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작품 준비중

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66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30 13:32
조회
225
추천
1
글자
8쪽

고야 드라기스

DUMMY

고야 드라기스

Goya Drakish










“리처드공 저자를 보시오! 화살을 튕겨내고 있소이다.”

고야는 두 눈으로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적장이 양손으로 언월도를 휘둘러 화살을 막아내고 있는게 아닌가?

“퇴각하라! 퇴각신호를 울려라!”

어느새 사울왕자와 레토경을 제쳐두고 각국에 대장기가 있는 리처드공과 고야를 향해 달려드는 적장을 보고 리처드공이 황망하여 퇴각신호를 명했고 에소토니아는 전장을 이탈했다. 그러자 갑자기 기우는 우측날개로 가장 먼저 중군에 있던 아리오니아가 포위되는 형국이 되었다. 그 난전 중에도 적장은 언월도를 휘두르며 에소토니아 병사들과 발트라니아의 병사들을 물 베듯 베어 넘기며 집어삼킬 것처럼 거칠게 말을 몰아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또 다른 붉은 사지기가 고야의 앞에 나아오며 퇴각하는 에소토니아 군과 발트라니아 군의 앞에 섰다.

“할아버님 괜찮으세요?”

“오오 안달!”

“할아버님 놈이 오고 있어요. 제 뒤에 계세요.”

“안 된다. 놈은 무지막지하다. 어서 나와 같이 가자꾸나.”

고야가 서둘러 안달을 막아서고자 했으나 안달은 이미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적장에게 맞서러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가고 있었다.

고야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안달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쓸 수 있는 장수들은 모두 그의 명으로 나가고 없었다.

‘오.. 안달 이놈아 안 된다. 돌아오너라.’

고야는 간절했다. 적장이 마침내 안달이 달려드는 것을 발견하고는 언월도를 휘둘렀다. 멀리서 그 광경을 보는데 첫 합은 절로 눈이 감겼으나 이내 안달의 믿을 수 없는 검술실력에 고야는 사뭇 진지하게 두 장수의 싸움을 바라보았다.

안달이 기합소리를 내며 적장의 옆구리를 노렸으나 적장은 이미 간파했다는 듯이 가볍게 받아치고는 다음 공격을 연속해서 후리고 베었다. 고야는 안달이 괴력의 적장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하여 속으로 응원을 했지만 둘의 기량은 확연히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기세 좋게 달려들어 적장을 세워둔 안달이지만 점점 밀리더니 한손으로 받아치던 적장의 언월도를 힘겹게 두 손으로 받아내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가까스로 머리를 쪼개기라도 하려는 듯 적장의 내리치는 칼날을 피해 안달은 어렵게 말머리를 돌려 고야를 부르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할아버님 피하세요.”

안달이 난생처음 난적을 만난 표정을 지으며 온 힘을 다해 적장의 쫓김을 피하고 있었다.

“고야공 우리라도 먼저 피해야합니다.”

리처드공이 퇴각하다 안달왕자의 원군을 보고 돌아와 거듭 고야에게 피할 것을 재촉했다.

“먼저 가시오 리처드공. 나는 내 손자와 함께 뒤따르겠으니”

고야는 이미 목숨을 내 논 사람처럼 각오하고 대답했다. 리처드공이 미약하나마 에소토니아군의 일부를 남겨둔 채 먼저 떠나자. 고야는 힘 있게 주변의 아군에게 말했다.

“비록 이 곳에서 죽는다 할지라도 저 적장의 손에 죽은 우리 형제들을 생각해서라도 놈은 죽이고 죽자.”

발트라니아군과 일부 에소토니아 군이 감격하여 죽을 각오로 달려드는 적장을 향해 창검의 날을 세웠다.

“누가 감히 우리 군을 핍박하는가!”

우레와 같은 천둥소리를 내며 총사령관 마틴경이 일말에 망설임도 없이 아리오니아산 장검을 휘두르며 안달왕자를 지나가게 한 뒤에 적장을 맞았다.

둘은 서로 검을 들어 온 힘을 다해 일합을 맞더니 말을 멈추었다.

“적장은 이름을 대라.”

먼저 괴력에 초원의 장수가 마틴경에게 물었다.

“나는 아리온왕국 총사령관 마틴 발루아다. 트루칸의 적장도 이름을 밝히라!”

마틴경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울리며 맞받아쳤다.

“나는 알탄원수님의 표기장군 야율아해이다. 내 검을 받아보겠는가? 아리온의 총사령관이여”

“좋다! 비록 난전 중이나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

마틴경이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말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적장 야율아해가 레토군을 물 베듯 할 때처럼 언월도를 휘두르는데 마틴경이 거침없이 검을 받아쳐내며 야율아해의 머리를 쪼갤 기세로 검을 내려쳤다.

적장은 이를 물고 언월도를 하늘위로 들어 올려 막아냈다. 두 대장은 스무합을 넘기며 서로 찌르고 베고 후렸다. 고야는 그런 둘의 싸움을 구경하는 병사들로 인해 무너져가는 우측 날개가 교착상태에 빠져버린 것을 알아차렸다. 어느 한쪽도 물러섬이 없고 물러남이 없었다. 그에 반해 아리온 좌군에 시그문드공이 이끄는 우스트라니아 대군이 결국은 초원의 개들을 박살을 내어 흩어져 도망가는 놈들을 뒤쫓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전진하면서도 엎치락 뒤치락하던 바엘저하가 이끄는 아리오니아군이 그 기세를 몰아 초원의 개들을 짓밟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트루칸 기병들은 좀 전까지의 승세가 역전되자 바라카산으로 서둘러 말머리를 돌렸다.

