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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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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21.07.26 15:39
최근연재일 :
2021.08.24 06: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6,977
추천수 :
492
글자수 :
217,572

작성
21.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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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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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12화 오해 (1)

DUMMY

천아와 신명은 우선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자 마부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누군가가 따라오는 눈치다.


“천아야, 눈치 챘어?”

“아까부터 누군가가 따라오는 거?”

“응. 발놀림이 여간 경쾌한 게 아니던데.”

“걱정 마. 뛰는 거라면 자신 있는 거 알잖아.”

“야, 만약에 한 명이 아니라 주위에 많은 수가 도사리고 있으면 어쩌려고? 대충 발놀림만 봐도 무공수위가 평범한 자는 아닌 것 같은데.”

“응. 걱정 말라니깐.”

“근데 얘가 아침부터 뭘 잘못 먹었나? 뭘 믿고 이런대?”


천아는 김소민이 전신의 대혈을 뚫어주고 운공법까지 알려줘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였다. 정말 기분만으로 치면 당장 만독신괴랑 붙는데도 겁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기분만으로 친다면 말이다. 일부러 미행하는 자와 일정한 거리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눈치를 보았다. 그러다가 천아가 손짓을 한다.


“우리 저기 골목 돌면 바로 뛰는 거야. 알았지? 근데 너 빨리 뛸 순 있어?”

“야. 내가 이래봬도 일적매화단의 소단주거든.”

“알았어. 그럼 바로 저기다.”


둘은 골목을 돌자마자 다른 골목들로 계속 꺾으며 달아난다. 그들을 미행하던 자는 세 번째 골목을 돌 때까진 그나마 쫓았으나 그 이후론 결국 놓치고 말았다.


“빨라도 너무 빠르군. 이러다가 크게 혼나겠는 걸.”


그의 목소리를 들은 소신명이 깔깔대고 웃는다.


“야, 너 미쳤어? 여기서 왜 일부러 위치를 알려주고 그래?”


추격자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꼬마 아가씨께서 어느새 무향표(無香飄)의 경지가 올라가셨대요? 이젠 제가 감당하지 못하겠군요. 하하하.”

“강월 사형.”


강월, 그는 일적매화단의 일원이었다. 무향표는 그들의 경신법을 말한 것이다. 단주인 소강이 화산파의 유명한 경신술인 암향표(暗香飄)를 개선시켜 만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총기가 남다르더니 안 본 새에 이 정도까지 늘 줄은 정말 몰랐네. 하하하.”


‘엥, 신명이랑 원래 아는 사이였나 보구나.’


강월이 천아를 불렀다.


“같이 있던 친구도 나오시오.”

“아, 네.”

“신명아, 이제 숨어 다닐 필요 없어. 둘이 급히 개방을 빠져 나간 후에 결국 천상교의 소행인 것이 밝혀졌다고 하더라. 단주님께서 보는 대로 안심하고 돌아오면 된다고 하시더라고. 수중에 돈은 있어?”

“있어요.”


소신명이 주머니에 들어 있던 금화를 꺼내어 흔든다.


“역시 우리 소단주님 가진 게 돈 밖에 없다니깐.”

“무슨 소리야. 이젠 무공도 만만치 않다고요. 호호호.”


강월의 말을 들으니 천아도 십년감수한 느낌이었다.


“신명아, 오해는 다 풀렸나 보네. 그럼 넌 이만 일적매화단으로 가보면 되겠다.”

“넌 어쩌려고?”

“난 우선 개방으로 가봐야지. 우선 양 장로 할배가 거기 있을 거고. 엄마가 거기 있는지 아미로 갔는지 가서 물어봐야지 뭐.”

“같이 가줄까?”

“아냐.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어. 지금까지 네가 해준 것만 해도 얼만데.”


막상 헤어지려니 아쉬운 건 서로가 마찬가지다. 불과 이틀을 같이 보낸 사이라지만 같이 위기를 몇 번 넘겨서인지 이틀이 아니라 몇 달 이상은 같이 지낸 것만 같다.


“여행할 겸 같이 가줄게.”

“아냐. 괜찮아.”


강월이 거든다.


“그래, 신명아. 단주님께서도 너 고생할까 봐 걱정이 많으셔. 개방에서 단주님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며? 곧장 가는 게 좋겠다. 저 친구도 오해 다 풀렸다고 하니.”

“어, 근데 죄송한데요. 저희는 어떻게 찾으신 건가요?”


강월이 여유롭게 팔짱을 끼고 말한다.


“신명아, 저 친구가 아직 잘 모르니?”

