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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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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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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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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8
글자수 :
678,215

작성
23.04.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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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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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DUMMY

“꿰뚫어라!”


유스타의 외침에 마법진 안에 새겨진 오망성의 각인들이 빛을 발했다. 그와 함께 마법진에서 마기의 탄환들이 발사되었다.


쾅! 콰앙! 콰아앙!


크기는 당구공만 한 주제에 폭발력은 포탄에 버금갔다. 급조해 사용한 마법치고는 상당한 위력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위력이 그럴 뿐, 내게는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못했다.


내 앞에 펼쳐진 반투명한 검은 장막. 별이 수 놓인 밤하늘을 연상케 하는 마기의 방어막이 내게 쏟아진 탄환들을 깔끔히 받아냈다.


“고작 이런 걸로 날 없애겠다고 한 거면 실망인데.”

“그 발언, 후회하게 될 것이다.”


유스타의 앞에 검은 마법진이 나타났다. 먹으로 칠한 듯 투박한 선을 가진 오망성의 마법진. 중심에 자리한 오각형에 자리한 한 쌍의 날개가 빛을 발하더니 마법진에 커다란 금이 갔다.


“캬랴아아아악!”


금이 간 마법진에서 들려온 기괴한 울음소리.

쇠로 철판을 긁어도 이것보단 낫겠다 싶은 괴성과 함께 마법진이 깨지며 나타난 균열에서 까마귀 떼가 튀어나왔다.


사람만 한 크기의 까마귀들. 당연하지만 평범한 까마귀들이 아니었다.


네 개의 길게 찢어진 붉은 눈동자, 시퍼렇게 날이 선 부리와 발톱, 그리고 활짝 펼친 날개에 두른 칼날과도 같은 마기의 오러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수 무리가 어둠이 내리고 있던 하늘에 완전한 어둠을 가져왔다.


“저, 저게 대체 뭐야!”

“방금까지 깃털 하나도 없었는데?”

“저렇게 짙은 마기······.”

“느낌이 영 좋지 않은데.”


저 아래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목소리.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다들 갑작스러운 변화에 긴장한 것 같았다.


-“저 까마귀 떼는······!”

-“고대의 골드 드래곤에게 결정타를 먹였던 그 마법!”

-“저걸 꺼내셨다는 건 끝을 보겠단 생각이시겠군.”


삽시간에 하늘을 가득 채운 검은 까마귀 떼를 본 마족들이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다. 유스타는 그 반응에 만족스러운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마계의 대흉조 하르파스의 정수를 해석해 내가 창조한 마법이다! 닿는 모든 것을 갈가리 찢어 버리는 괴조의 폭풍 속에서도 네놈이 무사할 수 있을까!”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 어지간히 자신 있는 마법인 모양이다.


‘그나저나 하르파스라······.’


대흉조(大凶鳥) 하르파스.

마계 지하, 그중에서도 마기가 가장 짙게 흘러나오는 장소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괴조.


강철보다도 단단한 날개를 가지고, 날갯짓할 때마다 죽음의 마기를 퍼뜨리며, 그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은 뚫지 못하는 게 없다고 하는 죽음을 부르는 새.


‘전력을 발휘한 녀석은 마왕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네. 서로 이기진 못하더라도, 누구도 패하는 일은 없네.’


엘리고스에게서 들었던, 마왕 이외에 경계해야 하는 마신의 하수인 중 하나.

그런 대단한 녀석의 정수를 유스타가 어떻게 얻었는지, 지금도 가졌는지 궁금하긴 했다.


‘조금 전이었다면 운을 띄워주는 것만으로도 제 혼자 흥에 겨워 떠들었겠지.’


하지만 지금의 유스타는 단 한 마디도 해주지 않을 게 분명했다. 지금 녀석은 오로지 나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자신의 가진 모든 걸 쏟아내는 중이었으니까.


‘확실히 이건 좀 위험하겠어.’


마왕에게 필적하는 존재의 정수를 응용했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지 까마귀 하나하나가 상급 마족에 필적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거기다 녀석들의 몸 안에 숨겨져 있는 마법의 흔적. 형체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할 정도로 강한 위력의 폭발 마법이었다.


