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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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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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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9.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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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 107. 한 몸에 두 영혼 >

DUMMY

정철민 대통령은 어쩌면 이번 사고가 자신에게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홍길동과 비차가 워낙 세계적인 관심을 받다 보니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철민보다는 홍길동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자칫 홍길동이 다음 대선에 출마라도 하면 자신의 꿈인 통일 대통령은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었다.


내가 길동2라고 하면서 정철민 대통령을 만나는 날 나는 나의 의심이 단순히 의심만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통령님, 지난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신성의 달나라 프로젝트는 아무 문제 없이 다시 추진될 겁니다. 예전과 같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아니, 뭘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있습니까? 비차는 우리나라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것만으로도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지난번 사고도 있었으니 이제 쉬어가면서 차근차근 추진해 가세요. 누가 빨리 달나라 가자고 재촉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대통령의 말인즉 틀린 말은 아니었으나 말하는 어조, 뉘앙스가 과거와 달랐다. ㈜신성을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정철민 대통령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리 두 분이 쌍둥이 형제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처 음부터 이 일을 해오신 분이 아니잖아요? 다시 말씀드리면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러니 천천히 실력을 검증받아 가면서 달나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에요.”


길동2를 완전히 밀어내는 건 아니지만 과거 길동1에게 매달렸던 것과 같은 간절함은 없었다. 나는 내심 섭섭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었더니 보퉁이 내놓으라고 한다더니 그동안 비차로 단물은 빨 만큼 빨았으니 더 이상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들렸다.


그렇다고 순순히 물러날 내가 아니었다.


“대통령님, 어쨌거나 우리는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조만간 날 짜를 정해 다시 달나라 여행에 나서겠습니다. 그리고 부탁 하나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도 아시겠지만 그날 사고는 비차의 기술결함이나 조종 미숙 등의 자체적인 이유로 발생한 게 아니잖습니까? 전광선과 그 일당들이 비차의 진로에 핵추진 비행기들을 수 십 대 띄워 놓은 때문 아닙니까? 알고 계시는 거죠?”


“뭐, 보고는 그렇게 듣고 있어요. 그런데 놈들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국제적인 범죄 카르텔과 힘을 합치고 있다는 정보도 있고요.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 같은 곳에 은신하고 있으면 그나마 나을 텐데 이놈들이 아마도 동남아나 남미 같은 정치가 불안한 나라에 숨어있는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런 국가들하고는 국제사법 공조시스템을 가동시키기가 쉽지 않단 말이죠.”


“알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상황은 잘 파악하고 계신 걸로 보입니다만 부탁드린다 면 이자들은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인류의 발전에 중대한 공헌을 할 사람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놈들을 붙잡아 감옥에 처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부디 대통령님께서 이놈들을 잡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간절히 대통령에게 부탁을 했지만 대통령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정 그렇다면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잡는 수밖에 없다’고 다짐하면서 대통령실을 나섰다.


김윤대 대표의 ‘얼’이 깃든 이용준 앵커는 혼란을 겪고 있었다. 기존의 이용준과 새로 깃든 김윤대가 하나의 몸을 셰어하려면 정교한 규칙이 필요했다. 그 규칙은 하루아침에 마련될 수 없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이용준 앵커는 뉴스를 마치고 아차산으로 나를 찾아왔다. 우리 ‘식구 모임’ 때 외에는 개인적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이용준 앵커의 눈치를 살폈다. 지금 누구의 ‘얼’이 이용준 앵커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했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


“길동님, 지금은 김윤대입니다.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그냥 나 혼자 살 수 있는, 죽은 사람 몸 없을까요? ‘얼’은 떠나가고 몸은 아직 살아있는 그런 청년의 몸이 있으면 나는 그 몸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이용준 앵커의 몸을 나눠 비좁게 살다 보니 너무 힘듭니다.”


“아, 이해는 하는데 나는 생사를 관여하는 절대자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어디서 그런 몸을 찾을 수 있겠어요? 불편하더라도 지금처럼 살아보세요. 적응이 되지 않겠어요?”


“아, 어려울 것 같아요. 적응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용준 앵커도 워낙 개성이 강한 사람이고 나는 나대로 워낙 이과적인 사람이 되어놔서 둘이 어느 것 하나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게 없습니다.”


김윤대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와서 병째 벌컥벌컥 나발을 불었다. 이렇게 된 것이 심히 유감스러웠지만 나는 신이나 염라대왕이 아니었다. 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유감스럽네요.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서...”


김윤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자세히 보니 등이 들썩이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고 사나이가 울긴 왜 웁니까?”


“길동님, 안 울게 됐습니까? 길동님 같으면 안 그러겠습니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적응을 위해 노력을 해보라는 말 이외에는 나도 할 말이 없네 요. 참 유감이에요”


갑자기 김윤대가 고함을 질렀다.


“아아~~, 환장하겠습니다. 길동님~~”


나는 그의 심정을 이해했다. 24시간이라는 시간의 한계 속에서 어떻게 두 사람이 온전히 각각의 삶을 살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이 살아나면 다른 사람은 죽어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나의 마음을 읽은 듯 이용준 앵커가 살아난다.


“길동님, 이번에는 이용준입니다. 김윤대 대표만 힘든 게 아닙니다. 이 양반 왜 갑 자기 나에게 와서 붙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 참, 나도 환장하겠습니다.”


