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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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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15,824
추천수 :
6,318
글자수 :
678,215

작성
23.03.27 18:00
조회
369
추천
13
글자
12쪽

103화 - 최종 준비 (4)

DUMMY

“─────!”


저 멀리서 울려 퍼지는 괴물의 포효. 단 한 번의 울음으로 숲이 요동치고 하늘을 뒤덮고 있던 구름이 찢어졌다.


“캬아아아!”


소리를 듣고 놀란 마수들이 괴성을 지르며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와이번부터 나무 사이를 쏜살같이 가로질러 도망치는 와이번과는 다른 용종인 랍토르. 그리고 거대한 몸집으로 가로막는 나무들을 짓밟으며 달려 나가는 드레이크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우기로 유명한 녀석들이 뒤도 안 보고 도망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나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달아나는 녀석들의 두 눈엔 본능에서 우러나온 공포가 어려 있었다.


투콰아아앙!


폭음과 함께 시뻘건 불기둥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그 안에서 나타난 한 쌍의 커다란 날개가 불기둥을 갈랐다.


불기둥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거대한 드래곤이었다.

화염보다도 붉은 비늘을 전신에 두르고,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날개는 화염을 두르고 있었다.


인페르날 드래곤.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게 불타오르고, 녀석이 쏟아내는 화염은 닿은 것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태워버린다.


게이트에서 튀어나와 중국의 하늘을 붉게 물들였던 녀석은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날뛴 녀석의 손에 여러 도시가 흔적 하나 남지 않고 사라졌다. 중국은 평소처럼 자국의 힘을 과시하며 해결하려 했지만, 그 오만의 대가는 컸다.


S급 헌터 세 명 및 수많은 헌터들의 사망. 대형 길드 두 개가 재기불능 상태에 이르자 중국은 다급히 기존의 기조를 깨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토벌에는 성공했지만, 인명피해와 상당수의 전력을 잃은 중국은 그 여파로 인해 한동안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화아아악!


곳곳에서 치솟는 불길과 함께 사방에서 마수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내 옆으로 날아온 불덩이에 맞은 드레이크가 불길에 휩싸이더니 잿더미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잠깐 사이에 전소된 숲은 황야와도 같은 풍경으로 바뀌었다. 검게 그을린 대지 위에 유일하게 서 있던 나는 드래곤과 눈이 마주쳤다.


“─────!”


녀석의 황금빛 눈동자가 번쩍임과 함께 드래곤 피어가 전신을 짓눌렀다. 기합과 함께 압박을 떨쳐낸 나는 날개를 펼쳤다.


화르르륵!

이 세상의 열기란 열기는 전부 끌어모은 것 같은 브레스가 날 향해 날아왔다. 그대로 부딪친 화염의 덩어리가 전신을 휘감고 매서운 기세로 타올랐다.


모든 것을 불사른다고 여겨지는 강화염. 확실히 그 강함에 관한 기술이 거짓은 아닌 듯 여태 맞아본 브레스 중에선 가장 뜨거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뜨거울 뿐,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온 나를 태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크롸아아아!”


브레스에 녹지 않은 걸 확인한 드래곤이 날 향해 강하했다. 빠르게 다가오는 거대한 화룡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



콰아아앙!


굉음과 함께 지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운석공을 연상케 하는 지형을 본 나는 피 묻은 칼을 집어넣고는 구덩이를 향해 내려갔다.


건물 세 층은 가뿐히 넘길 깊이의 구덩이는 용광로에 버금갈 정도의 열기로 후끈했다. 땅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은 당장에라도 내게 달려들 것처럼 일렁였다.


구덩이 중앙엔 인페르날 드래곤이 쓰러져 있었다. 가슴팍에 커다란 상처가 새겨진 녀석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숨통이 끊어졌음에도 녀석의 몸을 감싼 강화염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되먹은 구조인지 신기해하며 나는 녀석의 몸 위에 손을 얹었다.


[칭호 ‘드래곤 마스터’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인페르날 드래곤의 정수를 흡수합니다.]


드래곤의 몸에서 흘러나온 붉은빛이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몸 안으로 들어오는 강한 열기에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속성 ‘화염’에 대한 내성이 크게 올랐습니다.]

[속성 ‘화염’에 대한 친화력이 크게 올랐습니다.]

[‘강화염’을 습득하였습니다. 화염 계열 기술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스킬 ‘대격변’을 습득하였습니다.]


[인페르날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를 흡수하였습니다.]

[드래곤 하트가 강화되었습니다.]

[총 마나 보유량이 증가했습니다.]


[히든 게이트 보스 ‘인페르날 드래곤’이 쓰러졌습니다.]

[클리어 보상이 지급됩니다.]


