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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47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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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에스텔 드라기스

DUMMY

에스텔 드라기스

Estelle Drakish









“며칠 전 한 차례 전투가 있었습니다. 초원의 개들이 공성무기를 만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성에서 굳게 지키던 6개 대군이 성문을 열고 나가 한 차례 전투에서 승리하였다고 하옵니다.”

“그걸 왜 이제 말하는가 어쨌든 계속 얘기 해보게.”

“다행히 요직의 지휘관들은 크게 부상자는 없지만 그 밑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사자들이 꽤 발생한 거 같습니다. 한 차례 전투에서 양쪽 모두 피해가 조금 있어 당분간 상황이 교착상태로 이어질 거 같습니다.”

“에잇! 짐이 군을 직접 이끌었다면 벌써 바라카산을 넘어 알탄지역을 정복하고 바토르 대륙을 집어 삼킬터인데.. 답답하구나.”

레오대왕은 불쾌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 마셨다.

“아도니아 대륙에 병사들을 싸그리 모아 갔다고 너무 방만한건 아니었는지 모르겠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대를 바라칼도의 상황도 자세히 알아보게 할 겸 장성을 거쳤다 오게 하는 것을..”

“그러지 않아도 바라칼도에서 수시로 킹캐슬에 소식을 전해오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전한 소식도 내일이면 검은 독수리의 파발이 전해 올릴 것입니다.”

안톤경은 부드러운 음색을 내며 안주를 집어 먹었다. 마침 사자의 방에 안달의 가정교사 조세프도 초로의 몸을 이끌고 입장했다.

“오 조세프 이리와 앉으시오.”

레오대왕은 젊었을 적 이 조세프로부터 학문을 익히었다.

“폐하 몸도 안 좋으신데 어찌 술을 드십니까”

“알았소이다. 이거 참 짐이 대왕이 되어서도 술 하나 눈치가 보여 마시질 못하겠으니 허허 이참에 술을 끊어야 할지도..”

레오대왕은 레이데니아산 술을 상위에 가만 내려놓았다.

“들어오며 안톤경의 얘길 들어보니 한 차례 전투가 있으셨다고 하더군요. 왕자님들은 괜찮으신 겁니까?”

“역시 가정교사시군요. 조세프님 왕자님들은 걱정 마십시오. 사울왕자와 안달왕자가 공을 세웠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아마 내일쯤엔 성도에도 파발이 자세한 소식을 가지고 이곳에 이를 것입니다.”

안톤경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오대왕이 되물었다.

“왜 에릭에 대한 얘기는 없는 거지?”

“그게.. 폐하 아마 에릭 왕자도 공을 세웠을 겁니다. 저도 얘기하다 보니 이상하네요. 제가 직접 현장에 있던 것은 아니니 바라칼도에서 사람이 오면 자세히 들어보시죠. 하하.. 이제 바라칼도에 대한 얘기는 그만 하겠습니다. 자칫 현장에도 없던 사람인데 대왕과 여러분들에게 오해를 살까 두렵습니다.”

입을 닫고 가만히 식사를 하던 클레어 왕비가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안톤경 그만 말씀을 줄이시는게 좋겠네요. 자세히 아는 것도 없으시면서 에릭왕자가 공이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이 자리에 있는 제가 어미 된 자로서 불쾌합니다.”

“제가 실언을 했던 거 같습니다. 왕비님 고정하시옵소서.”

레오대왕이 머쓱해하는 안톤경을 대신해 클레어에게 말했다.

“왕비는 왜 그렇게 이 사람에게 무안을 주오? 아까 말하지 않았소. 오해를 살까 두렵다고.. 경위를 얘기한 사람에게 너무 그러는거 아니오.”

“폐하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만 하십시오.”

클레어가 안톤경을 째려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 이 사람이.. 즐거운 만찬 분위기를 왜 가라앉게 만드시오 부인! 나도 그만 얘기할테니 부인도 그 정도로 해두시오.”