거기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까마귀 떼. 저것들이 전부 달려들어 공격하다 자폭한다면 메테오 두 개 정도의 위력은 나올 거다.


뒤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금 눈앞에 있는 적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집념이 엿보이는 마법.

만일 처음부터 이걸로 기습해왔다면 비행기는 흔적 하나 남지 않고 사라졌을 거다. 기습당한 우리도 상당한 피해를 보았을 거고.


나는 크샤크의 결전검을 꺼냈다. 몸 안의 마기에 반응한 녀석이 강하게 요동쳤다.

손안에 칼을 쥐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여러 힘을 다루게 되긴 했지만, 역시 손에 익은 무기를 쥐는 것만큼 편한 것도 없었다.


“파멸의 때가 도래했다.”


[크샤크가 당신의 부름에 응합니다.]

[크샤크의 종언이 발동합니다.]


쿠구구구구구!


메시지와 함께 진동하는 대기. 몸 안에서 터져 나온 다량의 마기에 전신에서 힘이 넘쳐흐른다.


-“아, 아아!”

-“이 압박감은······!”

-“마, 마왕이다!”

-“대체 어디서 말인가!”


사방으로 퍼져나간 마기에 마족들이 동요했다. 유스타 녀석이 일순 미간을 구긴 것 같지만,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사방으로 흩어진 마기를 칼에 그러모았다. 칼을 휘감은 마기가 내 의지에 응하며 날카로운 오러 소드가 칼 위에 벼려졌다.

3m는 족히 넘기는 길이의 오러 소드. 저 정도 까마귀 떼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쓸어버리려면 이 정도는 필요했다.


“심연의 괴조들이여, 수확을 시작해라!”

“캬아아아아!”


수백, 아니 수천에 달할 것 같은 수의 까마귀 떼가 유스타의 외침과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녀석들은 곧장 날 향해 낙하했다.


쐐애애애액!


소닉붐이 몇 번이고 터지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낙하하는 까마귀 떼.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까마귀의 비를 보며 칼을 굳게 쥐었다.


그러다 까마귀들의 발톱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나는 칼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촤아아아악!


횡으로 휘둘러진 궤적을 따라 생겨난 검붉은 초승달의 검기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갔다. 빛 한 줄기 없이 어둠으로 뒤덮인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검기에 닿은 까마귀들의 몸뚱이가 깔끔하게 잘려 나갔다. 일부는 검기를 받아낼 심산으로 부리와 발톱을 내세웠지만, 녀석들이 자랑하던 무기는 검기의 예기 앞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순식간에 까마귀 떼를 몰살한 검기는 멈추지 않고 하늘을 가르며 나아갔다. 그리곤 까마귀 떼 뒤편에서 날고 있던 유스타의 몸을 반으로 갈라냈다.


“크아아아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비명. 그 비명이 사방으로 퍼지기도 전에 검기가 폭발하며 하늘에 있던 구름이 흩어지며 맑게 갠 하늘이 머리 위에 펼쳐졌다.


“워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한 번에 제압할 생각으로 힘을 모았던 건데, 생각했던 것보다 위력이 훨씬 셌다. 이게 마왕의 힘이라고 하는 건가?


“최선호!”

“최선호 헌터!”


아래쪽에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내렸다. 이쪽을 향해 올라오는 아이린과 유하늘이 보였다.

비행기는 어쩌고 오는 건가 싶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럴 수가······.”

-“유스타님이······ 패하셨다고?”


허망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마족들. 희망찬 기대를 품고서 싸움에 임했던 녀석들의 시선은 몸의 절반이 날아간 유스타에게로 향해 있었다.


이겨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강자의 패배는 녀석들에게 어지간히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유스타를 쳐다보고만 있었으니까.


“쿨럭······.”


그리고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중인 유스타는 연신 피를 토하고 있었다.

하반신이 완전히 날아갔음에도 녀석은 숨이 붙어있었다. 심장에 남아 있는 마기를 어떻게든 돌리려 노력하는 걸로 보이지만, 녀석의 마법진은 완성되지 못하고 번번이 부서졌다.


