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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협객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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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21.07.26 15:39
최근연재일 :
2021.08.24 06: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7,004
추천수 :
492
글자수 :
21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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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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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3화 엇갈림 (4)

DUMMY

끝까지 복면인에게 덤비지 않고 천아를 지키고 있던 아화가 풀썩 주저 앉았다. 그의 표정은 모든 걸 체념한 듯해 보인다. 복면인은 그를 내버려두고 천아의 혈부터 풀어주었다.


“어...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백의의 복면인이 눈앞에 서있다.


“어, 당신은 무림지존 은비학?”


복면인이 흠칫거렸다. 주위를 살피더니 아화에게 지풍을 날린다. 천아는 그걸 보고 잽싸게 자신의 오른 손을 휘둘러 상대의 손을 옆으로 밀어버렸다. 이어 왼 손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파고들었다. 복면인은 잽싸게 양손으로 원을 그리며 천아의 손을 묶더니 뒤로 두 걸음 가량 물러선다.


“훌륭한 수법이었소. 개방의 설대용분 양지운 장로만이 쓴다는 독문무공으로 알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오?”

“쳇, 누가 무림지존 아니랄까 봐 한눈에 알아보네?”

“그런데 왜 막은 것이오? 저자 역시 만독파의 제자요. 내 정체를 알릴 수는 없소.”

“아니 무림지존이라는 양반이 뭐가 그리 겁나서 본인 정체도 감춘답니까? 얘 내 친구라고요.”

“친구요? 다른 이들에 비해 저항 의사가 없는 것 같아 보이긴 했어도 딱히 소협에게 도움을 준 것 같아 보이진 않소만. 보아하니 방금 안면혈을 누른 이가 딱 저 자인 것 같은데.”


‘헐. 귀신 같은 놈일세.’


“혈이야 아무나 누를 수 있는 거지, 누가 눌렀는지 그쪽이 어떻게 안대요?”

“방금 소협이 당한 상태를 보니 무공을 제대로 배웠거나 기운이 좋은 이의 솜씨는 분명 아니었소. 이들 중에서 그런 인물로 가장 적합한 자가 딱 저자이기 때문이오.”


아화가 무릎을 꿇었다.


“천아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흑흑흑.”


천아가 아화를 일으켜 세운다.


“아화야 괜찮아. 너네 가족 해치겠다고 협박한 거잖아.”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았어?”

“아까 다 들었어.”

“너 점혈 당했는데도 그걸 들었어?”

“응. 들리더라. 정신은 흐려지는데, 그 말은 들리더라고.”


아화의 말을 들은 복면인이 놀라 물었다.


“아무리 미약한 기운이더라도 정확히 안면혈을 점혈 당했는데 그걸 들었단 말이오? 혹시 봉혈법이라도 익힌 것이오?”

“봉혈법이요? 그딴 거 안 키워요.”

“그럼 특이 체질이란 건가? 혹시 맥 좀 봐도 되겠소?”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복면인이 천아의 맥을 짚으려고 손을 뻗는다.


“무슨 짓이에요, 지금?”


천아가 옆으로 홱 하고 피하니 상대방의 손이 그대로 따라온다. 다시 손을 돌리니 손의 방향이 기이하게 틀면서 또 따라온다.


“에이 씨팔. 또 금나수법인가 지랄인가야?”


금나수법에 대해서 잘 모르던 천아는 아싸리 뒤로 1장 가량을 잽싸게 물러나 버렸다. 그걸 본 복면인이 웃는다.


“하하하하. 고작 금나수법을 상대하기 싫다고 뒤로 그렇게 크게 움직이다니 참으로 특이하군요.”

“뭐야, 지금 당신 무림지존 은비학 맞지? 잘났다고 지금 우리 무시하는 거야? 협객이라고 들었거늘 무슨 협객이 이렇게 치졸하단 말이냐? 나 한천아, 사내대장부로써 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따위로 굴복하진 않는다.”


‘x발 졸라 멋있었어. 유명한 협객이랬으니 이러면 덤비진 않겠지. 후후후.’


복면인은 다시 아화의 눈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내가 누구라고 말한 적이 없소. 넘겨 집지 마시오.”

“에이, 아까 부정하지도 않는 걸 보니 맞는데 뭘.”


복면인은 총알처럼 빠르게 튀어나와 반월도살참의 수법을 펼쳤다.


