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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C급 헌터도 이 세계에서 잘만 살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정동글
그림/삽화
정동글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6
최근연재일 :
2022.07.31 17:11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8,148
추천수 :
678
글자수 :
392,747

작성
22.07.18 20:07
조회
50
추천
2
글자
11쪽

62. 힉! 히드라.

DUMMY

- 띠링. 히드라의 주인과 조우합니다.

시스템이 생성한 던전이 아닙니다. 클리어를 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캬오오!]


“힉! 히드라?!”


준구에게 잡혀 있던, 경비 서던 놈도 얼떨결에 같이 왔다.


“야. 너 뭐 알고 있는 거지? 이 던전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


히드라를 응시한 채, 입을 열어 놈에게 물었다.


“우린 다 죽었어. 이런 싯팔! 오늘 만덕이랑 출근 날짜 바꿔주는 게 아니었는데!”

“만덕이가 뭔지 모르겠고, 알고 있는 거 말해!”

“끄아아. 이곳에 끌려오다니. 우린 다 죽었어!”


답답하다. 이럴 때 대갈통을 때려줘야 하는데, 함부로 움직이기에는 앞에 있는 괴물이 곧 달려들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생긴 것은 네발로 다니는 공룡 비슷한 몸체에, 머리가 9개 달린 괴물이었다.


구동한과 준구, 그리고 나는 각자 무기를 쥐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드라 옆에 둥실둥실 떠 있는 곽민영이 나타났다.


“신백호 씨. 당신이 이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건지 모르지만, 저와 계약한다면 살려드리죠.”

“계약? 무슨 계약?”

“평생 제 종으로 지내며, 일하면 됩니다. 호홋!”

“뭐? 아까 CCTV 보는 애들처럼? 걔들도 네 종 같은 거야?”

“호홋! 눈치채셨군요. 당신은 최상급 헌터니깐. 제 보디가드로 임명해 드리죠!”


눈치 못 채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거의 헐벗은 수영복 차림에, 망사 스타킹, 악마 머리띠를 한 곽민영이 개소리를 지껄인다.


“나는?!”


준구가 눈을 빛내며 소리친다. 암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지만, 저런 취향이라니.


“당신은 딱 봐도 쓸모가 없어 보이니, 사형입니다! 자. 신백호 씨. 결정하시죠.”

“뭔 결정을 해?”

“방금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 종이 될 건지, 여기서 죽을 거지.”

“반대지. 네가 내 종이 될 건지, 죽을 건지 정해야지. 별 개 같은 헛소리를 하고 있어 짜증 나게.”


내가 짜증을 내자, 완벽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가 깜짝 놀란다.


“뭐뭣?! 지금 저한테 쌍욕을 내뱉은 건가요? 신백호 씨?”

“그러면 여기서 개소리하는 게 너뿐인데,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욕하겠니? 당연히 너한테 욕했지.”

“내게 모욕감을 준 건 당신이 처음이군요. 아쉽지만 협상은 결렬입니다. 당신도 옆에 있는 쓸모없는 놈처럼 사형입니다!”


그녀의 손에 쥔 채찍으로 히드라의 등짝을 때리자, 성난 녀석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아악!]

“바위 부수기!”


날렵하게 히드라의 몸체를 밟고, 뛰어오른 구동한이 히드라의 머리 중 하나를 잘라냈다. 이미 레벨이 한계에 다다른 구동한의 움직임은 강지형 못지않게 날렵했다.


“힉! 히드라의 머리를 자르면!”

“아. 진짜 답답한 놈이네! 이 새끼. 알고 있는 정보 있으면 빨리 뱉어보라고, 그래야 모두 살 수 있다고!”

“히. 히드라의 머리를 자르면.”

“와. 진짜 나랑 안 맞다.”


경비 놈이 말하기도 전에 이미 다음 할 말을 대충 알게 됐다. 히드라의 대가리를 잘라도 다시 자란다는 것을.


“다시 자랍니다! 머리를 잘라선 죽일 수 없습니다!”


이미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말하다니. 참 빨리 말한다. 떨어진 머리는 연기로 변해서 흩어진다.