“사형, 내가 말할게. 천아야. 우리 일적매화단은 중원 천하에서 가장 소식이 빠른 집단이야. 아마도 전서구를 날려서 인근 분타에 다 알렸겠지. 강월 사형은 이 부근 분타 소속이고.”


소신명의 말을 들으니 그녀가 왜 그렇게 자기네 집단에 자부심을 갖는지 알 것도 같다.


“중원 최대의 살수 집단이라더니 정말 대단한가 보네.”

“그럼. 거기 총단주가 바로 우리 아빠라고. 호호호.”

“그래. 그런 아빠 보러 빨리 가 봐. 나도 얼른 엄마 보러 가 봐야겠으니까.”


소신명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야, 정말 같이 안 갈래?”

“너야말로. 너네 사형도 아빠가 찾는다고 집으로 가라고 하는데 웬 생떼를 쓰고 그래? 너 혹시 김대협님 때문에?”

“쉿!”


강월이 의아하다는 듯이 소신명을 바라본다.


“김대협? 그분이 누군데?”

“에이, 사형 아무것도 아니에요. 천아야, 갈 거면 빨리 가자. 나도 너 데려다 주고 집으로 갈 거야. 너 데려다주고 가려면 빨리 가야겠다. 사형, 본단에는 저 개방 들렸다가 간다고 해주세요. 알았죠?”


소신명은 천아를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잽싸게 이동했다. 강월은 그녀가 다른 남자의 손을 잡은 걸 보자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소신명은 강월의 눈 밖으로 벗어났을 정도로 거리가 벌어지자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굳이 뛸 필요 없으니 마차를 찾아보자고 했다. 그런데 웬 비렁뱅이가 다가왔다. 웬 종이 하나를 들고 천아와 소신명의 얼굴을 몇 번이고 번갈아보더니 말을 건다.


“혹시 그대들이 한천아와 소신명이오?”

“예. 그런데요.”

“아. 잘 됐네. 그래. 우린 개방 사람들이오. 어제 일은 천상교의 소행으로 밝혀졌으니 굳이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는 전보를 받았소. 걱정하지 말고 개방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소.”


소신명은 개방보다 자기네 소식통이 빨랐던 것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봤지? 우리가 더 빠른 거.”

“쳇, 그래 너 잘났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고맙다며 무려 은자 두 냥씩이나 주었다. 은자를 받아든 개방인은 갑자기 표정이 확 구겨지더니 은자를 바닥에 집어던진다.


“지금 나를 뭘로 보고 이러는 겐가? 거지에게 뭔가 주고 싶다면 돈을 주지 말고 먹을 걸 주란 말이오!”


그의 말투는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화들짝 놀란 소신명이 천아에게 묻는다.


“나도 잘은 모르는데, 개방 사람들이 저런 면이 좀 있는 것 같긴 하더라고.”


천아는 바닥에 떨어진 은자를 줍고 나서 개방인에게 묻는다.


“근처 음식 파는 데가 어디 있나요?”


그가 손을 가리키니 바로 옆에 있다. 천아는 상대의 뒤에 너댓 명의 거지들이 더 있는 걸 보고 100문 어치의 음식을 사서 전해주니 감사하다고 큰절까지 해댄다. 역시 4대 장로님들이 아끼는 조카분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별의별 칭찬까지 다 해댄다. 이어 천아 등이 마차를 찾는 걸 눈치 채고 위치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소신명이 어이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뭐 저런 거지들이 다 있어? 은자 두 냥이면 못해도 지금 먹은 거 열 배는 먹겠다.”

“응, 맞아. 정확히는 20배가 가능하던데. 암튼 저들은 저렇더라고. 세상에 돈보다 다른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더라고.”


신명은 선심을 베풀려다 오히려 봉변 당할 뻔한 것 때문에 투덜거려댄다. 천아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천아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부상자가 많은지 걸음걸이도 그렇고, 안색도 나쁘기 그지 없었다.


“천아야, 저기 좀 봐봐.”

“뭔데?”

“소림이야.”

“소림사?”

“어. 근데 뭔가 이상해. 우리 한번 저기로 가볼까?”

“굳이 가볼 필요가 있나?”

“야, 내가 말했지. 강호의 도리가 그런 게 아니라고. 딱 봐도 뭔 일이 있는 모양인데.”

“그래, 알았다. 알았어. 근데 내가 언제부터 강호랑 엮이게 된 건지. 휴~”

“야, 너 잡말 말고 따라와. 아저씨. 저희 좀 세워주세요.”


큰 돈을 받은 마부는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다고 했다. 소신명은 그건 아닌 것 같다며 기다린 만큼 추가비용을 더 내겠다고 한다. 마부의 입장으로써 안 그래도 호구 잡은 셈이었는데, 추가비용까지 더 준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란 전혀 없다.


