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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작가하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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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독특하안
작품등록일 :
2021.07.26 15:39
최근연재일 :
2021.08.24 06:0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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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45
추천수 :
492
글자수 :
21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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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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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화 엇갈림 (2)

DUMMY

천아는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한껏 기분이 들떠 있었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엄마를 만나는 것이다. 일전에 만난 적이 있다지만 제대로 만났다고 보긴 어려웠다. 처음 본 게 만독파에서 도망칠 때였고, 두 번째로 본 게 어제였다. 모자로써 모자다운 말 한마디조차 오가지 못한 것이다.


‘역시 우리 엄마는 천사 같이 아름답고 예쁜 사람이었어. 거기에다가 아미3선이라고 불리며 무공도 대단한 고수였다잖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잘난 거지. 히히. 엄마도 날 보면 분명 좋아하겠지? 엄마 보면 뭐 맛난 것부터 먹을까?’


주머니를 뒤져보니 아직도 만독파에서 약 팔고 꿍친 돈이 제법 들어 있었다.


‘좋았어. 이 정도면 어디 일류 객잔 가서 제일 비싼 음식 사먹어도 충분하겠네. 엄마가 깜짝 놀라겠지? 어린 녀석이 어떻게 그런 큰돈을? 엄마, 나 다 컸어요. 이 정도 버는 건 일도 아니라니깐. 내가 맨날 맨날 이런 맛난 거 사줄게요. 그럼 엄마가 완전 기뻐하겠다. 히히히.’


천아는 혼자 신나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근데 맨날 맨날 그렇게 먹으면 나중엔 돈이 좀 딸리려나? 에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지 뭐. 우선 엄마 만나서 맛난 거 실컷 먹고, 그간 못한 얘기 실컷 하고, 엄마랑 꼭 껴안고 자야지. 히히히.’


이때 천아의 옆에 마차 하나가 지나간다. 천아는 엄마 생각으로 정신이 팔려 주위에 뭐가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마차 안에 있던 미모의 여인은 손톱을 뭐가 그리 초조한지 물어뜯고 있었다.


‘설마 우리 천아가 벌써 온 건 아니겠지? 개방의 소식통이 워낙 빠르고 넓으니 잘하면 오늘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사부님과 사문동도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다들 이해해주시니.’


위연희는 개방의 본방에 도착하자마자 천아가 왔는지부터 찾았다. 양지운이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아, 그게... 조금 전까지 있다가 못 기다리겠다며 갔는데.”

“네? 어디로요? 저랑 아미파가 있던 곳으로요?”

“그렇다네.”

“거기로 다시 가볼게요.”


한청정도 나서 말렸다.


“심향만리(深香萬里), 진정하게나. 방금 천아도 그렇게 엇갈렸는데, 서로 그러다보면 계속 엇갈릴 수도 있으니 차라리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게나.”


다른 이들 역시 한청정의 말에 동조하며 위연희를 말렸다. 이때 소신명이 뛰어 들어왔다.


“일적매화단의 소단주, 소신명 인사드립니다. 제가 좀 늦었죠? 천아는요?”


물으면서 주위를 빠르게 두리번거렸다. 양지운이 흐뭇하게 웃으며 말한다.


“뭘 그리 애타게 찾나? 곧 올 거네. 이쪽 인사하지. 천아의 엄마 되는 분이네.”


위연희는 소신명을 보자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내 아들 목숨이... 흑흑.”

“아니에요. 그냥 당연히 할 도리를 한 것 뿐인데요.”


천아가 곧 올 거라고 했는데도 소신명은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불인견악 섭안청이 함께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말한다.


“나 참, 금방 온다는데 뭘 그리 애타게 찾고 그러나? 왜 장차 낭군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빨리 보고 싶어서? 하하하. 시어머니 될 사람께도 이미 인사까지 드렸고.”


섭안청의 말을 듣고 다들 웃었다. 소신명의 얼굴이 금세 붉게 달아오른다.


“그런 거 아니거든요. 흥! 근데 혹시 풍운협객님은 안 계시나요?”


해우소에 다녀 온 풍운협객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소소저 아니시오? 하하하.”


김소민을 본 소신명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그걸 본 섭안청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라? 천아 쪽이 아니라, 김대협 쪽이었나?”


