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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초코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사이비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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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루미3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8
최근연재일 :
2023.06.14 16: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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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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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
글자수 :
238,014

작성
23.06.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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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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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2쪽

던전에 가는 사람들 (1)

DUMMY

지벤케스가 폭파되고, 샤르니아는 어영부영하다 보니까 성직자 일행에 합류해버렸다.


그녀가 보기에 이 파티는 상당히 기묘한 파티였다. 냉정하게 파티원들을 관찰하며, 그들 각각의 독특한 특성과 행동을 종이에 기록한 결과는 이랬다.


[암살교단의 성직자]

*파티의 리더 최중요인물.


우선 가장 큰 특징은 프리드리히를 단번에 죽일 정도로 강력한 권능을 가지고 있음. 정확한 강함은 측정불가. 그래도 적당히 예상해보면 대륙에서 3등 안에는 들 거라 예상됨.


그 외에도 매우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

매우 빠른 두뇌 회전속도와 깊은 심계를 가지고 있음.

미인계는 안 통하는 것으로 추정.


총평 : 제일 중요한 인물. 절대 그의 심기를 거슬러선 안 되고 어떻게든 눈에 들어야 함.



[도적 헥토르]


도적.

늙었음.

잠이 없음.

가끔씩 어디론가 사라짐.

가끔씩 심각한 표정을 지음.


총평 : 늙은 남자. 딱히 주의할 건 없음.



[로라]


역할? 모르겠음.

여자임.

전투력은 약함. 단 로라 앞에서 나이 얘기는 주의할 것.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함.

*의문점 : 대체 이 여자는 어떻게 파티에 들어왔을까?


총평 : 여자. 나이 얘기만 조심하면 됨.


[솔라]


....


이름만 떠올려도 머리가 뭔가 뜨거워지고 가슴이 묵직해진다.

원래 평가는 객관적으로 해야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샤르니아는 이 여자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한테는 빼곡하게 평가를 해놨지만, 솔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암살교단의 교주, 도적, 사제, 여자.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함께 다니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들 사이에는 공통된 점이 하나도 없었다.


‘뭐 딱히 상관없나?’


어차피 별로 관심없다.

샤르니아는 애초에 복수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암살교단의 성직자가 자신의 창조주를 죽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 원한을 갖고 있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사념체인 장파울이라면 아버지격이니까 복수를 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본체의 복수까지 해줘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 레온하르트라는 사람만 찾으면 되는 일이다.


솔직히 그때도 슬프다기보다는 난데없이 도플갱어라니까 살짝 놀랐을 뿐이다.

근데 지금 와서는 자신이 도플갱어라는 것도 딱히 신경쓰진 않는다. 어차피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건 익히 짐작하고 있었으니까.


“평범한 인간이 이렇게 완벽하게 생길 순 없지.”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아니 가능이야 하겠지만 그 확률이 지극히 낮았다.


인간의 얼굴은 필연적으로 결함을 타고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얼굴은 천재 조각가가 한땀 한땀 정성들여 조각한 것처럼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비율과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매사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이런 완벽한 얼굴을 보고, 개성이 없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딱 그 정도의 비난이 이 완벽한 외모를 깎아내릴 수 있는 전부이리라.


이렇게 매사에 무던한 반응을 보이는 샤르니아였지만, 그녀가 감정적으로 변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솔라를 상대할 때.


이 여자를 상대하는 일은 샤르니에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일단 그녀와는 논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했다. 이건 상당히 곤란한 일이었다.


“솔라님 대체 왜 마요네즈를 토마토 스파게티에 넣으시는 거죠?”

“그치만... 토마토 스파게티에 마요네즈를 넣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토마트 스파게티에는 토마토를 넣는다. 이 당연한 사실관계가 이 여자한테는 성립하지 않았다. 수학에서 문제를 증명할 때도 기본적인 합의인 공리라는 게 있는데, 이 여자는 이 모든 것을 거부했다.


‘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말을 듣지도 않을 거면서 대체 왜 맨날 요리를 알려달라는 걸까?