메시지와 함께 손에 진홍빛 보석이 쥐어졌다. 금방이라도 안에 있는 화염을 토해낼 것처럼 반짝이는 보석을 챙긴 나는 드래곤의 시체 해체에 돌입했다.

비늘을 떼어내고, 살과 가죽을 분리하고, 아이템이 될 법한 부분들을 챙긴다.


처음 할 때만 해도 이걸 어떻게 하나 싶었지만, 몇 번 해보니 이젠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다.


‘물론 칭호 덕분도 있지만.’


[해체업자]

[뼈와 살을 발라낸다. 모든 가공의 시작입니다.]

[해체 작업을 진행할 때 선이 가이드 라인이 제공됩니다.]

[해체 작업 효율이 올라갑니다.]

[희귀 재료를 얻을 확률이 아주 조금 올라갑니다.]


싸움이 격했던 탓에 전부 건질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만큼은 충분히 얻어냈다.


해체를 마친 나는 게이트에서 빠져나왔다.


각자 하나씩 해야 할 일을 정해준 뒤, 나는 지금 사냥할 수 있는 드래곤들 중 강한 개체들만 골라 사냥하고 있었다.


많은 걸 쓸 수 있지만,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드래곤을 사냥해 그 정수를 습득하는 거였다.


녀석들의 드래곤 하트로 내 몸에 이식해둔 드래곤 하트를 강화하고, 정수를 습득해 각 속성에 대한 내성을 올린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데다 아직 등장조차 하지 않은 녀석들이라 찾는 데 제법 애를 먹었다. 기억을 더듬어 출현 장소 근처를 수색하고, 정말 찾지 못하면 대체제를 찾아 이동했다.


시간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렇게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이제 브레스를 쏜다고 목이 상하지도 않고, 날개를 꺼내는 데도 큰 힘이 필요로 하지 않았다.

드래곤들이 쓰던 스킬도 스킬이지만, 녀석들이 갖고 있던 속성에 대한 내성과 친화력이 많이 올라갔다. 이제 어지간한 공격에 대해선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래도 가장 큰 수확이라면 역시 드래곤 하트의 성장이었다.

이제 어지간해선 마나가 고갈될 일이 없었다. 전부 쏟아내더라도 30분 정도만 명상하면 절반 정도는 회복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메테오 같은 스킬 두 번 정도는 쓸 수 있었다.


얼핏 들으면 득만 있는 것 같지만, 영수증을 까보면 그렇지만도 않았다.


드래곤 다섯 마리를 잡으면서 칭호 ‘한계를 부숴버린’을 너무 남발했다. 혼자서 드래곤을 사냥할 수 있던 건 좋았지만, 그만큼 몸이 상했다.


만일 드래곤의 정수로 회복할 수 없었다면 칭호를 사용한 대가만으로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말이 좋아 하루에 한 번이지, 실제로는 한 달에 한 번 쓰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상황이 그걸 허락해주지 않는 게 문제지만.’


집을 나서 타지 생활한 지도 이제 닷새째. 여기저기 쏘다니며 드래곤을 사냥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지만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

연락은 오지 않지만, 그 대신 좋지 않은 기사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미국 남부에서 대규모 철새 이동 포착······ 때아닌 이동에 전문가들 이목 집중

-전북에서 발생한 용오름에 농경지 일대 피해······ 비닐하우스 수십 채 파손 및 정전 잇따라

-중국, 새해부터 이어진 모래 폭풍에 외출 자제 권고······ 대부분 지역 재해 경보

-유럽 각지에서 원인 불명의 물고기 집단폐사 발생······ 오데르강의 악몽 재현되나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원인 불명의 기현상들.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게 뭘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을 거다.


세상에 처음 게이트가 열리기 직전과 같은 일들. 양상과 규모는 다를지언정 상황 자체는 그때와 같았다.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예감.

아이린이 건넨 서류를 봤을 때부터 짐작하곤 있었지만, 역시 단순히 넘기지 않기를 잘했다.


‘그 녀석들은 잘 하고 있으려나.’


믿고 맡겨달라 하긴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신경 쓰이긴 했다. 계약이 끊어지지 않았으니 살아있는 건 맞을 텐데, 다행인 건 그와 별개의 일이었다.


설령 잡히거나 싸우게 되더라도 쉽게 당하진 않을 거다. 녀석들도 나름 급이 올랐고, 그 녀석도 붙여줬으니까.


슬슬 돌아갈 생각으로 게이트를 열었다. 저 멀리 보이는 모래 폭풍을 뒤로한 채 걸음을 옮기자 트라이서스 길드 앞에 도착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감에도 길드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조금 전 느낀 것과 다른 열기가 나를 반겼다.


“그 자재는 저쪽으로!”

“실험체 베타 당장 가져와!”

“옥스톡스는 3층 공학실로!”