소신명이 천아와 함께 날쌘 발놀림으로 다가갔다. 소림의 제자들은 한 쌍의 남녀가 매우 신속한 발놀림으로 다가오는 걸 보더니 깜짝 놀라 무기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뉘시오?”

“안녕하세요? 일적매화단의 소단주, 소신명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천아고요. 저희에 대한 오해는 다 풀렸다고 들었습니다.”

“이 마교의 잡것들. 썩 물러서라.”


소림파의 승려들은 천아와 소신명을 보고 노기를 감추지 않았다.


“마교라니 무슨 말씀이신가요? 개방의 일이 천상교의 소행이라고 밝혀졌다면서요?”

“지금 이렇게 기습을 해놓고도 발뺌하는 것이더냐?”


소신명이 고개를 돌려보니 소림의 장문인 허도 방장이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아 보였다.


“제가 잠깐 봐도 될까요?”


소림의 제자들이 막아서는데 허도의 사제인 허유 대사가 길을 터주라고 한다.


“소단주가 보는 것까진 괜찮으나, 저 청년은 아니 되오.”

“네? 그건 왜죠?”

“사형께 독수를 펼친 게 바로 저 청년의 사부인 만독신괴의 짓이기 때문이오.”


천아는 그 말을 듣고 손을 저으며 부인했다.


“에이, 어서 잘못 들으신 모양인데요.”


허유가 노기 띤 음성으로 말을 잇는다.


“여기까지와서도 발뺌 할 생각이오? 시주의 사부가 이미 다 밝힌 사실이오. 모든 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다고.”

“누가요? 만독 늙은이요? 그게 맨날 독이나 만지고 놀더니 미쳤나?”


천아의 상스런 표현을 듣자 소림파의 제자들은 경계심을 높인다. 허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천하양대마두라고 하는 비련쌍검과 오독문, 만독파가 모두 천상교와 한 패임을 만독신괴가 스스로 밝혔소. 그 시발점으로 일부러 시주를 통해 오해가 있는 것처럼 보여 교란을 일으키려고 한 것이라고 말이오. 그러고선 와해가 되어 돌아가는 길에 각개격파로 각 문파방회를 치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소. 목적 만큼 이루지 못해서 우리 사형의 상태가 어떤지 염탐이라도 하러 온 것이오?”

“헐~. 진짜 미쳤네. 이 놈의 만독 늙은이를 진짜. 아니 대사님.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어서 독이나 만져대고 일반인한테까지 사기나 치는 그런 쓰레기 놈 말을 믿어요? 진짜 어디 가서 사기 당하기 딱 좋으시겠네.”


소림 제자 중 한 명이 천아의 가슴팍을 향해 봉을 내민다.


“당장 그 말을 거두시오. 어느 앞이라고 그런 망발을 하시는 게요.”

“하, 정말 이 땡중이 누구보고 뭐래?”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걸 감지한 소신명이 외쳤다.


“천아야. 그만해. 야, 그만... 욱!”


어느새 허유가 소신명의 혈을 짚은 것이었다.


“어쩌다가 저런 청년의 꾐에 넘어갔는지 모르겠소만, 우리 소림이 돕겠소.”


혈을 잡혀 말이 안 나오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신명은 답답할 뿐이었다. 그게 아니라고 눈빛을 보내도 허유대사는 그저 외면할 뿐이었다.


“소림의 제자들이여 십팔나한진을 펼치도록 하라.”


소림의 제자들은 평소 숙련된 대로 금세 십팔나한진을 펼쳐 천아를 둘러쌌다. 전날 밤부터 동틀 녘까지 김소민의 도움으로 혈이 뚫린 천아라지만, 그건 전적으로 내공에 관한 부분일 뿐이다. 외공과는 무관할뿐더러 천아는 아직까지 진법을 상대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거기에다가 상대는 천하제일의 방파라는 소림이고, 그들에게서도 유명하기로 소문난 십팔나한진을 펼친 것이다.


“십팔나한진? 이건 또 뭐래? 내 십팔니기미는 들어봤어도 십팔나한진은 처음 들어 보네.”


천아의 말을 들은 소림파 제자들은 눈초리가 사납게 올라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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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2) +2 21.08.09 646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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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9화 추녀와의 악연(?) (2) +4 21.08.07 770 11 18쪽
12 9화 추녀와의 악연(?) (1) +8 21.08.06 802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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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화 입문? (1) +8 21.08.02 942 19 14쪽
7 6화 만독파(萬毒派) +10 21.08.01 1,040 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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