와 ‘참교육 회초리’ 제조를 위한 시설이었다.


비차와 참교육 회초리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드리겠다.


대학도 졸업하고 병역의무까지 마친 대한민국 27세 남자, 홍길동. 이제 맘 편히 나의 특별한 능력을 펼치면서 살고 싶었다.


처음 택한 직업은 기자였다. 나쁜 놈들을 혼내기에는 기자 만한 직업이 없어 보였다.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에 입사했으나 기대했던 ‘나쁜 놈 혼내기’는 한낱 꿈에 불과했다. 우리 편이나 남의 편이냐가 유일한 기준일 뿐 옳으냐 그르냐는 애시당초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었다.


3년 만에 때려치우고 차라리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언론사를 차리기로 했다. 유튜브에 ‘홍길동 tv’라는 채널을 개설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시청자들을 대신해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컨셉이었다.


어그로를 끌기 위해 나의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어 올리기로 했다.


백제, 고구려, 신라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차지하려 했던 군사요충지 아차산성. 아차산의 자랑인 드넓은 너럭바위 가장자리에 산이 생길 때부터 자리 잡고 있던 집채만한 바윗덩어리를 한 손으로 조용히 들고 서 있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동영상에는 ‘조선시대 홍길동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속 시원하게 참교육을 대행해드립니다’라는 자막도 넣었다.


그러나 나의 진심을 장난으로 여겼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동안 조회수가 백 회도 채 되지 않았다.


조선을 떠나 율도국을 정벌한 다음, 여러 시대와 지역을 돌다 오랜만에 조선, 아니 대한민국에 돌아온 나는 이 사회가 본질상 조선 시대와 비교해 발전한 것이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 줌도 안 되는 지배층이 서민들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불평등과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홍길동tv’ 채널을 통해 불평등과 부정부패를 조금이라도 해소해 보려는 나의 진심이 이처럼 호응을 받지 못해 내심 실망하고 있던 차에 처음으로 댓글이 하나 떴다.


“어쭈, CG 좀 썼네?”


나는 제보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지만 바로 답글을 썼다.


“CG 아닙니다만... ”


다시 댓글이 달렸다.


“CG 아님... 뭐, 진짜라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미친놈...”


“미친놈 아닙니다만...”


댓글은 거기서 멈추었다.


그러나 ‘홍길동tv’가 완전히 외면받지는 않을 것 같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영상이 여기저기 퍼 날라 지면서 네티즌들 간에 CG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원래 의도한 바와 다르게 일이 돌아갔지만 나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보게 되면 제보도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첫 제보가 들어왔다. 그러나 한눈에 짜쳐 보였다. 한 초등학생이 친구에게 맞았다면서 복수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당초 기대한 건 권력층이나 재벌의 비리 같은 좀 더 폼 나 보이는 제보였는데 겨우 초등생의 복수 의뢰라니...


첫술에 배부르랴?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


김은철은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다. 서울 반포의 비싼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은철이네는 진정한 강남 부자가 아니었다.


좁은 주공아파트에 살다가 재건축이 되면서 갑자기 평당 1억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에 살게는 되었지만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고급아파트와 언발란스였다. 아빠는 건설노동자였고 엄마는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었다.


은철의 친구들이 대놓고 은철을 놀리기 시작했다. 5학년이면 세상 눈치가 어느 정도 생길 나이. 열등감이 폭발한 은철이가 준서라는 친구를 두들겨 패고 말았다. 있을 수 있는 아이들 간의 싸움박질이었다.


그런데 은철에게 얻어맞은 준서의 아버지가 문제였다. 준서 아빠는 아들의 기를 다시 살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회사 직원들을 시켜서 은철이를 회사건물 지하 기계실로 납치했다.


직원들에게 은철을 꼼짝 못 하도록 양팔을 붙잡게 해놓고 준서에게 은철을 흠씬 두들겨 패라고 시켰다. 머뭇거리던 준서는 몇 대 때리면서 숨어있던 공격성이 자극을 받은 듯 흉포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옆에서 애비는 잘한다면서 응원을 하고...


직원들은 은철이를 동네 병원에 데리고 가 치료를 받게 했다. 준서의 애비는 은철의 아버지를 집으로 불러 치료비에 맷값도 보탰다는 설명과 함께 봉투 하나를 던져주었다.


은철의 부모는 돈 액수도 액수이고 은철이 먼저 친구를 때린 잘못도 있으니 문제를 삼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백 평이 훨씬 넘는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과 대적해 봐야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철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먼저 때린 것은 잘못이지만 준서가 먼저 놀린 것 아닌가? 억울함을 풀지 못한 은철은 혹시나 하고 ‘홍길동tv’에 제보를 해 본 것이었다.


