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03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10.15 12:00
조회
60
추천
1
글자
9쪽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DUMMY

순간 김연성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는 김회장이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글세... 내가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런데 왜 그러시오?”


“회장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제 형을 죽인 사람입니다. 우리회사 대표, 그리고 김 혜련 기자라고 북한 여성도 함께 산화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전 목사를 잡아서 어떻게 해 보겠다? 그런 뜻이요?”


“뭐, 이왕 말이 나왔으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법정에 세우고 싶습니다.”


“음... 마음은 이해하오. 그러나 전 목사를 붙잡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오”


“대략 어디에 있는 줄만 알면 그 이후는 내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럼 홍회장이 직접 전 목사를 잡아 와서 대한민국 법정에 세우겠다?”


“전 목사는 사실 이번 일 말고도 남북미 정상회담 때의 테러 때문으로도 수배를 받 고 있지 않습니까?”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나도 솔직히 말하지요. 나도 전 목사한테 핵추진 비행기 사업 때 받은 도움이 있어서 그 사람 소재를 알려주거나 할 순 없어요. 물론 내가 소재를 알고 있다는 뜻은 아니오만... ”


“회장님, 원하는 게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전광선이를 저한테 넘기시면 저도 그에 걸맞는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음... 생각해 보겠소. 나도 요즘 그 사람하고 연락 안 한 지가 좀 되었소. 일단 돌아가서 기다려보세요. 좋은 소식이 있으면 알려드리리다.”


나는 김연성 회장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표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심경이 복잡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자기에게 도움을 준 전광선을 나에게 분명 넘길 생각은 있는데 헐값에 넘길 수는 없다는 장삿속이 읽혔다.


나는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전광선을 잡아야 했다. 나의 그런 심리를 꿰뚫은 김연성 회장은 모처럼 만에 굴러들어온 횡재수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


김윤대와 김혜련의 사이보그 제작은 별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유일한 문제는 심미적이고 감각적인 것이었다.


사람과 거의 동일한 시각, 촉각적인 느낌을 줘야 했다. 사이보그가 스스로 느끼는 감각만이 아니라 사이보그를 바라보는 인간의 입장에서도 인간과 똑같은 느낌을 가져야 했다. 혹시라도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주면 이 프로젝트는 완전 실패이다.


게다가 김윤대 대표가 얼마나 까탈스러운 사람인가?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상대의 눈치가 조금이라도 이상할라치면 나에게 원망을 퍼부을 게 뻔했다. 나는 몇 번이고 고치고 고치기를 반복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사이보그를 만들어 냈다.


아차산 지하 연구실에 이용준 앵커와 이설화 대위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있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 동거하던 김윤대와 김혜련과 헤어지려 하고 있었다. 두 사람 앞에는 각각 사고 전의 김윤대와 김혜련을 빼다 박은 사이보그 몸체가 마주 앉아있었다. 이제 두 사람의 ‘얼’이 사이보그 몸체로 옮겨가면 되었다.


나는 시간여행자를 주관하는 ‘절대자’의 위임을 받아 의식을 거행했다. ‘절대자’로부터 넘겨받은 특별한 정신적 힘을 두 사람에게 투사했다. 두 사람은 잠시 정신을 잃었다. 두 사람으로부터 ‘얼’들이 빠져나왔다.


빠져나온 ‘얼’들은 안개가 흘러가듯 각각의 사이보그로 향해 갔다. 사이보그를 한 바퀴 돈 ‘얼’들은 스르르 머리 부분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이제 인간과 사이보그들에게 강한 정신적 힘을 쏘았다. 두 명의 인간과 두 명의 사이보그가 동시에 눈을 번쩍 떴다.


두 명의 인간들은 골치 아픈 세입자를 내보내서 기쁜 기색이었고 두 명의 사이보그 인간은 자신의 몸을 찾아서 기쁜 기색이었다. 두 명의 인간과 두 명의 사이보그는 일어나서 각각 맞은편의 상대와 악수를 나누고 덕담을 나누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


김윤대 사이보그가 허리를 숙여 이용준 앵커에게 감사를 표했다.


