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협객지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21.07.26 15:39
최근연재일 :
2021.08.24 06: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7,032
추천수 :
492
글자수 :
217,572

작성
21.08.10 17:00
조회
588
추천
13
글자
12쪽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5)

DUMMY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분명 차기 방주 예정자인 호신위다. 대호법인 서전천이 깜짝 놀란다.


“아니 어떻게?”

“대호법님, 밝힐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무림 형제들께 고합니다. 방주님이 살해에 관한 부분입니다. 사모님, 나오시죠.”


방주의 부인인 성부인이 고개를 떨군 채 모습을 드러냈다.


“시, 실은 제가 한 짓입니다.”


대호법이 묻는다.


“어찌하여 그런 것입니까?”

“제 동생이 최근에 한 종교에 빠졌습니다.”

“혹시 천상교인가요?”


성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저도 잘 몰랐습니다. 동생이 몸에 좋은 차라고 주었는데, 여자한테는 맞지 않고 남자에게만 좋은 것이라면서 매형에게 주라고 했습니다. 헌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의원들은 아무런 증상도 발견하지 못했고요. 그런데 독과 관련된 것 같다고 하니 아무리 봐도 그것 밖에 없는 것 같네요.”


호신위가 이어서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방주님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여기셔서 오랜 지인인 모산파의 유환도사 금파파를 초청하셨습니다.”


군중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모산파의 유환도사 금파파라고?”

“모산파면 사파 아냐?”

“처음부터는 아니라고 해도 지금은 사파나 다름없지. 30년 전에 그 일이 있은 뒤부터.”


호신위가 이어서 말했다.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사모님, 동생분의 원래 소속이 어디죠?”

“그, 그건...”


성부인이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호신위는 수많은 방파들 중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독문. 대답해보시죠?”


오독문이라고 하면 왕불선이 만독파를 만들기 전까지만 해도 독으로 가장 유명한 문파였다. 오독장문 천독노괴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무슨 소리요? 우린 모르는 소리요. 아까 만독신괴도 분명 만독신공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 않았소?”


호신위는 그의 대꾸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말한다.


“좋습니다. 그럼 갑자기 사모님께서 왜 이런 사실을 밝히게 되었을까요? 잠잠하시다가요. 동생분이 성한구 공자님도 살해 당하셨습니다.”


대호법이 놀라 외쳤다.


“살인멸구!”


호신위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분이 당한 것 또한 천음지독입니다. 저희 방주님이 당한 것과 같은 독이지요. 그걸 밝혀줄 분이 방금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들어오시죠.”


방울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방울소리를 듣자, 하나같이 떠오른 인물이 있다. 모산도장 유환도사 금파파.


노란 옷에 방울을 흔들며 등장한 인물은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였다.


“무림 형제들이여 정말 오랜만에 뵙게 되었소.”


그의 등장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 전 무림의 최고수라고 꼽혔던 편복법사(蝙蝠法士) 휘일로 때문이다. 일명 박쥐법사라고 일컬어지는 편복법사 휘일로는 자신의 무공만 믿고 사파와도 활발히 교류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그 이후로 모산파를 사파로 보는 경향이 생기게 된 것이다. 중원 천하가 그에 의해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그에 따라 위세가 약해진 문파방회가 한둘이 아니었다.


아미장문 망사태가 지팡이를 세게 내리쳤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한참을 흔들린다. 그에 의해 위세가 크게 감퇴된 대표적인 문파 중 하나가 아미파였던 것이다. 그로 인해 사형을 두고 자신이 장문을 맡게 되었고, 그 마음의 빚을 덜고 다시 전통을 세우고자 이아명을 차기 장문으로 지목했던 것이다. 결국 그 결과 아미3선이 흩어지고, 애제자였던 위연희는 아들을 낳자마자 근 20여 년 가까이 동안 생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30여 년 전, 온 무림의 고수들이 모여 박쥐법사 휘일로를 힘겹게 무찌른 뒤 무림이 다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모산파의 장문에 오르게 된 유환도사는 무림에 대한 미안함에 왕래를 않고 은둔해왔던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그게 유환도사 금파파가 벌인 일은 아니었다. 자신의 사숙이 벌인 일이었고, 현재 독을 분간할 때는 오독문 못지 않게 능한 곳이 바로 모산파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환도사 금할아버지가 포권의 예를 갖추며 말했다.


“여러 형제들께서는 과거의 일은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채가장을 들린 일이 있습니다. 채가장이 어젯밤 멸문지화를 당했더군요. 그것은 바로 오독문의 소행이었습니다.”


오독장문 천독노괴가 발끈했다.


“이 무슨 수작이란 말이오? 30년 전에도 모산에서 무림에 끼친 피해가 어떠했는지 다들 기억하고 있지 않소? 이번에도 뭔가 음모가 있는 것이오.”


유환도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침을 꺼내 들었다.


“중언부언해봐야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이것은 감독침입니다. 이 침의 전체 색이 변하면 만독일 것이오. 그 3할 이하로 변한다면 천독일 것입니다.”

