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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아 서사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김신우
작품등록일 :
2016.03.18 22:58
최근연재일 :
2016.05.02 21:53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9,567
추천수 :
143
글자수 :
159,281

작성
16.04.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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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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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에스텔 드라기스

DUMMY

에스텔 드라기스

Estelle Drakish









6개국이 바라칼도로 원군을 이끌고 떠난 아리온왕국의 수도 킹캐슬에는 적막감만이 감돌고 있었다. 에스텔은 자신의 궁에서 하염없이 아버지인 발트라니아의 관리자 고야공과 아들 안달에 대해 걱정하며 뜬눈으로 몇 날 밤을 지새웠는지 과로로 몸이 좋지 않았다.

“왕비님 폐하께서 긴히 하실 얘기가 있다고 모시고 오라 하셨습니다.”

언제 왔는지 아침 일찍 시녀 에마의 안내로 들어온 팔라딘이 갑옷에서 금빛을 찬란히 뿜어내며 서있었다. 에스텔은 그를 따라 근 2주 가까이 굳게 닫혀 누구의 출입도 반기지 않았던 사자의 방으로 향했다. 복도에 깔린 하얀 대리석은 에스텔과 팔라딘이 걸을 때마다 킹캐슬에 ‘또각 또각’ 소리를 내며 또렷이 울려 퍼졌다.

“왕비님 안으로 드시지요.”

사자의 문 앞에는 레오대왕의 분신이자 팔라딘의 수장 울리야 아젠투르가 에스텔을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홀에 들어서자 금으로 장식된 포효하는 사자의 권좌에 그녀가 사랑하는 레오대왕이 앉아있었다.

“폐하 에스텔 드라기스가 부르심을 받고 왔나이다.”

“부인 우리가 함께 한 해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소. 예의 차릴 것 없소. 이리 가까이 오시오 부인.”

에스텔은 대왕의 붉은 머리에 새치로 희끗희끗해진 얼굴을 바라보며 나아갔다.

“하아.. 뒤편의 침실로 나를 일으켜 부축해주시구려”

에스텔은 신음하는 레오대왕을 부축해 왕좌의 뒤편에 붉은 사자를 금실로 수를 놓인 침전의 덮개를 걷어내어 대왕의 침실로 몸을 눕히게 하였다.

에스텔은 그제야 레오대왕의 팔목이 앙상하게 집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폐하 너무 야위어 가십니다. 어의를 불러올까요?”

“아니오. 요즘 드는 약이 너무 독해 그런 것일테니 괘념치 마시오.”

“그럼 무엇 때문에 왕좌에 앉아계셨습니까? 몸도 안 좋으신데 국정을 돌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레오대왕을 침실에 눕히며 에스텔이 이부자리를 봐주었다.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이 참으로 이 모든 것이 헛되다는 사실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구료.. 나도 죽을 날이 멀지 않았나 보오.”

“그 무슨 불길한 말씀이십니까 폐하.”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아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말이 착해진다고 하잖소. 오늘은 그대와 나 단둘이 진솔하게 대화나 나눕시다.”

에스텔은 레오대왕이 여윈 가운데서도 어디서 그런 힘을 내는지 자신의 손을 꽉 잡은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말씀하시지요 폐하.”

“놀라지 말고 들어보오. 그대가 보기에 짐의 후계자로 3명의 아들 가운데 누가 가장 합당하다 보시오?”

레오대왕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에스텔에게 있어 무척 곤란한 질문을 하였다.

“그야.. 왕세자가 이미 계시온데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에둘러 말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보시오. 그대도 구 아리오니아의 왕실 예법을 알 터 맏이로 태어났다하여 붙여진 왕세자요. 짐은 아리온이라는 새로운 왕국을 열었소. 정복왕인 짐에게는 예법 따위는 지키나 마나한 것이오.”

“하오나 폐하 왕세자가 총명하옵고... 다른 두 왕자들과 달리 무엇이 모자라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부인 그대가 보기에 그 애가 나를 반만이라도 닮은거 같소? 아니면 레이데니아의 오토공을 닮은거 같소?”

