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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56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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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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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도르곤 토스카

DUMMY

도르곤 토스카

Dorgon Tosca









도르곤이 안톤경을 지켜보니 숙부들로부터 무안을 당해도 내색 한번 하지 않던 자였다. 그런 그가 바바로사 가문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자 바로 눈을 치켜뜨고 언성을 높이는 것이 아닌가?

“내 태도가 어떠냐니 일개 왕의 사법관인 주제에 한 나라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내게 오히려 무엄하게 말 할 수 있는 거요?”

“답답합니다. 시그문드공 공이야 말로 좀 전부터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듣고 판단하시니 제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무엇보다도 대왕께는 어떻게 말을 전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그문드 숙부가 결국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칼집에서 검을 빼 들 기세로 안톤경을 바라보자. 보다 못한 도르곤과 오리엄 숙부 그리고 기수가문의 수장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시그문드 숙부를 만류했다.

“안톤경 빨리 형님께 사과하시오. 아무리 왕의 사법관이라 하여도 그렇지 그렇게 대들면 어쩌자는게요?”

오리엄 숙부가 시그문드공에게 다가가 만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도 화가 많이 나는지 안톤경을 나무랐다.

도르곤이 안톤경을 바라보니 부드러운 얼굴은 온데간대 없고 시뻘개져 노한 얼굴로 앉아서 시그문드공을 노려보고 있었다.

‘야단이네 이러다 정말 큰일나겠어’

도르곤은 안톤경을 일으키며 말했다.

“안톤경도 술이 들어가 그런 것일 테니 잠시 제가 같이 바람을 쐬고 들어오겠습니다. 시그문드 숙부께서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도르곤은 재빨리 안톤경을 데리고 알현실 문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내내 방방 뛰며 욕지거리를 하는 시그문드 숙부의 말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도르곤은 오전에 사냥을 마치고 이사벨과 바람을 쐬었던 장소로 안톤경을 데리고 갔다.

“그러고 보니 고맙다는 말을 깜빡하였군요. 아까의 곤경에서 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귀공자께서는 누군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나는 도르곤 토스카입니다. 시그문드 숙부께서 술이 과했던 것 같소. 그 점은 내가 대신 사과하리다. 안톤경도 이 일로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소.”

“아 그대가 브라기왕의 아드님이셨군요.”

안톤경은 좀 전의 노한 얼굴을 가라앉히고 다시 부드러운 음색으로 도르곤에게 말을 건넸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시그문드 숙부가 왜 저리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안톤경이 물었다.

“숨겨서 무엇 하겠습니까 제가 어린 시절 우스트라니아가 레오대왕에게 패한 것과 그로인해 제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니 시그문드 숙부를 비롯해 우스트라니아인이라면 누구나가 아리온왕국에 조금씩 반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왕의 사법관인 안톤경이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것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건 그럴 수 있다 칩시다. 도르곤님 나도 그런 부분은 다 참아낼 수 있어요. 허나 혼례 얘기는.. 더욱이 두 집안이 그렇기 때문이라도 좋은 해결책이 아니겠습니까? 시그문드공이 왜 그리 화를 내시며 왕가이신 바바로사 가문을 낮추어 보냔 말이오.”

안톤경은 좀 전의 부드러운 음색 대신 다시 언성이 높아졌다. 그도 그것을 인지했는지 다시 흥분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하.. 미안합니다. 나도 모르게 대왕에 대해서 나쁘게 받아들이면 화가 나서..”

도르곤은 오히려 그 점을 높이 사 안톤경을 다시 보기로 했다.

‘이런 자가 우스트라니아에도 있어야 할 텐데.’

“시그문드 숙부께 혈육이라고는 이 몸과 이사벨뿐입니다. 먼 친척으로 오리엄 숙부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정복전쟁에서 형제를 잃으신 분입니다. 저 또한 그 때문에 아버님을 잃었으니 바바로사 왕가에 유감이 없다면 거짓이겠지요. 물론 경이 제안한 대왕의 뜻은 알겠습니다만 숙부는 딸 아이마저 바바로사 왕가에 뺏긴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거 참.. 그렇게까지 응어리가 남아 계신단 말입니까?”

도르곤은 난감해하는 안톤경에게 달리 해줄 어떤 위로의 말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큰일입니다. 레오대왕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안톤경은 정말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도르곤님과 시그문드공도 아시다시피 대왕의 건강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대왕께서는 한시라도 바라카산에서 초원의 개들의 침입을 막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북부와의 오랜 갈등을 이제는 매듭 짓고자 대왕의 뜻을 전하러 온 것인데 제가 뭐라 대왕께 말씀을 올린단 말입니까?”

안톤경은 정말로 난처하여 도르곤에게 사정하다시피 말했다.

“도르곤님이 이번에 나서주시죠. 아리온왕국의 평화가 곧 우스트라니아의 평화이자 번영이 될 것입니다.”

