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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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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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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94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9.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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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DUMMY

예상대로 이설화 대위가 식사를 겸한 대화 자리에 나와 있었다. 김혜련 소좌와 자신의 몸을 나누어 쓰고 있을 이설화 대위의 눈치를 살피느라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에 제대로 정신을 집중할 수 없었다.


“우리 이설화 대위는 처음 보시지요? 참 똑똑하고 인물도 훤하지 않습니까? 우리 당의 재원이야요.”


“아, 그러시군요. 어디서 잠시 본 것도 같습니다만 기억이 선명치는 않습니다. 그나 저나 이설화 대위라고 하셨지요? 잘 부탁합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번에 만나 뵀던 김윤대 대표님은 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돼 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김혜련 소좌가 그렇게 된 것도 저로서는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참 훌륭한 여성 동지였는데 다 제 책임 같아 죄송합니다.”


나는 이설화 대위와 몇 마디를 주고받으며 이설화 대위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 봤다. 지금 말하는 사람이 이설화 대위인지 김혜련 소좌인지를 알고 싶었으나 끝내 알 수가 없었다. 이설화 대위의 몸을 나눠 살고 있는 두 사람은 갈등 없이 잘살고 있을까? 잘살고 있다면 비결이 무엇일까가 궁금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에 대한 태도가 변화가 전혀 없을까? 나는 유심히 김위원장의 태도를 살폈다. 겉으로는 길동1이든지 길동2든지 누가 되든 ㈜신성의 사업을 잘 이끌어나가길 바란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김혜련 소좌를 보내면서까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던 때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


달나라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이 전혀 없었다. 혹시 김정은 위원장도 정철민 대통령처럼 나를 견제하는 것일까? 나 혼자 생각이지만 남북 정상의 태도는 홍길동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 전과는 미묘한 변화들이 읽혔다. 부디 나 혼자만의 의심이기를 바랐다.


“그래, 우리 개마고원 비차 공장 가동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 위원장님께서는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오,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오셨단 말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혹시 그 사고 후에 개마고원 공장은 어떻게 되나 걱정하실까 봐 이렇게 제가 직접 와서 설명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나는 걱정 안 했어요. 남조선의 공장들이 잘 돌아간다고 보고를 들었고 미국 의 공장에도 이상이 없다고 들었어요. 당연히 개마고원 공장도 이상이 없겠거니 생각하고 있었습네다.”


“그리고 김혜련 동지가 안타깝게 된 점에 대해 ㈜신성을 대표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도 드리러 왔습니다.”


“아, 그건 참 너무 안타깝게 됐어요. 물론 홍길동님의 희생도 있었지만 우리 공화 국의 인재 중의 인재였던 김혜련 소좌가 그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 나는 한동안 슬픔을 가누지 못하였더랬습니다.”


“김혜련 소좌의 부모님이라도 만나 뵙고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 그거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네다. 내가 다 대신해서 위로의 조치를 해드렸습네다.”


“아, 그러시군요. 고맙습니다.”


대화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김정은 위원장은 그만 만남을 끝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는 한마디만 더 하고 일어나자는 심정으로 달나라 프로젝트를 꺼냈다.


“위원장님, 그리고 달나라 프로젝트도 다시 가동할 예정입니다.”


“아, 그래요? 그럼 잘 하시라요. 자, 그럼 오늘은 내가 할 일이 좀 많아서리...”


나는 뻘쭘했다. 내가 북한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이설화 대위의 안내를 받아 위원장실을 물러 나왔다. 나오면서 이설화 대위에게 몇 마디 물어보는 걸로 민망함을 애써 지우려 했다.


“솔직히 물어볼게요. 지금 두 사람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 아닙네다. 아직 뭐가 뭔지... 너무 힘듭네다.”


“다 내 탓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김혜련 동지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는 것 보다는 낫다 생각하시고 참다 보면 좀 익숙해지지 않겠습니까?”


