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787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9.24 12:05
조회
75
추천
0
글자
10쪽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DUMMY

나는 전광선의 소재를 찾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도쿄 주총장에서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비차 사고가 있기 직전 나에게 전화를 해 협박을 한 이후 어디에 머무르고 있을지 궁금했다.


나는 전광선의 가족관계를 파악해 보기로 했다. 수배범 수사 차원에서 박강림 총경이 가족 관계부를 확인했다. 부인과는 오래전 이혼한 것으로 나와 있고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었다. 아들은 26살, 딸은 23살이었다.


자녀들은 오래전 미국으로 유학 간 것으로 파악했다. 아마도 이때 전광선의 전 부인도 함께 미국으로 가지 않았을까 추정되었다. 박강림 총경은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를 동원해 자녀들의 사이버상의 흔적을 찾는 데 집중했다.


젊은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었다. 자녀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느 젊은이들처럼 활발히 친구들과 소통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였다. 전광선이 이들 자녀들과 접촉하느냐 안 하느냐였다.


박강림 총경은 미국 인터폴 사무국에 연락해 수사협조를 의뢰하는 한편 주미 대사관에 파견되어 나가 있는 우리 경찰관들에게도 전광선과 가족들의 상호 연락 여부를 파악해 달라고 지시했다.


비차 충돌이라는 세계적인 사건의 주요 용의자이다 보니 인터폴 미국 사무국의 협조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금융계좌추적 결과 전광선은 자녀들과 전 부인의 생활비로 보이는 돈을 매달 송금해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통신기록으로 볼 때 수시로 전광선과 가족들 간에 통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하의 악마이지만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랄까 관심은 여느 가장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이런 점이 사실 전광선과 같은 범죄자를 더욱 공포스럽게 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가족과 주변 친구들에게는 매우 정상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범죄 대상에게는 악마처럼 행동하는 극도의 이중성이 보통 사람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광선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송금하는 위치는 스위스 은행 한 곳뿐이었기 때문에 그의 위치를 파악하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화 통화도 여러 나라를 거친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는 바람에 최초 발신 지역을 파악할 수 없었다.


여기까지가 국가 공조직인 경찰의 한계였다. 지금부터는 내가 재주껏 전광선의 소재를 파악해야 했다. 나는 실종자나 범인, 도피자를 찾는 데 최고라는 미국의 에이전시 하나를 골랐다.


물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내가 직접 접촉할 수는 없었다. 우리 식구 중 믿음직한 김정길 사장을 내세웠다. 김정길 사장은 에이전시에 전광선을 최대한 빨리 찾는 데 얼마면 되느냐고 물었다. 놈들은 전광선에 대해 알아본 뒤 꼬리를 사렸다.


김정길 사장은 한국 돈 10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 없어 했다. 김정길 사장은 어떻게 하면 움직이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에이전시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전군인들도 필요하고 범죄조직의 프락치들에게 줄 돈도 필요하다고 했다.


에이전시는 적어도 50억 원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도 반드시 전광선을 찾아낸다는 보장은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나는 김정길 사장에게 더 크게 지르라고 말했다. 김정길 사장은 에이전시에 100억 원을 제시했다. 이 돈을 받고 전광선의 소재를 파악해 오든지 자신 없으면 관두든지 양자택일 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에이전시는 돈에 욕심이 난 모양이었다. 일단 착수금으로 절반을 받고 성공할 경우 나머지 5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에이전시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광선이라는 잘못된 인간 하나 때문에 나의 평온한 삶은 많이 망가졌다. 미묘하지만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태도 변화도 나를 힘들게 했다. 한 자락 의심을 깔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나를 불필요하게 방어적으로 만들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을라치면 하루 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면의 의도를 자꾸 살피게 만들었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자꾸 의심을 품게 만들었다.


나는 비차 생산국 정상을 만나는 연장선상에서 미국의 하이든 대통령을 예방했다. 하이든 대통령은 나에게 형이 사망한 것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했다. 여전히 따뜻한 미소를 보여줬다. 미국의 비차 생산이 차질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데에 대해 치하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남북미 정상은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달나라 여행이나 달 기지 건설에 대해서는 애써 관심을 갖지 않으려 했다. 나는 이것이 정상들의 심리적인 이유에서 연유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적인 무슨 문제 때문에 그러는지 궁금했다. 나는 하이든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바로 귀국했다.


