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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46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5.02 21:53
조회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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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안톤 발루아

DUMMY

안톤 발루아

Anton Valois









“바엘전하를 말이오?”

“그렇소이다.”

안톤은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바엘전하라..”

“클레어왕비는 한마디로 대왕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빌미로 권력을 장악하려나 본데, 어림없는 소리요. 바엘저하와 이 몸의 아비이신 마틴 총사령관님께서 보고만 있겠소? 행여 에릭 왕세자가 왕이 되는 수순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클레어 왕비가 권력을 행세하는 꼴은 그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영주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외다.”

“물론 그렇기야 하겠지만 경도 알다시피 킹캐슬의 모든 군사력이 클레어 왕비의 손아귀에 들어갔소이다. 나와 팔라딘들이 경의 말을 이해하고 바엘저하를 불러 맞이한다 치더라도 군사력면에서 무슨 도움이 되겠소?”

안톤이 어림짐작 하기에도 그건 그랬다. 팔라딘의 수는 사자의 방과 주요 궁궐을 수호하는 친위대 성격이 짙어 그 수가 사백이 채 되지 못했다. 거기에 반해 지금 클레어 왕비는 수도경비대 사천명과 궁 내부에 레이데니아 백명을 추가로 오토공의 기수가문인 루안니아의 성주 가레드경이 상경할 경우 그 수는 배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울리야경도 한 가지 잊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발루아가문의 로렌브룩성에 얼마간 남겨둔 병사들과 바엘저하의 근거지인 뉴캐슬성에도 대략 킹캐슬로 상경할 병력들이 제법 모일 수 있단 사실을 말이다. 또한 그뿐이겠는가 바라칼도로 보낸 파발이 바엘저하께 당도한다면 바엘저하는 아버지 마틴경과 함께 아리오니아 대군을 이끌고 돌아 올 것이었다.

안톤은 울리야경에게 이러한 점을 인지시켜주었고 울리야경도 이제는 술을 한켠에 치워두고 제법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럼 내가 지금부터 무얼 어찌하면 되겠소?”

“경은 팔라딘들의 수장이십니다. 마침 모든 팔라딘들이 임무에서 벗어나 모두가 집결해 있는 상태나 다름없으니 이대로 병력들을 굳건히 지키고 계십시오. 나는 사방으로 병력들을 모아 볼터이니..”

안톤은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울리야가 잡았다. 그들은 둘만의 결사대를 조직하였다. 끝으로 울리야경에게 과음하지말라 조언을 해주고 서둘러 팔라딘의 홀을 나왔다. 그는 그대로 소피아 왕비의 궁으로 향했다.

‘몸이 두 개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소피아의 궁 입구에는 평소처럼 경비임무를 수행하던 팔라딘들은 없고 하녀들이 지키고 서있어 여차하면 하녀들을 무시하고 출입할 수 있겠다는 허술함에 궁의 위신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음.. 소피아 왕비님은 안에 계시는가?”

“안톤경이 아니십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하녀는 총총걸음으로 빠르게 궁안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있다 나왔다.

“왕비님께서는 대왕님이 그리 가시고 꽤나 충격을 받으셨는지 아침부터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고 계십니다. 급한 볼일이 아니라면 다음에 찾아오시죠.”

“매우.. 급한 볼일이네 잠깐이면 된다고 고해주게!”

하녀는 ‘뭐 이런 무례한 사람이 다 있어?’라는 표정을 지으며 아까와는 달리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기다리길 얼마간에 시간이 흐르고 하녀의 안내를 받아 소피아가 머문 궁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왕비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아닙니다. 안톤경 그런데.. 무슨 일로?”

안톤은 인사를 위해 접었던 허리를 펴 소피아 왕비의 안색을 먼저 살피며 말했다.

“왕비님 시간이 없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저희에게 힘을 보태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안톤은 차분하게 울리야경에게 말했던바 대로 아리온왕국의 권력승계에 대해 소피아 왕비에게 설명해 주었다.

“안톤경..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잘 알겠어요.. 허나 우리가 클레어 왕비의 권력을 제약한다고 해서 무슨 득이 있는 거죠? 에릭 왕세자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장차 어떤 해를 그대에게 입힐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그때 가서 그대는 뭐라 새로운 왕에게 고할 참인가요?”

