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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초코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사이비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백두루미3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8
최근연재일 :
2023.06.14 16: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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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15
추천수 :
1,262
글자수 :
238,014

작성
23.06.03 12:20
조회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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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글자
17쪽

던전에 가는 사람들 (2)

DUMMY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직업의 귀천은 존재한다.


우선 가장 귀한 것은 누가 뭐래도 성직자다. 그들은 신의 힘을 빌려 팀원들의 상처를 치료하거나, 저주를 무력화시키고, 심지어는 팀원들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축복도 내릴 수 있다.


두 번째는 마법사다. 그들은 여러 종류의 마법을 사용해 적을 한꺼번에 상대할 수도 있고, 어두운 공간을 밝힐 수도 있으며, 심지어 야간 경계까지 마법으로 수행해낼 수 있다. 그래서 뛰어난 마법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마법사와 성직자가 있는 저 일행은 상당히 이상적인 구성이었다. 도적으로 보이는 사람도 한 명 있는 게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성직자와 마법사의 존재로 그 부분은 충분히 커버되었다.


스타크는 웃으면서 그들에게 다가갔다.


“하하, 세 분이시군요. 저는 전사 스타크고 저기 있는 분은 궁수 샤론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함께 미궁을 탐사하는 것은 어떠십니까? 그, 참고로 우리는 A등급 모험가입니다.”


A급 모험가라는 것을 말하는 스타크의 말에는 자신감이 서려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는 A급 모험가였으니까. A급이라는 것은 어디서든지 존중받을 만한 등급으로, 모험가 길드에서 A급 위에 있는 건 딱 하나. S등급뿐이다.


물론, 단순히 S급으로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강력한 존재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존재들은 일반적인 등급분류를 벗어나, '네임드'라 불리게 된다.


귀검, 비르겐트

알케미스트, 레오나르트

고양이의 제왕, 카이오

천재 발명가, 엘리자


그리고 도살자, 잭슨


물론 잭슨은 이제 용병왕으로 등극하면서 저 자리에서 빠지게 됐지만, 어쨌거나 네임드라는 건 과거의 도살자만큼이나 강력한 존재들이다.


상대는 스타크의 파티요청을 순순히 수락했다.

스타크는 속으로 모든 것을 기증해준 그 여사제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슬쩍 후드를 깊게 눌러 쓴 성직자에게로 향했다. 검은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있는 탓에 자세한 것은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일단 옷은 좋아보였다.


‘성직자니까 옷의 재질이 좋은 건 당연한 일이지.’


근데 검은 후드라니?

이것을 본 스타크와 샤론은 몰래 시선을 교환하며 속닥였다.


‘저 사람 설마 암살교단의 성직자 아니야?’

‘에이 설마. 검은 로브 입었다고 다 암살교단의 성직자인가?’


괜한 기우였다.

그렇게 그들은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미궁을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있을 때, 어둠 속에서 홉고블린들이 튀어나왔다. 스타크는 침착하게 방패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방패를 들기도 전에, 그의 곁에 있던 마법사가 주문을 외웠다.


[인페르노]


마법사의 주문이 완성되자, 찬란한 불꽃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해서 공기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불꽃의 폭풍은 단번에 홉고블린들에게로 쏟아져 단번에 몬스터들을 괴멸시켰다.


이것을 본 스타크의 등은 식은땀으로 축축해졌다.


‘맙소사.’


저렇게 강한 마법사는 생전 처음봤다. 저 정도면 분명 S급 모험가 이상이다. 적이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겠지만, 다행히도 지금은 같은 편이었다.


‘오늘은 운이 제법 좋군.’


그러나 강한 동료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의 경험상 보통 마법사들은 괴팍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물며 저 정도의 경지를 성취한 마법사라면 그 괴팍함은 이루 짐작할 수 없으리라.


단 하나의 꼬투리도 잡히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절로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스타크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이 미끄러져 옆에 툭 튀어나와있던 레버를 건드려버렸다.


레버가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내려가고, 미궁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함정이었다.


바닥이 흔들리면서, 여기저기에 구멍이 생겨나고 그 구멍을 통해서 수십, 아니 수백이 넘는 고블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미궁을 가득 채운 홉고블린들의 야만스러운 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켈켈켈!

-킥킥킥!


