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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45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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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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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사울 바바로사

DUMMY

사울 바바로사

Saul Babarosa









“스탄경 앞에 초원의 개들이 몰려나옵니다.”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내 알아서 처리할테니.”

곧바로 뒤에서 성문이 닫히고 타이곤 기를 둘러싼 수백기의 트루칸 기마병에 포위된 채 그들에게 끌려가다시피 이동을 종용당했다.

처음 본 트루칸인들은 한마디로 괴이하며 꾀죄죄하고 지저분해보였다. 회색머리를 정수리부근까지 바짝 밀어 넘기고 뒤에 머리를 질끈 묶은 그들의 머리는 사울이 보기에 굉장히 이상해보였다. 그들이 기른 회색수염은 에소토니아 기사들처럼 정리 한번 하지 않았는지 거칠게 자라있었으며 그들의 회색 두 눈은 공허하다 못해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스탄일행을 몰아세우며 바라카산에 자리 잡은 그들 케르(막사)로 이끌었다.

케르는 산 중턱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구축되어 있었고 그들 바토르어로 휘갈겨 쓴 기들이 중간 중간 바람을 맞아 휘날리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크기로나 장식이 달린 것으로나 규모가 엄청난 대형 케르 앞에 스탄일행을 멈춰 세웠다. 대형 케르 앞에는 에소토니아의 대장기만큼이나 큰 바토르의 상형문자가 씌여진 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말에서 내려라 아도니아인들”

털가죽으로 테를 두른 투구를 쓴 장수가 스탄일행이 말에서 내리길 기다리며 케르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내부는 궁전처럼 화려했는데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싶었다. 바닥은 보랏빛 카페트로 되어있으며 장식은 금실로 짜놓은 듯 정교했다. 케르 중앙에는 들어온 이들을 한눈에 앉아서 볼 수 있도록 느릅나무로 만든 옥좌에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남자는 아까 안내한 장수처럼 털가죽으로 테를 두른 투구를 쓰고 있었으나 투구꼭지에 말총장식이 화려하게 수 놓아져 있었다. 또한 그가 옆구리에 차고 있는 언월도는 보석들이 총총히 박히어있어 한층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가 걸친 검은담비가죽외투는 그가 귀한 신분임을 나타내었다. 그는 가만히 들어온 스탄경과 그 일행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 가죽부대에서 허연 액체를 수염에 묻혀가며 마셨다.

“알탄원수시어 아도니아에서 사신을 자처하고 온 교섭단체입니다.”

알탄원수라 칭함을 받는 사내는 손에 잡고 있던 가죽부대를 옆에 시녀에게 건네어 주고는 조용히 오른손을 들어 가까이 손짓했다.

“너희 중 우두머리가 누구냐?”

“내가 이자들의 대장이오.”

스탄경이 거침없이 전신에 무장한 체인메일을 ‘덜그덕 덜그덕’소리 내며 앞으로 나섰다.

“알탄원수께서 가까이 알현하는 것을 허락하시었다. 앞으로가 예로 무릎을 꿇고 너희 사신의 목적을 아뢰라.”

스탄경은 트루칸 장수의 말을 듣고 알탄원수 앞으로 더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도니아 식으로 벗은 투구를 왼팔에 안고 오른손으로 가슴을 치며 인사했다. 그러나 무릎은 굽히지 않았다.

“알탄원수 나는 아리온왕국의 에소토니아 사람 바이엔의 성주 스탄 타이곤이라 합니다. 그대가 군대를 일으켜 우리의 자치권이 미치는 바라카산을 장악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라칼도장성에 도발을 하는 이유를 듣기 위해 왔소이다.”

“무엄하다!”

안내했던 장수가 칼을 빼들어 스탄경의 목에 겨누었다. 깜짝 놀란 타이곤의 병사들이 아타나토이산 장검에 손을 댔다.

“그만 그자의 목에서 칼을 내려놓아라.”

알탄원수가 장수를 물리며 스탄경을 바라보고 말했다.

“너희의 자치권이 미치는 바라카산이라 하였느냐?”

“그렇소.”

“어째서 너희는 ‘이스트리아’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지?”