안내를 받아 위원장실을 물러 나오는 짧은 순간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한 채 나는 북한을 떠나와야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나는 남북한 정상들의 태도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들의 태도 변화가 썩 유쾌하지 않았다. 나를 한반도 통일의 영웅처럼 떠받들던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무슨 장사치 대하듯 하는 게 나를 내심 불쾌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들이 대놓고 나를 무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은근히 나의 마음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남북 정상의 심기 변화를 너무 골똘히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내가 필요하면 언제라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나에게 미소를 보일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그런 미묘한 문제보다는 눈앞의 과제를 빨리 해결해야 했다. 비차를 공중폭파시킨 테러의 진상을 밝히고 범인들을 색출해 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박강림 총경과 김수영 부회장을 불러 의논했다.


“내 고민은 이겁니다. 내가 전광선을 잡아들이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아 직 놈들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물증이 없습니다. 물증이 없으니 내가 놈들을 처단하더라도 자칫 명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거죠.”


“그럼 물증을 확보하면 되잖습니까? 사고 당시를 재구성할 디지털 기록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을 겁니다. 그것들을 잘 모은다면 놈들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빼도박도 못 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박강림 총경의 이 말에 인터폴에서 사고 당일 아침 세계 여러 나라의 비행장에서 전광선의 핵추진 비행기 수십 대가 동시에 이륙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나는 박총경에게 이 말을 전했다.


“아니 이 중요한 정보를 왜 이제야 나한테 주는 겁니까? 알겠습니다. 그 비행기들 의 항로를 추적해 보면 대체적인 그림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외교부에 이야기해서 전광선의 여권을 무효화해야겠어요. 경찰에서는 인터 폴과 협조해서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 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적색 수배도 내려야 할 것 같네요. 아, 그런데 왜 이런 기초적인 조치도 돼 있지 않은 거죠?”


김수영 부회장의 지적에 박강림 총경이 기억을 되살렸다.


“테러 직후 상부의 분위기가 좀 묘했어요. 북한과 미국이 관련되어 있으니까 조심 히 다뤄야 한다는 논리로 어떻게 하다 보니까 사건 수사가 흐지부지되어 버렸어요. 아, 왜 그랬을까요? 나도 이런 기초적인 조치조차 안 돼 있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었네요.”


“김민석 대통령 실장을 구속할 때 당연히 전광선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서 구속시 켜야 했는데 김민석 구속으로 끝나고 말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점이 하나 둘이 아니에요.”


나도 전광선에 대한 수사가 이렇게까지 엉망인 채 끝났다는 게 믿기 어려웠다. 그때 박강림 당시 경감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상부에 보고했는데도 왜 바로 잡아들이려 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궁금했다.


박강림 총경은 인터폴과 공조하기 위해 프랑스 리옹의 인터폴 본부에 파견돼 있는 경찰청 외사국 소속 인터폴 협력관들에게 연락했다. 사고 당일 오전 이륙한 핵 추진 비행기들의 이륙 기록들을 수집하고 전광선과 ‘조카’, 김연성 등에 대한 수배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며칠 후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일 오전 이륙한 비행기는 중남미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그리고 아시아의 미얀마, 파키스탄, 중동의 예멘, 아프리카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각각 두 대 이상씩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경 일제히 이륙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 비행기는 비차 사고 직후, 이륙했던 공항으로 대부분 돌아왔으나 부르키나파소에서 이륙한 비행기 한 대만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비행기가 비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였다.


박강림 총경은 이같은 자료를 건네받고 전광선의 세력범위가 생각보다 광범위해 적지않이 놀랐다. 물론 전광선이 혼자 이같은 세력을 구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각국의 범죄세력들과 연계했을 터이나 어쨌든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가 예상을 훨씬 넘어선 건 분명했다.


박강림 총경은 비행기 항로들을 추적하는 민간 사이트들을 뒤졌다. 세계 8개국에서 이륙한 21대의 핵 추진 비행기의 궤적은 민항기들의 고도를 훨씬 지나 거의 대기권 끝에까지 올라갔다가 10시 직후 다시 출발공항으로 귀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핵 추진 비행기들은 비차 때문에 상업적 시장에서는 퇴출되었지만 아직도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지의 저개발국에서는 사용되고 있었고 특히 범죄집단들에서 마약이나 조직원 운반용으로 수백 대 이상이 아직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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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59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48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49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1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49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7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1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5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60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1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1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1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3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0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8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6 0 10쪽
»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7 0 9쪽
108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2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4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78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9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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