“전 성직자님한테 맛있는 요리를 해드리고 싶어요!”

“그럼 제가 알려드린 레시피대로 하시면 돼요. 정량계량 소스와 재료까지 전부 제가 가지고 있으니까 적혀있는 대로 시간과 용량을 맞춰서 조리하시면 돼요.”


“하, 하지만 거기에는 마요네즈가 없잖아요.”


돌아버릴 거 같다 진짜.

도플갱어를 이렇게 화나게 하는 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그냥 알아서 하라고 할까?


***


모닥불 근처에 앉아서 밥을 먹던 난, 믿기 힘든 일을 목격했다.


“대체! 왜! 그렇게! 마요네즈에 집착을 하는 거냐고요!!!!”


샤르니아는 핏대를 세우며 소리치고 있었고, 그 앞에선 솔라가 곤란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방금 샤르니아가 화를 낸 건가?

에이 착각이겠지.

샤르니아는 감정이 희미한 도플갱어다. 그런 그녀가 화를 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니 근데 샤르니아가 어떻게 감정을 갖게 된 거지?’


샤르니아에게 감정을 갖게 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할 정도로 까다롭고 불확실한 일인데, 지금 뭔가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비록 흘러가는 방향이 나쁜 방향은 아니었지만, 원인 모를 현상이라니? 뭔가 찝찝하다.


근데 이런 건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어딘가에선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근데 지금 변수를 만드는 건 작은 나비도 아니고 빙의자다. 존재 자체로 변수덩어리인 인간들.


그런 인간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상황이니, 내가 알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난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내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레벨 : 13

종족 : 방랑자

직업 : 암흑신의 사도


▶능력치

•근력 : 83

•민첩성 : 85

•마력 : 211

•체력 : 2620

•마나 : 2210


상태창에 나온 능력치는 레벨이 올라서 오른 스텟과 함께 아이템으로 오른 스텟을 포함한 수치다.

레벨은 13에 불과했지만, 내가 가진 특성 덕분에 스텟 자체의 성장은 폭발적이었다.


[암흑신의 축복(신화적인) : 암흑신의 사도는 레벨업 시, 추가 스텟 15개를 받습니다.]


이거 덕분에 레벨이 1오를 때마다 내가 얻게되는 스텟은 20.

분배는 자동으로 근력 5, 민첩성 5, 마력 10에 투자된다.


근데 내 주력 스킬인 암흑플레어의 마나 소비량이 마나 90이고, 내 지금 최대마나가 2210이니까 이제 암흑플레어는 제법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영혼항아리를 착용하기 위해 필요한 마력이 250인데 내 마력은 211로 살짝 부족했다.


암흑플레어 1초 쓰면 마나가 바닥나는 예전에 비해선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이 정도로는 1탄 보스 정도나 겨우 깰 수 있을까?

스테이지 1은 북방에서 밀려오는 오크군단을 상대해야 한다.


‘이때 [흑점폭발] 쓰면 혼자 기여도 10억도 가능한데.’


흑점폭발은 대도시 규모를 단번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사기적인 기술이다. 근데 성능이 워낙 좋다보니까 사용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흑점폭발을 발동시키는데 필요한 마나는 총 9000. 이것도 91%의 감소를 적용한 수치다. 원래라면 필요한 마나의 양은 무려 10만이다.


‘저거 정도는 쓸 수 있어야 이 불안감이 해소될 텐데.’


내가 상대해야 할 적이 많다.

일단 로렌시아 대의회.

그리고 스테이지 보스와 각지의 히든보스들.


‘근데 붉은 송곳니 애들은 왔다가 왜 그냥 간 거야?’


전에 그들이 찾아왔을 때는 싸우러 온 줄 알았는데 그냥 가서 좀 의아했다.


‘뭐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가장 위협이 되는 건 누가 뭐래도 암살교단이다.

현재 상황에서 암살교단의 성직자가 날 찾아오면 죽음을 면할 수 없다.


