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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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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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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8,215

작성
22.11.0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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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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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글자
12쪽

1화 - 살았다?

DUMMY

이상하다.

난 게이트 안에서 심장을 꿰뚫려 죽었다. 확인 사살까지 당했다.

그런데 어째서 잠옷 차림인 채 익숙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는 거지?


“이거 꿈인가?”


그럴 리는 없고.

아니면 그건가?

죽기 직전에 보게 된다던 주마등?

의문을 해결하고자 있는 힘껏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금방 후회했다.


“더럽게 아프네.”


힘을 조금만 덜 줄 걸 그랬다. 전력으로 때렸더니 뺨이 얼얼하다.

꿈이니 주마등이니 했던 거 다 취소. 이게 현실이 아니면 말이 안 된다.

잠옷을 벗었다. 몸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깨끗했다. 꿰뚫린 흔적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죽었다 살아난 건가?

말도 안 된다.

현대 의학은 고사하고 치유계열 헌터들의 능력으로도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가능하다고 해도 나 같은 C급 헌터에게 그런 엄청난 기술을 써줄 리 없다.


‘그럼 대체 뭐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란스러울수록 가장 우선해야 할 건 정보 수집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움직이려던 난 이상한 걸 발견했다.


“이게 뭐야?”


벽에 걸려있던 달력.

그 위쪽엔 큼지막하게 ‘2030년 3월’이 적혀 있었다.


내 마지막 기억 속 날짜는 2034년 7월 15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제때 달력을 바꾸지 않은 적은 없었다.


만에 하나 안 바꿨더라도 한 달 정도지, 살면서 4년이나 달력을 안 바꿨을 리는 없었다. 그러니 저 날짜가 틀리지 않다면······.


식탁 위에 놓인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2030년 3월 28일 08:59


“이거 실화야?”


TV를 켰다. 마침 정시 뉴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2030년 3월 28일. 오전 9시 뉴스를 시작합니다.


환장하겠네.

옷을 갈아입곤 거리로 나섰다.

분명 곳곳에 바리케이드와 함께 게이트 출현 경보기가 깔려 있······.


“······지를 않네.”


정신 나갈 것 같다.

아무리 죽기 전에 소설 이야기를 했다지만 정말 그런 데서나 벌어지는 일이 일어났을 줄이야.


‘시간을 거슬러 왔다고?’


마물들이 날뛰고 헌터들이 저마다의 능력을 쓰는 초현실이 된 지 거진 5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회귀’라는 기적이 일어났단 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내게 이런 능력이 있었나?

그게 아니면 누군가의 짓인가?


이것저것 생각하려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침착한 녀석들은 전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일단 진정하자.”


크게 심호흡했다.

열심히 고민해봐야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다.

일단 중요한 건 내가 살아있단 사실.

최선호. 향년 29세.

F급 게이트에서 튜토리얼 교육 중 A급 마족에게 심장을 찔려 사망이란 전개가 없던 일이 되었다.

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제일이라더니.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몰라도 정말 적절한 말이다.

그런데 잠깐.

정말 회귀했다면 설마······?


“상태창!”


부르기 무섭게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혹시나 했는데 다행히 잘 나온다.

다른 건 제쳐두고 직업란을 확인했다.


[검사]


“······역시 바뀌진 않았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보통 ‘내 직업은 검사요.’라고 소개하면 다들 기대한다.

그들에게 있어 검사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검술을 쓰거나, 마나 소드라 불리는 광선검을 뽑아서 쓰거나, 아니면 마법을 검에 부여해 쓰는 지극히 판타지스러운 이들이니까.

나 역시 처음 검사임을 확인했을 땐 그런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내 능력은 검을 한결 수월하게 다룰 수 있는 것. 검사 계통의 각성자라면 누구든 가지고 있는, 지극히 기초적인 능력.

그게 전부였다.

오러? 파이어 소드? 마법?

별의별 걸 다 해봤지만, 어느 하나도 발현할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남들처럼 순식간에 강해지는 건 불가능했다. 긴 시간에 걸친 수련과 수많은 실전만이 내가 강해질 수 있는 길이었다.

