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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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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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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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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8,215

작성
23.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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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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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DUMMY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볼까.”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서 날 쳐다보는 마족. 녀석의 말을 들은 나는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너희 마족들을 대화하자면서 상대방을 이렇게 묶어두는 취미라도 있나 보지?”

“섭섭하게 말하지 말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네는 대화는커녕 당장에라도 날 죽이려 들 것 아닌가?”


녀석은 어깨를 으쓱였다.


“빠져나올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을 걸세. 자네가 발버둥 칠수록 쇠사슬은 더 강해질 뿐이니까.”

“무슨 짓을 해둔 거지?”

“별것 안 했네. 최상급 쇠약의 저주와 착취의 저주를 사슬에 각인해두고, 언데드 드래곤의 사체를 이용해 그 힘을 증폭시켰네.”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지만, 녀석의 목소리는 회심의 역작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발명가처럼 살짝 흥분에 차 있었다.


뭐, 확실히 자랑할만했다.

물건에 저주를 각인하는 행위 자체는 어렵지 않다. 종류만 다를 뿐, 마법을 각인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상당한 힘을 가진 저주를 하나도 아니라 두 개, 그것도 서로 융합시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걸려있는 저주들은 신성력에 대한 내성도 상당했다. 아까부터 신성력을 끄집어내 사슬의 마기와 충돌시켰지만, 저주는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내가 생각에 잠긴 동안 녀석은 신나서 말을 이어갔다.


“쇠약의 저주로 힘을 끌어내지 못하게 만들고 착취의 저주로 묶인 대상의 힘을 깎아낸다. 그러다 먹잇감이 탈진하면, 나는 손쉽게 원하는 걸 얻게 되는 거지.”

“원하는 거라고?”


내 질문에 녀석의 입꼬리가 보기 흉할 정도로 올라갔다. 희열로 가득 찬,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표정이었다.


“먹잇감이 가지고 있던 모든 힘. 기억, 마법, 마나, 그리고 기타 등등. 그 모든 게 내 것이 되는 거지.”

“그러고 나면 먹잇감은 살려주는 건가?”

“뭐, 숨이 붙어 있긴 하더군. 한 10초 정도지만.”


마족은 나를 놀리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녀석은 내 뒤편으로 시선을 옮겼다.


“원래 노리고 있던 건 저 계집이었는데.”

“아이린이 목적이었다고?”

“그래. 제 딴엔 열심히 숨기려고 노력했던 것 같지만, 우리의 눈을 속일 수는 없지.”


귀밑까지 찢어질 듯 벌어진 입꼬리. 살짝 입맛을 다시는 녀석의 눈은 이채를 띠고 있었다.


“녀석과 융합해있는 골드 드래곤. 그 녀석은 원래 우리의 사냥감이었다.”


마족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검은 스크래치가 길게 새겨진 드래곤의 비늘. 빛이 바랜 황금빛 비늘에선 아이린에게서 느껴지던 것과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포스포로스. 고대의 존재 중에서도 가장 찬란한 빛을 자랑하던 골드 드래곤. 마신님과 싸웠다가 상당히 힘을 잃은 녀석을 우리가 사냥하러 나섰었지.”


하지만 사냥은 실패했다.

상대는 마신과 대등하게 싸울 정도로 강한 드래곤이었다. 아무리 힘을 잃었다 한들 일개 마족들이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수백에 달하는 동족이 희생되었지. 긴 싸움 끝에 녀석에게 치명상을 먹이는 건 성공했지만, 녀석이 도망치는 건 막을 수 없었지. 그래서 어떻게든 찾아내고자 백방으로 돌아다녔는데, 설마 인간과 융합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마족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네 녀석의 목적은 아이린 그 자체가 아니라 그녀 안에 있는 골드 드래곤이냐?”

“잘 아는군.”

“대체 뭘 위해서?”

“당연히 마왕님을 위해서다.”


