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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51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28 14:55
조회
198
추천
2
글자
8쪽

도르곤 토스카

DUMMY

도르곤 토스카

Dorgon Tosca









“오리엄경 도르곤님과 함께 계셨군요.”

“오 거버경 이제 돌아가시는 길입니까?”

비텐베르케의 성주 거버 다키아경이 갈색머리로 고개 짓을 하며 사냥한 여우를 가리켰다.

“한낱 여우정도지요 뭐”

“잘됐군요. 동상에 걸리기 전에 같이 돌아 가시죠.”

그리하여 오리엄 군과 거버 군이 도르곤과 함께 ‘검은 늑대’와 ‘전투도끼’ 깃발을 휘날리며 말머리를 함께했다.

이윽고 도착한 험프리가문의 슐레키 성위에는 산을 들어 올리는 타이탄 대장기와 슐레키의 뱀 문장 기, 산양, 전투도끼, 까마귀, 천칭자리, 검은 늑대의 기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도르곤은 성에 들어가 사냥한 고라니의 손질을 오리엄 숙부에게 부탁하고 여동생 이사벨을 만나러 갔다.

이사벨은 침대에서 좀처럼 나오는 법이 없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창문을 열고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사벨 또 고뿔에 걸리면 어떡하려고 창문을 열어두고 있어?”

“오빠 언제 왔어?”

“방금 사냥마치고 왔지. 어디 이마에 열 좀 볼까?”

도르곤은 비록 시그문드 숙부의 딸이지만 자신에게 하나뿐인 혈육이자 여동생인 이사벨을 끔찍이도 아꼈다.

“어제보단 열이 조금 내린 것도 같은데?”

“정말? 그럼 밖에 바람 좀 쐬러 나가도 돼?”

도르곤은 괜한 말을 한 거 같았지만 어린 이사벨이 방에만 있기에는 너무 공평치 못한 거 같아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대신 정말 금방 들어오는 거다? 알았지?”

“응!”

도르곤은 깃털처럼 가벼운 여동생을 등에 업고 슐레키 성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사벨은 펄펄 내리는 눈을 맞으며 두 팔을 벌리고 신나서 눈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이사벨 그러다 떨어질라. 조심해야지”

“괜찮아 오라버니가 잡아줄 텐데 뭐”

환하게 웃으며 이따금씩 도르곤의 목덜미에 차가워진 손을 넣고 장난치는 여동생을 보니 도르곤도 절로 미소가 나왔다.

“그러다 정말 떨어진다?”

익숙한 사내의 음성에 뒤돌아보니 어느새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그문드 숙부가 서있었다.

“이사벨 네가 또 도르곤에게 졸라서 밖에 나온거지?”

“치 그거야 방에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그렇지요!”

이사벨이 입을 삐죽 내보이며 시그문드 숙부에게 말했다.

“곤란하다고? 이거 참 네가 하도 졸라대서 할 수 없이 슐레키성까지 데리고 왔다만 거봐라 오는 동안 몸이 더 안 좋아 졌잖아?”

시그문드 숙부는 정말로 걱정이 되어 하는 말로 이사벨의 이마에 커다란 손을 갖다 대었다.

“시그문드 숙부 이사벨을 데리고 곧 방으로 갈게요. 너무 걱정마세요.”

“싫어. 싫어. 좀만 더 밖에 있을래. 말 잘 들을게 응 응?”

이사벨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굴었다.

“정말이지 원.. 천하에 이 시그문드를 좌지우지하는 딸아이라니 대신에 이사벨 또 다시 고뿔에 들었다간 밖에 안 내보낸다. 알았지?”

시그문드 숙부는 억지로 화가 많이 난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사벨에게 말했다.

“치 아빠 미워!”

이사벨이 토라져 곤도르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는 시그문드 숙부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거 참.. 도르곤 너가 잘 좀 봐다오. 딸아이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구나.”

“네 숙부 제가 잘 돌볼게요.”

도르곤이 숙부인 시그문드에게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시그문드 숙부가 성안으로 돌아가고 곤도르는 등에 업힌 이사벨의 기척을 살펴보았다.