“...”


유환도사가 능숙한 솜씨로 방주의 시신과 성한구의 시신에 침을 꽂자, 채 3할이 안 되는 정도까지가 검게 변했다. 결과가 유환도사의 말과 일치하자, 천독노괴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에잇! 비련쌍검. 뭔가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니오?”


그들의 행태를 가만히 보고만 있던 비련쌍검이 웃었다.


“그걸 왜 우리가 도와야 하는 거지? 오독문의 소행이면 오독문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호호호.”

“맞아, 연. 우리의 사랑을 나누기도 바쁜데 굳이 오독문 따위의 삼류 문파까지 거들 필요야 없지.”


오독장문은 특히 비련쌍검이 자신의 문파를 삼류라고 하자, 노기를 누를 수 없었다.


“아무리 만독파에게 밀렸기로서니 독하면 예로부터 가장 알아주던 명문이 우리거늘. 어찌 이리도 무시할 수 있단 말이더냐? 오독의 제자들아, 천독을 바른 검으로 비련쌍검을 상대하라.”


비련쌍검은 여전히 비웃을 따름이다.


“비, 쟤네 혼내줄 꺼야?”

“연, 저런 멍청이들은 빨리 혼내줘야 우리가 마저 사랑을 나눌 것 같은데?”

“그럼 우리 같이 얼른 해치울까? 호호호.”


비련쌍검은 뛰는지 나는지 모르게 홀연 듯 다가와 오독문을 상대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경공법은 그 유명한 초상비(草上飛)였다. 그 신속함이 어찌나 대단한지 검을 한 번 휘두른 것 같은데 어느새 2장을 지나가며 세 명씩을 베어버린다. 이건 무림인끼리의 대결이 아니라 어른이 애들을 학살하는 수준이었다.


“그만두시오.”


대호법 서전천이 나서려는데 그보다 한발 앞선 이가 있었으니 차기 방주 예정자, 호신위였다.


깡깡 거리는 소리와 함께 호신위의 무기와 비련쌍검의 검이 부딪혔다. 그 위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비련쌍검은 뒤로 1장이나 물러서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손목이 시큰하게 저려온다. 호신위의 손에 들린 건 타구봉이었다. 개방 방주를 상징하는 신물, 타구봉.


“오늘은 우리 개방에서 무림 형제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전임 방주님까지 살해 당한 이 시국에 법인들이 마음대로 구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소. 비련쌍검, 언제부터 천상교의 개가 되었소?”

“호호호. 천상교의 개라고? 우리가 원하는 것과 천상교가 원하는 바가 같았을 뿐. 무림 혼돈.”

“말 잘했어. 연. 우리 보고 패륜이네 어쩌네 하면서 정작 너희의 모습은 어떻지? 정파 장문인들조차 뒤가 구리고, 서로 잘잘못이나 따지며 추태를 부리는 걸 보니 기분이 좋은 걸. 흐흐흐.”


이때 강렬한 화살 하나가 날아온다. 호신위는 그 자리에서 공중제비를 돌아서 그걸 피했다. 그를 지나서 날아가 박힌 화살에는 글이 적혀 있었다. ‘천상교(天上敎)’라고.


“천상교?”


천상교를 막기 위해 정사를 불문하고 모인 자리에 천상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주위의 다섯 방위에서 5명의 천상교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심에 있는 자가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그 내력이 어찌나 심후한지 자신의 내공이 탄탄하지 못한 자들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크게 웃어젖힌 이는 4대 장로들도 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천상일제 한살룡.


“4대 장로분들 오랜만이오. 천상일제 한살룡이 다시 뵙게 되었소. 하하하. 우리 천상오제 다섯 명이 무림동도들에게 인사를 드리오. 천상일제 낙호도룡(落虎屠龍) 한살룡이라고 하오.”


한눈에 보아도 족히 4, 50근은 나갈 것 같은 극(戟) 두 개를 한 손으로 휘두른다.


“내 방천쌍극을 보면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이오. 하하하.”


그 옆으로 늘어선 천상오제들이 한 명씩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키가 7척에 달하며 삐쩍 마른데다 얼굴이 기이할 정도로 긴 사내가 놀라울 정도로 긴 손을 펼치고 인사한다.


“천상이제 사량발천장(四兩撥千掌) 합마륜이라고 하오.”


그 다음으로 5척 동자로 보이는 사내가 현란하게 검을 휘두르더니 인사를 했다.


“천상삼제 만파검(萬波劍) 사정찬이라고 하오.”


그와 똑같이 생긴 이가 다음으로 도를 현란하게 휘두르더니 인사를 한다.


“천상사제 만파도(萬波刀) 사정추라고 하오.”


마지막으로 한 여인이 인사를 했다. 나이는 한 10대 후반에서 기껏해야 20대 초반 밖에 안 되어 보인다. 가냘픈데다 어찌나 희고 고운지 도무지 무림인 같아 보이질 않는다. 한 마디로 선녀가 강림한 것만 같았다.