나는 귀국 즉시 우리 식구들 회의를 소집했다. 나는 길동1의 죽음에 대해 우리 식구들에게도 아직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나를 길동2로 소개하고 파리의 길동2에게 참석하지 말라고 연락했다. 우리 식구는 길동1과 김윤대 대표가 빠짐으로써 14명으로 줄어들었다.


회의 안건은 사고 이후 환경변화 점검과 전광선 응징 방법 모색이었다. 사회의 분위기는 사고 직후 ㈜신성이 곧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던 데서 많이 차분해졌다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주가가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 가장 강력한 증거라는 것이었다. 달나라 여행과 자원 채취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김연 이사에게 ㈜신성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달나라 프로젝트는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주주 레터’를 띄우라고 지시했다.


남북미 정상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정상들의 태도 변화가 나의 과도한 의심인지 아니면 사실인지를 우리 식구들에게 물었다. 조용히 듣고만 계시던 김세한 좌장께서 입을 열었다.


“나는 우리 길동님이 느꼈던 미묘한 태도 변화가 막연한 의심이 아니라고 생 각해요. 세 나라의 정상들을 한 번 봅시다. 비차 생산으로 지금은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그들은 모두 알고 있어요. 사실은 비차의 배후에 홍길동이 어른거린다는 걸요. 국민들 입장에선 비차 기술을 자국에서 유치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비차 기술은 보편화될 겁니다. 러시아나 중국에서도 비차를 생산할 예정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알게 됩니다. 아, 비차라는 것이 결국 홍길동의 작품이구나, 홍길동이 대단하지 우리의 지도자가 대단한 것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겠죠. 민심에 민감한 남북미 정상들은 다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달나라 프로젝트가 등장했던 겁니다.


달나라 프로젝트는 사실 기존의 정치 질서에 익숙한 남북미 정상들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종의 정치적 재앙으로 인식되었던 겁니다. 만약 달나라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전 세계인들에게 홍길동의 이미지는 결정적이 될 겁니다.


우리가 종종 말했던 이른바 ‘비차시대’가 열리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지구의 에너지 고갈문제까지 완벽히 풀린다면 홍길동의 명성과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를 건 너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남북미 정상들에게는 달나라 프로젝트가 하등 반가울 리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집단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이 충돌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인류 전체의 발전과 이익은 아무런 미련 없이 무시할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입니다.”


나도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김세한 스승님이 명료하게 정리해 주시니 삼국 정상들의 그간의 태도가 이해가 되었다. 그들도 인간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니만큼 비난만 할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한 국가의 지도자라고 한다면 개인의 이익 - 그것도 별 것 아닌, 대통령직 유지 - 은 과감히 희생하고 나라의 앞날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식구들은 비차의 생산과 달나라 프로젝트에 대해서 우리가 마냥 좋아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는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했다.


전광선 응징에 대해서는 식구들은 이견이 없었다. 대한민국이나 다른 나라들이나 국가 차원에서 전광선을 붙잡지 못한다면 홍길동이 나서서라도 붙잡아 사법당국에 넘겨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저질렀던 일들을 고려하면 최소한 무기징역으로 영원히 사회에서 고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왕년에 주먹을 좀 썼던 박도현, 이장수 두 전직 보스는 좀 더 단호한 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두 전직 보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계 모든 나라의 사법 제도는 허점이 많아서 처음에는 무기징역이니 백 년, 이백 년 형이니 하면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는 것처럼 떠들지만 나중에 보면 버젓이 사회에 나와 활보하고 다니는 꼴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전광선이나 ‘조카’ 같은 인물들은 탈옥쯤은 우습게 해내고도 남을 인간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 식구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그들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결론은 놈들을 잡아들이는 데까지는 내가 나서되 그 이후부터는 나라에 맡기고 혹시 모를 탈옥 같은 사고에 대비하자는 정도로 매듭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시 돌아왔습니다. 23.04.27 66 0 -
공지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22.11.10 66 0 -
공지 연재 조정 22.06.19 101 0 -
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58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48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48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1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49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7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1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5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59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1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1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1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3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0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7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6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6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1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4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78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8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3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