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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C급 헌터도 이 세계에서 잘만 살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정동글
그림/삽화
정동글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6
최근연재일 :
2022.07.31 17:11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8,135
추천수 :
678
글자수 :
392,747

작성
22.07.31 17:11
조회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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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66. 지금 눈뜨면 같이 맞음.

DUMMY

쿠앙.


마치 옛날 구식 대포에서 쏘아진 포탄과 같은 속도로 오승환의 몸이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덜덜덜.

임 과장에겐 자신이 모시는 오승환이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고, 한편으론 자랑이었다.


다른 헌터들 앞에서 거침없는 언행과 폭력을 구사했었으니깐.


그런데.


“크윽. 사, 살려··· 켁!”


쓰러진 그의 앞에 뭔가 눈으로 식별되지 않을 가공할 속도로 따라온 젊은 남자가 오승환의 얼굴을 발로 밟는다.


“와. 이 새끼 탱커라더니 엄청 단단하네.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이네.”


그의 뒤에 활을 메고 뒤따르는 자가 대답했다.


“신형. 장난 그만하고 그냥 처리하시죠.”

“크윽. 요, 용서를···.”


얼굴을 밟히고도 오승환은 의식을 잃지 않았고, 그가 한 손을 올리며 용서를 구한다.


털썩.

임 과장이 그런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린다.


그가 알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자신이 모셨던 오승환의 모습을 보니, 살아남긴 힘들다는 것도 깨달았고, 항상 당당한 그가 저런 행동을 취하는 모습에 괴리감을 느낀다.


“꿈! 그래 이건 꿈이야.”


짝!

현실을 부정하며, 임 과장이 자기 뺨을 때렸다.


깨지 않는다.


다시 한번···.


탁.


“야. 넌 아직 죽이라는 명령을 받지 않았어. 죽고 싶어도 저분의 허락을 맡고 죽어야 할 거야.”


말 많은 놈이 임 과장의 손목을 낚아챈다. 너무 쉽게 제압됐고,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해봤지만, 꼼짝할 수 없었다.


그의 눈앞에선.


“크악!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아니야. 넌 잘못한 거 없어.”

“아닙니다. 잘못했습니다.”

“아니라니까. 넌 잘못 안 했다니깐. 위에서 시킨 데로 한 거라면서.”

“그, 그렇습니다!”

“그래. 그러니깐 넌 잘못한 게 없는 거야.”


퍽퍽.

오승환이 앞에 있는 남자에게 맞으면서도 살려달라고 빌어댄다.


“하. 이제 속이 좀 후련하네.”

“신형. 그럼 이제 끝내고 가십시다요.”


오승환을 떡으로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신백호다. 얼마나 때린 건지 피떡이 됐다.


‘앞으로 말 잘 들어야겠다. 예, 아니오. 로만 대답하라고 했지? 저 인간은 도대체 백호 대장한테 뭐라 했길래 저렇게 된 거야?’


김재우가 자신이 맞은 것도 아닌데, 보는 것만으로도 몸서리쳐진다.


“야.”

“예?”


신백호가 앞에 쓰러진 오승환에게 건들대며 입을 열었다.


“이제 끝낼건데,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

“사, 살려주십시···꽥!”


살려달라는 오승환의 얼굴을 다시 차버렸다.


“살려달라고? 넌 그럼 그때 내 아버지나 동료들을 죽일 때, 살려달라고 했을 때, 살려줬어?”


아. 백호 대장의 부모님과 연관이 있는 말을 한 거 같다. 그러니깐 신백호 저 미친개가 눈이 돌아가서 개잡듯이 패버린 거 같다.


백호 대장이 신민준 헌터의 아들이라는 것은 김재우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리고 신민준과 임형일, 피유진의 관계도 잘 안다.


‘저 놈이 피유진 밑에서 칼춤 제대로 춘 놈 중에 한 명인가 보네.“


부모의 복수 하나로 움직이는 게 신백호다. 그런 그에게 저놈이 뭐라 지껄였는지 모르지만, 분명 선 넘는 발언을 한 거 같다.


