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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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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15,838
추천수 :
6,318
글자수 :
678,215

작성
23.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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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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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1쪽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DUMMY

아라에와의 혈투가 끝난 뒤.


“잘도 자네.”


태산으로 돌아온 준성은 전신에 붕대를 감은 채 잠들었다.

치유력을 올려준다곤 해도 좀 과할 정도로 감아놔서 불편해 보였다. 하지만 쌕쌕대며 깊이 잠든 녀석은 불편하긴커녕 어딘가 개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력을 쏟아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자네도 매번 싸움이 끝나고 기절하면 저런 표정이었네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 송인준이 말을 이었다.


“이걸로 원하던 건 얻은 건가?”

“일단은 말이죠.”


나는 침대 옆에 놓인 책상을 쳐다봤다.


아라에가 양팔에 차고 있던 족쇄.

착용자가 공격할 때마다 에너지를 충전한다. 충전이 완료되면 빛을 뿜어내고, 모인 에너지를 사용해 강력한 한 방을 날리게 해준다.


그리고 족쇄 놓여있는 붉은 액체가 들어있는 약병. 마기를 제거한 아라에의 정수였다.

녀석이 죽음과 동시에 뿔뿔이 흩어지려던 걸 모아 가공했다. 보기엔 그래도 마시면 기초 신체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마지막에 보여줬던 새로운 두 가지 기술. 다른 건 몰라도 파괴력 만큼은 확실히 보장되는 것들이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본능적으로 사용법을 터득하고 충분한 위력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몸을 너무 혹사했다.

이겼으니 망정이지, 만일 아라에가 그걸 맞고도 쓰러지지 않았다면 패배는 준성의 것이었다.


“필요한 건 준비했으니, 이제 남은 건 이 녀석이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달렸죠.”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걸세.”


송인준이 뒤를 가리켰다.

유리창 너머에서 준성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눈동자. 두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는 모습이 갖고 놀기 좋은 장난감을 찾은 어린아이 같았다.


“······정말 믿고 맡겨도 되는 거죠?”

“뭘 새삼스럽게 그러나. 다들 저래 보여도 어떻게 가르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네.”


싸움이 끝나고 교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송인준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헌터들은 기꺼이 그 역할을 하겠다며 나섰다.


가르치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그 말과 함께 군침을 흘리는 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지금으로선 최고의 인선이었다.

실력은 조금 전 준성이를 키워낸 걸로도 충분히 증명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이상 이들에게 맡기고 가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긴 했다.


보수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게 가장 크긴 했다. 순수하게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면 허투루 하지도 않을 거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벌써 가는 건가? 깨어나는 건 보고 갈 줄 알았는데.”

“시간이 없어서요.”

“······자네가 그렇게 서두르니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군. 이번 일이 그렇게까지 준비할 일인가?”

“하새벽 헌터도 그랬지만, 저도 그렇게 좋은 예감은 안 드네요.”


송인준이 손으로 턱을 매만졌다.


“가벼이 볼 안건이 아니라 생각하긴 했지만, 자네들이 그렇게까지 나온다면야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군.”

“언제나 만반의 준비를 하셨던 거 아니었습니까?”

“뭐, 그런 게 있네.”


송인준은 알려줄 수 없다는 듯 말을 아꼈다. 굳은 표정으로 보아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자신에게 부담이 가는 행위일거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언제쯤 데리러 올 생각이지?”

“UN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올 겁니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그러게.”


주먹을 치켜들어 약속을 교환하고는 태산을 나섰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시간은 어느덧 자정에 이르고 있었다. 식사도 거른 채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배에서 아우성쳤다.

마음 같아선 차분히 앉아 뜨끈한 국밥이라도 한 그릇 먹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여유는 없었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훈련장에 설치해둔 게이트를 넘어가자 녹초가 된 채 널브러져 있는 유하늘이 보였다.


“아, 왔어?”


가쁜 숨을 내쉬며 나를 반긴 녀석의 옆엔 드라칸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얼핏 보아도 그 수가 20은 거뜬히 넘겼다.


“좀 할 만하더냐?”

“두 번 하고 싶지는 않네. 애들은?”

“준성이는 태산에 맡겼고, 수진이는 아까 집에 도착했다고 문자 왔어.”

“그럼 이제 나만 남은 건가?”


유하늘은 검사로서는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칼을 쓰는데 흠잡을 게 없었고, 이제는 그 김유건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 실력만 두고 보자면 녀석은 충분히 S급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거다. 내가 괜히 녀석을 S급이라 부르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S급이 된다면 녀석은 S급 중 최하위가 될 거다. 스스로가 그걸 알기에 심사를 보라고 해도 거절했다.


결정력.

지금의 유하늘에겐 그게 부족했다.


다른 헌터들은 모두 필살기를 하나씩 갖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내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하지만 유하늘에겐 지금 그게 없었다.


자신의 공격을 따라 하는 분신을 불러내 함께 싸운다. 상대에게 일대 다의 싸움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술임은 확실하지만, 달리 말하면 그게 전부인 능력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분신을 강화해보기로 했다.

녀석이 지금까지 유하늘의 움직임을 따라 하기만 했다면, 이젠 오러 소드 같은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해보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결과는?”

“보면 알 거야.”


유하늘이 분신을 불러내 칼을 쥐여줬다. 녀석의 칼 위로 선명한 오러 소드가 나타났다.


“잘만 하는데?”

“보기엔 그렇겠지.”


유하늘이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쥐었다. 정신을 집중한 녀석의 칼에 피어난 오러 소드는 평소보다 강도가 떨어졌다.