곧이어 트루칸의 북소리로 퇴각신호가 울려 퍼졌다.

‘쿵쿵쿵쿵쿵!’

오십합을 넘어가던 마틴경과 야율아해는 뚜렷한 승부를 짓지 못하고 마무리 되는 듯 했다.

“승부는 다음으로 미룹시다. 아리온의 총사령관이여!”

“좋다. 뒤쫓지 않겠다. 물러가라!”

마틴경의 단호함에 안달과 고야도 퇴각하는 적장과 초원의개들을 쫓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틴경 이 좋은 기회를.. 적장을 살려 보내다니요!”

고야가 아직 분이 안 풀린 듯 마틴경에게 따져물었다.

“에소토니아군과 우리 발트라니아군이 저놈으로 인해 패퇴했습니다. 그런 적장을 놓아주다니요..”

“고야공 이해합니다만 이번만은 내 얼굴을 봐서 못 이긴척 넘어가 주시지요. 다음 전투에 다시한번 붙고 싶어 이 노장이 오기를 부린 것이외다.”

마틴경이 칼날이 상한 검을 칼집에 꽂으며 그제야 땀이 비 오듯 내리는 얼굴을 닦고 그를 따르던 아리오니아 병사들을 이끌고 바엘저하가 있는 곳으로 합류했다.

“가시지요. 할아버님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고야는 선선히 ‘괜찮다’하고 안달과 함께 발트라니아 군을 수습했다. 초원의 개들이 물러가고 남은 전장에는 수천발의 화살이 땅에 꽂혀 있었고 적들이 가져온 탑차와 공성무기가 아군이 불화살을 쏴 검게 타서 그을려 있었다. 또한 양군의 전사자로 인해 시체가 즐비했고 부상자들의 신음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으며 까마귀와 인근의 각종 새떼들이 공중에 창궐하여 때 아닌 잔치를 시작하려하였다.

부상을 당한 기사들과 지휘관급에서도 전사자가 나와 도저히 저 높은 둥지에서 회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자. 마틴경은 요하임공에게 협조요청을 내려 광장에 임시 대형 막사를 짓고 그 안에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각 군의 전사자와 부상자들의 피해규모를 확인해서 되는대로 즉시 막사의 내게 보고토록 하시오. 그리고 다들 식사도 제대로 못 하셨을거란건 알지만 비상사태인 만큼 각자 알아서 해결하시고 늦어도 해가 지기 전에는 이 자리로 오시어 회의를 진행하도록 합시다.”

각 군의 수장들이 막사를 빠져나오며 고야는 물끄럼이 마틴경을 바라보았다. 마틴경이 비록 총사령관으로서 지시 및 간섭할 도리는 하며 명령을 내리고 있었으나 얼굴이 적들의 피로 피범벅이 되어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자. 같은 노장으로서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나가려는 발걸음도 마다하고 고야는 다시 막사 안으로 들어와 마틴경에게 말을 건넸다.

“마틴경 보고를 해오더라도 각자 시간이 걸릴 터 그동안 경의 몸을 돌보고 계시지요. 일단 세수부터 하셔야 될게요.”

마틴이 호탕하게 웃으며 고야공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야공도 얼른 가서 보고할 일들을 알아갖고 내게 오시오. 나도 지금 세수하고 오리다. 한숨 돌리고 있으리다.”

고야는 이아손과 안달의 부축을 받으며 막사를 나왔다.

‘아직도 발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구나.’

고야는 전투에서 너무 놀라 기력이 모두 소진되는 것을 느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도니아 서사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안톤 발루아 +1 16.05.02 406 1 8쪽
48 안톤 발루아 16.05.02 154 1 8쪽
47 안톤 발루아 16.05.02 215 1 7쪽
46 안톤 발루아 16.05.02 198 1 7쪽
45 안톤 발루아 16.05.02 200 1 7쪽
44 바엘 바바로사 16.04.30 200 1 8쪽
43 바엘 바바로사 16.04.30 197 1 8쪽
42 바엘 바바로사 16.04.30 188 1 7쪽
41 바엘 바바로사 16.04.30 219 1 7쪽
40 바엘 바바로사 16.04.30 244 1 7쪽
39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26 1 11쪽
38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12 1 8쪽
37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87 1 8쪽
36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208 1 8쪽
35 에스텔 드라기스 16.04.30 173 1 7쪽
» 고야 드라기스 16.04.30 226 1 8쪽
33 고야 드라기스 16.04.30 167 1 7쪽
32 고야 드라기스 16.04.30 188 1 7쪽
31 고야 드라기스 16.04.30 203 1 7쪽
30 고야 드라기스 16.04.30 192 1 7쪽
29 도르곤 토스카 16.04.30 455 1 9쪽
28 도르곤 토스카 16.04.30 156 1 7쪽
27 도르곤 토스카 16.04.29 188 2 7쪽
26 도르곤 토스카 16.04.28 200 2 8쪽
25 도르곤 토스카 16.04.27 238 2 8쪽
24 사울 바바로사 16.04.26 265 2 8쪽
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22 사울 바바로사 +2 16.04.24 361 3 7쪽
21 사울 바바로사 +2 16.04.23 306 3 8쪽
20 사울 바바로사 +2 16.04.22 112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