레오대왕의 언성이 높아지자 그제야 클레어가 입을 닫았다. 그러나 안톤경을 비롯하여 누구도 어떤 식으로 입을 열어야 할지 눈치 보기에 바빴다.

“제 실언으로 그런 것이니 두 분 기분을 푸시옵소서. 이러면 제가 너무 송구하옵니다.”

클레어는 여전히 화가 난 듯 보였으나 레오대왕은 그 말을 듣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자리가 안톤경을 위한 자리인데 자네 기분이 안쓰러워서야 안될 일이지 아니 그렇소 부인? 그만 기분 푸시오. 내가 잘못했소.”

클레어는 못 이긴 척 레오대왕의 용서를 받고 무덤덤하게 식사를 했다.

“아참 그래 시그문드공을 찾아 뵙고 일전에 내가 부탁한 제의는 말해보았나?”

“아.. 저는 폐하께 단둘이 있을 때 보고 해야 하는 줄 알고..”

“괜찮네 괜찮어 여기 있는 모두가 짐의 측근들인데 뭐 어떤가”

안톤경은 다시 한번 뜸들이다. 레오대왕에게 말했다.

“우스트라니아의 시그문드공이 조건부로 수락하시었습니다.”

“뭐라? 조건부라니”

“저.. 그게 왕자님들 세 분을 모두 자신이 직접 만나보고 짝을 골라 빠른 시일 내에 폐하께 전해 올리겠다 하였습니다.”

“허 참 그래 그자가 그 정도의 조건은 달 자격이 충분하지 암..”

클레어를 비롯 소피아 에스텔 세 왕비가 하나 같이 ‘이게 무슨 얘긴가?’하는 표정을 지으며 레오대왕을 바라보았다. 단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클레어가 말했다.

“폐하 시그문드공의 조건부는 뭐고 왕자들을 만나 짝을 고른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어차피 짐이 나중에 밝혀도 왕비들과 측근들이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일 줄 알았으니 미리 밝히는 거지만 우스트라니아와 오랜 앙금을 풀 때라 판단이 섰소. 그래서 저들과 우리 집안이 가족이 되어 그 앙금을 풀려하오.”

클레어 왕비는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긴 듯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당연히 왕세자가 계신데 그 짝을 고른다는 저의를 모르겠군요.”

“시그문드공은 북부인이오. 북부인에게 후계자란 단순히 나이순으로 서열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보여 지는 힘과 잠재된 힘을 어떻게 발휘하는가에 관심이 쏠려있을 뿐이오. 그런 북부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왕세자라 하여도 시그문드공에게는 자신의 소중한 딸을 시집보낼 관찰 대상 중 한명일 뿐.”

레오대왕은 말을 더 보태려하나 옆에 클레어왕비가 눈에 불을 켜고 쳐다보는 바람에 음식에 손을 대었다.

“나 참.. 왕이라는 것도 서글프구만 나이 먹고 왕비의 눈치나 봐가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니..”

“국정운영이라뇨.. 폐하 혼인문제입니다. 마땅히 여기 있는 왕비들과 논의를 하셨어야지요.”

“부인! 언성을 낮추시오. 더 이상은 못 들어 주겠구려. 시그문드공의 조건부 혼인은 수락할 터이니 그렇게들 아시구려!”

레오대왕이 언성을 높이며 말을 하자. 클레어왕비가 눈을 흘겨볼 뿐 에스텔과 소피아는 이의는 없었다.

“안톤경 그대를 맞이하는 자리이건만 흥을 깨트려 미안허이.”

“아닙니다. 폐하 신이 어찌 .. 폐하께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이옵니다.”

레오대왕은 안톤경을 가까이 오게 하여 직접 레이데니아산 포도주를 따라 주려하였다.

“폐하! 신첩이 안톤경의 노고를 위하여 잔을 올려도 되겠나이까?”

“부인이 말이오? 그러시오.. 그럼.”

