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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68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5.0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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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안톤 발루아

DUMMY

안톤 발루아

Anton Valois









“모두들 대왕께서 붕어하셨다는 소식을 어디에도 발설하면 안 됩니다. 전국이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이말 입니다. 대왕의 장례절차는 장차 왕이 될 에릭왕세자가 도착하고 나서야 조치하겠습니다.”

“바라칼도에 에릭왕세자께 전한다고 해도 바엘저하께는 꼭 이 사실을 알려야 됩니다. 두 분은 친형제가 아닙니까?”

클레어 왕비는 할 말을 다 마쳤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가 안톤이 거듭 또 물고 늘어지자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내 어련히 그리 할 겁니다. 바라칼도장성의 에릭왕세자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곧바로 바엘저하께 고하라 일러두었습니다. 파발은 실수 없이 빠른 시일 내에 바라칼도로 도착할 겁니다. 안톤경!”

그렇다면 다행이었다. 안톤은 왕비의 저 말이 사실이길 바랬다. 아니 지금으로서는 그다지 신용이 가지 않았다.

“저어.. 왕비님 ”

“왜 그럽니까 소피아님?” “대왕의 얼굴을 가릴 가리개를 제가 직접 짜서 올려도 될 런지요?”

“...그렇게 하시지요.”

소피아 왕비는 클레어 왕비의 허락을 구한 뒤에 서둘러 사자의 방을 나섰다. 안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클레어 왕비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고 있는데 소피아 왕비님은 어찌 저리도 순진하시단 말인가? 아 .. 참으로 걱정이구나.’

안톤은 클레어 왕비의 빈틈없음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다 무엇이 생각났는지 다시 클레어 왕비에게 고했다.

“왕비님 저는 명색이 대왕의 사법관이옵니다. 파발을 보내셨다는 말씀은 잘 알았으나 바라칼도로 이 몸이 직접 소식을 전해 올려야 겠습..”

“안됩니다. 안톤경 그대는 여기 남아 나와 함께 왕실을 안정시켜야지요. 파발 따위가 능히 해낼 일을 안톤경은 어찌도 그리 나랏일을 등한시 여긴단 말입니까?”

‘이 여자가.. 진정..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안톤은 더 이상 클레어 왕비에 대해 존경심의 일말도 없어진지 오래된 사람 마냥 미워하는 감정이 커져만 갔다. 마침 수도경비대장이 사자의 방으로 들어와 왕비에게 예를 갖췄다.

“왕비님 부르셨습니까?”

“그래요 수도경비대장 도나르 아벨경 대왕의 부고 소식은 이미 접해 들으셨겠지요?”

안톤은 수도경비대장 도나르 아벨경을 가만 바라보았다. 그가 입은 더블릿에는 피 묻은 외뿔 투구 브로치가 달려있었다. 그는 아스타나의 성주 그리드 아벨경의 친동생으로 일찍이 그의 아비 모루아경이 차남인 도나르경의 앞날을 걱정해 킹캐슬 수도경비대장으로 힘을 써주어 대왕이 믿고 기용하였다. 허나 충신으로 알려진 모루아경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자 이들 형제는 레이데니아의 오토공과 결탁해 아타나토이산의 금맥을 좌지우지하며 겉으로도 이미 에릭왕세자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 점을 안톤의 아비인 마틴경은 매우 못마땅해 하였다.

클레어 왕비와 아주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도나르경을 보니 현재 킹캐슬 권력구조에서 쫓겨난 팔라딘들을 제외하고 자신을 도울 어떠한 세력도 없다는 사실에 안톤은 기겁했다.

“왕비님? 할 말 더 없으시면 신 안톤 이만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멀리 나가 계시지 말고 경의 집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으세요. 곧 찾게 될 겁니다.”

안톤은 인사만 하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벌써부터 클레어 왕비의 사람들로 가득한 사자의 방을 나섰다. 물론 딱 한 사람 대왕에 대한 충심으로 가득한 조세프 노인 한 사람을 빼고 말이다.

안톤은 이대로 울리야경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꺼림칙하단 말이지.. 어떻게.. 이 모든 상황이 클레어 왕비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단 말인가? 그것도 하룻밤사이에 말이다!’

