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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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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21.07.26 15:39
최근연재일 :
2021.08.24 06:0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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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35
추천수 :
492
글자수 :
217,572

작성
21.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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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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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1)

DUMMY

천아의 생모인 위연희는 아미파의 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천아는 왜 저 여자가 비구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일돈은 천아가 멍하니 한 여인을 바라보는 걸 보고 묻는다.


“너 연상 취향이었니? 뭐 예쁘긴 하네. 그래도 이모뻘은 될 거 같은데?”

“그런 거 아냐.”

“근데 뭘 그렇게 넋 놓고 보고 그래?”

“무슨 일인지 저 여자가 날 쫓고 있는 거 같아서. 천상교인가 싶었는데 그렇진 않은 것 같고.”

“참, 너 천상교하고는 무슨 관계야?”

“원수. 천상교에 원수 년이 있어. 절대로 가만둘 수 없는 원수 년이.”


일돈은 천아가 그렇게 매서운 눈을 한 걸 처음 봐서 이번엔 사실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천상교 보러 온 거면 잘못 왔어. 지금 천상교에 대항할 방법을 만들자고 모인 건데. 천상교가 여기로 오겠니?”

“어. 사실 개방 장로를 만나려고.”

“개방 장로? 니가?”

“너 개방 출신이었어?”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암튼 잘 아는 장로님한테 볼 일이 있어.”

“글쎄. 너를 보고 4대 장로를 만나게 해줄지 심히 의심스러운걸.”


천아도 그 점이 마음에 걸렸었다. 대충 보다가 양지운이 눈에 들어오면 잽싸게 달려가서 아는 척을 하려고 한 게 계획의 전부였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자기가 좀 소란스럽게 한다고 해도 그게 양지운의 눈에 띤다는 보장도 없고.


“암튼 고마웠어. 너, 너네 아빠한테 가봐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 맞다. 빨리 아빠 찾아봐야겠다.”

“근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너네 아빠 찾을 순 있겠어?”

“호호호. 걱정 마. 금방 찾을 수 있으니까.”


이때 개방 제자 한 명이 숨넘어갈 듯 뛰어와서 말했다.


“바, 방주님께서 살해당하셨습니다.”


군중이 시끄러워졌다. 정파, 사파를 구분하지 않고 이토록 많은 고수들이 한데 모인 마당에 주인공인 개방의 방주가 살해를 당했다니.

소식을 듣자, 흩어져있던 4대 장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양 장로님이다. 할아버지!”


천아가 양 장로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데, 개방 제자들이 저지한다.


“웬 놈이냐?”

“천아라고 해요. 양 장로님 만나야 한다고요.”


제자들은 천아가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려하자, 목에 검을 겨눴다.


“방주님께서 돌아가신 마당에 무슨.”


8대 제자 중 첫째가 입을 연다.


“소형제, 우리의 태도가 다소 무례하더라도 이해하시오. 이런 상황에서 누군지 확인도 안 된 사람을 장로님과 만나게 해드릴 순 없소.”


들어보니 그도 그렇다.


‘근데 그건 너네 사정이고, 내 사정은 또 다르다고. 아 씨, 이걸 어쩌지? 보아 하니 저쪽으로 간 거 같은데.’


이때 누군가가 다가와 등 뒤에서 어깨에 손을 얹는다.


“야, 그만해. 이런 상황에서 네가 아무리 떼써봐야 들어주겠니? 네가 반대 입장이라도 똑같을 걸?”


일돈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순 없단 말이야.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뭔데.”

“너 방금 4대 장로가 어디로 가는지 봤지?”

“응.”

“그럼 같이 가자. 내가 도와줄게.”

“정말? 너 아버지한테 안 혼나겠어?”


일돈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이 기집애가 왜 갑자기 호의를 베풀고 그런대? 이래 놓고 나중에 갑절로 갚으라는 거 아냐?’


일돈의 무공이 자기보다 높고, 뭔가 대단한 배경이라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니 동행한다고 해서 당장 자신이 손해 볼 건 없을 것 같았다.


“그럼 알았어.”

“야, 이럴 때 알았다가 아니라 고맙다고 해야지. 휴~ 아니다. 내가 너한테 뭘 바라겠니? 참, 근데 너 원래 이름이 천아였어?”

“어? 어. 그러는 너도 원래 이름 일돈 아니지?”


일돈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글쎄. 그거야 나중에 보면 알겠지? 우선 저쪽으로 가보자.”


일돈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은 다른 쪽으로 돌아서 4대 장로들이 간 곳으로 향했다.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그들을 부른다.


