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밤고양이 : 약속해 미안할 일 없도록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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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세상 만들기를 외치던, 우직한 곰왕이 스스로 세상을 떠난 일로 혼란스러운 소리왕국, 하루하루 와글와글한 소리들로 정신없는 가운데, 수도인 길시티와 어느 정도 가까운 항구도시 물시티에 백수 고양이 한 마리가 작은 산 약수터 한 가운데서 아재들과 떠들고 있다.

작은 눈에 동그란 얼굴, 평범한 안경에 하체가 조금 길지만 전체적으로 작은 체구였다.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과 자르지 않아서 더럽게 뭉친 털들...그리고 뱃살이 좋게 말해서 취준냥이... 뭐... 걍...백수냥이였다.

명태 아저씨 :젊은 놈이 이 시간에 일은 안하고 왜 여기서 소주를 빨아?

은갈치 할아버지 :너는 젊은 놈이 이 시간에 출근 안하고 왜 어린놈하고 소주병을 불어?

백수냥이 :요즘은...대학 나와도 자격증, 외국어, 등등 뭐가 더 있어야 일을 주니까요~ 졸업을 해도 답답하고 집에서 부모님께 죄송하고 돈도 없고 그러니 과자봉다리 들고 여기 오는 거죠 ㅋㅋㅋ

명태 아저씨 :우리 때는 성실하고, 근면하고, 열심히 하면 일은 있었는데... 참 세상이 갈수록 빡빡해지네...명예퇴직이니 뭐니...나도 이러다 북어 되는 게 나을 것 같네...

은갈치 할아버지:우리 때는 검소하게 모으면 작은 논은 살 수 있었는데... 그래도 너는 대학에서 배운 건 있을 것 아니냐? 고양아~

백수냥이 :복지가 유망 직종이라더니... 졸업을 하고 아직도 그냥 유망 직종이네요...나름 왕국 자격증인데 너무 남발을 하니까 메리트가 없어요~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동복지랑 심리를 공부했는데... 참 출산율은 자꾸 떨어지니까~ 뭐 깝깝해요~ 왕국 자격증만 2개 땄는데... 지금은 그 놈의 왕국시험을 또 공부하고 있으니...

그냥 대학가지 말고 일찍 돈이나 벌 걸 그랬나보네요~ 사실, 어디든 아이들 만나면서 바로 일하고 싶었는데... 공직이 아니면 장가가기도 어려운 게 복지라는 선배들 말에... 억지로 공부는 하는데...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씁쓸한 기운에 아저씨들과 백수냥이는 소주를 넘기고, 말없이 과자를 부스럭거렸다.

백수냥이의 오래된 2세대 은하계폰이 울리고...현명하게? 전공을 던져버렸던 친구 전화가 온다.

친구: 굿밤! 너 내일 면접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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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10년이 조금 넘은 시간...

굿밤고양이는 정신없이 달려온 10여년의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똑똑이폰들이 처음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그 시절부터... 오로라 괴질이 전 세계를 흔든 현재까지...하지만 아직도... 뉴스에 아이들의 아픔과 어른들의 무관심은 현재진행형이다.

굿밤고양이: 세상을 바꾸려면... 금방 지워지는 이슈몰이나 보여주기 식의 정치놀음으로는 불가능해... 사람들의 기억에 남겨줘야 해...

‘에이 설마...’, ‘그럴 수도 있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들에 확실하게 ‘아니!‘라고 외쳐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롤로그 끝...

작가의말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할 때까지 써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