“너 좀 이따 보자.”


세상 제일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내 입장에선, 속에 열불이 터질 거 같아 이름도 모르는 더벅머리 놈을 외면하고 히드라에게 달려들었다.


[캬오!]


아홉의 대가리 중 하나에서 불이 뿜어져 나온다. 살짝 피하고 목을 잘랐다. 생각보다 빠르거나 상대하기 어렵지 않다.


“대체 뭔 자신감으로 날 이기느니, 마네 하는 거야?”

“호홋! 힘이 있을 때 마음껏 즐기십시오! 당신이 죽는 것은 변함없을 테니!”


내 혼잣말을 들었는지, 곽민영이 나를 보며 소리쳤다.


“어. 안 죽어.”


저런 혼종 괴물에게 죽을 리 없다. 몸놀림도 느렸으며, 위력이 강한 것도 아니다. 내가 휘두르는 검을 곧이곧대로 잘려 나가고 베어졌다.


하지만.


“주군! 실시간으로 재생됩니다. 미친···. 저건 치료 수준이 아니에요. 말대 안되는 생명력이에요!”


준구가 내 앞에 서며 소리쳤다.


“야 준구 너 뒤로 빠져. 너 눈먼 발에 밟혀서 죽고 싶지 않으면!”

“주군 저도 싸울 수 있습니다!”

“아 씨. 뒤로 안 빠져?!”


잰 왜 갑자기 앞을 나서는 걸까?


준 구가 이 싸움에 끼어들면, 괜히 다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히드라라는 괴물이 내 입장에서 상대하기 쉬울지 몰라도, 준구 입장에선 벅차니까.


“준구 씨. 그냥 저랑 같이 방해하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요.”


최유현이 준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제길! 친위대 장인 내가 어떻게 주군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니! 크윽.”


비통한 듯 준구가 소리치며, 곁눈질로는 수영복 차림의 곽민영을 힐끔힐끔 쳐다본다. 저딴 놈이 어떻게 산속에서 2년 동안 스님 행세를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맹렬한 돌진!”


타앙!

마침 히드라의 목을 구동한이 또 한차례 베어냈고, 그를 물려고 달려드는 다른 머리는 내 샷건으로 처리했다.


꾸물꾸물.

추욱 늘어졌다가도 언제 다쳤냐는 듯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고, 상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 신형! 이거 진짜 저 여자 말대로 우리가 먼저 지치는 거 아닙니까?!


구동한도 몇 번이나 히드라 대가리를 베어내다 조바심이 생기는지, 내게 팀 채팅으로 물어왔다.


▷ 난들 알겠냐? 나도 저런 거 처음 보는데.

▷ 그럼 어째요!

▷ 나도 모른다고! 일단 썰어봐. 대가리를 썰고 또 썰다 보면 방법이 보이겠지!

▷ 이런 무책임한 팀장을 봤나?!


구동한과 실시간으로 팀 채팅을 하며, 농부가 누렇게 익은 벼를 낫으로 추수하듯 정성스럽게 베어봤다가, 대충 목을 반쯤만 베어 보기도 했고, 머리통을 부수어도 봤다.


히드라를 상대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몸이 지쳐나간다. 그렇다고 상대하기 어렵지 않은 적을 두고 소드 마스터 스킬을 사용하기도 애매하다.


▷ 이거 진짜 맞는 거요?

▷ 맞긴 뭘 맞아?

▷ 아니 어떻게 된 생물이 저렇게 다치는 데도 지칠 생각을 안 해?! 뭔가 이상한 거 같지 않아요? 목이랑 분리 되는 머리통도 다 연기로 변하잖아요.


‘설마?’


뭔가 처음부터 내가 놓친 게 있을지 모른다. 그래. 여기는 던전이다. 저런 괴물이 나와도 이상한 것 없는 던전.


그런데.


▷ 여기 저 여자가 만든 던전이라고 했지?

▷ 네.

▷ 일개 헌터가 보스급 몬스터를 부릴 수 있니?

▷ 모르죠. 별의별 놈들이 다 있는데, 어쩌면 가능하겠죠. 던전도 쟤가 만들었다잖아요.