특히나 암살교단의 대사제로 있는 아쉬타르 같은 애가 찾아오면 손쓸 방법이 없다. 대의원들은 그래도 말이라도 통하지 광신도 아쉬타르는 말도 안 통하는 상대다. 강하기는 더 강하고.


최소한 대의원들을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크게 3가지다.


레벨.

행운.

항마력.


레벨의 중요성이야 뭐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아마 50까지 찍으면 새로운 기술까지 하나 더 배우게 될 거다.


행운의 중요성은 이미 ‘암흑신의 성배’를 얻는 과정에서 충분히 증명되었다. 만약 ‘행운 발동’이 터지지 않았다면 전설등급이나 그보다 낮은 아이템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난 ‘차원상점 프리미엄 티켓’을 까야 한다.


저주나 마법의 내성을 올려주는 항마력은 강력한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선 필수다. 후반에 나오는 스테이지 보스도 그건데, 일단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처음에 만났던 ‘어비스드래곤’이다. 드래곤의 둥지에는 보물이 많은 법이다.


‘흠. 그럼 어떤 던전을 가지?’


적당한 게 생각났다.

행운과 항마력을 올리면서도 적당히 레벨업도 할 수 있는 곳.


야노스 미궁.


‘그럼 파티원으로 누굴 데려가지? 공격력은 별로 필요 없고.’


일단 헥토르는 버프가 사기라서 필수로 데려가야 한다.


그럼 솔라는?


“콜록 콜록.”


솔라는 프리드리히와 싸우고나서부터 몸이 부쩍 약해졌다. 뭔가 위태위태하다.


‘아니 그러길래 왜 그렇게 무리를 해?’


그새 정이라도 들었는지 저렇게 아픈 걸 보니 영 마음이 좋지가 않았다.


‘근데 태양의 성배는 또 어디다 버리고 온 거야?’


솔라의 기본 설정에는 '태양의 성배'라는 신성한 유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투 후에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이 성물로 체력을 조금씩 회복하는 게 가능한데, 지금은 어디다 버리고 왔는지 몰라도 태양의 성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솔라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보고 헤벌레 미소짓는다.


‘그래 세상에 착한 사람도 있어야지. 세상에 나쁜 사람밖에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겠나?’


좋게 생각하자.


‘뭐 사람이야 부족하면 적당히 구하면 되겠지.’


***


샤론과 스타크는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함께 자란 두 친구였다. 그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지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꿈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S급 모험가.


그들은 S급 모험가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출정길에 나섰으나, 세상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들의 재능은 전혀 특출나지 않았었다.


마을에서 가장 용맹한 전사였던 스타크는 그저 그런 평범한 전사에 불과했고, 백발백중의 궁수였던 샤론의 화살은 오크 한 마리 쓰러트리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이 S급은커녕 D급 모험가에서 전전하고 있을 때, 그들은 우연히 어떤 여사제를 만나게 되었다. 언제나 웃으면서 맛없는 요리를 해주던 여사제. 그리고 그들의 인생은 역전되었다.


여사제는 매우 강했다. 혼자서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버프도 훌륭하고 그들이 딱히 나서지 않아도 어지간한 던전은 혼자서 정리했다. 그렇게 그들은 여사제 덕분에 B급 모험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A급이 되기 위해선 뭔가 더 특별한 것이 필요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여사제가 가지고 있는 보물이었다. 태양처럼 밝은 빛을 내뿜는 성배. 그래서 그들은 여사제가 잠든 틈을 타서 그 보물을 훔쳤다. 그리고 이왕 훔치는 김에 여사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돈과 장비까지 같이 훔쳐서 달아났다.


그 결과 스타크와 샤론은 A급 모험가가 될 수 있었다. 그 여사제한테 딱히 미안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약육강식의 세상이다. 그 여사제는 자신들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당했을 거다.


그리고 지금, 샤론과 스타크는 야노스 미궁이란 던전에 가기 위해 파티를 구하고 있었다.

마침 적당한 사람들이 발견됐다.


검은 후드를 깊게 눌러 쓴 성직자와 마법사로 보이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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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오아시스에서 생긴 일 (1) +6 23.05.29 1,123 3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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