“거기 누구요?”


고개를 돌려보니 건장한 체격의 중년 남성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일돈은 자연스레 그에게 다가가더니 분장을 지우고 얼굴 표정을 푼다.


“아, 소단주님. 무슨 일로?”

“친구랑 뭐 좀 하고 있으니까. 그냥 못 본 척 해줘요. 아빠가 물어보면 참석은 한 모양이라고 해주고요.”

“그래도 단주님을 먼저 뵙는 게...”

“아, 호위대장님 정말 이러기에요?”

“알겠습니다. 그럼 볼 일 보세요. 혹시나 무슨 일 있음 신호 보내시고요.”

“네.”


일돈은 윙크까지 날린다. 천아는 그런 모습을 보니 왠지 심술이 났다.


“쳇, 흥! 넌 무슨 여자가 그렇게 헤프냐? 너 저런 취향이었어?”

“뭐가?”

“신나서 입이 귀에 걸리더만. 눈까지 찡긋거리고. 살살 대질 않나.”

“깔깔깔. 너 지금 질투하는 거니?”

“야, 내가 언제 질투를 했다고 그래. 네가 너무 헤픈 거 같으니까 그런 거지. 너, 너네 지역서 남자들이 엄청 쫓아다녔다며. 그러고 다님 남자들이 더 쫓아다닌다고.”

“왜 그럼 안 돼? 걱정이라도 돼서 그런 거야?”

“아니라니깐. 아니야. 아니야. 에잇. 나 먼저 간다.”


성큼성큼 앞장을 서는 천아를 본 일돈이 불러 세웠다.


“천아야, 거기로 가면 안 돼.”

“...”

“천아야.”

“...”

“거기로 가면 길 안 나와. 나 따라오라고.”


굳이 길이 안 나온다는 말까지 듣고 나서야 발길을 돌렸다.


***


위연희는 십수 년, 거의 이십여 년 만에 사부를 비롯한 아미파의 사문들을 만나서 정신이 없었다. 특히 장문인인 망아사태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두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망아사태는 목탁을 치며 눈을 감아버린다. 어쩌면 본인의 눈에서도 눈물이 나는 걸 감추려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선재로다. 선재로다. 내 눈 감기 전에 이렇게 멀쩡히 살아서 너를 다시 만나다니 선재로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위연희에게 사부인 망아사태는 심적인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래, 어찌 이리 야위었느냐?”

“아니에요. 사부님 만날 생각에 어제부터 밥이 잘 안 넘어가서 그랬나 봐요.”

“다 내 잘못이다. 차기 장문으로 아명을 지목하는 게 아니었어.”


그들의 옆에 서있던 남승이 거들었다.


“너무 형식적인 서열에 집착하실 필요는 없던 것 같습니다. 장문인. 저도 아무 불만도 없고요.”

“그래도 사형.”


입을 연 남자는 아미파의 장로인 금철계였다. 원래 서열로 치면 그가 망아사태의 사형으로 차기 장문인은 그의 몫이었다. 당시는 예전에 비해 아미파의 위명이 상당히 낮아져 있던 상태였다. 전임 장문인은 다시 아미파의 위세를 높이고자 아래 항렬 중 무공이 가장 뛰어났던 망아사태를 차기 장문으로 지적했던 것이다. 망아사태는 평생을 사형인 금철계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자신의 아래 항렬에서 차기 장문인을 뽑을 시기가 되자, 무공이나 지모가 아닌 항렬 순으로 정해 이아명이 차기 장문인으로 지목됐던 것이다.


“아명이 이런 일을 벌일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그래 슬하에 자녀는?”


사부로부터 자녀의 얘기를 듣자, 애써 참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게, 그게. 흐으윽.... 대사저가 제 아이를 납치해서 ...”

“이런 죽일 년.”


망아사태의 노여움을 들은 아미파 전원을 비롯해서 근처에 있던 타문파인들까지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망아사태는 무공뿐만 아니라, 불도도 높아서 저런 험한 말을 쓰지 않는 걸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위연희는 사부가 이렇게 나오니 한편으로 미안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 편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사부님. 잘하면 그 아이가, 제, 제 아이가 이곳으로 올 지도 몰라요. 그래서 열심히 보고 있는 중이었어요. 흑흑.”

“그래, 그 아이의 나이, 이름은 어떻게 되더냐?”

“천아에요. 올해 열일곱이고요. 애가 키도 많이 커서 6척 가량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다행히도 건장하게 잘 큰 모양이구나. 자, 아미파는 모두 들어라. 열일곱 살 남짓하며 6척 가량 되는 키에 천아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을 보면 즉시 알리도록 해라.”