레오대왕을 비롯 모두가 뜻밖이라는 듯 클레어 왕비를 바라보았다. 왕비는 대왕의 레이데니아산 포도주는 그대로 둔 채 가까이 있는 술을 들고 일어나 안톤경의 잔에 직접 따라주었다.

‘왜 대왕을 막아서면서까지 클레어 왕비가 술을 따라주었을까?’

에스텔은 평소와는 약간 다르게 행동하는 클레어 왕비를 눈여겨보았으나 특별히 수상한 점은 찾아볼 수 없어 의심을 거두었다.

“아이쿠 이런..”

“폐하 왜 그러십니까?”

소피아와 에스텔이 인상을 찌푸리는 대왕의 안색을 살피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하하하 또 도지는 구려. 요즘은 매번 두통으로 시작해서 복부에까지 통증이 스미는거 같소. 정말 술을 끊도록 해야지 원. 오늘 자리는 이것으로 파합시다. 그리고 안톤경은 내일 오전 중으로 내 방으로 들르도록 하시오.”

“네 폐하 그리하겠습니다.”

만찬식을 파하자마자 대왕은 팔라딘의 수장 울리야의 부축을 받아 왕의 침소에 들었다. 그 모습을 안쓰럽게 지켜보던 에스텔과 소피아는 걱정스러움에 발걸음이 무거웠다.

“자 폐하께서 쉬셔야 하니 오늘은 이만 물러들 가주십시오. 사자의 방을 닫도록 하겠습니다.”

울리야 아젠투르가 팔라딘을 이끌고 지위의 높고 낮음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사장의 방에서 물러나도록 하여 왕의 신변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에스텔과 소피아를 비롯 모두가 일어나 사자의 방을 나섰다. 에스텔이 두리번거려 클레어왕비를 찾았으나 벌써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웬일로 대왕의 침소에 들겠다는 말씀도 않고 그냥 가신 것일까?’

클레어 왕비는 기회만 되면 대왕과 동침을 하려 노력하였는데 최근 사자의 방이 굳게 닫히고 나서 번번이 대왕의 퇴짜를 맞아 더욱 쉽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일도 그렇고 클레어 왕비가 대왕에게 화가 나신 것일지도..’

에스텔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소피아와 헤어져 자신의 궁으로 시녀 에마와 함께 돌아왔다.

에마가 드레스를 벗는 것을 도와주고 나서야 다시 피로가 확 몰려왔다.

“오늘은 정말 간신히 푹 잘 수 있을 거 같다. 다행히 안달도 아버님도 무사한 것 같고 말이야.”

“네 왕비님 다들 무사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에마. 요 기특한 것아 오늘은 수고가 많았구나. 어서 가서 너도 잠을 청 하렴”

에마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에스텔의 문을 다소곳하게 닫고 나갔다. 에스텔이 그대로 잠에 들어 닭의 울음소리가 창가에서 들려올 무렵 웬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것을 듣고 잠에서 깨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일어나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이른 시각에 누가?’

에스텔의 시녀 에마는 지금쯤 시녀들을 위해 마련된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터였다. 하는 수 없이 에스텔이 직접 일어나 문을 열었다.

“왕비님 놀라지 말고 들으시옵소서. 폐하께서..”

“폐하가 왜? 무슨 일인가?”

에스텔은 팔라딘이 전하는 말에 감겼던 눈이 번쩍 뜨이고 한동안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눈물이 절로 흐르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폐하께서 어제 밤 붕어하셨습니다...”

에스텔은 드레스를 갈아입을 생각도 미처 하지 못한 채 레이스가 달린 가운만을 걸치고 맨발로 팔라딘이 따라 오든 말든 부드러우면서도 차갑게 느껴지는 하얀 대리석 복도를 지나 사자의 방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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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울 바바로사 16.04.25 22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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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사울 바바로사 +2 16.04.23 306 3 8쪽
20 사울 바바로사 +2 16.04.22 11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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