마족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에 들려 있던 비늘이 힘을 버티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마신과 견줄 정도였던 힘이다. 비록 약해졌다곤 하나, 그걸 얻으면 마왕님의 격은 지금 이상으로 올라가시겠지.”


강해진 마왕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지 녀석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생각보다 충성심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녀석이 말했다.


“그렇기에 원래는 저 여자를 붙잡아 마왕님께 가져다드리는 게 원래 목적이었다만······.”


충성심으로 가득 차 있던 표정을 하던 녀석의 표정이 돌연 바뀌었다. 욕심이 가득한, 배불뚝이 사채업자를 연상케 하는 얼굴이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생각이 바뀌었다고?”

“그래.”


마족의 생기 하나 없던 눈에 이채가 어렸다. 녀석은 한 발자국 거리까지 다가오더니 손으로 내 턱을 붙잡았다.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려진 나는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 녀석이 말했다.


“정말 신기하군. 인간에 드래곤, 마족, 그리고 희미하긴 해도 정령까지. 이렇게까지 많은 존재가 한데 뒤엉켜있는데 망가지지 않는다니. 대체 어떻게 한 거지?”


녀석은 감탄 어린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대답을 요구하는 녀석에게 답했다.


“내가 가르쳐줄 것 같아?”

“음······ 확실히 그럴 성격은 아니지.”


마족이 내 턱에서 손을 뗐다. 로브를 한 번 털어낸 녀석은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그건 그렇고, 보고 있는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군.”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

“지금 자네의 상태 말이야.”


마족이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저주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 대화하는 내내 힘을 빼앗기며 전신이 조여지고 있는 주제에 아직도 나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니. 정말이지, 경악스러울 정도야.”


녀석의 표정이 음흉하게 바뀌었다. 누가 봐도 흑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저 반쪽짜리 드래곤의 힘보다 자네가 가진 힘을 뽑아내는 쪽이 더 가치 있다는 판단이 드는군. 그 안에 잠들어있는 수많은 힘이 있다면, 종을 초월하는 것도 가능하겠지.”

“그래서 날 마왕에게 데려가겠다는 거냐?”

“내가 그렇게 남 좋을 짓을 할 정도로 미친놈으로 보이나?”


충성심이 뭐냐는 듯 극도로 혐오하는 표정. 그 모습에 나는 속으로 웃었다.


“자네의 힘만 얻게 되면 지금의 마왕쯤은 손쉽게 이길 수 있겠지. 모든 힘을 추출하고 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까짓 시간쯤은 기쁘게 낭비하도록 하지.”

“꿈이 큰 건 좋은데,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당해줄 것 같아?”

“당장 그 사슬도 못 푸는 자네가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비아냥거리듯 웃은 녀석이 몸을 돌렸다. 지팡이를 꺼낸 녀석은 마나를 한껏 끌어 올렸다.

힘의 운용 방식으로 보아 아마도 여기서 벗어날 균열을 열 생각인 것 같다.


“이렇게 날 위한 전리품을 들고 가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군.”


녀석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균열을 여는 데 열중했다. 뒤에서 누가 채가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네.


아무튼 이 정도면 필요한 정보는 대부분 들었다. 사냥감이었느니, 마신에 필적할 존재라느니 하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그건 아이린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이걸로 됐군. 그럼 이제 돌아가서 즐거운 해체 시간을 가져볼까.”


마족이 고개를 돌렸다. 기대로 가득 찬 얼굴을 한 녀석이 날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녀석은 그저 손을 뻗고 있었고, 나는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뭐지?”


마족이 미간을 찌푸렸다. 녀석은 몇 번 더 손을 움직였지만,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실컷 기대하고 있는 와중에 미안하긴 한데.”


나는 몸에 힘을 줬다. 전신을 속박하고 있던 쇠사슬들이 내 힘을 버티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 바스러졌다.

그 모습을 본 마족이 놀란 토끼 눈을 떴다.


“네, 네 녀석! 대체 어떻게 그 사슬을······!”

“그건 네가 알 바 아니고.”


