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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43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5.02 21:52
조회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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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안톤 발루아

DUMMY

안톤 발루아

Anton Valois









안톤은 할 말을 잃었다. 대왕이 돌아가신지 한시진도 안되어 이렇게 완벽한 대응이 가능하단 말인가? 때마침 소피아 왕비를 비롯해 대부분의 궁정 대신들과 귀족들이 사자의 방에 들어오고 있었다.

“폐하!”

소피아 왕비가 울부짖으며 평상복에 가까운 드레스차림으로 왕의 침소에 뛰어 올랐다. 안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클레어 왕비와 참으로 대조적이라 느꼈다. 물론 이 뒤에 사자의 방으로 뛰어 들어온 에스텔 왕비는 앞서 두 왕비와 비교대상 불가였다. 그녀는 거의 속옷차림에 가운만 입은 채로 등장했다. 심지어 에스텔 왕비는 맨발이었다. 그녀는 왕의 침소로 사람들이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며 모여 있자.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왕비님!”

안톤은 클레어왕비와 상대하는 것도 잊고 그대로 계단을 내려갔다. 마침 가까이 있던 팔라딘들이 그런 에스텔을 안전하게 바닥에 눕히었고 왕의 침소에 도착해 있던 어의가 급히 안톤을 따라 에스텔 왕비에게 달려갔다.

“깊은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한동안 몸도 안 좋으시다가 대왕님마저 돌아가셨으니 몸에 큰 무리가 오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어의는 그렇게 진단을 내리고 에스텔 왕비가 궁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들것을 가지고 온 하인들에게 에스텔 왕비를 모셔 자신을 뒤따르게 했다. 어의가 그렇게 사자의 방을 에스텔 왕비와 사라지자. 다시 정신을 차린 안톤이 클레어 왕비에게 말했다.

“클레어 왕비님 이런 사태일수록 서둘러 바라칼도로 대왕의 부고소식을 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성도에는 가벼이 외부 병사들을 들이시면 안 됩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뿐입니다.”

안톤이 그렇게 소신껏 말하자. 클레어 왕비는 아예 왕의 침소에서 일어나 사자가 포효하는 왕좌에 앉아 말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레오대왕이 앉아 국정을 운영한 바로 그 자리 말이다.

“그대는 아리온왕국의 신하이자 왕의 사법관입니다. 그런 그대가 구 아리오니아 예법을 모른다고 하진 않겠죠?”

“그게 무슨..?”

“예법에 따라 에릭왕세자가 올 동안 잠시 내가 이 나라의 섭정이 됩니다. 그런 내가 대왕의 유지를 받들어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지사! 더 이상 반대의사는 의심을 살 뿐입니다. 안톤경”

안톤은 어안이 벙벙해져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거야 대체!’하고 볼을 꼬집고 싶었다. 그런 그를 나두고 울리야경이 입을 열었다.

“왕비님..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저희 팔라딘들은 평생을 대왕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몸들입니다. 치안은 저희가 맡을 테니 안톤경의 말처럼 외부병사들의 킹캐슬 출입을 다시 한번 재고해 주십시오.”

희끗해진 갈색고수머리에 푸른눈을 가진 두라토룸 숲 픽트인인 울리야경이 결연한 표정으로 클레어왕비에게 고하고 있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울리야경?”

“..?”

울리야경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클레어왕비가 말을 이었다.

“대왕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그대와 팔라딘의 임무 또한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 그대들에게 어떻게 수도의 치안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안톤이 듣기엔 아무리 옳은 말이더라 할지라도 그 말은 남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 한 잔인한 말이었다. 한마디로 울리야경을 너무나도 업신여기는 처사였다. 울리야경은 지난 20년간을 레오대왕의 분신이자 그림자로서 한평생 수고하며 살아왔었다. 그런 그에게 이런 처사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대가 이제 곧 이곳으로 오는 에릭왕세자 아니 에릭왕에게 충성을 다 한다면 다시 팔라딘의 수장으로 재임용할 수 있죠.”