결석 중인 은철은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은철이 고개를 돌렸다.


“누구세요?”


“나? 몰라? 알아 맞혀봐.”


“아, 홍길동 아저씨. 정말이네?”


“뭐가?”


“그냥 한 번 댓글 달아 봤는데...”


“세상이 다 거짓말만 하는 건 아니야.”


“그럼 정말 복수해 줄 수 있어요?”


“일단 은철이 얘기 들어보고. 복수가 가능한 일인지 알아보고”


그런데 녀석이 나를 이모저모 살피는 눈치였다.


“근데, 아저씨, 정말 홍길동이에요?”


“홍길동tv 안 봤어? 봤잖아?”


“에이 그건 CG 아니에요?”


“CG 아니야.”


“에이, 그걸 어떻게 믿어요?”


홍길동임을 증명해야 했다. 은철이와 함께 아파트 정원으로 내려갔다. 기암괴석으로 물길을 만든 인공폭포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고 있었다.


정원 한구석에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의 돌로 만든 조각작품이 보였다. 둥글둥글 두툼하게 만들어진 게 족히 2, 3백 킬로는 될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조각상으로 접근했다. 은철에게 잘 보라는 손짓을 했다. 조용히 한 팔로 조각상을 들어 올렸다.


“우와. 아저씨, 정말 홍길동인가 봐.”


“그렇다니까.”


복수의 가능성이 보이자 은철은 눈빛을 반짝이며 위에서 내가 요약한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붙잡힌 채 꼼짝 못 하고 친구에게 두들겨 맞은 대목을 이야기하면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은철이의 어깨를 꼭 잡아주었다.


“은철아, 아저씨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준서하고 걔 아빠가 나한테 사과하면 돼요”


“내 생각은 말이야... 큰 잘못은 준서 아빠가 한 것 같아. 그러니까 나는 준서 아빠를 혼내주고 준서는 너한테 사과는 하되 너 역시 준서를 때린 잘못이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그 부분은 준서한테 사과하는 게 어때?”


은철은 눈알을 굴리며 생각하더니 이해한 표정이었다. 은철이 물었다.


“그런데 그 새끼 아빠는 어떻게 혼낼 건데요?”


“응? 아, 그거?”


“예.”


“음... 너는 아직 어리니까 자세히 설명해 주기는 좀 그렇고... 아저씨한테 맡겨 봐,

알았지?”


“근데, 걔네 아빠, 디게 부자래요.”


“음, 나한테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다 똑같아. 그러니까 걱정 마.”


은철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뭐야? 나 못 믿는다는 표정이네? 다시 한번 보여줘?”


“예. 홍길동 잘하는 거 다시 한번 보여줘요.”


“오케이. 음... 뭘 보여줄까?”


“아무거나요”


“니가 니네 반에서 어느 여학생 좋아하는지 맞혀볼까?”


순간 귀가 빨개지면서 손사래를 친다.


“아, 그런 거 말고요.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같은 묘기는 없어요?”


“아, 그런 거? 알았다. 정 보고 싶으면 내 첫 번째 고객이니 보여주지”


나는 투명모드로 주변을 맴돌고 있는 비차(飛車)에 탔다. 은철의 눈에는 내 모습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투명모드를 해제하고 아파트 상공을 한 바퀴 돌았다. 은철이의 눈이 왕방울만 해지는 것이 보였다. 비차를 다시 투명모드로 전환하고 은철이 앞에 내렸다.


“아저씨, 정말 홍길동 맞네.”


“응, 아저씨 정말 홍길동이야. 근데 약속 하나 해줄래?”


“무슨 약속이요? 예, 약속할게요.”


“뭐냐면 말이야, 니가 오늘 본 걸 남들한테 절대 말하지 않는 거. 아빠, 엄마한테도.”


“예, 알았어요. 아저씨랑 나만 아는 비밀, 좋아요.”


“오케이. 그럼 내가 너 대신 복수하러 갈 테니까 너는 다친 거 잘 낫게 약 잘 바르고 잘 먹고 잘 쉬고 있어, 알았지?”


은철이의 대답이 시원했다.


“예!”


나는 은철이의 신난 눈을 마주 보면서 비차에 올라탔다.


은철이를 죽사발 만들어 놓은 그놈을 만나러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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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50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50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2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50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9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4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6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60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3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3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7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2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4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1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9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7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7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3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6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81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9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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