안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일단 집무실에서 마음을 추스르며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안톤은 현재 킹캐슬에서 일어난 상황들에 대해 상세히 적은 3장의 같은 내용의 두루마리 편지에 자신의 가슴팍에 달린 발루아가문의 멧돼지 브로치를 떼어내 붉은색의 밀랍인장을 발라 각기 3장의 편지지에 나눠 봉인했다. 그리고 곧장 믿을 만한 발루아 가문 소속 병사 3명을 불러 각각의 편지지를 건네주며 명했다.

“너희 셋은 지금 당장 로벤브룩성과 뉴캐슬, 바라칼도성으로 가서 편지지의 내용을 공개하되 바라칼도성으로 가는 너는 반드시 이 편지지를 바엘저하께 전해야한다.”

‘네 존명’

안톤은 파발의 임무를 맡은 병사들을 보내며 생각을 정리한 듯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울리야경을 만나 봬야 한다.’

안톤은 서둘러 팔라딘들이 머무는 숙소로 향했다. 숙소 앞에는 평소대로라면 근무를 서고 있을 팔라딘들이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안톤이 지나는 킹캐슬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의 임무는 오늘 아침 클레어 왕비에 의해 종말을 고했고 그 결과가 바로 보는 바와 같았다.

“울리야경을 만나러 왔네. 지금 어디계신가?”

안톤은 숙소에 들어가 팔라딘들에게 물어물어 곧 울리야경을 만날 수 있었다.

아젠투르 ‘용감한 자’라는 뜻의 아도니아어의 성을 레오대왕으로부터 하사받고 마지막 북부와의 정복전쟁에서 공을 세워 끝내 레오대왕에게 모든 것을 바친 남자. 그가 울리야 아젠투르였다. 그런 그가 팔라딘의 홀에서 지금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아침식사로 술을 따라 마시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술을 병째 마셨는지 수염에 보기 만해도 끈적끈적할 것 같은 정체모를 액체들이 달라붙어 보기 영 좋지 못했다.

“울리야경 아침부터 웬 술을 이리 많이 드시오?”

그가 반쯤감긴 푸른눈을 들어 술 냄새를 풍기며 말했다.

“왕의 사법관... 안톤경이시구려.. 헌데 여긴 어쩐 일입니까? 이제 곧 장차 왕이 되실 에릭왕세자를 보필하셔야 할 귀한 몸이 시거늘 어찌 이제 곧 궁에서 쫓겨날 야인에게 귀한 방문을 하셨습니까?”

“야인이라니요! 경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거늘 내가 어찌 그대를 폄하할 수 있단 말입니까?”

울리야는 피식 웃음을 머금으며 똑바로 안톤을 바라보았다.

“내 일생을 두라토룸에서 야인의 우두머리로 구르다가 픽트인들을 규합해 레오대왕을 만나 뵙고 그분의 그림자가 되어 평생을 모셔왔소. 그랬는데.. 보시오! 대왕이 돌아가시자마자 어찌 내게 이런 모멸과 수치를 준단 말이오?”

안톤은 그런 울리야경의 사정을 딱하게만 듣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 잘못된 일을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슨 수로 말입니까? 경도 사자의 방에서 똑똑히 들었잖소! 에릭왕세자는 곧 새로운 왕이 될 것이고 나는 대왕의 장례 운구가 끝나면 주인을 따라 순장되는 개 취급을 받게 되었단 말입니다.”

울리야경은 이제 제법 한스런 표정으로 침을 튀겨가며 노여워하고 있었다.

“울리야경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클레어 왕비가 매정해서 그런 것이니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바엘저하를 기다리십시다. 전하께서 오시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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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바엘 바바로사 16.04.30 219 1 7쪽
40 바엘 바바로사 16.04.30 244 1 7쪽
39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26 1 11쪽
38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2 1 8쪽
37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87 1 8쪽
36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08 1 8쪽
35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7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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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고야 드라기스 16.04.30 167 1 7쪽
32 고야 드라기스 16.04.30 188 1 7쪽
31 고야 드라기스 16.04.30 203 1 7쪽
30 고야 드라기스 16.04.30 192 1 7쪽
29 도르곤 토스카 16.04.30 455 1 9쪽
28 도르곤 토스카 16.04.30 156 1 7쪽
27 도르곤 토스카 16.04.29 188 2 7쪽
26 도르곤 토스카 16.04.28 200 2 8쪽
25 도르곤 토스카 16.04.27 238 2 8쪽
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5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61 3 7쪽
21 사울 바바로사 +2 16.04.23 306 3 8쪽
20 사울 바바로사 +2 16.04.22 112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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