나는 마족의 앞으로 텔레포트했다. 녀석은 급히 마나를 운용해 손을 쓰려고 했지만, 내 주먹이 녀석의 얼굴을 가격하는 쪽이 더 빨랐다.


“커헉!”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날아간 마족이 결계에 부딪혔다. 잠깐 몸을 휘청거린 녀석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거냐! 힘을 그만큼 착취당하고서도 이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니······.”

“힘을 좀 뺏기긴 했지. 한 0.1할 정도?”

“뭐, 뭐야?”


녀석이 있는 대로 미간을 찌푸렸다. 한껏 기세등등했던 얼굴이 구겨진 걸 본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까 뭐라고 했더라. 내 힘이 있으면 마왕을 이기는 것도 문제가 아니라고 했던가?”


나는 크샤크의 갑옷을 불러냈다. 붉은 장식이 새겨진 검은 갑옷을 본 녀석의 얼굴이 보기 좋게 구겨졌다.


“그, 그 갑옷은······!”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나도 마왕인데.”

“설마······ 설마 네 녀석이 그 소문으로만 듣던 반역의 마왕이란 말이냐!”

“잘 알고 있네.”


경악에 물든 표정의 마족을 보며 마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주먹에 응축된 마기에 손에 끼고 있던 크샤크의 반지가 섬뜩한 빛을 발했다.


“그럼 정답을 맞힌 상을 줘야겠지?”


마기가 응축된 주먹을 가볍게 내질렀다. 반지가 빛을 발하며 내 앞에 집채만 한 크기의 구체 형태의 포격이 날아갔다.


“이, 이 자식이······!”


마족의 신경질적인 외침과 함께 포격이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나와 마족을 감싸고 있던 결계가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이 조각났다. 검은 하늘이 걷히며 뺨에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잘도 이런 공격을······!”


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한쪽 날개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마족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름 배려해서 한 방에 보내주려고 한 거였는데. 용케 버텼네?”

“날 놀리는 것이냐!”

-“유, 유스타님!”


화를 버럭 내는 마족의 곁으로 로브를 두른 마족들이 날아왔다. 저 녀석, 자기소개하지 않아 몰랐는데 이름이 유스타였던 모양이다.


-“괘, 괜찮으십니까!”

-“방금 그 포격은 대체······.”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펑!


유스타의 지팡이가 빛나는가 싶더니 옆에서 말하던 마족의 몸이 터졌다. 폭죽처럼 폭발한 녀석의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히이익!”

“······무능한 것들 같으니.”


순식간에 동료였던 것의 고깃덩이를 본 다른 마족들이 기겁하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유스타는 전장을 쓱 둘러보고는 표정을 구겼다.


“내가 저자와 싸울 동안 저 고철 덩어리 하나 격추하지 못하다니. 이러고도 너희가 정예더냐?”

-“며, 면목 없습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싸워라! 정 안 되겠다면 너희의 목숨이라도 걸란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죽일 테니까!”

-“아, 알겠습니다!”


낭떠러지에 몰린 마족들의 몸에 한껏 기합이 들어갔다.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마기를 끌어 올린 녀석들이 움직이는 걸 본 유스타가 나를 쳐다봤다.


“잘도 내게 한 방 먹였군.”


유스타가 나를 씹어먹을 기세로 이를 갈았다.


“인간 주제에 마왕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 했어.”

“그래서, 내가 마왕이란 걸 알았으니 도망이라도 칠 거냐?”

“닥쳐라! 마왕 카로스의 제일가는 오른팔, 이 대마법사 유스타가 여기서 널 없애도록 하겠다!”


유스타의 지팡이가 섬뜩한 검은 빛을 뿜어냈다. 지팡이 앞에 펼쳐진 별이 그려진 마법진을 본 나는 다시금 마기를 끌어 올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 중간 전개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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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6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3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3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4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7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5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2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8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1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5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49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6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4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4 9 14쪽
111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1 8 11쪽
»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300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2 10 12쪽
108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4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2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3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0 12 12쪽
104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0 13 12쪽
103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08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18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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