소신명의 얼굴이 다시 붉어진다.


“네? ...”


이번에는 굳이 부인하진 않는다. 학정이가 섭안청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남녀 간의 일이야 당사자가 아닌 이상에 모를 일이지.”


소신명은 달리 할 말도 없고 해서 괜히 난난에 대해 물었다.


“난난 소저는 어디 갔나요? 설마 함께 해우소를 간 건...”

“거 무슨 해괴망측한 말이오? 남녀가 유별한데 해우소를 함께 가다니요? 하하하. 하여간 소소저의 상상력은 참 기발하단 말이오.”


금세 김소민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실은 난난 소저가 적에게 납치됐소.”

“예? 그럼 설마 천아가 없는 게 걔 구하러 간다고 쫓아간 거예요? 아, 이 정신 나간 놈 같으니라고!”


소신명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이목이 그녀에게로 집중됐다.


“아, 아니요. 천아, 얘가 난난 소저만 보면 아주 환장해서 물불 안 가리잖아요.”


소신명 외에 다른 이들은 천아가 난난을 좋아하고 있었단 걸 모르고 있던 터였다. 섭안청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 그래서 아까 나갈 때 난난 소저 구하러 가는 데 자기도 꼭 껴달라고 한 거였군요.”

“음. 그런가 보군.”


위연희 표정이 금세 어두워지고 말았다.


“혹시 그 난난이라는 소저가 천상교와 관련된 인물은 아니겠죠?”


양지운이 놀라서 말한다.


“천상교와 관련된 게 맞는데 어찌 알았는가?”


순간적으로 위연희의 눈에서 안광이 번쩍인다. 살기마저 도는 것 같다.


“내 남편에 이어 내 아들까지. 용서 못해.”


소신명은 어제 난난에게 물었던 일이 떠올랐다. 천아의 아버지가 난난을 좋아했었다는 것이.

이때 소신명이 위연희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준다.


“흥분 가라앉히세요.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다르잖아요.”


소신명을 보고 그나마 조금 가라앉는다.


“휴~ 그 악녀는 우리 집안을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에요.”


다들 난난과 위연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다.


“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러는 것이오?”

“실은 제 사저와의 일도 알고 보면 다 난난 때문이에요. 제 남편 극존신보 한소응이 평생 사랑한 사람이라곤 사실 단 한 명 밖에 없었죠. 천상선녀 장난난. 그녀를 돕겠다고 천상신단이라는 단약을 훔친 바람에 천상교에게 쫓기게 됐던 것이죠. 그 과정에서 제 사저인 천지지미 이아명이 먼저 그를 구해주게 되었고, 또한 그를 연모하게 되었죠. 이후 그는 사저의 심지가 다소 악한 면이 있음을 알고 거리를 두게 되었고 반면에 저랑 가까워지게 됐어요.

그러던 중 다시 천상교에 쫓기던 그를 숨겨주고 사저가 그들을 유인해서 막았죠. 그때 그는 천상춘약을 복용 당한 상태였어요. 결국 그는 저를 사랑한 게 아니라, 춘약의 힘을 이기지 못해 저를 범한 것이었죠. 그때 천아를 갖게 됐고요. 사저는 그들을 막다가 겁간을 당하고 말았죠. 저나 사저나 허락을 얻지도 못한 상황에서 처녀성을 잃어 아미파에 남을 수 없게 된 상황이었고, 사저는 저와 그가 눈이 맞아서 관계를 가진 줄 알았던 것이죠. 몇 번을 말해도 믿지 않았어요. 자신이 겁탈을 당하는 동안 사매였던 제가 자신이 좋아하던 남자와 놀아났다고 생각한 거죠.

알고 보면 이 모든 게 다 난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어요. 제 남편은 결국 그들에게 잡혀 갔고요. 우리 천아도 그 불길한 계집애랑 엮이면 좋은 일이 생길 리가 없다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위연희의 입장에서 난난을 증오하는 게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지금 천아네 가족에게 벌어진 모든 비극의 시작은 결국 극존신보 한소응이 난난을 좋아해서 생긴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때 김소민이 분위기를 깨며 한 가지를 묻는다.


“죄송한데요. 혹시 한소협이 천상신단을 복용했나요?”


