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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C급 헌터도 이 세계에서 잘만 살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정동글
그림/삽화
정동글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6
최근연재일 :
2022.07.31 17:11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8,136
추천수 :
678
글자수 :
392,747

작성
22.05.11 10:29
조회
2,190
추천
65
글자
5쪽

1. 프롤로그.

DUMMY

“꺽. 꺽.”


한 남자가 아파트 단지 내 도로 한복판에 누워 피를 토해내고 있다.


웅성웅성.


“어머. 어떡해요. 괜찮으세요?”

“이게 뭔 일이래···. 아이고~ 어제 이사 왔는데, 집값 내려가겠네.”


아파트 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자기 가슴을 탁탁 친다.


“여러분! 그냥 보고만 있지 마시고,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가슴을 꾹꾹 누르며 응급조치하던 아저씨가 구경만 하는 사람에게 다급히 외쳤다.

그저 오늘 소소하게 집에서 한잔하고 싶었다. 그저 편의점에 가려 했을 뿐인데···.


‘하. 적당히 하지. 아프네.’


사고를 당한 시점부터 기억이 없다.

잠시 기억이 끊긴 동안 차량에 부딪혀 정신을 잃은 것 같다.


깨어났을 땐, 전신 감각이 상실했는지 분비된 호르몬 탓인지 고통스럽지 않았다.

가슴을 짓눌러 대는 아저씨가 나타나기 전까진···.


“꺽. 꺽.”


내 가슴을 꾹꾹 눌러대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그에게 아프다고. 제발 너무 아파서 그런데,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 바람과 다르게 입에선 핏물만 입으로 꾸역꾸역 밀려 나올 뿐,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도로에 누워 있던 때가 있었나?’


아! 있다.

내 나이 이십 대 초반, 술 마시고 지금처럼 친구랑 누워 있던 일이 기억났다.


‘이 와중에 쓸데없는 기억력 미쳤네.’


누워 있으니, 별의별 생각이 시시각각 생각난다. 낙하 시점까지 꽤 길게 느껴졌을 뿐, 남들이 말하는 인생 파노라마는 펼쳐지진 않았다.


“정신 차리세요! 눈 감으면 안 돼요!”

“끄으. 제발, 컥컥.”

“예? 뭐라고요?”


꾹꾹.


‘아 씨··· 아파 죽겠네. 다리랑 뚝배기가 깨졌는데, 왜 가슴을 처 누르냐고. 나 숨 쉬는데 문제없다고!’


물론 도와주려는 건 고맙다.

근데 아파도 정도껏 아파야지.

가슴에 전해오는 심폐소생술의 충격은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꺽. 그만 꺽.”

“예? 뭐라고요? 에잇. 훕~!”


흡하. 흡하.

연신 가슴을 짓눌러대던 아저씨가 내 입술에 살포시 입을 맞추고, 수줍게 숨을 불어넣는다.


‘그만하라고. 괜찮다고. 제발 그만하라고. 너 때문에 더 아프다고.’


정말 몸도 마음도 아프다는 게 뭔지 깨닫는다. 왜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말리지 않는가? 일종의 회의감이 든다.


내 나이 서른. 내 첫 키스 상대는 처음 본 오십 대 아저씨가 가져갔고, 결코 썩 좋은 경험은 아니다.


“웁. 웁.”

“괜찮아요. 조금만 있으면 119 올 거예요. 아저씨 좀만 버텨요! 후웁~!”


하···. 돼지 똥구멍같이 만든 입술을 쭉 내밀고 내게 들이미는데, 몸만 정상이라면 주먹부터 올렸을지 모른다.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병행 당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삐뽀삐뽀. 웨에에엥.


초록색 찬란한 빛을 뿌리며, 앰뷸런스 차 한 대가 내 앞에 서더니, 구급 대원들이 날 들것에 실었다.


그전까진 짓누르던 가슴만 아팠는데, 들것에 실리면서 전신에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난. 들것에 실려 가는 도중에 나를 친 차량을 쳐다봤지만, 차량은 놀랍게도 범퍼만 살짝 찌그러졌을 뿐.


‘제길. 범퍼 보면 저속으로 친 거 같은데 잘못 맞았나?’


가해 차량을 운전한 여성은 들것에 실린 내 옆을 따라와 서럽게 엉엉 울고 있다.


앰뷸런스 차량에 내 몸이 실리는 순간에도 그녀는 엉엉 울며, 차량 문 앞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인생 x 됐음에 우는 건지, 내가 걱정돼서 우는 건진 모르겠다.


구급 대원이 내 팔에 주사를 놓는다.

내 팔을 통해 뜨끈한 약물이 전신에 퍼지는 느낌을 받는다. 점차 정신이 몽롱해가는 와중에 보이는 건, 여성 구급 대원이 산소마스크를 씌우려는 모습.


잠깐.


‘마스크 쓰면 말 못 하잖아?’


산소마스크가 씌워지기 전 차량 문 앞에 서서 날 지켜보는 저 가해자에게 한마디 해야 한다.


“끄으으. 내 머리 잡지 마.”

“왜 그러세요? 할 말 있으세요?”


당연히 지금까지 많은 사고를 접해본 구급 대원 입장에선 피해자 입에서 나올 말이 뭔지 유추할 수 있다.


‘가해자가 죄책감에 서럽게 우시면, 많은 피해자분은 오히려 자긴 괜찮다고 안심시켰더랬지.’


“끄으으···. 좀 놔··· 봐.”

“환자분. 가해 차량 운전자분은 그냥 많이 놀라시기만 하셨어요.


‘좀. 놔. 놓으라고!’


원하는 말은 입안에서만 맴돈다. 지켜보며 서럽게 울고 있는 가해자에게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야 이. 개색···.”


말하고 싶던 단어를 완성하지 못하고.

난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


천추의 한이다.

1화.png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정동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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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신으로 추앙받는 자. 22.06.22 72 3 15쪽
48 48. 습격과 납치. 22.06.20 69 2 12쪽
47 47. 스킬 빼줄 때까지 기다릴 계획. 22.06.19 72 4 13쪽
46 46. 연기 좀 부탁드립니다요. 22.06.18 83 4 14쪽
45 45. 따라 뛰었다. 22.06.17 80 3 13쪽
44 44. 공격을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맞선다. 22.06.15 8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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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 추적하니 바닥에 마법진. 22.06.11 9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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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스킬을 발동하면, 영장류 최강이다. 22.06.08 103 5 13쪽
38 38. 정말 이해가 안 된다. 22.06.06 10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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