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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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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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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826
추천수 :
6,318
글자수 :
678,215

작성
23.04.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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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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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07화 - 증명의 시간

DUMMY

“카아아악!”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고통에 찬 비명. 비행기를 향해 날아든 동료들이 바람에 찢겨나가는 모습을 본 마족들이 달려드는 걸 멈췄다.


-“뭣들 하는 것이냐!”


저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로브를 뒤집어쓴 마족 중 하나가 아래로 날아왔다. 바람에 날아간 로브에 드러난 보랏빛 얼굴엔 분노가 가득 어려 있었다.


-“싸움에 나서지 않고 여기서 머뭇거리기나 하다니, 마왕님께 부끄럽지도 않은 것이냐!”

-“하지만 거스타님! 현재로서 저 바람을 뚫고 들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한심한 녀석들. 너희가 그러고도 전사더냐!”


거스타라 불린 마족이 일갈과 함께 손을 뻗었다. 녀석의 앞에 생겨난 원 안에 가지 여럿이 그려진 마법진이 불길한 빛을 뿜어냈다.


-“정령이 방해라면 정령사를 직접 노리면 되는 일 아니냐! 잘 봐둬라, 내가 저 년을 이 자리에서 바로······.”

“이프리트, 처리해.”


임수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의 앞에서 뱀의 형상을 한 불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허공을 가르며 올라간 불의 뱀이 마법을 준비하던 마족을 향해 아가리를 벌렸다. 시뻘겋게 달궈진 이빨이 마족을 노리며 쇄도했다.


-“하찮은 정령 주제에 감히!”


마족의 일갈과 함께 마법진에서 여섯 갈래의 번개가 터져 나왔다. 검은 전격과 불의 뱀이 부딪치며 강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고작 이런 걸로 날 쓰러뜨리고자 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이제 네년을······.”


푸욱!


자신만만하게 외치던 마족의 가슴팍에서 날카로운 창이 튀어나왔다.


-“커헉!”


거스타가 고개를 내렸다. 자신의 가슴께에 튀어나온 푸른빛으로 된 물의 창과 그걸 찔러 넣은 푸른 갑주를 입은 물의 정령을 본 녀석이 미간을 있는 대로 찌푸렸다.


-“대체 언제 이런 걸······.”

“네레이드, 그대로 뚫어버려.”

-“내가, 내가 고작 이런 걸로 죽을 것 같으냐!”


거스타가 몸 안에 있던 마기와 마나를 있는 대로 폭발시켰다. 충격을 버티지 못한 정령이 물의 입자로 변해 터졌다.


거스타가 로브를 벗어 던지며 두 날개를 펼쳤다. 짙은 마기를 머금은 검은빛 날개를 펄럭인 녀석이 두 손을 활짝 펼쳤다.


거스타의 눈앞에 원형 마법진이 나타났다. 녀석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마법진 안에 수많은 작은 원과 마족어가 생겨나며 흉흉한 기운을 뿜어냈다.


저 마법진은 본 기억이 있다.

일전에 싸웠던 마왕 루세프의 부하 사타엘이 사용했던, 강력한 폭풍으로 적을 집어삼키고 마기의 번개로 지져버리는 기술.

눈앞에 있는 건 그것보다 위력이 증폭된 버전이었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으으윽!”

-“거스타님!”


마법이 시전 되기 전임에도 녀석의 주변에 있던 마족들이 동요했다. 개중엔 두려움에 떨며 도망치는 녀석들도 생겨났다.


나는 손을 들었다.

제자가 노린 사냥감에 손을 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건 지금 녀석이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녀석을 향해 공격을 가하려던 그때, 귓가에 수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쌤.”


고개를 내렸다.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고고하게 서 있는 녀석의 지팡이 끝에 달린 날개 장식들이 찬란한 빛을 뿜어냈다.


“제가 할게요.”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보여주고 싶은 게 많구만?”


나는 손을 거뒀다. 그 모습을 본 거스타가 노기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오만하구나! 그렇게 자신 있다면, 어디 한 번 받아보아라!”


마법진이 빛나며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검은 벼락을 동반한 반경 50m 정도의 소용돌이가 수진을 향해 내려왔다.

맹렬한 기세로 내려오는 마기의 폭풍을 보며 수진은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윈다르.”