“이거 어제 그 반월도살참?”


천아는 어제 이 수법을 보고 머리가 띵해져 오는 걸 느꼈었다. 딱히 막을 방법은 모르겠고, 급한 대로 이아명이 썼던 천상살명수의 수법을 펼친다.


“천상살명수? 소협도 천상교와 관련 있는 것이오?”

“에이, 씨팔 진짜. 짱나게 하네! 내가 왜 그 개호로 잡종 원수년네랑 관계가 있다고 그래? 진짜 빡치네!”


천아는 자신이 펼치는 초식이 살초인 줄도 모르고 상대의 목을 낚아채려들었다. 날카로운 수법이었지만 상대는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공중제비를 돌아 피해낸다. 이어 위로 솟구치는가 싶더니 발로 어깨에 있는 견정혈을 노리고 검으로 천령개를 노리는 수법을 연달아 8회를 시전했다. 다급해진 천아는 똑같은 수법으로 맞서고 만다.

하늘을 나는 것도 아니고 허공에 뜬 상태에서 두 명이 똑같이 저런 수법을 펼치는 걸 보고 있으니 아화의 입은 쩍하고 벌어진다.

둘은 여덟 번의 공격을 주고 받고 나서야 동시에 뒤로 물러섰다. 복면인이 포권의 예를 갖추며 소언한다.


“소협의 실력에 진심으로 탄복했소. 그럼 천상살명수도 한 번보고 따라한 것이었단 말이오?”

“아이, 또 뭐 그런 걸 가지고.”

“대체 무학의 깊이가 얼마나 깊기에 직접 시전하는 걸 한 번만 보고도 그렇게 따라한단 말이오?”

“무학의 깊이라기 보단 뭐. 그냥 천재라서? 히히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저 친구를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오.”

“아, 이거 또 왜 이러실까? 얘 내 친구라니깐요. 그리고 당신 얼굴은 왜 못 보여주는 건데요?”


복면인이 복면을 벗으니 아니나 다를까 은비학의 얼굴이 드러났다.


“천상교는 정파, 사파를 가리지 않고 공동의 적이라지만, 만독파의 경우는 다르다오. 지금 내가 만독파를 친 것이 발각되면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정파 대 사파의 대결로 번질 수 있단 말이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천상교라는 큰 적을 두고 우리끼리 힘이 와해되어 더욱 대항하기 어려워질 것이오.”

“아. 그래서 그런 거였어요? 나는 대의니 뭐니 그딴 건 모르겠고요. 얘는 내 친구니까 안 돼요. 협객이니 뭐니 하면서 그딴 걸 위해서 자기 친구의 목숨도 함부로 넘기나요?”

“...”


천아의 말을 들은 은비학이 잠시 할 말을 잃는다.


“왜 말이 없어요? 그딴 게 협객이라면 저는 대협이고, 소협이고, 나발이고, 거시기고 아무것도 안할래요.”

“내 생각이 짧았던 것 같소. 소협의 말이 맞는 것 같소. 나 역시 세사에 찌들어 진정한 협의가 무엇인지를 잠시 망각했던 모양이오.”


‘뭐야? 내가 방금 그렇게 멋진 말을 한 거였어? 우와. 이거 왠지 내가 더 협객이 된 것 같은데? 히히.’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오. 방금 내가 상대한 만독파 제자들은 모두 명이 끊어진 상태요. 혼자 돌아가면 어차피 만독신괴가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오.”


아화는 다시 울상이 되고 말았다.


“처, 천아야, 나 어떡해? 흑흑.”

“우선 나랑 같이 가자.”

“그럼 우리 가족 모두 죽인다고 했단 말이야.”

“너네 가족이 어디 있는데?”

“이곳 개봉.”

“뭐, 개봉이라고? 그럼 잘 됐네. 만독파 놈들한테 들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만나러 가자. 집은 멀어?”

“그게 집이랄 게 딱히 없어. 실은 우리 형제는 다 비렁뱅이 생활을 해왔거든.”

“비렁뱅이라면 거지?”

“응.”


천아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럼 더 잘 됐네. 이 참에 너네 가족까지 모두 개방에 입방시켜달라고 하자. 그럼 아무리 만독파라도 개방을 함부로 건들진 못할 거 아냐?”


천아의 수를 들은 은비학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생각이오. 그런데 진짜로 소협의 맥을 한 번만 짚어 봐도 되겠소?”