▷ 뭔가 이상한데?

▷ 맞죠? 이거 뭔가 가짜인데, 진짜 같은 가짜 같은 뭐 그런 거 같죠?


- 띠링. 히드라의 주인과 조우합니다.


퀘스트의 대목을 다시 짚어봤다. 뭔가 의문이 든다. 보통 던전의 대장이거나 던전 클리어 목표물을 보스라고 지칭하는데, 여기서는 히드라의 주인이라 말하고 있다.


그게 곳 보스라는 뜻인가?


▷ 구동한! 너 혼자 히드라 좀 맡아봐.

▷ 또 뭐 하려고요!

▷ 오랜만에 그 녀석 좀 써보게.


높이 떠있는 그녀를 공격해야 한다. 공중전에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 프로즌 볼을 장착했습니다.


총기류다.

예전에 얻어두고 처분하기엔 성능이 좋아 그냥 방치했던 저격용 총.


프로즌 볼 : 얼음 탄환을 발사합니다. 피격 시, 탄환의 반경 5Cm의 모든 것이 얼어붙습니다. 탄환은 5초마다 자동 충전됩니다.


생명체든 뭐든 간에 맞추기만 한다면, 동상도 아닌, 그냥 얼어붙어 바스러지는 옵션을 가진 총이다. 범위는 넓지 않지만, 일단 얼어붙는 곳은 엄청난 피해가 생긴다.


전투 마스터리 스킬이 MAX인 나에겐 검뿐만 아니라, 저격용 총을 포함한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뭐야? 신백호 씨! 당신 세 종류의 무기를 다룰 수 있었나요?! 막아!”


두두두두.

내가 한쪽 구석에서 곽민영을 향해 조준하자. 구동한을 물어뜯으려 하던 놈이 내게 뛰어온다.


타앙!

엄청난 소음을 내며, 곽민영을 향해 격발된 탄환이 가까이 다가온 히드라의 머리 중 하나에 걸려 박혔다.


“제길!”


쨍강. 후드득.

히드라의 관자놀이 쪽이 삽시간에 얼어붙더니 깨어졌다.


[끼요오오오!]


파괴된 머리가 축 늘어지려다, 다시 회복하여 고개를 쳐든다. 놀랄만한 재생력이다.


“바위부수기!”


동한의 공격에 또 다른 머리가 잘려 나갔고, 잘려 나간 머리는 역시나 연기가 되어 흩어졌다.


철컥.

자동으로 얼음 탄환이 충전되었고, 다시 곽민영을 향해 조준했다.


“죽여! 히드라 빨리 죽이라고!”


곽민영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를 뿐, 딱히 공중에 가만히 떠 있기만 했다.


“백호 대장! 저 여자 레비테이션 계열이 아닌 공중부양 스킬이에요!"

“그게 뭔데?!”

“움직이진 못하고 그냥 떠 있을 수만 있는 스킬이에요! 재사용 시간은 2시간 정도 되고, 최대 뜰 수 있는 시간인 20분 정도 될 거예요!"


멀리서 몸을 숨기고 보고 있던 최유현이 내게 소리를 질렀다. 추적자로써 숨어서 상대의 약점을 유심히 찾고 있었던 것 같다.


‘그냥 가만히 떠있는 과녁이란 말이지?’


내 검지가 프로즌 볼의 방아쇠에 걸린다.


▷ 구동한! 세 번째 머리 잘라!

▷ 맡겨주쇼!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동한이 히드라의 세 번째 목을 치는 순간!


타앙!

검지에 걸린 방아쇠를 당겼고, 큰 발포 소리와 함께 얼음 탄환이 날아갔다.


“꺄악! 해제!”


곽민영이 기겁을 하며, 아래로 뚝 떨어졌다.


“저거 재사용 시간이 2시간이라 했지?”


서둘러 총을 인벤토리에 던지다시피 하고 검을 꺼내서, 곽민영을 향해 달려갔다. 달려가는 도중 히드라의 공격이 있었으나, 내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이제 장난 그만 치고, 죽을 시간이야!”