지팡이에서 빛이 터져 나옴과 함께 임수진의 부름에 응한 바람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사로서의 갑옷 대신 로마 시대의 튜닉을 연상케 하는 천 옷을 걸쳐 입은 에메랄드빛 장발의 남성.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짙은 청록빛 눈동자가 임수진을 쳐다봤다.


“상대해줘.”


바람의 정령, 윈다르가 소용돌이를 향해 도약했다. 두 손으로 원을 그리듯 손을 움직인 녀석의 앞에 녹음을 머금은 색을 띤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모든 것을 찢어발기려는 검은 폭풍과 그에 맞서는 녹색 폭풍이 격돌했다.

당장에 크기와 기세는 거스타의 것이 월등히 강했다. 산들바람과도 같이 천천히 움직이는 윈다르의 폭풍은 금방이라도 집어삼켜질 것 같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무, 무슨······!”


거스타가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외쳤다. 녀석은 급히 마기와 마나를 끌어내 출력을 올렸다.

한층 더 거대해진 폭풍이 주변의 모든 걸 덮칠 기세로 몰아쳤다. 적군과 아군은 가리지 않고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해졌지만, 폭풍은 단 1mm도 윈다르의 것을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정령 따위가 내 마기 폭풍을······.”

“정령 따위가 아니야.”


수진이 거스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거스타를 쳐다보는 녀석의 두 눈엔 고요한 분노가 어려 있었다.


“함부로 말한 대가, 톡톡히 치르도록 해.”


쿠콰과과과과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윈스타의 폭풍이 기세를 바꿨다.

굉음과 함께 휘몰아치기 시작한 녹색의 광풍이 단번에 마기 폭풍을 집어삼켰다. 그대로 거스타까지 집어삼킨 폭풍은 주변에 있던 마족들까지 잡아들였다.


“크아아아악!”

“아, 아아악!”

-“사, 살려······!”


도망치지 못한 마족들의 절규가 바람 소리에 파묻혔다. 전장의 중심에서 거세게 몰아친 폭풍은 얼마 안 가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자취를 감췄다.

폭풍이 잦아든 걸 확인한 나는 걸음을 옮겼다. 한껏 힘을 소진한 수진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친 녀석이 머리를 긁적였다.


“······조금 열 내버렸네요.”

“아냐, 잘했어.”


솔직히 놀랐다.

바람의 정령과의 적성이 가장 좋다곤 하지만, 이렇게까지 성장했을 줄은 몰랐다. 방금 그 공격이라면 드래곤이라 해도 쉽게 대응하지 못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

강한 만큼 상당히 힘을 쓴 모양이지만, 그런 기술을 쓰고도 탈진해서 쓰러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정령들을 다루고 있는 걸 보면 엄청 성장했다.


“이젠 정말 비행기만 지키고 있을게요. 그래도 괜찮죠?”

“그래.”


수진의 어깨를 다독여준 나는 고개를 들었다.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간 덕인지 마족의 수가 꽤 줄어 있었다.


-“이럴 수가······.”

-“거스타님이······ 패하셨다고?”

-“곧 대마법사의 반열에 들지도 모르던 분이 저렇게 당하시다니.”

-“이, 이 싸움은 무리다. 무리라고!”


상위 종의 패배에 동요하는 마족들. 저마다 의견이 엇갈리며 우왕좌왕하고 있을 무렵.


-“하지만 이건 기회다.”


붉은빛 갑옷을 입은 마족이 입을 열었다.

얼굴에 새겨진 커다란 상처가 인상적인 마족이 칼을 고쳐 쥐었다. 칼을 잡는 자세나 말하는 투로 보아 장군급으로 보이는 녀석이었다.

녀석은 칼로 임수진을 가리켰다.


-“라블님?”

-“방금 그 공격으로 정령사는 상당한 힘을 소모했다. 이제 아까와 같은 공격은 하지 못하 거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 거스타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걸 헛되이 하지 않게 해라.”

-“······우오오오오!”


어리바리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단번에 의기투합한 마족들이 다시금 하강 비행을 시작했다.

단체로 세뇌라도 당한 건가 의심될 무렵, 마족 하나가 제트 엔진 위에 착지했다.


-“으랴아아아!”


녀석이 기합과 함께 도끼를 내리쳤다. 프로펠러 위로 떨어지는 도끼를 막고자 손을 뻗었을 때.


서걱!


