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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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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690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5.02 21:53
조회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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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안톤 발루아

DUMMY

안톤 발루아

Anton Valois









“에스텔 왕비님을 만나러 왔단다.”

“죄송하지만 왕비님은 누굴 만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세요..”

“그게 무슨 말이니? 앗! 참..”

안톤은 그제야 오늘 새벽 대왕의 부고소식을 듣고 맨발로 뛰어와 사자의 방에서 그대로 쓰러진 에스텔 왕비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래.. 왕비님께서는 상태가 어떠하시냐?”

“그게.. 왕비님은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십니다. 어의 말로는 며칠을 두고 봐야겠지만..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 하십니다..”

하녀는 갑자기 그리 말하고는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런.. 진정하거라 얘야.. 네 이름이 뭐지?”

“‘에마’라고 합니다..”

“그래.. 나는 왕의 사법관 안톤 발루아경이다. 왕비님과 꼭 할 얘기가 있어 그러니 너는 왕비님이 깨어나시면 곧장 나를 찾아와야 된다. 알겠니? 사법관의 집무실로 곧장 말이다.”

“싫어요. 어의에게 먼저 보일거에요!”

“그래.. 어의 다음으로 꼭 좀 부탁하마..”

안톤은 당돌한 하녀를 보고는 잠시나마 당황했다. 그는 하는 수 없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고야공에게는 내가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내는 수 밖에 없겠구나.’

안톤은 그리 마음먹고 집무실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낮이 돼서도 아직 한 끼도 먹지 못했다.

‘내 정신 좀 봐.. 이제야 배고픔이 느껴지는구나.. 얼른 가서 조금 쉬고 다시 사자의 방으로 가봐야겠다. 대왕님을 그냥 저대로 둘 수는 없지..’

안톤은 대왕의 시신을 거둬 엘로힘 성전으로 운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점에 있어서는 클레어 왕비도 이견이 없을 거라 여겼다.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집사를 불러 음식을 내 오게 하고 지금까지 벌여 놓은 일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곧바로 음식이 나왔고 그걸 먹으며 안톤은 머릿속에 앞으로 그가 추구하는 왕실을 떠올려 보았다.

‘어차피 에릭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레이데니아의 전폭적 지원 아래 오토공의 힘이 강해질 것이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리처드공과 고야공을 바엘전하 편으로 만들어야해.. 우스트라니아나 이스트리아는 다행히도 킹캐슬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이고 이스트리아는 이민족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으니 문제는.. 우스트라니아 정도인가? 흠.. 바엘전하가 하루빨리 섭정에 오르셔야 그들이 딴 마음을 품지 못할 텐데 말이야.. 레오대왕님이 유언장이라도 남겨두셨다면.. 좋았으련만...’

안톤은 식사를 우물거리면서 생전의 레오대왕 생각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그러던 중에 그의 짧은 휴식을 방해하는 자가 나타났다.

“사법관님 클레어 왕비님께서 부르십니다. 저와 함께 사자의 방으로 가주시죠.”

“경은 참으로 이기적이군요. 지금 식사중임이 안 보이십니까? 적어도 식사를 마저 할 시간은 주시죠. 도나르경?”

안톤이 바라보니 갈색머리에 검은 눈을 가진 평범한 키의 도나르 아벨경이 서있었다.

“이런.. 저도 아침을 먹은 지가 좀 지나서 말입니다. 합석해도 되겠지요. 공명정대한 사법관님?”

도나르는 안톤에게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자리에 앉아 안톤이 먹던 훈제구이에 손을 대었다.

안톤은 아버지 마틴경으로부터 물려받은 거대한 팔을 들어 도나르를 당장 땅바닥에 메꽂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어떻게든 억제하여 입에 넣은 음식만을 꼭꼭 씹어 먹었다.

“그나저나 그 크신 몸으로 오늘 아침에 굉장히 부지런히 다니신거 같더군요. 사법관님?”

“흥 내가 내 발로 명색이 왕의 사법관이 되어 킹캐슬에 돌아다니는 것을 일일이 허락받아야 하오?”

“그건.. 아니지만은 뭐 어쨌든 식사는 다 하신 겁니까?”

“그대가 하도 재촉하니 밥맛이 뚝 떨어지는군. 속히 클레어 왕비님을 뵙고 와서 마저 식사를 속행해야겠소.”

도나르가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에 서며 말했다.

“그럼 가실까요? 사법관님.”

안톤은 짜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를 따라 하얀 대리석 복도를 걸었다.

“킹캐슬의 건축물들은 참으로 아름답지 않습니까?”

도나르가 하얀 대리석 복도 벽면에 장인들이 조각한 사자와 아리오니아의 영웅들의 모습을 가리키며 말했다.

“갑자기 쌩뚱맞게 구는군 도나르경.”

“벌써 지은 지 천년이 된 아리오니아의 건축물에 그저 감탄하는 것이지요.”

