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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689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30 13:33
조회
192
추천
1
글자
8쪽

에스텔 드라기스

DUMMY

에스텔 드라기스

Estelle Drakish









‘이제는 소피아 왕비인가? 지루할 틈이 없구나.’

에스텔은 그 순간 만큼은 정말로 아들인 안달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바엘저하도.

‘내가 왜 바엘저하를 생각하는걸까?’

에스텔은 피로가 엄습하는 것을 느끼고 잠시나마 눈을 부치기 위해 침대에 몸을 뉘였다.

‘똑 똑’

“왕비님 소피아 왕비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 그래 들어오시게 해라”

시녀 에마가 에스텔의 목소리가 갈라진 것을 듣고 걱정되어 문을 열어 말했다.

“왕비님 몸도 안 좋으시면 나중에 오시라고 전할까요?”

“아니다. 괜찮으니 들어오시게 하렴.”

에스텔은 에마가 항상 자기를 신경써주는 점이 고마웠다. 다른 시녀들은 클레어 왕비가 왕세자의 어미라서.. 그리고 소피아 왕비는 차남을 낳았기에 눈치를 보아 은근 자신을 업신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에마만큼은 눈치코치 없이 온전히 자신을 위해 일해주어 그 어떤 시녀들보다도 에스텔이 총애하였다.

“에스텔님 많이 편찮으신가 봅니다.”

소피아가 걱정스러운 갈색 눈을 들어 에스텔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걱정을 끼쳐 죄송합니다. 왕비님”

“단 둘이 있을 때는 그냥 소피아라고 불러요.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얼만데..”

‘문득 오전에 사자의 방에서 들어본 말인 듯하여 속으로 중얼거렸다.’

“.. 그럼 저한테도 그냥 에스텔이라 부르세요.”

소피아가 천진무구한 눈웃음을 지으며 ‘그럴까요?’라고 해주었다. 에스텔은 그 모습이 마냥 천사같다고 생각했다.

‘소피아님은 여전히 아름다우시다.’

“어머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아니에요. 어쩜 그리 얼굴이 고우세요?”

소피아는 민망스러운지 뺨이 불그스레해져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는 에스텔이야 말로 여전히 젊고 아름다우신데요 뭘”

에스텔로선 전혀 생각지도 못한 평이다.

“에이 그럴 리가요.. 주름살이 이렇게 많이 지는걸요.”

소피아가 그 말을 듣고 손으로 자기 얼굴 요모조모를 가리키며 자세히 들여다 보게 했다.

‘왜 소피아가 여전히 피부가 처녀의 그것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했을까?’

에스텔은 지금 자세히 보니 소피아도 나이가 들어 피부 주름은 자신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스텔 나는 늙어가는 얼굴을 보면 하루가 그렇게 재미없고 우울한지 모르겠어요.”

에스텔은 소피아의 그 말에 깊은 공감을 하였다.

“어머 저도 그런걸요. 특히 요즘같이 아들도 떠나고 궁안에 아무도 없으면 적막해서 기분도 우울해지는거 같아요.”

소피아와 얘기를 하니 이런 대화가 자매가 대화하는 그것과 비슷한 것이려나 싶었다. 외동이었던 에스텔은 항상 형제자매를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그동안 소피아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거리감을 두려는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지나간 세월을 붙잡고 묻고 싶어졌다.

‘소피아님은 좋은 사람이구나.’

“그런데 에스텔.. 폐하께서 무슨 일로 부르신 겁니까?”

‘이렇게 갑자기?’

에스텔은 클레어 왕비에게 말했던거처럼 다시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싶었다. 어렵게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상대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이번 질문이 본론일 수도 있겠다 싶어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착’ 가라앉았다.

“그냥요. 요새 제가 몸이 안 좋았자나요. 폐하께서도 걱정이 되셨는지 본인 몸도 안 좋으신데 불러주셨더라고요.”

“폐하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요? 아.. 미안해요 자기 몸도 안 좋은데 에스텔..”

“아니에요 소피아 그런 말 말아요. 나는 우리 둘이가 이제 막 친근한 자매처럼 느껴지는걸요.”

