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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53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30 13:33
조회
207
추천
1
글자
8쪽

에스텔 드라기스

DUMMY

에스텔 드라기스

Estelle Drakish









“허 레이데니아가 말인가? 짐이 20년 전 정복전쟁을 일으킬 때 가장 먼저 항복해 지금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그 나라를 말하는거요?”

“폐하 남부의 비옥한 땅과 또한 아타나토이산에서 채굴하는 금으로 인해 유입 인구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이옵니다. 저의 아비인 고야공이 발트라니아에서 일할 젊은이가 부족하다 하였으니 이는 사실일 것입니다. 국력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니 폐하의 뜻은 알겠지만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제 아들 안달은 재고의 가치도 없는 아이입니다. 에소토니아에서는 어떻게 나오겠습니까 그 땅도 레이데니아와 마찬가지로 비옥한 남부에 자리해 있고 두 나라 모두 아리오니아에 인접해 있는 강대한 나라들입니다. 재상이신 리처드공도 폐하의 뜻을 재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해 진언하는 에스텔의 말에 레오대왕은 활짝 웃어 보이며 기침을 삼키었다.

“왜 내가 사울과 안달 둘 중에 후계자를 세우려한다는데도 불구하고 사울이 안 될까봐서 그리 걱정하시오?”

에스텔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레오대왕의 투병 중에도 빛나는 에메랄드색 눈을 바라보았다.

“사울.. 그래요. 내 둘째아이.. 소피아의 자식.. 그 애의 평판은 에릭에 비하면 뭐.. 무던하지 나쁘지 않소. 머리색도 붉은 것이 내 피를 많이 받았고 허허.. 허나 그 안은? 자못 담대해 보이고 모험심이 강한 듯 하나 그뿐이오. 그 안에 뚜렷한 목적도 이루려하는 꿈도 그 무엇하나 내가 물려주려는 자리에 앉기에는 부족하오. 그 아이는 리처드공의 지혜도 나의 용기도 조금씩은 있다고 인정하오만 여전히 부족하오. 그릇이 작단 말이오.”

“허면 안달은 다르단 말씀입니까?”

에스텔은 레오대왕이 안달을 후계자로 생각하는 것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에릭왕세자와 사울왕자의 배경이 자신의 발트라니아와는 비교도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대로 안달이 후계자로 선포되어 두 나라의 반발을 산다면 아리온 왕국은 오래가지 못해 분열을 초래할 터였다. 레오대왕은 잔기침이 쉬지 않고 나오는 지라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

“내 질문이 먼저요. 부인 왜 내가 안달을 염두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레오대왕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에스텔은 자신도 왜 그리 생각했는지 후회스러웠지만 입을 열었다.

“어미인 제가 안달을 보고 있자면 꼭 젊었을 적에 폐하를 보는 것 같아 그랬나 봅니다.”

레오대왕은 에스텔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바로 그거요. 부인 녀석은 에릭처럼 날 닮지 않아서 왕의 그릇에 부적합하지도! 사울처럼 날 닮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코시모가문의 영향을 받은 것도 아닌 애매함으로 인해 왕의 그릇에 모자란 것도 아니오! 안달 그 애는 내가 봐도 나를 똑 닮은 아이오. 애석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그 아이에게서는 드라기스가문의 어떠한 내력도 찾아볼 수 없소. 온전히 나의 핏줄이오. 그렇기에 바엘도 그렇고 마틴도 유달리 그 아이를 예뻐하는 것일지도 모르오.”

에스텔은 무슨 말로 이 엄청난 것을 막을 수 있을지 싶었다. 자신과 발트라니아는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장차 만약이라도 왕국이 분열이라도 나면 아버지인 고야공과 에스텔이 감당할 수 있을지 싶었다.

“폐하 그 잔을 제 아이에게서 거두어 에릭 저하나 사울 저하께 부어주시옵소서.”

고개를 숙이며 레오대왕의 곁에서 무릎을 꿇은 왕비를 보자 레오대왕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을 이었다.

“일어나시오. 부인 그대가 걱정하는 바를 왜 짐이 모르겠소. 그런 우려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할 터 또한 에릭과 사울에게는 왕이 되지 못하나 그에 합당한 위치와 번영을 허락할 것이오.”