“아니다. 네가 우리 아버지한테 했던 것처럼, 너도 똑같이 가는 게 좋겠다. 그렇지?”

“제발···. 다 연합주가 시켜서 그런 거였습니다.”

“그렇지, 네 말이 맞지.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그렇지?”

“네. 피유진을 죽이신다면, 제가 앞장서서 도와드리··· 크악!”

“진짜 웃긴 새끼네. 그래 네 말대로 위에서 시켜서 했겠지. 아까 했던 말 그대로 왜 안 해?”

“예?”

“네가 내 아버지인 신민준 헌터의 마지막을 직접 처리했다면서? 처맞기 전까진 자랑스럽게 떠들어 댔잖아?”

“그, 그건···.”

“그동안 위에서 준 보상 받아먹을 건 다 받아먹으면서 지금까지 네가 뭐 되는 것처럼 가오 잡으면서 살았을 거 아냐?”

“그, 그건···. 커억.”


오승환의 눈이 부릅떠진채 신백호를 쳐다본다.


씨익.

그의 검이 오승환의 심장을 관통했고, 서서히 죽어가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살벌하게 웃으며 응시한다.


“왜? 억울해?”

“끄으으.”

“귀신이 될 수 있다면 꼭 돼라. 한 번 더 찢어줄 테니.”

“끄으···.”


오승환의 눈에 점차 생기를 잃어간다. 군단 연합의 메인 탱커라는 오승환의 결말치곤 허무했고, 비참한 죽음 이었다.


“저, 저는···.”


오승환의 숨을 거두나, 신백호가 임 과장을 응시했고, 공포에 그가 반사적으로 변명을 대려 했다.


“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도운 거라 너는 잘못 없지?”

“아, 아니. 저는 일반인입니다. 제가 직접 관여는···.”

“했겠지. 직접적으로 전투는 하지 않았더래도, 방금 죽은 새끼랑 싸돌아 다니며, 재미 좀 봤을 거 아냐?”


그의 눈과 마주치자 오줌을 지렸다. 어찌나 무서웠는지 자신이 오줌을 지린 것도 인지 못 한다.


“저, 저는.”

“살고 싶어?”


살려준다고?

물론 살고 싶다. 살고 싶은데, 자신은 너무 많은 것을 봐왔고, 군단 연합의 핵심에 관여한 사람이다.


상식적으로 저들이 자신을 살려줄 리 없다. 자기가 지금까지 살며 본 헌터들은 언제든 기회가 생긴다면 살인을 저지르고 싶어 안 달란 악마였으니깐.


“저 오줌 지린 새끼는 우리가 데려간다.”


오줌 지린 새끼? 나 말하는 건가?

임 과장의 생각이 깊어지기 전에.


“옙. 알겠습니다요.”


활 든 남자가 사라진다 싶더니, 임 과장의 앞에 나타났고, 그는 의식을 잃었다.


“야 김재우. 넌 뭐할지 알지?”

“네! 백호 대장 맡겨 주십시오!”

“대답 짧아서 좋네. 5분 안에 처리해.”

“네!”


김재우가 기타 말을 덧붙이지 않고, 빠르게 주변과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스킬로 흔적을 조작했다.


* * *


쾅!


“뭐라고요?!”

“들으신 대로입니다···.”

“오승환 이 개자식이 감히 그런 사고를 치고 도주했다고요?!”

“맞습니다. 우리 조사팀이 조사한 내용 그대로입니다.”


피유진이 화가 많이 난 얼굴이다.


곽민영의 죽음으로 오승환을 보냈다. 그는 언행이 거칠고 생각보단 주먹이 먼저 나가는 경솔한 자이기는 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시킨 일에는 확실히 처리하는 자이기도 했다.


‘그릇이 작은 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너무 많은 권한을 몰아준 탓일까?’