소피아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행이다. 난 또 내가 눈치 없이 행동해버려서 미움 사는 줄 알고..”

소피아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진작에 마음을 터놓고 서로 대할걸 하는 생각이 계속해 들었다.

“생각해보면 우리 자식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고 폐하는 몸이 불편해 누워계시다 보니 누군가에겐 의지는 해야겠는데.. 궁에 사람도 없고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알고 보면 클레어 왕비님이나 에스텔이더라고요.”

에스텔은 굉장히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소피아 이제 우리 그러지 말아요. 마음을 터 놓고 함께 좋은 친구로 지내요. 아들들 때문에 서로 괜히 미워하고 시기하는거 이제 나이가 들어 더는 못하겠어요.”

“고마워요 에스텔 그렇게 말해주어서..”

에스텔은 언젠가는 넘어야 될 산이라고 여긴 관계를 오늘 새로 정립하는 순간이었다.

두 왕비는 이제 서로의 왕자들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울이 그래요? 어머 어머머”

“그렇다니까요? 가만 보면 엉뚱한 짓을 많이 해요.”

“안달은 어떻고요.”

에스텔은 어느새 피로함도 잊고 얼굴에 생기를 가득 띤 채 소피아와 대화를 나누는데 즐거움을 가졌다.

‘똑 똑’

“무슨 일이니?”

에스텔이 문밖에 대고 묻자 에마가 나직이 클레어 왕비가 방문했다고 알렸다.

‘클레어 왕비님이?’

소피아도 클레어 왕비라는 말에 얼굴에 웃음기가 걷히고 표정이 사뭇 어두워졌다.

“클레어 왕비님과 선약이 있었나요 에스텔?”

“아니에요 무슨 일로 오신 걸까요.”

에스텔은 소피아와 의자에 앉아 두 손을 가볍게 마주 잡았다가 놓으며 클레어 왕비를 마중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에마가 클레어 왕비를 모시고 궁 안으로 들어오는데 표정이 싸늘했다.

“이런 이런.. 소피아님도 방문해 계신지 몰랐네요. 제가 방해가 된 건 아니겠죠?”

클레어는 대답을 구할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는지 에마가 가져다 준 차를 받으며 눈에 보이는 의자에 아무렇게나 앉았다.

“두 분 무슨 얘기를 그렇게 정겹게 나누고 계셨나요?”

클레어가 찻잔에 잔을 내려놓으며 소피아와 에스텔을 째려보듯이 말했다.

“소피아님이 제가 아프시다는 것을 알고 병문 차 방문해주셨답니다.”

“어머 저도 그런데? 에스텔님 폐하를 뵙고 많이 호전 되 보이시네요.”

클레어 왕비는 에스텔의 말을 재주 좋게 받아넘겼다.

“이렇게 두 분 왕비님께서 병문을 와 주시니 신첩 뭐라 감사의 뜻을 전할지..”

에스텔은 가슴이 트인 곳을 조심스레 여미며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에스텔 이제 연기는 그만하고 아까 폐하를 만나 뵙고 나눴던 얘기나 들어봅시다.”

에스텔은 불같이 안하무인식으로 자신의 궁에서 뻔뻔스럽게 처신하는 클레어 왕비를 바라보며 너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말씀까지는 안 드리려했지만.. 클레어님 때론 말하고 싶지 않은 말도 있는 법이랍니다.”

“나도 눈과 귀가 있는 사람입니다. 폐하가 무슨 큰 결심을 하지 않고서 그대만 불러들여 얘기를 나누 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일 터! 그렇기 때문에 그 의중을 떠보려 온 게 아닙니까 소피아님?”

클레어는 소피아의 대답도 듣지 않고 다시 제 할 말만 이어나갔다.

“이렇게 누구처럼 의뭉스럽게 그대에게 접근해 이야기를 들어 보려하는 거 보단 거침없이 물어보는 편이 낫지 않은가요? 에스텔님”

에스텔은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샘이 폭발하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보이지 않게 시달려온 시샘과 질투마저도 잘 참고 버텨오지 않았던가.’

헌데 오늘은 저런 클레어 왕비를 폐하 앞에서 두둔하고 그 아들 에릭 왕자를 지지해준 것이 매우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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