“뭐, 솔직히 말하면 나도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몸을 찾아 나가게 되어서 나도 무척 기쁩니다. 새 몸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김혜련 소좌도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설화 대위님,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요. 덕분에 이렇게 새 몸을 찾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는 존경하는 김혜련 소좌 동지와 함께 지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혹시라도 서운한 게 있었더라도 다 잊어주시고 이제 아무 걱정 마시고 행복하게 살길 빌겠습니다.”


나는 인간들과 사이보그들이 예의를 갖춰서 서로 인사하는 걸 보고 사이보그 제작이 성공리에 끝났다는 걸 최종 확인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으나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조금 서운한 것이, 사이보그들이나 인간들이나 정작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전혀 알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여러분, 나는요?”


네 명의 인간과 사이보그들이 일제히 나에게 눈을 돌렸다.


“무슨 말씀이죠?”


“아니, 내가 사이보그를 이렇게 근사하게 만들어 여러분의 고통을 해결해 줬는데 왜 아무런 감사의 말이 없는 거죠?”


김윤대 사이보그가 나섰다.


“길동님, 이렇게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런 과분한 걸 바라세요? 아직도 우리가 왜 이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이상한 일을 겪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다 비차라는 이상한 물건 때문이잖아요. 그 물건만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한평생 잘 살았을 텐데 말이에요. 이해하시겠어요?”


나는 어이가 없었다. 김윤대 사이보그가 하는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진담이라면 나는 사이보그를 폐기처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야, 김윤대, 너 정말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너를 살려내려고 얼마나 밤낮 가 리지 않고 고생했는데 감사하다고 해야지, 뭐?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그런 감사 인사 바라지 말라고? 이런 뜻이냐?”


“말귀는 있네요.”


“야, 정말 맘에 안 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든지...”


김혜련 소좌가 나섰다.


“홍길동님, 너무 뭘 잘 모르시나 봅니다. 우리 김윤대 동지가 이러는 것은 나는 농 담이라고 생각하는데 길동님은 진담으로 생각하시는 겁니까? 살아 돌아온 게 너무 좋아서 길동님한테 응석을 부리는 모양입네다. 그러티요? 김윤대 동무?”


“헤헤헤헤. 봐요. 홍길동님은 저렇게 순진해요. 길동님, 농담입니다. 농담이요. 너무 고맙습니다. 사실 고맙다는 인사치레는 우리 둘이 따로 있을 때 하려고 했었는데 뭐, 지금 하는 게 좋겠네요. 홍길동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홍길동님이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겠습니다. 헤헤헤”


김혜련 소좌도 나를 바라본다.


“홍길동님, 저도 말로는 이루 고마움을 표시하기 힘듭네다. 나는 이설화 동지와 함 께 살면서 과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죽을 때까지 살아야 된다믄 우리 이설화 동지는 또 무슨 죄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리 늘 좌불안석이었더랬습니다. 제가 이렇게 새 생명을 얻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홍길동님의 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갔습니다.”


역시 북한 사람들이 말은 화끈하게 잘한다. 두 사이보그 인간으로부터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받으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이설화 대위의 눈시울이 축축하게 젖어 드는 걸 나만 보고 있었던 것일까? 이설화 대위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김윤대 대표님, 정말 괜찮슴까? 몸이 정말 편안합니까? 제가 혹시 좀 만져봐도 되 갔습니까?”


이설화 대위가 김윤대 사이보그에게 다가갔다. 김윤대 사이보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설화 대위는 김윤대 사이보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김대표님, 느낌이 어떻습니까? 내가 손을 잡은 느낌이 어떤가 이 말입네다.”

“오오, 따뜻하네요. 조금 설레기도 하고요.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도 합니다. 어, 이 거 정말 이상하네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사이보그인데 가슴이 뛴단 말입니다. 내 얼굴은 어때요? 조금 화끈거리는 것 같은데...”


“네, 조금 붉어진 것 같습니다. 와, 사람과 전혀 다름이 없네요.”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 것도 잊은 채 격하게 포옹을 했다. 나는 아까 했던 안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이보그 제작이 완벽 그 이상임을 확인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시 돌아왔습니다. 23.04.27 67 0 -
공지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22.11.10 66 0 -
공지 연재 조정 22.06.19 102 0 -
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60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49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49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1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49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8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2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5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60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2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1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1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3 0 9쪽
»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1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8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6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7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2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5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79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9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3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