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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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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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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3.04.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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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DUMMY

김혜련 사이보그는 서울의 홍대 근처 아파트 하나를 얻어서 살게 했다. 홍대 쪽으로 동네를 정한 이유는 한국의 젊은이들의 트렌드에 하루빨리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김혜련 소좌는 매일밤 홍대 근처에서 남한 젊은이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고 낮에는 SNS와 유튜브 등을 보며 한국 사회 배우기에 전념했다.


북한에서도 워낙 뛰어난 재원이었기에 남한 사회 파악도 빨랐다. 말씨 고치기는 생각밖으로 쉽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보그에 장착된 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해 자동반복훈련을 거듭한 끝에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말을 능숙하게 구사하게 되었다.


홍대앞 밤거리 구경을 하다가 종종 취한 젊은이, 불량배와 맞닥뜨리는 경우가 있었다. 보통은 시비에 휘말리지 않게 피해버렸는데 오늘밤은 상황이 달랐다.


홍대앞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다가 덩치 큰 젊은놈들과 마주쳤다. 세 놈이었는데 놈들이 나란히 서서 골목을 막아버리자 김혜련은 가던 길을 갈 수 없었다.


학생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직장인도 분명 아니었다. 문신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놈들의 문신은 전형적인 폭력배들의 문신이었다.


김혜련 사이보그 소좌는 처음엔 시비를 피하기 위해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놈들 중 하나가 돌아서는 김혜련의 어깨를 붙잡았다.


“야, 귀염둥이, 너 이리 좀 와라”


기습적으로 어깨를 붙잡히는 바람에 김혜련 소좌는 몸이 휘청했다. 김혜련은 돌아서서 정중하게 말했다.


“점잖으신 분들이 이러시면 안 되죠.”


“야, 얘 말하는 거 좀 봐라. 조선 시대 양반댁 규수 같잖냐? 하하하”


억양은 서울말이었으나 문장이 예스러웠던 모양이었다.


“너희들 이러면 나한테 혼난다. 험한 꼴 당하기 전에 갈길 가도록 하지?”


너무나도 태연하고, 전혀 쫄지 않는 모습에 젊은놈들이 호기심이 더 생기는 모양이었다. 처음에 어깨를 낚아챘던 놈이 가소롭다는 듯 빙글거린다.


“야, 얘 좀 보게. 얘는 겁이라는 걸 키우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가 조금 놀래켜 주자고.”


놈이 김혜련의 손을 잡으려 들었다. 김혜련 소좌는 뻗어오는 놈의 손을 마주잡았다. 놈의 눈빛이 이상해졌다. 다른 두 놈이 쳐다본다. 손을 잡으려던 놈의 몸이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는다.


“야 이, X발, 이거 못 놔?”


놈은 비명을 지른다. 결국 무릎을 꿇는다. 우두둑! 소리가 난다. 놈의 손목이 부러지는 소리 같았다. 나머지 두 놈이 놀라 무릎을 꿇고 있는 놈과 김혜련을 번갈아 바라본다.


손목이 꺾인 놈의 비명이 좁은 골목길을 가득 채운다. 다른 두 놈 중 한 놈이 기습적으로 김혜련 소좌에게 주먹을 날린다. 또다른 놈도 공격에 가세한다.


김혜련 소좌는 가볍게 공격을 피하더니 슬쩍 뛰어오른다. 김혜련은 어느새 놈들의 등뒤에 서있다.


“이놈들아, 너희들도 얘처럼 손목 부러지고 싶냐?”


차분하게 말하는 김혜련의 말에 놈들은 소스라쳤다. 몸을 돌려 김혜련을 바라보더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손목이 부러진 놈의 신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들이 골목길로 뛰어들어오고 있었다.


김혜련은 굳이 도망가고 싶지 않았다. 놈들은 경찰에 놀라 김혜련 쪽으로 도망치려했다. 그러나 김혜련은 양팔을 벌려 놈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다.


김혜련의 펼친 양팔의 빈틈으로 몸을 들이밀던 녀석들을 향해 김혜련은 가차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놈들은 꼼짝없이 좁은 골목길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학생, 다친 데는 없어요?”


“예. 저는 괜찮습니다.”


경찰들은 놈들에게 수갑을 채웠다. 손목이 꺾인 놈은 수갑을 채우자 고통에 자지러졌다.


“학생, 파출소까지 동행해 줄래요? 놈들이 어떻게 괴롭혔는지 말을 해줘야할 것 같은데...”


김혜련은 난처했다. 한국의 파출소라는 데를 잘은 모르지만 경찰서 비슷한 곳 같은데 사실 자신은 신분을 증명할 아무런 증서도 없고 지문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사이보그 아닌가?


김혜련은 호기심은 생겼지만 한 발 물러서고 싶었다.


“아저씨,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요, 제가 좀 바빠서요. 엄마가 심부름시킨 게 있어서 빨리 들어가 봐야 해요.”


“학생, 시간 얼마 안 걸려요.”


손목이 부러진 놈이 고통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억울하다는 듯 고함을 쳤다.


“아이 씨X, 가해자는 쟤예요. 우리는 피해자고요. 저 보세요. 지금 팔목 이렇게 부러졌잖아요. 아아아아”


놈이 본격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경찰들이 놈의 손목을 확인해 보니 아닌 게 아니라 뚝 부러져 꺾여 있었다.