피유진은 그동안 그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양도한 게 문제였다. 최근 2~3년 전부턴, 그를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 버렸으니깐.


“방금 한 말 팀장님 목을 걸고 맹세할 수 있나요?”

“그건···. 확실히 저희가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하···. 오승환 그 멍청한 놈이···.”


피유진 자신의 잘못이다. 인제 와서 누굴 탓하겠는가?


자신이 생각해봐도 오승환이라면, 조사부에서 말한 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뭔가 먼저 와 있던 헌터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분쟁이 있었을 것이고, 오승환의 최근 행보를 생각한다면, 자신에게 깍듯이 대하지 않은 헌터를 때려죽였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어째서 파장 분석기를 부셔놓은 걸까?’


헌터를 죽였을지언정, 파장 분석기를 조사하는 연구원까지 손을 댔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임 과장이라는 분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오승환과 같이 있는 것을 보입니다. 지금도 저희에게 은밀히 자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오고 있습니다. 생체신호를 확인한 결과 아직은 무사합니다.”

“좋아요. 오승환에게 척살령을 내리시고, 임 과장이라는 분과 협조해서 오승환을 잡아 오거나 여의찮으면 죽여서라도 내 앞에 데려오세요.”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연합 주.”

“아. 웬만하면 조용히 처리할 수 있게 그들의 협조를 얻어 데려가세요.”

“그들이라면···.”

“시키는 대로 하세요.”

“알겠습니다.”


* * *


“신형. 어디까지 갑니까요?”

“어디까지긴 오승환이 찾으러 오는 놈들이 올 때까지지.”

“언제 올지 알고요? 제가 이런 경험은 해보지 않았지만, 예전에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 납치 사건은 대부분 힘순찐한테 참교육···. 악!”

“야. 김재우. 너 예, 아니요 로 대답하라 그랬지?”

“예···.”


전날의 김재우라면, 맞더라도 바득바득 자기주장을 했을 테지만, 백호 대장이 오승환을 두들겨 패던 기억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치며 입이 자동으로 닫혔다.


“참교육 좋아하네. 야. 내가 악당이냐?”


신백호가 살짝 기분 나쁜지 표정을 살짝 찌푸리며, 김재우에게 묻는다.


“아니요.”

“내가 힘순찐한테 당해야 참교육이야?”

“아니요.”

“내가 알기론 참교육은 나쁜 놈한테 통쾌하게 복수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던 거냐?”


그의 대답에 순간적으로 예라고 대답할 뻔했지만, 김재우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낸다.


“아니···요.”

“좋아. 이제 너랑 소통이 되네. 앞으로도 나랑 소통하기 위해선 항상 그 자세 유지하도록 해.”


소통은 개뿔. 자기가 하고 싶은 말과 지가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거 아닌가? 속이 터질 거 같다.


자신이 억울한 이유와 자신이 생각하는 참교육의 의미를 백호 대장에서 좀 더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다.


“저. 저기···.”


입이 근지러워 도저히 못 참겠다. 맞더라도 할 말은 해야···.


“맞다! 야 김재우. 아까 연락해보라고 한 거 연락해봤어?”

“예?”

“내가 연락해보라고 했잖아.”


뜬금없이 뭔 개소린가?


“예? 뭘요?”

“뭐요?”

“예?”

“내가 아까 시킨 거 안 했어?”

“그러니깐 뭘요?”

“닥터 플라워한테 말하라고 했잖아.”

“아. 그거요? 그건 말했죠. 이미 어떻게 처리할지 준비해둔다고 했어요. 아마 규원 형님께서 내용은 전달받았을걸요. 그런데 그걸 규원 형님에게 물어보셔야지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예요? 물론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어서 말을 못 한 건 인정해요. 아. 그리고 제가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참교육 뜻을 잘 못 알고 있는 거 같으시네요. 크게 봤을 때는 백호 대장이 말하는 게 맞을 수 있는데···.”


입이 터지자, 아까 참고 있던 말도 함께 터진다.