“설마.”

“네가 생각하는 대로야.”


분신은 원한다고 마구잡이로 몇 개고 불러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제아무리 숙련도가 올라도 한 번에 하나만 불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 소환하는 데는 술자, 그러니까 유하늘의 마나를 필요로 했다. 다시 말해 지금 녀석이 오러 소드를 펼칠 수 있는 건 유하늘이 그만큼 필요한 마나를 추가로 넣어줬기 때문이었다.


“가진 마나를 전부 쏟아서 소환해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내 최대 출력보단 안 나오더라.”

“그래선 본말전도네.”


분신을 강하게 하려고 본체가 약해진다면 의미가 없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결정타를 먹일 큰 기술을 만드는 거였으니까.


아이템을 두르고 물약을 잔뜩 챙기면 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그래선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걸 쓸 수 없게 된다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니까.


“이렇게 되면 분신 쪽을 강화하는 건 무리인가.”

“그런 것 같아.”


유하늘이 아쉬워하며 분신을 회수했다. 다른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나는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분신을 회수함과 동시에 유하늘의 오러 소드가 예기를 되찾았다. 은은히 피어오르다 사그라든 오러를 본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음?”

“너 분신을 회수하면 사용한 마나는 어떻게 되냐?”

“어떻게 되냐고 해도······ 소모한 만큼 돌아오는데?”


유하늘은 새삼스럽게 뭘 묻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대답을 들은 나는 어이가 없어져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


“왜,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뭐 잘못 말하기라도 했어?”

“······너 솔직하게 말해. 정말 몰라서 그런 거야, 아니면 알고서 모르는 척한 거야?”

“갑자기 무슨 말이야?”

“진짜 모르는 것 같네.”


나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예전부터 자기 일에 대해선 이상할 정도로 무지한 감이 있긴 했지만, 아직도 그럴 줄은 몰랐다.


“총 마나를 100이라고 치자. 너 지금 마나가 몇이야.”

“아까 오러 소드 펼치고 분신 불러냈었으니까 한 80정도 남았네.”

“방금 분신을 사용하면서 마나 얼마나 썼고, 얼마나 남았었냐.”

“분신을 펼치는 데는 50, 남아있던 건 30정도.”

“아까 그 녀석이 오러 소드를 썼잖아. 그러고 회수했는데 네 지금 마나가 얼마라고”

“그러니까 80이라고 말했······.”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 질문에 답하던 유하늘이 뭔가 깨달았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쿵!


육중한 소리를 내며 드레이크가 쓰러졌다. 목이 잘려 나간 녀석의 몸 곳곳엔 검흔이 남아 있었다.


“이, 이게 진짜 되네?”


고개를 돌린 유하늘이 해맑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신기하단 얼굴을 한 녀석을 보고서 나는 고개르 저었다.


방금 싸움으로 다섯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

분신은 필요한 만큼 마나를 주입하면 유하늘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뭐든 쓸 수 있다.


둘.

분신은 생각보다 튼튼하다.


셋.

분신은 어디에 있던 파괴되지만 않으면 회수할 수 있다.


넷.

분신이 파괴되면 사용한 마나는 돌려받을 수 없다.


다섯.

분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회수할 수만 있다면 사용했던 마나를 그대로 돌려받는다.


이렇게 좋은 걸 여태 모르고 있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녀석이나 나나 그동안 분신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으니 그럴 만했다.


분신이 사용하는 기술은 원본의 60%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소환과 회수에는 10초가 필요하며, 파괴되면 복구할 수 없다.

이런 단점이 있지만, 이것만 극복할 수 있다면 원하는 스킬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오러 소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필살기 하나만 익힌다면 10초마다 필살기를 난사하는 최강의 포대가 탄생하는 거다.


배우고 쓸 수 있는 스킬이 검술에 제한되어 있다곤 하지만,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걸 배우게 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되면 천성에 보내야 하나.’


지금 녀석에게 검을 가르쳐줄 수 있는 인물이 있는 건 그곳뿐이다.

구성원 대부분이 검사인데다 그 갈래도 다양하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면 그쪽에 가보는 게 좋을 거다.


길드를 옮기긴 했어도 여전히 그쪽 사람들과는 친하기도 하고, 김유건도 부탁하면 들어주긴 할 거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가까이 다가온 유하늘이 내게 물었다. 수건으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녀석에게 말했다.


“김유건한테 이야기 해둘 테니까 천성으로 가. 가서 닥치는 대로 습득하고 와.”

“알겠어. 너는 어떻게 하게?”

“너희들 다 준비시켜놨으니까 이젠 누구 차례겠냐?”

“당연히 네 차례지.”


그렇게 말한 유하늘은 내 두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혼자서도 어련히 잘할 거 알지만, 절대 무리하지 마. 알았지?”

“귀에 딱지 앉겠다, 인마.”

“그보다 배고픈데. 우리 뭐 안 먹어?”

“야식은 얼굴 붓는다고 안 먹는다더니?”

“여기서 먹으면 야식인지 아침인지 알 게 뭐야.”

“그것도 그렇네.”


우문현답에 긍정하자 유하늘이 어깨를 으쓱했다. 냉장고에 뭐가 남아있었나 중얼거리며 앞서가는 유하늘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반부 내용 전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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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6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3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3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4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7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5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2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8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2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5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49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6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4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4 9 14쪽
111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1 8 11쪽
110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300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2 10 12쪽
108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4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2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4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0 12 12쪽
104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0 13 12쪽
»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08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18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2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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