도르곤은 곰곰이 생각하다 안톤경의 말이 크게 어긋남이 없음을 알았다.

“안톤경 잠시 이곳에 혼자 계시겠습니까? 제가 안에 들어가서 숙부님을 뵙고 말을 전해 보겠습니다.”

“정말 고맙소이다. 이번일이 성사된다면 진정으로 아리온왕국은 태평성대를 이룰 것입니다.”

도르곤은 안톤경을 내버려둔 채 알현실로 향했다.

“형님 정말 원군을 보내실 작정이십니까?”

알현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검은 늑대의 브로치를 가슴팍에 달고 있는 오리엄 듀란 숙부가 시그문드 토스카 숙부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다.

“20년 전 나의 형님 브라기왕을 생각하면 원군은커녕 복수하고 싶은 생각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오리엄.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명분도 힘도 없지 않느냐?”

우스트라니아의 지배자 토스카가문의 시그문드공이 이제는 희끗희끗해진 수염을 쓸어가며 말했다. 그의 두 눈은 다시 우수에 찬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주군 어쩔 수 없이 원군을 보낸다하여도 구태여 앞장서 싸우지 않으면 어떻겠습니까?”

한쪽에 우슬로프의 성주 브로켄경이 의견을 제시했다.

“내 생각도 브로켄경과 같소. 구태여 저들을 위해 피를 흘릴 필요도 저들에게 명분을 줘서도 아니 되오.”

비텐베르케의 성주 거버경이 오래된 책상을 ‘탁’치며 브로켄경에게 찬성했다.

“음 경들의 한결같은 우스트라니아를 향한 충심은 잘 알았소이다. 언젠가는 브라기형님의 원수를 갚을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하며 오늘 회의는 우슬로프의 성주 브로켄경 말대로 합시다. 경들은 내일 아침 슐레키성을 떠날 준비를 하시오.”

‘네 존명’

토스카의 기수가문 수장들이 슐레키의 알현실을 유유히 빠져나가며 홀에는 도르곤을 비롯해 숙부 시그문드공과 먼 친척뻘인 헤카델의 성주 오리엄 숙부만이 남았다.

“도르곤 너도 준비 하거라. 너에겐 첫 출정이 되겠구나.”

“시그문드 숙부 드릴말씀이 있어요.”

“그래 얘기해 보거라”

‘안톤경의 얘기는 하지 말자.’

도르곤은 안톤경의 얘기를 꺼내며 얘기했다가는 될 일도 안 되겠다 생각했다.

“숙부 이제는 이사벨의 몸을 생각해야 되요. 일반인도 견디기 힘든 북부에서 이사벨이 앞으로도 건강히 자랄 수 있을까요?”

“무슨 까닭으로 그런 말을 하는거냐 도르곤?”

“계속 들어보세요. 어린애가 불을 피워 논 방안에서도 골골되고 있어요. 이대로 계속 두다간 큰일이 납니다.”

시그문드 숙부가 도르곤을 빤히 쳐다보며 얘기를 들었다.

“숙부도 속으로 생각하시잖아요. 이사벨이 따뜻한 남부에서 자라야 된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냉정히 생각해보세요. 이사벨이 이번에도 요행히 명의가 지어준 약을 먹고 고뿔이 떨어진다 하여 며칠이나 가겠습니까? 몸이 많이 쇠약해지고 있어요. 저는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남부의 이름 모를 귀족에게 시집을 가는 것도 아니고 저쪽에서는 저쪽 나름대로 신경써서 나온 제안이라 생각합니..”

“형님께 그 무슨 무례한 말이냐! 그만 해라 도르곤!”

도르곤이 말을 마치기 무섭게 오리엄 숙부가 버럭 화를 내었다.

“아니다. 오리엄. 도르곤의 말도 맞아. 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한거야. 안톤경을 다시 불러드리렴.”

도르곤은 밖에 있는 안톤경을 불러 들였다.

“시그문드공 좀 전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니오. 공연히 내 기분대로 행동해서 경에게 무안을 준 점 사과하겠소.”

안톤경이 다시 부드러운 음색으로 시그문드 숙부에게 아뢰었다.

“두 집안이 과거의 앙금은 잊고 새로이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대왕께서 직접 저를 지명하시어 시그문드공의 생각을 들어오라 하셨습니다. 부디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십시오.”

“안톤경 조건이 있소.”

안톤 발루아경이 ‘그게 무엇이냐고’ 염려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어차피 이 몸도 우스트라니아 군을 이끌고 바라칼도로 향하는 바 이번 원군에 왕자들도 참가 한다 들었소. 거기서 왕자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답을 올리겠소.”

“대왕께는 그럼 그리 알리겠으니 시그문드공은 너무 지체 마십시오.”

도르곤이 보니 안톤경은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시그문드공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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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5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61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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