“천상오제 일견종심(一見從心) 묘수아라고 합니다.”


어떤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데,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넋이 나갈 지경이다. 오제까지 다섯 명 모두가 인사를 마치자, 천상일제 한살룡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인사만 드리고 다음 번에 정식으로 무(武)를 통해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소. 원래 4년 전에 벌어질 수도 있던 일이 사정이 생겨 늦춰진 것이니 그만큼 목숨을 연명했다는 것에 감사하시오.”


이어 한살룡이 무당장문 맹초수와 화산장문 양현치를 가리켰다.


“무당장문 맹초수, 그리고 화산장문 양현치. 거대 명문정파의 장문인 자리는 어떻소? 우리에게 협조하고 얻은 장문인 자리가. 하하하.”


무림인들이 듣기에 그의 말은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그 말은 다시 말하자면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건 4년 전이건 모두 굴복시킬 수 있단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대들긴 어렵다. 방금 인사를 마친 천상오제들의 위용은 한 명 한 명이 거대문파의 장문인을 능가하고 남을 것만 같아 보였으니.


4년 전. 4년 전이라면 천아가 봉래산에 입산했던 시기이고, 또한 천상교주가 봉래산에 입산했던 시기였다. 그 때 벌이려던 일이 미루어져 결국 천아가 하산한 시점인 지금에와서 벌인다는 것이다. 이런 면이 있었다는 걸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천상오제들은 단체로 포권의 예를 취하더니 곧바로 환영탄을 던졌다. 미리 설치된 것이라도 있었는지 무림인사가 이토록 많은데도 불구하고 환영탄의 연막에 한 치 앞도 볼 수가 없다. 연막이 가시고 나니 천상오제를 비롯해서 비련쌍검에 오독문까지 모두 자취를 감추고 난 뒤다.


무림인들은 다시 시끄러워졌다. 무당파와 화산파라는 정파 중에서도 알아주는 명문정파의 수장들이 천상교에 협조를 해왔다니.

무당장문 맹초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건 모함이오.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이오.”


화산장문 양현치 역시 버럭했다.


“저따위 마교의 말을 믿는단 말이오? 아직도 모르겠소? 저들의 속셈은 우리가 와해되는 것이오. 개방 방주의 살해부터 지금 우리도 그렇고 모두 다 마교의 소행인 것이오. 그들은 우리가 분열된 틈을 타 공격하려는 것이란 말이오.”


맹초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맞는 말이오. 우리가 힘을 합친단 소리를 듣고 그들이 벌인 수작임에 틀림없소.”


그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떳떳하지 못하게 장문을 달았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천상교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곁들어지니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릴 리는 만무한 상황이었다.


***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댓글은 큰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협객지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즌 1 종료 예정 +2 21.08.21 319 0 -
35 14화 영혼동자술 (4) +4 21.08.24 466 5 13쪽
34 14화 영혼동자술 (3) +2 21.08.23 401 4 13쪽
33 14화 영혼동자술 (2) +4 21.08.22 435 7 12쪽
32 14화 영혼동자술 (1) +2 21.08.21 445 8 15쪽
31 13화 엇갈림 (4) +4 21.08.20 444 9 11쪽
30 13화 엇갈림 (3) +2 21.08.19 433 9 12쪽
29 13화 엇갈림 (2) +2 21.08.18 462 8 11쪽
28 13화 엇갈림 (1) 21.08.17 466 7 16쪽
27 12화 오해 (4) +4 21.08.16 496 8 13쪽
26 12화 오해 (3) +4 21.08.15 519 10 14쪽
25 12화 오해 (2) +2 21.08.14 522 9 12쪽
24 12화 오해 (1) +4 21.08.13 541 11 12쪽
23 11화 얼음 소녀와의 재회 (4) +2 21.08.12 544 12 15쪽
22 11화 얼음 소녀와의 재회 (3) +2 21.08.12 556 11 13쪽
21 11화 얼음 소녀와의 재회 (2) +5 21.08.11 574 13 13쪽
20 11화 얼음 소녀와의 재회 (1) +4 21.08.11 592 12 15쪽
»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5) +1 21.08.10 589 13 12쪽
18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4) +4 21.08.10 607 15 12쪽
17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3) 21.08.09 673 11 12쪽
16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2) +2 21.08.09 646 12 14쪽
15 10화 개방 방주 살인 사건 (1) +2 21.08.08 708 14 12쪽
14 9화 추녀와의 악연(?) (3) +4 21.08.08 722 14 14쪽
13 9화 추녀와의 악연(?) (2) +4 21.08.07 771 11 18쪽
12 9화 추녀와의 악연(?) (1) +8 21.08.06 803 15 14쪽
11 8화 동상삼몽(同牀三夢) +10 21.08.05 802 14 13쪽
10 7화 입문? (3) +8 21.08.04 811 16 18쪽
9 7화 입문? (2) +2 21.08.03 840 16 12쪽
8 7화 입문? (1) +8 21.08.02 943 19 14쪽
7 6화 만독파(萬毒派) +10 21.08.01 1,043 19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