아미파 일대가 금세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해우소를 다녀온 말단 제자 한 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제자가 해우소를 다녀오다가 저쪽에서 ‘천아’라는 이름을 부르는 걸 봤습니다. 6척 정도의 장신에 발이 굉장히 빠른 청년이더라고요.”


소식을 들은 위연희가 냉큼 달려가 물었다.


“거, 거기가 어디오?”

“저, 저쪽인데요.”


가리킨 방향을 향해 가는데 신발이 벗겨진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달려갔다.


***


방주가 살해됐다는 곳에는 4대 장로와 차기 방주 예정인, 그리고 대호법이 모여 있었다.


“아니 우리 개방인들이 죄다 모여 있고, 온 무림의 기라성 같은 고수가 즐비하게 모인 이 마당에 방주님이 살해를 당하다니 이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대호법이 지팡이를 세게 내려쳤다. 아무리 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딱히 심각한 외상 같은 것도 없었다. 그런데 분명히 숨은 끊어진 상태다. 기혈이 뒤엉켜 죽었는데, 그렇다면 내공싸움을 벌였단 소리가 된다. 분명 누군가가 방주실로 와서 격렬한 내공싸움을 벌인 바가 없다. 그런 흔적도 없고. 그리고 설령 귀신같은 솜씨로 들어와서 내공싸움을 벌였다고 한들, 내공싸움으로 개방 방주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고수가 존재하기는 할까? 방주는 현 무림 전체에서 손에 꼽히는 절정고수다. 그런 그를 내공으로 제압할 수 있는 고수 자체가 몇 되지도 않을뿐더러, 제압한다고 해도 결코 손쉽게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4대 장로의 둘째인 지여승천 학정이가 방주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방주님이 당한 건 독인 것 같습니다.”


대호법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독이라? 하지만 기혈을 볼 때, 독으로 당한 경우하곤 사뭇 다르던데 무슨 말이오?”


학정이가 말을 이었다.


“아마도 천음지독이나 그 이상 가는 독에 당한 것 같습니다.”

“천음지독(千陰之毒)이라... 하긴 천음지독이라면 일반 독에 당한 것과 증상도 다르고, 그냥 맥을 짚어선 독에 당한 티가 나는 것도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군.”


이번엔 4대 장로의 첫째인 한청정이 말을 잇는다.


“당금 무림에 천음지독 이상의 독을 쓸 수 있는 자라면 만독신괴 밖에 없을 것이오.”


불인견악 섭안청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독신괴! 그 자라면 방주님과 붙을 정도는 되겠군요. 거기에다가 암습으로 만독신공을 쓴 것이라면.”


만독신괴라는 별호를 듣자, 양지운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천아가 만독파에 들어가게 된 것 같은데, 만독파의 소행이라면 천아에게까지 불똥이 튈지 모를 일이었다.


“아직 만독신괴라고 단정 짓긴 무리가 아닐까 싶군요.”


섭안청이 놀란 눈으로 양지운을 쳐다본다.


“양 장로님, 지금 정황을 볼 때 만독신괴 외에 범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는 없지 않습니까?”

“불인견악, 자네의 의협심은 좋으나 항상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어. 한 장로님께서도 늘 말씀하시지 않던가?”

“아, 예. 그렇긴 하죠. 흠흠.”


섭안청이 멋쩍은 듯 헛기침을 했다. 학정이가 섭안청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이보게 섭 장로. 그 천아라는 아이가 지금 만독파에 속해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우선 우리도 말을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아,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무공이 출중한 대호법은 그들의 말을 놓치지 않았다.


“천아? 그 아이가 누군데 그러시는 거요?”

“...”

“왜 다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됐소? 방주님이 살해를 당한 마당에.”

“실은 저희와 의형제를 맺은 극존신보 한소응의 자제입니다만.”

“누구냣!”


대호법 서전천이 수리검을 날렸다.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일돈이 뒤로 넘어졌다. 이어 그 옆에 있던 천아 역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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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1화 얼음 소녀와의 재회 (2) +5 21.08.11 574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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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3) 21.08.09 673 11 12쪽
16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2) +2 21.08.09 646 12 14쪽
»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1) +2 21.08.08 70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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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9화 추녀와의 악연(?) (2) +4 21.08.07 771 11 18쪽
12 9화 추녀와의 악연(?) (1) +8 21.08.06 803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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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화 입문? (1) +8 21.08.02 943 19 14쪽
7 6화 만독파(萬毒派) +10 21.08.01 1,043 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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