‘잠이 들었나?’

새근새근 숨소리가 곤도르의 귀를 간지럽혔다. 곤도르는 울다 지쳐 잠이든 이사벨을 조심스럽게 방으로 데려온 뒤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자는 중간에도 고사리 손으로 곤도르의 손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곤도르는 트란성에 위치한 토스카 가문의 신 타이탄님에게 항상 기도를 올렸었다. 동생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게 해달라고.. 하지만 여태껏 신은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주지 않고 계셨다.

‘이사벨..’

곤도르는 한동안 꿈을 꾸는지 미소를 지으며 잠든 이사벨을 보다 방을 나왔다.

슐레키성은 비교적 우스트라니아에서 떨어진 곳이라 기온이 높았지만 해안을 연해있어 바람이 매서웠다. 그로인해 성벽으로 불어 닥치는 바람은 뱀 조각의 모퉁이를 깎여 나가게 해 개보수가 절실해보였다. 곤도르는 오전에 사냥으로 잡은 고라니 고기로 점심을 들 겸 오리엄 숙부가 머문 병영으로 향했다. 병영 복도로 드문드문 검은 늑대가 그려진 튜닉을 입은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병사들이 전하는 말로 오리엄 숙부가 주방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리엄 숙부를 찾아 주방에 가보니 숙부는 피가 묻은 손으로 열심히 고라니의 먹음직한 부위를 해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어서 와라 도르곤 시장하겠구나. 편하게 어디든 가서 앉아 있거라. 네가 잡은 녀석으로 식사를 대접하마.”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숙부처럼 잡은 사냥감을 직접 해체하는 일은 드문 일이니까요. 옆에서 구경이라도 할래요.”

오리엄 숙부는 싱겁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마저 넓적다리를 절단하여 뜯어내고 반대쪽 다리를 칼로 내려쳤다.

“도르곤 내장도 먹느냐?”

“아뇨. 세상에 내장도 먹을 수 있어요?”

“진정한 북부인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 법이지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조상님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맛이란다.”

오리엄 숙부는 금세 다리를 전부 해체하고 몸통을 만지며 그대로 배를 갈라냈다.

“이사벨에게는 가보았니?”

“네 아직도 고뿔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걱정이구나. 그 아이가 따뜻한 남부에서 자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해질 텐데 말이다.”

“시그문드 숙부도 그런 푸념을 하셨죠.”

오리엄 숙부는 푸념이라는 도르곤의 표현에 다소 거칠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언젠가는 우리도 따뜻한 남부의 땅을 얻을 날이 올거야.”

오리엄 숙부는 주방장을 불러 해체된 부위들을 엄선된 요리로 내오도록 했다. 특히 고라니 내장은 노릇노릇 구워오도록 말이다.

“아마 고라니 내장은 처음치고는 네 마음에도 들 거다.”

처음 먹어보는 구운 내장은 짭쪼름하게 베인 간과 함께 쫄깃쫄깃했다.

“생각보다 먹을 만하네요.”

“그렇지? 이런게 바로 북부에서나 먹을 수 있는 별미지.”

맛있게 먹으면서도 오리엄 숙부는 시그문드 숙부와 같은 우수에 찬 회색 눈을 하고 있었다. 도르곤은 자신의 눈도 남들에게 그렇게 비쳐질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우스트라니아에서 속속들이 모인 기수가문도 로렌초가문을 마지막으로 다 모인거 아니에요?”

“그래 맞다. 그들로서는 제법 멀리서 온 거지”

“시그문드 숙부가 바라칼도로 곧 출발명령을 내리시겠네요.”

“그럴지도 아닐 수도 있지.”

오리엄 숙부는 애매하게 말하며 고라니의 넓적 다리가 잘게 썰린 고기부위를 포크로 찔러 입에 넣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도르곤? 우리가 이대로 바라칼도로 원군을 보내는 것에 대해 말이다.”

오리엄 숙부가 ‘불쑥’ 우스트라니아 인들로서는 굉장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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