“아뇨.. 왕비님 저는 에릭왕세자에게 충성을 맹세한게 아닙니다. 저와 여기 있는 팔라딘들은 오로지 저기 누워 계시는 대왕께 충성할 뿐이외다.”

울리야경은 사자의 방 넓게 펼쳐진 홀 아래서 클레어왕비가 앉은 왕좌 뒤를 가리켜 말했다. 그 뒤에는 단연 레오대왕이 누워있었다.

“무엄하군요.. 울리야경 그대의 공로를 인정하기에 이번 한번은 넘어간다고 하지만 다음은 없습니다.. 그대들이 에릭왕세자에게 충성하지 않는 다면 그만 이 곳을 떠나줬으면 좋겠는 바람이군요.”

클레어 왕비는 칠흑같이 어두운 두 눈으로 쏘아붙이며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언제 왔는지 왕실 가정교사 조세프가 왕비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왕비님.. 대왕님의 장례를 치르기도 전에 팔라딘들을 내쫓는 것은 대왕께서도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붉은 사자의 왕이신 대왕의 장례 절차에 팔라딘이 빠져서야 되겠습니까? 그들은 생전에 대왕을 신으로 추종하며 맹세한 자들입니다. 적어도 대왕님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는 그들을 가까이 두어야 합니다.”

안톤은 조세프의 구구절절 옳은 말을 들으며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것으로 왕비도 뭐라 하지 못하겠지..’

“.....그래요. 대왕님의 장례에 참석하는 것까지 만이에요. 그 외 왕실과 관련된 모든 업무에서 지금시간부로 팔라딘들의 임무는 종료된 것입니다. 장례가 시작되기까지 어디로든 사라져 버리세요!”

클레어 왕비가 에릭왕세자를 부정하는 울리야경에게 단호하게 말하자. 울리야경은 무덤덤하게 인사를 올리며 팔라딘들을 이끌고 사자의 방을 나섰다.

“왕비님 너무한 처사입니다. 팔라딘들을 이리 내쫓으시다니요!”

안톤은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고 화가나 클레어 왕비에게 따져 물었다.

‘이 여자가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에릭왕을 받들지 못하겠다는 말에 꼭지가 돈 거처럼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구나.’

안톤은 울리야경의 입장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이제는 클레어 왕비를 미워하는 마음도 서슴없이 품을 수 있었다.

“시끄럽습니다. 안톤경 그대도 무례하군요.. 왕의 사법관으로서 누구편을 드는 것입니까?”

안톤은 입밖으로 ‘이제는 에릭왕의 사법관 취급이다 이겁니까?’ 하고 말하려다 참으며 불쾌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자.. 대왕께서 돌아가신 방에서 이리 흥분하시면 아니 되십니다 두 분.. 장차 내세에서 대왕을 어찌 뵈려 하시는 겁니까?”

초로의 조세프가 왕실의 연장자로서 그런 어수선한 상황을 말끔히 해결해주었다.

안톤은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클레어 왕비가 이 방에 들어옴과 동시에 들이 닥친 버팔로문장에 레이데니아 병사들.. 내쫓긴 팔라딘들.. 곧 성도로 들이닥칠 가레드경의 루안니아 병사들.. 전장에서 귀환하게 될 에릭왕세자.. 온통 레이데니아의 소굴이었다.

‘하루아침에 어떻게 이런 일이..’

안톤은 어떻게든 일을 수습해 보려했지만 사자의 방에서 그 누구도 안톤을 도울 사람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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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바엘 바바로사 16.04.30 24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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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2 1 8쪽
37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86 1 8쪽
36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07 1 8쪽
35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73 1 7쪽
34 고야 드라기스 16.04.30 225 1 8쪽
33 고야 드라기스 16.04.30 167 1 7쪽
32 고야 드라기스 16.04.30 187 1 7쪽
31 고야 드라기스 16.04.30 20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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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도르곤 토스카 16.04.29 186 2 7쪽
26 도르곤 토스카 16.04.28 198 2 8쪽
25 도르곤 토스카 16.04.27 238 2 8쪽
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4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59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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