그것만으로 난 F급에서 C급까지 올랐고, 그 과정에서 온갖 조롱을 다 들었다.


‘실력 좀 되는 줄 알고 받았는데 속았다’

‘다들 잘만 하시던데. 님은 왜 못해요?’

‘그럴 바엔 칼 버리고 총이나 들고 싸우시죠?’


다 괜찮았다.

딱 한 가지만 빼고.


‘믿고 거르는 칼잡이.’


내게 붙여진 멸칭에 가까운 별명.

딱히 뭔가를 크게 잘못해서 붙은 건 아니다. 그저 내가 갈 자리에 다른 사람을 데려가는 게 나아서 붙여졌을 뿐.

이게 얼마나 유명했냐면 처음 보는 사람도 이름만 들으면 반사적으로 저 별명을 언급했다.


“좀 섭섭하네.”


이타적인 행동에 의한 죽음이었으니 뭔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시간을 거슬러 온 것이 보상이라면 할 말은 없다. 살아난 것 자체가 기적이니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상태창을 접으려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 최선호]

직업 : [ ] [검사]


원래 이름 칸이 이렇게 길었나? 그것도 전체가 아니라 앞이?

거기다 검사 앞의 저 공란은 뭐야.


“버근가?”


여러 번 닫았다 열었는데도 변함이 없었다. 회귀하면서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라 그냥 닫았다. 이제 뭘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울렸다.


[선릉역 부근 헌터들에게 발송된 문자입니다. 선릉역에서 C급 게이트 발생. 헌터들은 첨부한 위치로 즉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선릉역에서 C급 게이트라.

기억난다. 대도심에서 갑자기 커다란 게 튀어나와서 큰 소란이었다.


“하지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지.”


기억대로면 이미 헌터들이 도착해 응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설령 가더라도 예전처럼 안전선 부근이나 지키는 신세가 될 거다.

또 그 푸대접을 겪는 건 사양이다.

거기다 이쪽은 방금 죽었다 살아났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이 기적을 만끽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또 다른 게이트에 대한 사실이 떠오르기 전까진.

분명 여러 매체에서 다룬 건 선릉역의 게이트가 맞다. 하지만 도심에 큰 피해가 발생한 건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약 7분 뒤 한티역 입구에서 E급 게이트가 발생한다. 발생 이후 처리가 늦어진 탓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유는 간단.

주변에 있던 헌터들은 모두 소집령을 받아 선릉역에 있었다.

거기다 한티역 게이트는 선릉역의 것과 달리 출현할 때까지 탐지되지 않았다. 탐지된 직후에도 E급이었기에 C급인 선릉역 게이트에 비해 처리 우선도가 떨어진 점도 컸다.

이대로 있으면 그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건 불 보듯 뻔하다.


“전화라도 해둘까.”


협회에 미리 알려준다면 사람을 좀 보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스마트폰을 들었다.


-네, 한국 헌터 협회 상담원 이진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진하?”

-네, 헌터님. 무슨 일이시죠?


이것도 인연인가.

아니. 지금 이럴 시간이 없다.


“헌터 최선호입니다. 게이트 출현 제보를 하려고 하는데요.”

-아, 네. 지금 위치가 어디시죠?

“한티역이요.”


스피커 너머로 타자 소리가 들렸다. 조금 있으니 답이 돌아왔다.


-헌터님. 죄송합니다만 말씀하신 곳에 게이트가 탐지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해당 위치에서 찍으신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건 있으신지요?

“없습니다만.”


침묵.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저희로선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단호한 거절.

답답하지만, 이해는 간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 헌터를 파견하는 건 인력 낭비다. 하물며 지금은 바로 옆 선릉역에 C급 게이트가 발생한 상황. 한시라도 빨리 그쪽을 정리하고 싶겠지.

그렇다고 해서 ‘아, 그렇습니까.’ 하고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탐지에 잡히지 않는 게이트가 열릴 겁니다. 여기로도 헌터들이 와야 합니다.”

-그 말씀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면 저희로선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선릉역 게이트 처리가 급하니 헌터님도 그쪽으로 가주시면······.