“아니, 이용준 앵커, 조금 전 뭐라고 했습니까? 내가 당신한테 와서 붙었다고요? 그럼 귀신이 붙었다는 말입니까?”


“그거랑 마찬가지지요. 뭐 다른 거 있어요? 내가 다행히 아는 사람이어서 그나마 내가 심한 말을 참고 있는 거지, 사실상 당신 귀신이잖아?”


“뭐라고? 당신 정말 이렇게 나올 거야? 그래도 그동안 알고 지내온 세월이 얼만데 나를 귀신이라고? 그럼 굿이라도 해서 나를 쫓아내 보시든가?”


이용준 앵커 몸의 두 주인이 서로 상대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모습이 모노드라마 같아 보였다. 나는 그래서는 안 되었지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어쩌지 못하고 풋!하고 웃고 말았다.


“아니, 이래도 되는 겁니까? 재밌어요?”


이용준인지 김윤대인지 아니면 두 사람이 합쳐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웃음에 격하게 반응했다.


“아, 쏘리. 미안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두 사람의 사정이 하도 딱해서 진지하 려고 노력을 했는데도 그만... 미안합니다”


두 사람은 나에게 소득 없는 하소연만 늘어놓다가 밤이 이슥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이용준 앵커가 미혼이어서 그렇지 만약 기혼이고 아이들이라도 딸려 있었다면 혼란은 더욱 컸을 것 같았다.


***


홍길동으로 다시 세상에 돌아오고 나서 할 일이 태산이었다. 사람 하나가 사고로 죽었다고 해서 이렇게 모든 일이 올스톱될 수 있는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그만큼 비차 생산이라든가 달나라 여행 프로젝트 등이 내가 없으면 지속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는 뜻이리라.


TTM의 건설 공사는 내가 홍길동2로서이긴 하지만 다시 개입하면서 재개되었다. 공사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중요했지 홍길동이 죽었냐 살았냐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홍길동이 죽었더라도 공사대금만 제 때에 지급되면 그들은 공사를 중단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생산이 일시 중단되었던 전 세계의 비차 생산 공장들도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 달나라에 가는 도중 사고가 발생했지 지구상에서 날아다니다가 사고가 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는 완벽한 이동수단이 생산이 중단될 이유는 없었다.


서서히 국제 주식시장도 비차와 관련해서 안정을 찾는 것 같았다. 주가도 사고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회복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하이든 미 대통령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최고 지도자들도 조만간 만나 비차와 관련해서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내가 직접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다. 길동1이 아니더라도 길동2라도 직접 만나 설명을 들으면 믿음이 더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평양으로 날아갔다. 나는 익숙한 장소들이었지만 길동2로 행동하려니 조심스러웠다. 너무 아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이상하게 볼까 봐 조심조심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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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 127. 전광선, 김연성의 처형 방식 > 23.05.08 59 1 9쪽
127 < 126. 극비의 남북합동하야발표 준비 > 23.05.05 48 1 9쪽
126 < 125. 미국이 의심하다 > 23.05.04 49 1 9쪽
125 < 124. 남북 지도자, 동반퇴진하기로 > 23.05.03 51 1 10쪽
124 < 123. 김정은, 나도 물러나겠소 > 23.05.02 49 1 9쪽
123 < 122. 대통령에게 하야를 압박하다 > 23.05.01 47 1 10쪽
122 < 121. 김연성의 저택을 폭격하다 > 23.04.30 51 1 10쪽
121 < 120. 김혜련 사이보그, 경찰에 연행되다 > 23.04.29 55 0 9쪽
120 < 119. 나보고 대통령이 되라고? > 23.04.28 60 0 9쪽
119 < 118. 대통령과 전광선의 관계? > 22.11.12 251 1 11쪽
118 < 117, 사이보그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 22.10.29 71 1 10쪽
117 < 116. 국정원장을 영입하다 > 22.10.29 69 1 10쪽
116 < 115. 궁금해 죽겠는 식구들 > 22.10.22 66 1 10쪽
115 < 114. 정철민 대통령의 속셈 > 22.10.22 61 1 10쪽
114 < 113. 사이보그가 몰고 올 파장 > 22.10.15 63 0 9쪽
113 < 112. 사이보그로 부활하다 > 22.10.15 60 1 9쪽
112 < 111. 전광선을 찾아서 > 22.10.08 68 1 9쪽
111 < 110. 두 사람을 사이보그로 부활시키기로 하다 > 22.10.08 66 1 9쪽
110 < 109, 남북미 정상들은 왜 그럴까? > 22.09.24 76 0 10쪽
109 < 108. 전광선을 잡아라 > 22.09.24 76 0 9쪽
» < 107. 한 몸에 두 영혼 > 22.09.17 72 0 9쪽
107 < 106. 거칠게 살기로 하다 > 22.09.17 76 0 9쪽
106 < 105. 홍길동, 산화하다 > 22.09.03 74 1 10쪽
105 < 104. 전광선의 협박 > 22.09.03 78 2 10쪽
104 < 103. 헬륨-3를 채취한다 > 22.08.27 79 2 9쪽
103 < 102. 김혜련 기자를 선발하다 > 22.08.27 73 2 10쪽
102 < 101. 비차를 군사용으로... > 22.08.20 8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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