“그게 무슨 말이오?”

“역사를 부정하진 못하겠지. 아도니아 장수여 800년 전 이스트리아를 빼앗기고 바라칼도 장성이 세워진 이래로 우리 바토르 대륙인들은 한시도 옛 영토를 잊은 적이 없다. 헌데 원래의 우리 영토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서 이젠 ‘알탄’산을 니들 멋대로 바라카산이라 이름지어 자치를 운운한단 말이더냐?”

스탄경은 구 에소토니아인으로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걸 지켜보던 사울 역시도 800년 전 전국시대 역사를 어찌 세세히 알 수 있느냐 말이다. 더군다나 800년 전이라면 구 이스트리아가 지금의 이해관계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들 스스로 쟁취하여 세운 나라로 처음 단행한 일이 바라칼도 장성을 세우고 트루칸인들을 몰아내어 지금도 그 후손인 엘곤가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였다.

“무려 800년 전 일이오. 나는 잘 알지 못하나 시대가 바뀌었소. 알탄원수.. 아도니아 대륙에 전국 6개국이 하나의 나라로 통일이 되었고 과거 역사는 지난 800년처럼 앞으로도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오.”

“그게 그대들 건립21년을 맞은 신생 아리온 왕국이 전하고자 하는 얘기인가?”

“타이곤가문의 성주인 내가 아니었더라도 그 누가 되었든지 800년 전일을 운운하며 바라카산을 내 놓으라는 식의 말을 듣는다면 단언컨대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오.”

알탄원수는 그때까지 무표정한 얼굴에 증오가 서려 스탄경을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내 하늘에 계신 ‘타얀’신께 맹세하노니 한 하늘아래 너희 아도니아 인들과 같은 하늘을 지고 사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사울은 스탄경의 면전에 다가와 어느덧 침을 튀겨가며 씩씩되는 알탄원수의 험상궂은 얼굴을 보며 괜히 자신에게 까지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닐지 침만 꿀꺽 삼켰다.

“나 또한 그대들 트루칸왕국의 뜻을 잘 알았소이다. 이 소식을 대왕과 아도니아 전국에 전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하게 여기겠소이다.”

“너희가 사신을 보낼 때까지 차일피일 미룬 것이나 너희의 오만함이 너희 수명을 단축하게 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너희가 지난 800년 전 우리 신과 조상들을 핍박하고 내쫓은 일에 대해 적어도 사죄를 했더라면 알탄산만으로 대칸에게 주청드려 너희에 대한 분노를 거두려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돌이킬 수 없게 된 것이다. 타이곤 가문의 스탄경!.. 성에 돌아가 기다려라. 우리는 또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알탄원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스탄경을 바라보다 이내 느릅나무 옥좌로 돌아가 앉으며 손을 들어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물러났던 트루칸 장수가 스탄경을 물러나게 하여 사울 일행들 모두를 막사 밖으로 내쫓았다.

“너희는 정말 운이 좋아. 다른 원수님들과는 달리 알탄원수님께서는 예의를 아시는 분이시니까 방금 목이 날아갈뻔 한 것을 다행으로 알라고!”

트루칸 장수는 제 할 말만 하고 썩 꺼지라는 식으로 마지막에 나왔던 사울과 우리엘 그리고 빌더의 등을 거칠게 떠밀었다.

사울이 보기에 한동안 바라칼도는 위험천만한 나날을 보내게 될 거 같았다. 성문을 나오기 전까지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이 자칫 스탄경과 함께 이 자리에서 목이 떨어질뻔 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니 숨이 턱하고 막혔다. 그렇게 딴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말릴 새도 없이 우리엘이 그 장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바라카산에서 만난 이스트리아 병사들은 어떻게 한거야?”

트루칸 장수는 멀뚱멀뚱 우리엘의 투구로 가려진 얼굴을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투구가 신기하다는 듯이 ‘툭툭’치며 말했다.

“그거야 너희가 우리 바토르인들을 보면 죽였듯이... 우리도 너희 아도니아인들을 보이는 대로 죽이고 도망가는 놈들은 끝까지 쫓아가 잡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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