전신을 휘감은 바람 소리 너머에서도 선명히 들리는 절단음. 바람을 타고 저 멀리 날아가는 마족의 몸뚱이에 가려져 있던 신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걸로 한 놈 더.”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낸 유하늘이 몸을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은 한 번 웃어 보이고는 도약했다.

유하늘은 허공을 자연스럽게 밟고 올라갔다. 몸 주변에 둘려진 바람과 함께 자유로이 움직이는 녀석의 발걸음엔 주저함이 없었다.


“크롸아아아!”


유하늘을 발견한 마족이 팔을 휘둘렀다. 가시가 박힌 갑옷이 가까워졌을 때, 칼이 번쩍이며 팔을 갑옷째로 잘라냈다.


“카아아악!”

“시끄러워.”


살의가 가득 담긴 목소리와 함께 재차 휘둘러진 칼에 마족의 목이 몸과 분리되었다.

한층 더 날카롭고 정교해진 칼솜씨에 감탄하고 있던 그때 라블이라 불린 마족이 유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걸 발견했다.


쐐애액!


묵직한 소리를 내며 내리쳐지는 대검. 마족 하나를 베어낸 유하늘이 급히 몸을 돌려 칼을 받아냈다.


“숙녀에게 인사 하나 없이 기습이라니. 역시 마족은 예의가 없는 건가?”

-“자네는 살려두면 안 될 것 같군.”

“미안한데, 난 네 녀석이 뭐라고 말하는지 전혀 모르겠거든!”


유하늘이 힘을 줘 칼을 튕겨냈다. 순간 생겨난 빈틈을 노리고 칼을 찔러 넣었지만, 라블이 재빨리 반응한 탓에 공격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제법이구나. 하지만 이 정도라면 상대할 만하겠어.”

“최선호!”


유하늘이 고개를 내렸다.


“얘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너 X밥이라는데!”

“······아 그래?”


유하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크게 의미가 다르지도 않으니 괜찮을 거다.

거기다 이 정도 자극은 있어야 싸울 맛도 있을 거고.


“넌 죽었어!”


유하늘이 칼을 휘둘렀다. 빠르게 들어간 칼이 라블의 갑옷을 긁고 지나갔다.


라블은 기습을 감행했던 것치고는 상당히 신중했다. 싸움에 돌입한 녀석은 단 한 번도 유하늘을 향해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반격할 기회는 몇 번이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공격을 피하거나 대검으로 받아치기만 할 뿐, 공세로 전환하지 않았다.


이유는 알 것 같다.

저건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고 이목을 일부러 집중시키는 거다.


일부러 맞을 듯 안 맞을 듯 거리를 주고, 자신의 패는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유하늘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기 동료들을 하나둘 불러 모으고 있었다.


전투, 정확히는 전쟁의 경험이 많은 녀석이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그러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승리만을 위한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 되었다.

지금 녀석들을 상대하는 건 그런 방법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니까.


유하늘의 칼이 허공을 갈랐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라블이 외쳤다.


-“지금이다!”

-“타아아압!”


주변에 있던 마족들이 일제히 유하늘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함께 라블이 자세를 바꿔 유하늘의 머리를 향해 칼을 내리쳤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

잘못 내지른 칼을 거둔다 한들 부상을 입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진퇴양난이자 절체절명의 상황.

틀림없는 위기였지만, 유하늘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걸렸구나.”


부웅!


마족들의 무기가 허공을 갈랐다. 그들의 무기가 지나간 자리에 유하늘은 없었다.


-“무슨······!”

-“어디로 간 거냐!”

“표정들 한 번 예술이네.”


마족들이 소리가 들린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느샌가 뒤쪽 상공으로 몸을 옮긴 유하늘이 스마트폰으로 마족들을 찍고 있었다.


“고마워. 덕분에 돌아가서 할 이야기가 생겼네.”

-“감히 우리를 우롱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계집!”

“뭐라고 하는진 모르겠지만, 대충 화가 났다는 건 알겠네.”


유하늘이 스마트폰을 집어넣었다.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꺼낸 녀석은 허공을 몇 번 발로 두드리고는 자세를 잡았다.


-“죽어라!”

-“멈춰라! 분명 뭐가 있을······.”


화가 잔뜩 난 마족들은 라블의 말을 듣지도 않고 유하늘을 향해 달려들었다. 분노가 담긴 공격이 닿으려던 순간.


촤아아악!


마족들의 몸에서 붉은 선혈이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피의 궤적들은 마치 한 송이의 장미를 보는 것 같았다.