“거긴 사람 차고 넘치지 않습니다. 거기 후방 지원대에서 조금만 오면 됩니다.”

-후방 지원대는 만에 하나를 위해 대기해야 해서 차출할 수가······.

“거긴 충분히 막지 않습니까! 여기로도 헌터들이 와야 합니다!”

-저, 헌터님. 우선 진정하시고······.

-뭐야? 왜 그래?


스피커 너머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미간이 팍 구겨졌다.


-지금 연락하신 헌터님께서 한티역에 게이트가 열릴 거라고 연락을 주셨는데······.

-어디 봐봐. 거기 지금 아무것도 없잖아. 무슨 소리 하는 거야?

-하지만 탐지되지 않는 게이트가 열릴 거라고······.

-연락한 게 누군데?

-최선호라는 헌터님이십니다.

-하?


날이 선 목소리로 외치던 사내가 수화기를 낚아챈 듯 툭 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봐요, 최선호 헌터. 탐지 계통 헌터도 아닌 당신이 그런 걸 어떻게 아는 겁니까?

“게이트가 나타나기 직전에 헌터들이 느끼는 이질적인 감각. 당신도 알지 않습니까.”

-지금 당신이 탐지기보다 뛰어나단 소릴 하고 싶은 겁니까?

“탐지기가 정확하지 않으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당신도 빨리 선릉역으로 가십쇼. 뭐, 당신이 가도 나설 일은 없겠······.


사내의 말이 더 이어지기 전에 전화를 끊었다.


“진짜 열받게 하네.”


예상했던 일이다. 그렇지만 짜증이 솟는 건 어쩔 수 없다.

오자마자 이러진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거 혼자서 간다.

가서 게이트를 제압해 피해를 줄인다. 겸사겸사 내가 받은 치욕감을 이자까지 쳐서 돌려줘야겠다. 그 녀석의 있는 대로 구겨진 표정은 볼만할 거다.

습관처럼 칼도 챙긴 참이다. 집에 들를 필요가 없으니 지금 가면 아슬아슬하게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대응할 수 있다.

마음을 정한 나는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에 대해 기억나는 것들을 되짚으며 걸으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역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겉옷을 대충 걸친 채 바삐 움직이는 걸 보니 선릉역에서 대피해온 모양이다.

거기다 도로엔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거리낌없이 다니고 있었다.


‘왜 민간인 피해가 그렇게 발생했는지 알겠다.’


한티역에 발생한 건 침공형 게이트. 게이트가 열리면 안에서 마물들이 튀어나온다.

헌터들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인들 앞에 그런 게이트가 나타난다면? 이어질 일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사람이 이렇게 많다면 게이트 클리어는 둘째치고 민간인을 전부 지키는 건 어렵다.

다행인 건 게이트가 나타날 곳 주변에 지하철역과 백화점이 있다는 것. 게이트 바로 앞에서 이목을 끌어 대피 시간을 번다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아까부터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뭔지 떠올리려고 했지만, 이제 그럴 여유는 없었다.


“저, 저거······.”


도망치던 이들 중 누군가가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손끝이 가리킨 부근의 풍경이 일그러졌다.


“게이트 아니야?”

“뭐? 게이트라고?”

“알림은 오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하나둘 당황하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반응에 난 칼을 꺼내곤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알면 도망치세요! 당장!”


쩌적!


내 외침과 동시에 눈앞의 공간이 갈라졌다. 갈라진 틈 사이로 흉흉한 검은빛이 흘러나와 순식간에 주변을 물들였다.


-키에에에에!


균열에서 튀어나오는 녀석들에게 검을 휘두르려던 순간.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히든 클래스 전직을 위한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퀘스트 : 마물의 공세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히 대피시켜라.]

[보상 : 히든 클래스로의 전직.]


“······하아?”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작가의말

초반부 일부 수정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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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8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4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5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6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9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7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3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9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3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7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51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7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7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5 9 14쪽
111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2 8 11쪽
110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302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4 10 12쪽
108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5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5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6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3 12 12쪽
104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1 13 12쪽
103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10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20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3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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