안톤은 도나르경을 무시한 채 오히려 그를 지나쳐 사자의 방으로 향했다. 방 앞에는 버팔로들이 창을 들고 파수를 보고 있었다.

“왕의 사법관님을 모시고 왔으니 멀뚱히 서있지만 말고 문을 여세요.”

도나르경이 뒤따라 안톤경의 옆에 서서 레이데니아 파수들을 향해 명령했다.

문이 열리고 넓은 홀을 지나 계단 위 포효하는 사자의 왕좌에 클레어 왕비가 앉아 있었다.

“어서 와요. 안톤경.”

안톤은 불쾌한 표정을 일부러 감추지 않으면서도 예의바르게 인사를 올렸다.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새벽에 얘기는 끝난 것으로 알았는데요.”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죠..”

클레어 왕비가 고갯짓을 하자. 도나르 경이 병사 한명을 지목해 뭔가를 시켜 밖으로 내보냈다.

안톤은 영문을 모른 채 기다리고 서있는데 이내 밖에 나갔던 병사가 들어왔다.

“안톤경 알아보시겠어요? 그대의 사람들이라 하던데.. 말입니다.”

안톤은 그제야 일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아침에 내보냈던 발루아가문의 병사들 얼굴이 곤죽이 되어 피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발루아가문은 아리온왕국에 누대의 공신가문이거늘 어찌 저의 집 사람들을 핍박한단 말입니까?”

“물론.. 나도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저들한테서 이런 편지지가 나왔더군요?”

클레어 왕비가 곁에 선 시녀에게서 3장의 편지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건..”

“내용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안톤경.. 경은 새벽에 내가 명한 것을 잘 이해하지 못 했나 본데.. 경이 바라칼도 장성으로 간다는 것을 만류한 것 말입니다. 편지지 내용을 읽어보니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편지지 내용이 이러한데 멀쩡히 그대를 보냈다가 내가 무슨 꼴을 당할 뻔 했겠습니까?”

클레어 왕비의 힐난에 안톤은 개인의 안전보다는 왕비 몰래 편지에 써가며 짜둔 계획이 까발려진 것에 대한 수치심으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오해의 소지가 없기 바랍니다. 클레어 왕비님.”

“오해의 소지라..”

클레어 왕비는 안톤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대수롭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안톤경 그대야 말로 오해의 소지가 없기 바랍니다. 도나르경?”

“네 왕비님”

클레어 왕비는 안톤의 옆에 선 수도경비대장 도나르경을 불러 명했다.

“지금 당장 팔라딘들의 무장을 해체시키고 그들을 맨 몸으로 팔라딘 숙소에서 쳐 나오지 못하도록 감시하세요.”

“네 존명”

도나르 아벨은 마치 길들여진 개처럼 클레어 왕비의 말을 받아내기에 급급했다. 적어도 안톤의 눈으로 보기엔 그랬다.

“그리고.. 끝으로 안톤경”

안톤은 대답하진 않았지만 검은 두 눈을 들어 왕비를 노려보았다.

“안톤경 그대는 집무실에서 대기해도 좋아요. 허나 내 허락 없이는 당분간 집무실에서 나오지 못할거에요. 이해하시겠지요?”

“제 시종들.. 병사들과 집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걱정말아요. 안톤경... 그대의 손발이 되어줄 발루아가문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대의 편의를 돌보기에는 궁안에 하인들이 충분하니까.”

그 말 인즉 안톤의 손과 발을 모두 잘라 놓겠다는 의미였다. 안톤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왕좌 뒤 침소에서 커튼을 가르고 레오대왕이 살아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소피아 왕비님은 아직 인가.. 큰일이군.. 소피아 왕비님께서 눈치를 채시고 그만두셔야 될 텐데.. 괜히 나 때문에 폐를 끼칠 줄이야..’

안톤은 도나르경이 이끄는 ‘피묻은 외뿔투구’ 문장의 아벨가 병사들에게 끌려가다시피 사자의 방을 나서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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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호판
    작성일
    16.06.07 18:17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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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바엘 바바로사 16.04.30 220 1 7쪽
40 바엘 바바로사 16.04.30 24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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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3 1 8쪽
37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93 1 8쪽
36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1 1 8쪽
35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76 1 7쪽
34 고야 드라기스 16.04.30 230 1 8쪽
33 고야 드라기스 16.04.30 171 1 7쪽
32 고야 드라기스 16.04.30 191 1 7쪽
31 고야 드라기스 16.04.30 204 1 7쪽
30 고야 드라기스 16.04.30 19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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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도르곤 토스카 16.04.30 157 1 7쪽
27 도르곤 토스카 16.04.29 190 2 7쪽
26 도르곤 토스카 16.04.28 201 2 8쪽
25 도르곤 토스카 16.04.27 241 2 8쪽
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8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30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63 3 7쪽
21 사울 바바로사 +2 16.04.23 307 3 8쪽
20 사울 바바로사 +2 16.04.22 114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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