-“커헉······!”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순식간에 몇십 번의 칼질을 당한 마족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녀석들을 향해 칼이 재차 휘둘러지며 마족들의 몸뚱이를 조각냈다.


토막 난 마족들의 시체가 아래로 떨어졌다. 녀석들에게 가려져 있던 두 명의 유하늘이 칼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그 모습을 본 라블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외쳤다.


-“부, 분신? 그렇다는 건 아까 내가 상대했던 게······.”

“표정 좋네. 하긴, 그런 걸 보고 싶어서 열심히 연습하긴 했지.”


유하늘이 분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단순히 기술을 함께 쓰는 것만 연습시킨 줄 알았는데, 아예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할 정도로 익혔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용안이 있으니 망정이지, 이게 없다면 나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웠을 거다.


“자, 그럼 마무리 지어볼까.”


유하늘이 분신을 거둬들였다. 두 손에 칼을 쥔 녀석이 공중을 박차고 빠르게 날아갔다.


-“이렇게 질 수는 없다!”


크게 외친 라블이 대검을 두 손으로 쥐었다. 앞으로 내민 대검 위에 검은 오러가 피어올랐다.

투지와도 같은 마기를 휘감은 녀석이 칼을 휘둘렀다. 칼은 대검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빠르게 유하늘을 향해 내리쳐졌다.


후우우웅!


공기를 가르는 섬뜩한 도풍. 힘으로 보나 속도로 보나 손에 꼽을 정도라 생각한 공격이 닿기 직전, 유하늘의 몸이 둘로 나뉘었다.


촤아악!


-“큭······!”


깔끔한 소리와 함께 라블의 몸에서 두 갈래의 붉은 핏줄기가 터져 나왔다. 녀석은 이를 악물고 칼을 휘두르려 했지만, 공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파파파파!

-“아, 아아악!”

칼을 휘두르는 라블의 몸에서 계속 터져 나오는 선혈. 눈에 보이지 않는, 벼락같은 칼질이 녀석의 몸을 사정없이 난도질했다.

갑옷은 이미 제 기능을 상실했고, 마족 특유의 견고한 피부도 걸레짝이 되었다. 성한 곳이라곤 얼굴밖에 남지 않은 라블이 고개를 들었을 때, 녀석의 미간을 향해 유하늘의 칼이 찔러 들어갔다.


“베는 맛은 있었네.”


유하늘이 칼을 뽑았다. 축 늘어진 라블의 시체가 맥없이 아래를 향해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로브를 뒤집어쓴 마족들이 기겁했다.


-“라블 마저 쓰러졌다고?”

-“마왕님께 몇 번이고 승리를 안겨주었던 불패의 전사다. 그런 녀석이 여기서 쓰러졌다고?”

-“어떻게 할 건가! 전력도 많이 줄었고, 적들도 우리의 예상을 아득히 넘었네!”

-“이렇게 된 이상 후퇴하는 쪽이······.”


대화를 들어보니 슬슬 도망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다. 이대로 패주를 시작하면 남김없이 잡아들이리라 생각하던 그때.


-“추태는 거기까지.”


상공에서 들려온 중후한 목소리. 단지 듣기만 했을 뿐인데 반사적으로 손이 허리께에 찬 칼로 향했다.

전장에 있던 마족들이 목소리를 듣고는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단순히 귀를 기울인다는 레벨이 아니었다.


본능적인 공포.

녀석들의 얼굴엔 그게 어려 있었다.


로브를 입은 마족들의 뒤에 있던 공간에 균열이 생겼다. 틈새로 튀어나온 손이 공간을 찢어발기며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금빛 각인이 새겨진 붉은 로브를 걸친 새하얀 피부의 사내. 핏빛을 연상케 하는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머리칼과 그와 대비되는 푸른 눈동자가 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마 양옆으로 돋아난 한 쌍의 매끈한 뿔이 아니었다면, 녀석이 인간이라고 해도 믿었을 거다.


등장과 함께 전장에 고요를 가져온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온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창백한 눈동자가 나를 관찰하듯 유심히 쳐다봤다.


“너는······.”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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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5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2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3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4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7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5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2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7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1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5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49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5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4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3 9 14쪽
111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0 8 11쪽
110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299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2 10 12쪽
»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4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2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3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0 12 12쪽
104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0 13 12쪽
103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08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18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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