손에 한 움큼씩 물건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한겨울임에도 땀을 비처럼 흘리는 그들의 얼굴은 한없이 진지했다.

길드에 몇 번이고 방문했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신선하다면 신선했지만, 그럴 여유를 즐길 틈은 없었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 지하로 향했다. 훈련장을 지나 끝으로 향하자 거대한 철문이 눈에 들어왔다.

굳게 닫힌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망치 소리를 들으며 문을 열었다. 얼굴에 확 와닿는 열풍과 함께 대장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방 중앙에 자리한 간이 용광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커다란 대장간. 각종 무기와 아이템이 진열되어 있고 그 옆엔 모루와 크고 작은 망치, 그리고 각기 다른 틀이 놓여 있었다.


그 커다란 공방에서 묵묵히 망치를 두드리고 있는 노인이 있었다.

단정하게 올려 묶은 백발과 낡은 작업복을 입은 사내는 일정한 리듬으로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가 내리치는 망치는 시뻘겋게 달궈진 금속을 날카로운 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주상문.

전 세계에 딱 세 명만 존재하는 마이스터 중 한 명이자, 인간의 손으로 S급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내로라하는 헌터들, 심지어 국가가 직접 제작을 요청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였다.


그가 지금까지 만든 아이템들은 어지간한 자연 드랍 S급 아이템들과 동급이거나 이상의 효율을 자랑했고, 한 번 나왔다 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랑했다.


말없이 제작을 지켜보고 있으니 주상문이 입을 열었다.


“왔으면 왔다고 말하라 하지 않았나.”

“한창 제작 중이신 거 아니었습니까?”

“손 풀기용으로 가볍게 두드리고 있던 걸세. 그래서 뭘 가져왔나?”


나는 게이트를 열어 전리품들을 꺼내 놓았다. 공방 안을 가득 채운 드래곤의 잔해들을 본 그의 두 눈에 이채가 어른거렸다.


“이렇게 좋은 품질의 재료를 보게 될 줄이야. 살고 볼 일이군.”

“저번에 말씀드린 거,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이틀이면 충분하네.”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무리하면 되네. 석 달 정도 쉬어야겠지만, 오랜만에 쉬는 셈 치기로 했네. 길드장한테 비행기 표도 받아놨고.”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그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야겠다며 날 내쫓았다. 굳게 닫힌 문 너머로 큰 소리가 들려왔지만,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


벨소리와 함께 요란하게 울리는 스마트폰.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확인한 나는 연결 버튼을 눌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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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시간은 월/수/금 오후 6시입니다. [3/17 수정됨] 22.11.01 3,098 0 -
125 124화 - 괴이의 본모습 23.05.19 195 4 11쪽
124 123화 - 서로의 전장 23.05.17 152 5 11쪽
123 122화 - 괴이의 마왕 23.05.15 173 5 11쪽
122 121화 - 괴이와의 조우 (3) 23.05.12 174 4 12쪽
121 120화 - 괴이와의 조우 (2) 23.05.10 177 4 11쪽
120 119화 - 괴이와의 조우 (1) (수정됨) 23.05.08 215 3 13쪽
119 118화 - 반나절의 휴가 (2) (수정됨) +1 23.05.05 231 5 14쪽
118 117화 - 반나절의 휴가 (1) (수정됨) 23.05.03 227 6 13쪽
117 116화 - 함께 (수정됨) 23.05.01 251 8 13쪽
116 115화 - 인정과 각오 (수정됨) 23.04.28 255 6 14쪽
115 114화 - 소란의 마무리 23.04.26 249 6 11쪽
114 113화 - 시끄러웠던 사건의 전말 23.04.24 265 7 15쪽
113 112화 - 등장은 역시 소란스러운 23.04.17 304 8 13쪽
112 111화 - 마침내 도착한 (수정됨) 23.04.14 293 9 14쪽
111 110화 - 이제 시작일 뿐 (수정됨) 23.04.12 300 8 11쪽
110 109화 - 노리고 있는 것 (수정됨) 23.04.10 299 8 11쪽
109 108화 - 강적 출현 (수정됨) 23.04.07 312 10 12쪽
108 107화 - 증명의 시간 +1 23.04.05 333 11 16쪽
107 106화 - 불청객을 맞이하는 방법 (수정됨) 23.04.03 322 10 14쪽
106 105화 - 평화로운 여행은 없었다 (수정됨) 23.03.31 343 13 15쪽
105 104화 - 다시 모이다(수정됨) 23.03.29 380 12 12쪽
» 103화 - 최종 준비 (4) 23.03.27 370 13 12쪽
103 102화 - 최종 준비 (3) [수정됨] 23.03.16 508 11 11쪽
102 101화 - 최종 준비 (2) 23.03.15 518 14 13쪽
101 100화 - 최종 준비 (1) +1 23.03.14 49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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