고블린이 나약한 몬스터지만, 이것의 상위종인 홉고블린까지 나약한 건 아니다. 거기다 홉고블린은 수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그런 몬스터가 지금 수백이 넘게 쏟아지고 있었다. 개체의 강함은 평소의 5배 이상이다.


스타크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마법사의 손에서는 마치 달빛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커져 나가더니, 눈부신 푸른빛의 볼이 되었고 마법사는 그것을 고블린들에게 툭 던졌다.


푸른빛 볼이 터지면서, 얼음과 빛이 섞인 파동이 퍼져나갔다. 그 파동에 닿은 고블린들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그제야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은 고블린들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이미 그들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비명을 질러 대던 고블린들은 그대로 얼어붙어, 미궁은 순식간에 고블린 얼음조각상으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마, 맙소사. 이렇게 강한 마법사라고?’


수백이 넘는 홉고블린을 이렇게 순식간에 몰살시킬 수 있다는 건 들어본 적도 없다. 이 정도는 네임드 모험가들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그 위대하다는 초월자들이나 가능할까?


근데 뭔가 이상했다.

이건 좀 정도가 지나쳤다. 강해도 너무 강하지 않은가?

이 정도의 강자가 야노스 미궁을 대체 왜 온단 말인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여기다 더 이상한 건, 이렇게 강력한 마법사가 성직자한테는 아주 조심스럽게 대했다. 마치 까탈스러운 상관을 대하듯이.


스타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검은 성직자에게로 향했다.


‘대체 저 성직자는 뭐하는 사람이길래?’


겉보기에는 별 특별한 게 없었다. 그러다 스타크의 눈에 무언가가 스치듯 발견되었다.


성직자의 검은 후드 안에서는 으스스한 청록빛이 미세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로렌시아 대륙에서 저 청록빛이 뜻하는 건 하나다.


‘서, 설마 암살교단의 성직자?’


암살교단의 성직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스타크의 등에서는 땀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이 아무리 괴팍하다곤 하지만, 그조차 암살교단의 성직자들에 비하면 순한 양에 불과했다.


스타크는 이 사실을 샤론에게 몰래 알렸다.


‘저, 저 사람이 암살교단의 성직자라고?’

‘그래 맞다니까! 내가 확실히 확인했어.’


‘그럼 이제 어떡해?’

‘우리가 딱히 잘못한 건 없으니까. 일단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야지.’


이후로 던전의 공략은 급격하게 빨라지기 시작했다.


던전의 어려운 구간을 지나서거나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길은 복잡하고 함정은 많았지만, 마법사는 귀찮은 짓을 하기 싫었는지 함정이란 함정은 죄다 건드리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구체를 발사하자 구체에서 퍼져나가는 수많은 빛줄기가 주변의 모든 함정들을 발동시키며 전진한다.


그 결과 사방에서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홉고블린들은 물론이고 괴물적인 크기의 거미와, 산성 뱉는 거대한 지렁이까지.


본래 던전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은 난이도.


하지만 마법사는 차분했다. 마법사는 지팡이를 들고 복잡한 주문을 빠르게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이 완성되자, 앞서 보냈던 구체가 밝은 빛을 내며 터져버렸다.


빛이 모든 것을 잠식한다. 홉고블린들, 거미, 그리고 지렁이. 모두 강력한 빛에 잠식되어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빛이 사라졌을 때, 무수히 많았던 몬스터들도 같이 사라져있었다.


스타크는 더 이상 놀랄 힘도 없었다. 그저 마법사는 자신의 상상보다도 훨씬 강한 존재였고, 성직자는 이보다도 강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머리에 되새겼을 뿐이다.


그렇게 일행들은 아무 탈 없이 보스방에 도착했다.


그때, 검은 성직자가 입을 열었다.

“이상하네.”


이상하다니? 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걸까?


성직자가 말을 이었다.

“너희들 아니구나?”


너희들 아니라니? 여전히 알 수 없는 소리다.

그렇다고 암살교단 성직자의 말에 대답을 안 할 수도 없었기에, 스타크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예... 예? 그게 무, 무슨 말씀이신지...?”


성직자는 스타크의 말을 무시하고 홀로 말을 이어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럴 리가 없는데 말이다. 대체 어떻게 미래를 어긋나게 한 거지?”