“어? 이거 정말인데? 이거 학생이 이렇게 했어요?”


김혜련은 시치미를 뗐다.


“아저씨, 갸녀린 제가 어떻게 저 등치의 손목을 부러뜨려요. 아저씨는 참...”


경찰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 학생도 그렇고 너희 세 명도 그렇고 일단 차에 타라고.”


경찰들은 골목 밖에서 경광등이 반짝이는 경찰차를 가리켰다.


“아저씨, 파출소도 파출손데요. 저, 응급실 빨리 가야 한다고요. 아아아아아”


놈의 비명소리가 다시 한번 골목길에 메아리쳤다.


“자, 잔말들 말고 다 타라고”


경찰은 순찰차를 한 대 더 오라고 무전을 쳤다. 이윽고 남자놈들 세 명과 김혜련은 각각 경찰 순찰차를 타고 근처 파출소로 갔다.


경찰은 손목이 부러진 건 사실이었으므로 그 놈은 일단 응급실에 보내고 나머지 남자 두 놈과 김혜련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김혜련은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두 놈을 조사하는 경찰관을 관찰하니 우선 성명과 주소를 확인했다. 그런데 김혜련은 남한 내에 자신을 증명해 줄 아무런 근거나 서류가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걱정은 되었지만 도망치기도 뭐했다. 잘못한 것은 놈들인데 자신이 도망을 치면 빼도 박도 못하는 가해자가 될 터였다.


그렇지 않아도 놈들은 김혜련이 자기 친구의 손목을 아작을 냈다고 엄살을 떨고 있었다. 가해자, 피해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자신의 신원이 문제였다.


드디어 김혜련의 차례가 되었다.


“학생이에요?”


“아닌데요.”


“직장인?”


“아니요. 그냥 놀고 있어요.”


“그래요? 이름은?”


“김혜련입니다.”


“생년월일”


“1993년 8월 15일”


경찰은 앞에 놓인 컴퓨터로 김혜련의 신원을 확인해보는 것 같았다. 경찰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아가씨, 생년월일 맞아?”


“1993년 8월 15일”


“아닌데... 그런 사람 없다는데.”


“아, 그거 음력이에요. 헤헤”


“아가씨, 우리 바쁜 사람들이에요. 장난치면 안 돼요. 에이 참. 자, 양력 생년월일”


“아저씨, 저 아까부터 참고 있었는데 화장실이 급해요. 아, 쌀 것 같아요. 빨리요.”


경찰은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을 손으로 가리켰다. 의자에 앉아있는 덩치 두 놈은 화장실로 내빼는 김혜련의 뒷모습을 째려봤다.


“아저씨, 쟤 있잖아요. 무술 고단자예요. 우리가 잘못 걸린 거예요. 피해자라고요.”


“조용히 안 해? 니들이 가만히 있는데 쟤가 다가와서 시비를 걸진 않았을 거 아냐?”


놈들은 찔끔해서 입을 다물었다. 경찰과 두 놈은 김혜련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김혜련은 그러나 돌아오지 않았다. 큰 일을 봐도 진작 돌아왔을 시간인데 감감무소식이 었다. 경찰관이 어쩔 수 없이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확인을 해야 했다.


화장실의 환기창이 뜯겨 있었고 김혜련은 자취를 감추었다. 경찰관은 놀라 화장실 밖으로 뛰어나왔다. 동료 경찰이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어?”


“아까, 걔, 걔 있잖아요. 아니, 없어졌어요. 문을 뜯고 도망갔어요.”


동료 경찰도 여자 화장실로 뛰어갔다. 의자에 앉아있던 덩치 두 놈도 일어나 화장실을 들여다봤다.


“거 보세요. 그 년, 이상한 년이에요. 전과자 아니면 수배범이라니까요. 우리 피해자 맞죠?”


“야, 이 새끼들아, 조용히 입닥치지 못해?”


김혜련 소좌는 나에게 연락을 했다.


“홍길동님, 이걸 어쩌면 좋습니까?”


“무슨 일 있었어요?”


위에서 내가 지금까지 설명한 자초지종을 김혜련 소좌가 이야기했다.


“그래서, 지금 어디예요?”


“집입니다. 홍대 앞 집이요.”


“잘했어요. 그냥 쉬세요.”


“이거 혹시 홍길동님한테 누가 되는 일을 한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많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쉬세요. 내가 뒷일은 처리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그럼”


안심은 시켰지만 사실 없었으면 좋았을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경찰이 수배를 내리면 아무래도 김혜련 소좌의 행동에 지장이 있을 것 아닌가?


이러면서 비밀은 하나씩 새어나가게 된다. 박강림 총경을 만났다. 솔직히 말했다. 말하는 김에 김윤대 사이보그의 존재도 말해버렸다.


경찰에서 혹시 김혜련을 수배했다면 수배를 풀라고 했다. 박강림은 내 부탁은 뒷전이고 사이보그에 대해 궁금증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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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58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48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48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1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49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7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1 1 10쪽
»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5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59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1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1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1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3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0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7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5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6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1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4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78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8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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