“하오나 바엘전하가 섭정의 자리에 오르신다면 에릭왕세자님도 뭐라 직접적으로 불쾌함을 표출하지는 못할터.. 어차피 누군가 섭정의 자리에 올라야 된다면 소피아 왕비님께도 안정이 되는 분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톤은 예사 부드러운 음색으로 소피아 왕비를 살피며 말했다. 안톤이 다시 자세히 보니 왕비는 새벽에 사자의 방에서 돌아온 뒤로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 어떤 치장도 하지 않은 채 식음을 피하고 있었다.

“바엘전하가 섭정으로 오르신다면 다른 나라들이 보기에도 공평하고 인정하는 분위기일 것입니다. 지금처럼 클레어왕비가 왕좌에 앉아 국정을 운영하는 것을 정녕 지켜만 보시겠단 말씀이십니까 소피아 왕비님?”

안톤은 소피아 왕비가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있어 추가로 말을 덧붙였다.

“내가 무얼 도울 수 있겠어요? 한낱 힘없는 둘째 왕비인데 말입니다..”

“왕비님이 왜 힘이 없다 생각하십니까? 왕비님의 아버님이신 리처드공은 이 왕국의 재상이시고 에소토니아의 관리자 아니십니까? 그 휘하 기수가문들 또한 스탄 타이곤경을 비롯해 당대의 영웅들이라 할 수 있는데 어찌 힘없다고만 하십니까?”

“안톤경.. 클레어 왕비님은 오늘 새벽에 보셨다시피 매우 치밀하신 분입니다. 또한 그분과 함께 궁 생활을 20년 동안 해온 저로서는 그분께 대항한다는 것이 매우 두려울 수밖에 없군요. 그럼에도 그대는 나를 끌어들이려 합니다. 아니.. 에소토니아를 끌어들이려 하는 것이겠죠? 그대도 무서운 사람이군요..”

안톤은 부드러운 인상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그저 나라에 충성하고 레오대왕을 따랐던 일등공신들의 어려움을 나 몰라라 할 수 없기에 이러는 것입니다.”

“좋아요. 내가 무얼 하면 된다는 거죠? 전쟁을 치르자는 것도 아니니.. 그저 클레어 왕비와 레이데니아가문을 견제하는 것이라면 도움을 드리죠.”

“바로 그것입니다. 전쟁은 20년 전에 이미 끝이 났습니다. 왕비님 그저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에 왕비님이 편지지를 직접 작성해 밀랍인장을 봉해 리처드공에게 보내시면 됩니다.”

소피아왕비는 그 내용에 대해 물었고 안톤은 먼저 보낸 3장의 편지지에 내용을 추가하여 소피아가 편지를 작성한 후 리처드공에게 보내게 하도록 하였다.

“에소토니아는 레이데니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나라입니다. 안톤경.. 충고하건대 발트라니아의 에스텔님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이번일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니 꼭 에스텔님을 만나보셔야 됩니다.”

“그건 염려 놓으십시오. 왕비님 안 그래도 여길 나가면 에스텔님께 갈 참이었습니다.”

안톤은 소피아 왕비의 거듭된 걱정을 들으면서도 애써 위로해주며 서둘러 세 번째 왕비인 에스텔을 만나기 위해 하얀 대리석 복도를 가로질러 걸음을 옮겼다.

‘흠.. 소피아님이 유약한 줄로만 알았는데.. 리처드공처럼 신중한 면모가 보이는구나.. 좀 더 자신감을 갖는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안톤은 나라 안팎으로 가장 지혜롭다 평가되는 인물인 리처드공을 떠올리며 에스텔 왕비의 궁에 도착했다.

에스텔 왕비의 궁은 다른 왕비들의 궁과 달리 매우 소박했다. 안톤의 집무실 크기보다 조금 큰 정도였다. 그 입구에 선 하녀 또한 앞서 소피아 왕비의 궁에서 만난 하녀들과는 달리 그 흔한 귀걸이며 장식품이 전혀 없었고 단지 수려한 미모를 겸비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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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바엘 바바로사 16.04.30 219 1 7쪽
40 바엘 바바로사 16.04.30 24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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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2 1 8쪽
37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86 1 8쪽
36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07 1 8쪽
35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73 1 7쪽
34 고야 드라기스 16.04.30 22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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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고야 드라기스 16.04.30 187 1 7쪽
31 고야 드라기스 16.04.30 20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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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도르곤 토스카 16.04.28 198 2 8쪽
25 도르곤 토스카 16.04.27 238 2 8쪽
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5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60 3 7쪽
21 사울 바바로사 +2 16.04.23 306 3 8쪽
20 사울 바바로사 +2 16.04.22 11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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