성직자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스타크가 불안감에 몸을 떨고 있을 때, 마침 거대한 체격을 가진 던전의 보스가 나타났다.


거대한 소의 머리를 가진 괴물 미노타우루스다.


산처럼 거대한 덩치를 가진 괴물의 분노에 찬 울음소리가 던전 전체를 흔든다.


-쿠어어!!


미노타우루스는 보스인 만큼 S급 모험가도 혼자서는 잡기 힘든 강력한 괴물이다. 원래 이게 흔히 알려진 야노스 미궁의 보스다. 하지만, 모든 함정을 발동시키고 던전을 진행한 파티원들의 기행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미노타우루스 주변에 어두운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먼지처럼 희미하고 가벼운 연기였지만, 돌연 시커먼 어둠이 뭉쳐지더니 팩맨처럼 미노타우루스의 머리를 덥썩 잡아먹었다.


순식간에 머리를 잃은 미노타우루스의 몸이 축 처진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미노타우루스의 흉측하게 잘린 목의 단면에서 기괴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전에 있던 머리가 아닌, 무언가 다른 것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두개의 기다란 뿔을 가지고 있었지만, 분명히 미노타우루스의 머리는 아니었다. 이것의 형태는 마치 악마. 지옥에서 올라온 마수를 연상케 했다.


이 기괴한 장면에 스타크의 손발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소와 닮은 머리를 한 괴수가 지옥에 살고 있다고.


발록.


지옥에 사는 이 최상급 마수는 딱 한번 현세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를 상대하기 위해서 네임드 모험가 5명과 S급 모험가 20명이 필요했다.


스타크의 눈앞에 바로 그렇게 무시무시한 존재가 나타난 거다.


아무리 지금 엄청난 마법사고 있고, 옆에 암살교단의 성직자도 있다지만, 그래도 발록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스타크는 절망에 찬 눈으로 검은 성직자를 바라봤다.

그런데 성직자는 태연해보였다.


본격적인 사형집행을 시작하려는지, 발록의 표효가 던전을 진탕시킨다.


순간, 성직자의 손에서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데스사이드가 소환되었다. 그리고 그 칼날이 번쩍이며 발록의 목이 단번에 잘려나갔다. 이어서 발록의 거대한 몸이 바닥에 쓰러진다.


이걸로 끝이었다.


쿵!


스타크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수많은 모험가들이 달려들어서 몇 날 며칠을 싸웠던 발록이 단 일격에 즉사했다.


'암살교단의 성직자악 이렇게 강하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암당의 군주들이나 로렌시아 대의회의 대의원들조차 이런 기적은 선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발록의 시체가 쓰러지면서 발생한 흙먼지에 검은 성직자의 후드가 벗겨지며, 기다란 흑단과 같은 검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리고 드러난 얼굴은 마치 밤하늘에 떠있는 달처럼 창백했으며, 마치 피를 머금은 듯한 붉은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암살교단의 성직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스타크는 자신의 상황도 잊고 홀린 듯이 그녀를 쳐다봤다.


성직자의 매혹적인 음성이 울려퍼졌다.

“너희들의 죄는 아주 크다.”


죄라니?

예전에 잘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맹세코 지금 잘못한 건 없다. 그저 던전에 와서 몬스터를 잡은 게 끝이다.


이런 스타크의 속마음을 읽기라고 했는지 성직자가 답했다.


“본녀의 시간을 허비시킨 죄는 크다. 이 죄는 오직 죽음만이 갚을 수 있느니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성직자는 자신들을 해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너무나 억울했다. 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순순히 죽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스타크는 이를 악물고 성직자에게 달려들었다. 아니, 달려드려고 했다.


쿵!


어느새 잘려진 스타크의 다리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끄아아악!!!”


뒤이어 팔이 날아간다.

“끄아아악!!”


그러면서 스타크의 품안 깊숙한 곳에 있었던 태양의 성배가 나와 바닥을 구르며 주위를 밝혔다.

그것을 본 성직자의 표정에 뒤바꼈다.


“너희들 이걸 어떻게 얻었지?”


바닥에 쓰러져 말할 수 없는 스타크를 대신해 샤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힉...! 그건 후, 훔쳤어요!”

“... 훔쳤다?”