“왜 자꾸 제 맥을 짚으려고 한 대요? 아, 여자도 아니고 남자테 함부로 팔을 내주고 하는 그런 남자 아니거든요?”


은비학이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꿀밤을 줬다.


“어? 뭐야! 못 피했잖아?”

“소협은 참 재밌는 친구로군요. 하하하. 방금 내가 펼친 수법은 금나수법을 응용한 것이었소.”


이어 어느새 손목까지 잡히고 말았다.


“괜히 무림지존이라는 게 아니었구만. 흥!”


은비학은 피식하고 웃더니 천아의 맥을 느껴본다. 잠시 맥을 짚어보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혹시 타고난 선천진기나 특이체질이란 소릴 듣진 않았소?”

“그런 건 잘 모르겠고요. 아마도 그냥 제가 좀 천재라서? 히히히. 경공을 안 배워도 이리 빠르고, 한 번 본 건 잊지 않죠. 그래서 글자를 몰라도 글자조차 그대로 그릴 수도 있고요.”


신이 나서 지껄였는데 내뱉고 나니 쓸데없이 글을 모른단 소리를 한 것 만 같다.


‘아, 괜히 쪽팔린 말까지 해버렸네. 하여튼 이 놈의 입이 방정이라니깐.’


“아니 제가 글을 모르려고 모른 건 아니고.”


은비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정말로 대단하오. 만약 천상교주의 능력이 우리의 예상치를 훨씬 상회한다면 그를 막을 자는 소협 밖에 없을 것이오.”

“네? 이건 또 무슨 소리래? 풍운협객인가 하는 분도 그렇고.”


은비학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


“풍운협객이라면 장백산에서 왔다는 김소민 대협을 말하는 것이오?”

“네. 남비학 북소민이라더니 다들 자기들이 하기 싫으니까 저한테 떠넘기려는 거 아니냐고요?”

“아! 풍운협객께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셨다니 이건 필히 중대한 일일 것이오. 함부로 강요하거나 할 수는 없지만, 꼭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주시기 바라오.”

“헤헤헤. 자꾸 이러니까 진짜 내가 무슨 무림의 구세주라도 된 것 같네. 히히히. 아화야 봤냐? 내가 또 이 정도다. 막이래? 크크크.”

“맞소. 하하하. 우선 아까 빚은 방금 내가 도와준 걸로 갚은 셈 칩시다. 날 봤단 얘기는 하지 말아주시오.”

“알겠어요.”


아화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혹시 어디 가시는 거예요? 만독 늙은이 잡으러 가는 건가요?”

“글쎄요.”

“만약 그런 거면 제 몫과 아화 몫까지 얹어서 실컷 두들겨 패주세요. 꼭이요!”

“좋소. 다음에 또 봅시다. 아, 그리고 만약 풍운협객을 보게 된다면 내가 꼭 한 번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해주시겠소?”

“네. 안 그래도 김대협님도 은협객님 만나서 천상교 막을 대책을 세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정말이오? 우선 만독신괴부터 해결해야겠소. 그럼 풍운협객은 개방에 있는 것이오?”

“아, 그렇긴 한 대요. 지금 좀 복잡한 일이 생겨서요. 천상교주 놈 잡으러 가야해서요.”

“천상교주?”

“네. 천상교주 놈이 난난 소저를 잡아갔거든요.”

“음... 누군진 잘 모르겠으나, 소협의 일행이 천상교주에게 사로잡힌 모양이군요.”

“아... 이거 설명하려면 힘든데요. 암튼 그 문제부터 빨리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서요.”

“알겠소. 우선 만독신괴 건부터 해결한 후, 개방으로 가겠다고 좀 전해주시오.”

“네.”


천아는 은비학과 헤어진 후 아화와 함께 개방으로 향했다. 개방의 본당으로 들어서자 마자 엄마부터 찾았다.


“엄마, 엄마~.”

“...”


양지운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엄마, 우리 엄마는요? 우리 엄마 어딨어요?”

“음... 그게 말이다. 실은 지금 여기에 없단다.”

“네? 그럼 설마 엄마가 저 찾으러 간 거 아니에요?”

“하... 그런 문제가 아니라서 말이지.”

“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래요?”


금세 천아의 얼굴에 먹구름이 들어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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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만독파(萬毒派) +10 21.08.01 1,041 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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