“꺄악! 악! 악!”


주르륵.

내 검이 그녀의 목에 닿은 순간 멈췄다.


“컥. 커컥.”

그녀가 놀라 뒤로 물러나면서 넘어졌다. 얼마나 놀랐는지, 눈을 끔뻑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자. 이제 어떡할래?”


반대 상황이 된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딸꾹.”


딸꾹질하며 그녀가 넋이 나간 채 날 올려다보고 있었고, 히드라의 움직임은 멈춘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내가 아까 말했지? 네가 내 종이 될 건지 죽을 건지 결정해야 한다고.”

“당신. 어떻게 무기를 세 종류나 쓸 수···.”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내 말에 대답부터 해.”

“사. 살려주세요.”

“좋이 되고 싶다는 뜻이지?”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그녀가 엎드려 빌었고, 멀리서 숨어있던 최유현과 준구가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게 보인다.


▷ 신형. 어쩔 거요?

▷ 어쩌긴 뻔하잖아? 방금 봤잖아. 던전을 만드는 능력이라면 탐나지 않아?

▷ 하지만, 피유진의 팀원이라잖아요.

▷ 예로부터 적은 가까운 두라 했잖아.

▷ 뭐 그런 건 모르겠고, 알아서 하쇼.


귀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린다.


▷ 그런데 얘는 아깝지만, 안될 거 같다.

▷ 네? 무슨 소리요?


“죽어라! 죽음의 일격!”

“백호 대장!”

“주군!”


구동한을 쳐다보며 팀 채팅을 하는데, 내 목을 향해 찌릿한 기운이 담긴 뭔가가 찔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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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 지금 눈뜨면 같이 맞음. +1 22.07.31 38 2 11쪽
65 65. 말 끊으면 죽는다고. 22.07.27 36 1 13쪽
64 64. 결과적으론 잘 처리됐는데. 22.07.25 43 1 13쪽
63 63. 그가 나설 거예요. 22.07.22 42 2 12쪽
» 62. 힉! 히드라. 22.07.18 51 2 11쪽
61 61. A급 던전 포탈. 22.07.15 59 2 12쪽
60 60. 부패한 박쥐같은 놈들. 22.07.14 36 1 13쪽
59 59. 준구의 희망에 부푼 인턴 생활의 결말. 22.07.12 48 1 12쪽
58 58.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22.07.11 49 2 13쪽
57 57. 자기 오랜만이네? 22.07.10 60 2 13쪽
56 56. 멈추긴 뭘 멈춰? 22.07.09 54 2 11쪽
55 55. 분석해서 뭐 할 건데? 22.07.05 55 2 12쪽
54 54. 사람 만들어 놓고 이야기하면 돼. 22.07.03 58 2 13쪽
53 53. 응원이라도 해주라는 건가? 22.06.29 70 2 12쪽
52 52. 명예 찾는 놈이 여기 또 있네. 22.06.27 74 2 12쪽
51 51. 교주암살. 22.06.25 69 2 12쪽
50 50.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준구 22.06.24 67 2 13쪽
49 49. 신으로 추앙받는 자. 22.06.22 72 3 15쪽
48 48. 습격과 납치. 22.06.20 69 2 12쪽
47 47. 스킬 빼줄 때까지 기다릴 계획. 22.06.19 72 4 13쪽
46 46. 연기 좀 부탁드립니다요. 22.06.18 83 4 14쪽
45 45. 따라 뛰었다. 22.06.17 81 3 13쪽
44 44. 공격을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맞선다. 22.06.15 85 4 14쪽
43 43. 2년간 증발한 놈이 앞에 서 있다. 22.06.13 97 3 14쪽
42 42. 물통을 얻는 것은 나의 홍복. 22.06.12 92 4 12쪽
41 41. 추적하니 바닥에 마법진. 22.06.11 97 5 12쪽
40 40. 굳이 보상도 없는 던전. 22.06.10 97 4 15쪽
39 39. 스킬을 발동하면, 영장류 최강이다. 22.06.08 103 5 13쪽
38 38. 정말 이해가 안 된다. 22.06.06 10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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