“예...! 저희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이단이구나. 거짓에 물들었어. 에키드나, 당장 이 녀석들의 혀를 뽑거라.”


“예? 대체 왜...?”

“태양의 성배는 한 나라의 국보보다 귀한 성물이거늘, 이것을 훔쳤다고?”


“예! 어떤 여사제가 가지고 있는 걸 그녀가 자고있는 사이에 훔쳤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구나. 아무래도 종교재판을 열어야겠다. 재판을 준비하거라.”


성직자의 말에 마법사가 답했다.


“예, 아쉬타르님.”


***


-끄아아악!!!

-꺄아아아!

-사, 살려줘!

-사실이라고! 사, 살려주세요!


암살교단의 대사제 아쉬타르.

그녀는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배경삼아 생각에 잠겼다.


“대체 어떻게 한 걸까?”


그녀는 자신을 암살교단의 교주라고 주장하고 다니는 사칭범을 잡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 던전에 오게 된 이유는 그녀의 미래예지 능력 때문이었다. 이 능력은 세계의 패턴과 운동을 분석하여 미래의 사건을 예측해낸다.


이렇게 분석해낸 예측에 따르면, 이 던전에 사기꾼이 나타날 확률은 99.99%였다. 반대로, 사기꾼이 나타나지 않을 확률은 불과 만분의 일이었다.


그런데 사칭범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말이 만분의 일로 일어날 수 있는 거지, 사실 그 정도면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상대는 용의주도했다. 아니 용의주도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암살교단을 사칭한 것도 모자라서 여기저기에 이상한 사인을 보내서 인력난을 일으키질 않나, 심지어 나중에는 자신이 암살교단의 교주라고 주장하고 다녔다.


그래서 사칭범을 징벌하기 위해 그녀가 직접 나섰다. 하지만 실패했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었다.

암살교단의 성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니까.


그녀도 사칭범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그를 '하늘에 닿은 심계 가진 자'라고 표현했는데, 그의 능력을 직접 겪은 지금,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깨달았다.


대체 어떤 수작을 부렸길래 미래를 뒤틀어버린 걸까? 얼마나 깊은 심계를 가졌으면 미래를 뒤틀어버릴 수 있는 걸까?


아쉬타르는 피처럼 붉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대체 어떻게 한 걸까?”


***


성직자 일행은 본래 야노스 미궁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태가 우리의 발목을 잡아버렸다.


길찾기.


일단 난 현실과 게임의 괴리감 때문에 길을 잘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간 네비게이션 헥토르가 있으니 뭐 큰 문제는 없었다. 솔라가 개입하기 전까지는.


길안내를 헥토르에게 맡기려던 찰나 솔라가 말했다.


“길은 제가 잘 알아요!”


그녀는 자신은 대륙 이곳저곳을 방랑해왔기 때문에 길 찾기는 자신있다고 했다.

나름 타당한 주장이다.


그래서 길잡이는 솔라가 맡게 되었다.


“여기로 가면 될 거예요! 분명해요!”


....


벌써 저 말만 3번째다.

솔라는 사실 지독한 길치였다.


그래 뭐 사람이 길 좀 못 찾을 수 있지. 이제라도 헥토르가 길잡이를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솔라는 극구 자신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헥토르가 한마디 거들었다.


“흠흠, 혹시 이제부터 내가 길 안내를 맡아도 되겠나?”

“하,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이번엔 진짜로 알 거 같아요. 부탁이에요.”


“그럼 이번에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보는 게 어떻겠나?”

“하, 한 번만 절 믿어주세요 헥토르. 오른쪽으로 가도 길이 있을 거 같아서 그래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왼쪽으로 가야 원하는 목적지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도 길이 있을 거 같다니?


어쨌든 이런 솔라의 활약 덕분에 우리는 길을 잃었다.

도적왕이 껴있는 파티가 길을 잃을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내 생각엔 만분의 일도 안 될 거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곳에 도착해버렸다.


「가라앉은 사원을 발견하셨습니다. 최초로 발견하셨습니다.」

「탐험가 업적을 달성하여 보물을 발견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발견한 지역

-지벤케스

-가라앉은 사원


작가의말

2023년 6월 4일 일요일은 휴재를 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공모전 상을 타긴 글러먹은 거 같아서, 비축 좀 만들어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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