김소민의 말을 들은 위연희가 깜짝 놀라 딸꾹질을 했다.


“네? 그, 근데 누구시죠? 딸꾹.”


김소민이 자신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했다. 그의 소개를 듣고 나서도 대답을 망설인다.


“제가 보기엔 한소협이 천상신단을 복용한 것 같습니다만.”


망설이던 위연희가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양지운이 물었다.


“그 천상신단이라는 게 대체 뭐길래 그러는 것이오?”


김소민이 대답한다.


“한소협이 천생신보와 일견불망의 능력을 얻은 게 그 때문인 것 같아서요.”


그 말을 들은 위연희가 한마디 덧붙인다.


“아마도 천생신보는 굳이 그 단약이 아니라도 아비를 닮아서 생긴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천생신보가 아닌 다른 능력 하나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편 엄마를 찾아가던 천아가 귀를 후벼 판다.


‘아, 누가 내 얘기를 이렇게 한 대? 하긴 잘 생긴 건 알아가지고. 아까 그 놈도 결국 내 잘 생긴 얼굴 탐나서 그런 거 아냐. 히히.’


언제나 틈만 나면 자화자찬을 하던 제 버릇이 어디 가랴? 그런데 생각을 하다 보니 난난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난난 소저가 그 놈한테 잡혀갔잖아. 아우~! 진짜 걸리기만 해 봐. 내가 아주 묵사발 개사발 소사발을 내버린다. 우씨!’


아미파가 머무는 객잔에 당도하니 객잔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그걸 본 천아는 눈깔이 뒤집혔다.


“엄마, 엄마, 엄~마!”


객잔 안은 쑥대밭이 되어 있고, 점주와 점소이 몇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분명 뭔가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몇몇 점소이가 중독된 것 같아 보였다. 마침 김소민이 알려준 혈도법을 이용해서 맥을 짚어보니 만독신공임에 틀림없다.

점주는 넋이 나가 혼잣말을 하고 있고, 게 중에 정신을 차린 점소이에게 물으니 자세한 건 모르겠고 아미파가 저쪽으로 갔다고만 한다. 천아는 곧장 밖으로 나가 아미파가 갔다고 하는 방향으로 향했다. 멀찌감치 승려의 무리가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볼 새도 없이 그곳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아미파의 제자들은 천아가 다가오는 걸 보더니 검을 들고 막아섰다.


“저 천아예요. 천아요. 우리 엄마 여기 없어요?”


망아사태가 경계를 풀라고 지시한다. 보아하니 망아사태의 얼굴에 검은 빛이 가득한 게 중독이 되어도 보통 된 게 아닌 모양이었다.


“네, 네가 천아로구나. 쿨럭.”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네, 네 엄마는 개, 개방으로 갔단다. 어, 어여 가보도록 해라.”

“네? 우리 엄마는 괜찮아요?”

“그, 그래. 놈들에게 당하기 전에 가, 갔단다. 쿨럭!”


망아사태는 다시 한 번 검붉은 선혈을 토해냈다. 천아랑 비교해도 연배 차가 많이 나진 않을 듯한 아미파 제자들이 천아를 저지하고 나선다.


“물러서라. 네가 아무리 사고(師姑)의 자제라고 해도 안 된다. 지금 태사부님께서 위독하시다.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마라.”


망아사태는 말을 하기 힘든지 손짓으로 제자들에게 행동을 멈추라고 지시했다.


“어, 얼른 가 보거라. 엄마가 많이 기, 기다려.”


말을 한마디 한 마디 할 때 마다 안색이 점점 창백해진다. 호흡 또한 점점 가빠지는 것 같다. 옆에 있는 장로 금철계는 이미 거품을 물고 기절한 상태였다. 제자들은 태사부의 안위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야, 너 빨리 안 가고 뭐해? 너한테 엄마가 소중하듯이 우리한테도 태사부님이 소중하다고. 만독파하고도 관계 있는 게. 재수 없으니 빨리 꺼져 버려.”


순간 욱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들의 말처럼 자신이나 그들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단 생각이 들어 참았다.


“엄마가 개방으로 갔다고요? 감사해요.”


천아는 엄마가 개방으로 갔단 소리를 듣고 곧장 뒤돌아서 내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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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만독파(萬毒派) +10 21.08.01 1,043 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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