“그것은..”

에스텔은 입을 열기가 황망하였다. 그것은 레오대왕이 지적한 대로 너무나 명료하였기 때문이다. 왕세자 에릭전하는 바바로사 왕가 특유의 붉은머리 또한 검게 물들었고 외관은 너무도 레이데니아의 몬테노가문의 피가 짙게 흐르고 있었다.

“물론 외모 때문은 아니오. 그 애의 어릴적 행실에 대해 익히 들어서 잘 알거라 보오.”

“무슨 행실 말씀입니까?”

“그대도 듣고 보면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왕실을 둘러싼 이야기는 언제나 세간에 이목이 집중되니 말이오.”

레오대왕이 말하길 왕세자 에릭이 어릴적에 기르던 사냥개가 있었는데 하루는 바엘저하가 왕자들과 사냥을 나가자 에릭왕자가 사냥개로 하여금 멧돼지를 잡게 하였다고 한다.

“바엘이 내게 들려주길 그 개가 멧돼지를 보고 도망가더라고 하오.”

레오대왕은 사실묘사에 신경을 쓰며 도망가는 개를 본 에릭이 나중에 그 개를 무능하다하여 굶겨 죽게 하였다는 것이었다.

“끔찍한 얘기네요.”

“어디 그거 뿐이겠소? 마굿간지기 훌딘은 울면서 내게 고하길 왕세자가 자기를 죽이려하니 살려 달라 간청하러 나를 찾더이다.”

마굿간지기 훌딘은 왕실의 외출입하는 모든 말들을 관리하는 자였다.

“내가 ‘그게 무슨 말이냐’ 하니 에릭의 말이 야위어져가는 책임을 자기에 묻겠다하기에 그것이 무엇이냐 하니 자기가 왕이 되면 홀딘을 죽일거라 윽박질렀다는 거요. 직무유기죄로 말이오!”

“폐하 그저 화가 나 생각 없이 저지른 말이겠지요.”

“물론 그 애가 총명한 것은 맞았소. 허나 빌어먹을.. 그 총명함을 오로지 몬테노 가문과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니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한다면 걱정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오.”

“근래에는 그래도 에릭왕세자가 하이델가문에서 종자를 들였다 합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에릭왕자가 친절하면서도 종자에게 은혜를 베푼다고 들었습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신 난폭함은 사춘기에서 비롯되어 이제는 지나간 줄로 아옵니다.”

레오대왕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부인 나는 사춘기를 안 겪어봐서 그러오? 에릭은 지금 그대가 말하는 총명함을 이용해 장차 형제들과 왕실에 큰 혼란을 가져올지도 모르오. 맏이가 되어서 동생들 위에 군림이나 하려하지 뭣하나 위한 것을 들어도 본적도 없으니.. 무엇보다 바엘에게서부터 어떠한 칭찬도 듣지 못했고 나도 보지 못 했오. 사울이나 안달과는 다르게 말이오. 나를 봐라보는 눈빛도 예사롭지 않으니.. 두고 보시오. 나도 눈과 귀가 있소. 원군을 나가며 벌써부터 자신의 휘장을 만들어 그대가 말한 종자에게 들고 의기양양 행군했다하는 구려. 짐은 그동안 오랫동안 봐왔고 이제 죽음이 드리워져 모든 것을 확실히 정하고 신들과 조상님들이 계신 곳으로 영면에 들어가려 하오. 그리하여 사울과 안달 둘 중에 나의 후계자를 정하려 하는 것이오.”

에스텔은 그 엄청난 말에 놀라 레오대왕의 몸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물었다.

“폐하 레이데이나는 6개국 중에서 가장 나라가 크고 그 국력이며 재력은 아도니아를 통틀어 비교대상이 없는 대국이옵니다. 에릭을 왕세자에서 퇴위시켜 야기되는 혼란을 어찌 감당하려 하시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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