레오대왕은 확고했다. 그것이 에스텔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장에 안달을 불러들여 세자 책봉을 하자거나 그러자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시오.”

에스텔은 어떻게든 레오대왕의 마음을 돌려야만 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가문과 안달은 레오대왕의 결정이 미칠 결과를 책임질 힘도 지혜도 부족했다.

“폐하 ...”

‘하지만 무슨 말로 이 왕국을 순전히 자기 힘으로 세운 정복왕의 결정을 돌릴 수 있단 말인가.’

“부인 그만하시오. 더 이상 대화를 나누기에는 짐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구려. 미안하지만 오늘 대화는 이것으로... 그만합시다.”

에스텔은 레오대왕이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용히 사자의 방을 나왔다. 문이 열리고 보니 눈앞에는 클레어 몬테노 왕비가 아침부터 대왕의 병세를 살피러 왔는지 서있었다. 야멸차게 검은 눈을 들어 에스텔을 노려보며 말이다.

“폐하께서 발트라니아의 왕비에게 무슨 볼일로 그대를 찾으신거지?”

“그저 신첩이 요 근래 몸이 아파 폐하께서 특별히 방으로 들이신겁니다.”

에스텔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요 며칠 가족들에 대한 걱정으로 무리해서 아팠던 사실을 얘기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에스텔님 가서 쉬도록 하시죠.”

“네 왕비님”

에스텔은 클레어가 왕세자의 어미라는 특권을 이용해 자신에게 못되게 구는 것에 대해 늘 그러려니 했다.

“폐하를 봬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클레어 왕비님. 폐하께서 그 누구도 들이지 말라 하셨습니다.”

에스텔이 긴 복도를 가로질러 가며 클레어 왕비가 사자의 방 출입을 팔라딘의 수장 울리야가 가로 막는 것을 본의 아니게 듣고 말았다. 에스텔은 고개를 돌려 클레어의 분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수면위에 잠깐 들었으나 질투심이 강한 그녀가 아닌가? 분명 멀어져가는 자신의 뒤통수를 경멸어린 시선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걸 생각하니 발걸음만이 분주해졌다.

에스텔은 자신의 궁에 돌아와서도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었다. 어느덧 킹캐슬에서 20년이란 세월을 지내고 보니 눈칫밥과 함께 거울 속에는 늘어나는 주름살로 시름만 깊어졌다.

“왕비님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계십니까? 어디 편찮으신 데라도?”

에스텔이 바라보니 시녀 에마가 마침 빨랫감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온 참이다.

“아니다.”

에스텔이 무미건조하게 대답하자. 에마가 얼른 빨랫감이 든 바구니를 가지고 나가려했다.

“참 얘! 이스트리아에서 새로운 소식같은거 아는바 없니?”

“네 왕비님 어제 들어온 파발 얘기로는 바라칼도에 6개국의 대군이 모두 모여 장관을 이루었다합니다.”

“그럼 전투는 아직이고?”

“그것까진 확실히 모르오나 왕의 사법관이신 안톤경께서 킹캐슬에 돌아오시면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오시지 않을까요?”

“그래.. 안톤경 말이구나”

에스텔은 뭔가 기대했다가도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복잡 미묘해져 오히려 무소식이 고맙게 느껴졌다.

에마가 방을 나서고 다른 시녀가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코시모가문의 시녀였다.

“왕비님 코시모가문의 소피아 왕비님께서 보내셔서 찾아 뵙고 인사올립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에스텔은 클레어 왕비와는 관계가 좋다고 할 수 없었고 소피아 왕비와는 데면데면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무슨 일로?’

“왕비님이 몸이 안 좋으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찾아뵙기를 원하신다고 합니다. 물론 왕비님이 괜찮으시다면 말입니다.”

에스텔은 괜히 길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이 시녀가 저희 왕비에게 달려가 무슨 악담을 고할지 심란했다.

“그래 소피아 왕비께 고맙다고 전해드리렴”

“네 왕비님 그리 전하겠습니다.”

코시모의 시녀가 나가고 에스텔은 아침부터 레오대왕에게 불려가 왕자들의 일로 근심만 얻은 데다 클레어 왕비에게 찍히기까지 한 것에 대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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