“질긴 녀석 같으니. 저러고도 숨이 붙어있는 거야?”


유하늘이 질린다는 투로 말했다.


“고위 마족일수록 생명력 하나는 질기니까요. 저 상태로도 도망칠 수만 있다면 다시 살아날 거예요.”

“그렇다는 건 지금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거네요.”


아이린의 말을 들은 유하늘이 나를 쳐다봤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는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들었다.


“나는······ 나는 여기서 죽을 수 없다······!”


발악에 가까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유스타.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는 녀석을 마무리 짓고자 움직이던 그때였다.


쩌저저적!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하늘이 요동쳤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당황하기도 잠시, 하늘이 갈라지며 거대한 검은 균열이 아가리를 벌렸다.


“게, 게이트······?”


머리 위에 나타난 균열을 본 유하늘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당황하는 녀석과 달리, 게이트를 본 마족들의 입에서 환희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 마왕님이시다!”

-“마왕님께서 직접 게이트를 열어주시다니······!”


언제 절망했냐는 듯 환호하는 마족들. 녀석들은 곧장 게이트를 향해 날개를 움직였다.


“어딜 가려고!”

“놓치지 않아! 윈다르!”


이상을 감지한 준성이와 수진이가 마족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몇 놈은 도망치지 못하고 죽었지만, 다섯 정도 되는 녀석들은 그 자리에 잔상을 남긴 채 어딘가로 사라졌다.


“놓칠 것 같아!”


외침과 함께 뒤에서 한 줄기 벼락이 쏘아졌다. 지그재그로 나아간 섬광이 유스타의 미간을 향해 정확히 날아갔지만, 갑자기 나타난 검은 방패가 공격을 받아냈다.


“안 돼! 여기서 저 녀석을 놓칠 수는······!”

“안 놓칩니다.”


필사적으로 마나를 끌어내려는 아이린의 어깨를 두드려준 나는 유스타를 향해 텔레포트했다.


“비참하지만 살아남았군. 이렇게 돌아가기만 하면······.”


유스타는 내가 온 지도 모르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얼굴을 있는 대로 찡그린 녀석은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살긴 누가 살아?”


내 목소리에 유스타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친 녀석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네, 네 놈······!”

“미안. 내가 한 번 잡은 먹잇감을 그냥 놔줄 정도로 자비롭진 않은 녀석이라.”

“죽여버리겠······!”


생존을 위해 사용하고 있던 마기를 폭발시키려던 녀석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카가가각!


섬광을 막았던 방패가 유스타의 앞에 나타났지만, 오러를 휘감은 칼은 거침없이 방패를 잘라냈다.

방패와 함께 유스타의 몸이 세로로 갈라졌다. 사방으로 피가 튀며 유스타였던 고깃덩이가 검은 입자가 되어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부활의 여지는 주지 않았다. 이걸로 확실히 죽였다고 생각하며 물러나려던 그때.


-“이걸로 끝이라 생각하지 말게, 반역의 마왕이여.”


게이트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 중후하고도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는 신사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닿기만 해도 베일 것처럼 날카로운 살의가 담겨 있었다.


-“나, 아니 우리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힘이 실린, 경고 조의 목소리와 함께 날아온 마기의 파동이 내 앞에서 흩어졌다. 살짝 닿았을 뿐임에도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처음 듣는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유추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마왕 카로스.

유스타와 여기 있던 녀석들이 섬긴다고 했던 그 녀석일 거다.


녀석의 말에 대답하려 했지만, 게이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자취를 감췄다.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은 하늘. 게이트는 닫혔고 그 어디에도 마왕의 흔적은 남지 않았지만, 나는 마왕에게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어디 한 번 그래보시던가. 기꺼이 받아줄 테니.”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개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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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5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2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3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4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7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5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2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7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1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5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49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5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4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3 9 14쪽
»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1 8 11쪽
110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299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2 10 12쪽
108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4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2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3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0 12 12쪽
104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0 13 12쪽
103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08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18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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