“안되겠다. 야 박규원.”

“네 신형.”

“근처에 차 좀 세워봐.”


신백호의 말에 도로 CCTV를 피하기 위해 산 속으로 달리던 승합차가 천천히 갓길에 정차했고.


“꽥! 그, 그만! 악!”

“내가 몇 번이나, 예 아니요로만 말하라고 말했지?!”


신백호에게 끌려 나온 김재우는 차량 옆에서 사정없이 밝혔고, 그때 기절했던 임 과장이 깨어났다가, 밖에서 신백호에게 밟히고 있는 김재우를 보자 다시 기절하는 척 눈을 감고 뒷좌석에 조용히 찌그러졌다.


“김재우 저놈은 매를 버는구나 벌어. 쯧쯧.”


규원이 한심하다는 듯 운전석에 앉아 혀를 차더니, 뒷좌석을 보고 들으라는 소리로 말했다.


“저 오줌싸게는 그래도 눈치는 있네.”


그 말에도 동요하지 않고, 임 과장은 열심히 기절한 척 눈을 감고 있다.


“끄아아악!”


차 밖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


왠지 지금 눈뜨면 같이 맞을 거 같았다.


‘그런데. 바지는 왜 벗긴 거지? 서, 설마?!’


현실은 지린내가 차 안에 진동해서 바지를 벗겨, 버린 건데, 임 과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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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 헌터도 이 세계에서 잘만 살더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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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 22.05.24 201 0 -
» 66. 지금 눈뜨면 같이 맞음. +1 22.07.31 38 2 11쪽
65 65. 말 끊으면 죽는다고. 22.07.27 36 1 13쪽
64 64. 결과적으론 잘 처리됐는데. 22.07.25 43 1 13쪽
63 63. 그가 나설 거예요. 22.07.22 42 2 12쪽
62 62. 힉! 히드라. 22.07.18 50 2 11쪽
61 61. A급 던전 포탈. 22.07.15 58 2 12쪽
60 60. 부패한 박쥐같은 놈들. 22.07.14 36 1 13쪽
59 59. 준구의 희망에 부푼 인턴 생활의 결말. 22.07.12 47 1 12쪽
58 58.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22.07.11 49 2 13쪽
57 57. 자기 오랜만이네? 22.07.10 59 2 13쪽
56 56. 멈추긴 뭘 멈춰? 22.07.09 54 2 11쪽
55 55. 분석해서 뭐 할 건데? 22.07.05 54 2 12쪽
54 54. 사람 만들어 놓고 이야기하면 돼. 22.07.03 58 2 13쪽
53 53. 응원이라도 해주라는 건가? 22.06.29 70 2 12쪽
52 52. 명예 찾는 놈이 여기 또 있네. 22.06.27 74 2 12쪽
51 51. 교주암살. 22.06.25 68 2 12쪽
50 50.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준구 22.06.24 66 2 13쪽
49 49. 신으로 추앙받는 자. 22.06.22 72 3 15쪽
48 48. 습격과 납치. 22.06.20 69 2 12쪽
47 47. 스킬 빼줄 때까지 기다릴 계획. 22.06.19 72 4 13쪽
46 46. 연기 좀 부탁드립니다요. 22.06.18 83 4 14쪽
45 45. 따라 뛰었다. 22.06.17 80 3 13쪽
44 44. 공격을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맞선다. 22.06.15 84 4 14쪽
43 43. 2년간 증발한 놈이 앞에 서 있다. 22.06.13 97 3 14쪽
42 42. 물통을 얻는 것은 나의 홍복. 22.06.12 91 4 12쪽
41 41. 추적하니 바닥에 마법진. 22.06.11 96 5 12쪽
40 40. 굳이 보상도 없는 던전. 22.06.10 97 4 15쪽
39 39. 스킬을 발동하면, 영장류 최강이다. 22.06.08 103 5 13쪽
38 38. 정말 이해가 안 된다. 22.06.06 10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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