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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초코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사이비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백두루미3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8
최근연재일 :
2023.06.14 16: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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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19
추천수 :
1,262
글자수 :
238,014

작성
23.05.28 12:20
조회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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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9쪽

도플갱어들의 도시 (8)

DUMMY

“그럴 수 없어요. 전 이분들을 죽일 수 없어요.”


샤르니아의 말에 프리드리히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그럴 수 없다라. 이런 곤란하군. 불량품이라니. 창조주의 말을 거역하는 피조물은 불량품이니라. 그럼 어쩔 수 없군. 내가 모두를 죽이겠다.”


순간, 프리드리히로부터 막대한 어둠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둠에 대항해 솔라가 빛을 뿜어 대항해봤지만, 대의원이 뿜어내는 전율적인 위력에 솔라는 견디지 못하고 뒤로 튕겨져나갔다.


“태양의 사제라... 이미 늦었다. 태양은 희망이 아니다. 태양은 그저 과거에 사는 망령일 뿐이니라.”


프리드리히의 두 눈은 어둠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그의 몸 주변에 검은 에너지가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프리드리히가 천천히 손을 들어올리자, 그의 손끝에서 검은 구름이 형성되며 공기중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순간 수상함을 직감한 솔라의 온몸에서 눈부신 빛이 터져나와, 주위를 태양의 광휘로 채웠다. 그녀는 두 팔을 넓게 펴고, 태양의 힘을 빌어 프리드리히에게 맞섰다.


하지만 전력의 격차는 현격했다.


솔라가 태양의 사제라고 하지만, 프리드리히는 5명의 대의원 중에 한 사람.

이 세계를 지배하는 절대자 중에 한 명이었다.


솔라는 프리드리히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진 태양의 빛은 프리드리히의 압도적인 어둠에 흡수되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둠의 파도가 솔라를 덮치기 직전, 장막 속에서 단검을 든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는 소리 없이 프리드리히 뒤편으로 슬쩍 다가가 검으로 상대의 목을 그었다.


하지만, 상대는 목이 베인 사람치고는 멀쩡했다. 아니, 단순히 멀쩡한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크하하, 태양의 사제에다가 투왕 헥토르까지 있다라... 제법 굵직한 인물들이 나타났군. 하지만, 나는 불멸이니라.”


불멸자 프리드리히. 그는 불멸 속성을 가진 초월자였다.


태양의 사제 솔라.

투왕 헥토르

불멸의 프리드리히.


세 명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솔라는 거센 빛을 뿜으며 프리드리히에게 직접 돌진했고, 도적의 왕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섬광 폭탄을 투척했다. 폭탄은 프리드리히의 발아래서 터져, 그를 순간적으로 눈이 멀게 만들었다.


솔라는 이 기회를 잡아 그의 어둠에 대항하는 태양의 빛을 모아 강력한 광선을 발사했다. 광선은 프리드리히의 어둠을 걷어내며 미약한 틈을 만들었다. 도적의 왕은 그 틈새로 몸을 날려 검으로 프리드리히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하지만 헥토르의 손끝에 걸리는 느낌은 없었다.


‘분명 베었거늘.’


공격이 안 통하다니?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헥토르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장막 안에 몸을 숨기고, 히드라의 독이 발린 단검을 던졌다.


슈슈슉!


하지만, 프리드리히의 대처는 간단했다.

그냥 맞는다.


프리드리히는 어떠한 회피 동작도 없이 그냥 헥토르의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냈다. 드래곤의 살도 썩어들어갈 정도로 지독한 히드라의 독을 맞고도 프리드리히는 인상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


헥토르는 절망감을 느꼈다.

프리드리히가 가진 불멸은 자신들이 깨트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솔라는 빛의 기운을 모아 프리드리히를 향해 섬광과 같은 화살을 발사했다. 그러나 프리드리히는 어둠의 힘으로 그것을 가볍게 막아낼 뿐만 아니라, 역으로 어둠의 화살을 날려 솔라를 공격했다.


프리드리히가 가진 압도적인 강함에 솔라 역시 절망감을 느꼈다.

공격을 했으면 피해가 적더라도 최소한 타격이라도 입어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상대는 조금의 타격도 입지 않았다.


“하찮은 필멸자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과욕이자 착오다. 아둔한 놈들에게 진리를 깨닫게 해주지.”


프리드리히의 소매에서 어둠으로 된 뱀 같은 것이 기어나와 스스슥 기어와 독사처럼 솔라에게 달려든다. 그녀는 가까스로 독사의 이빨을 피해냈지만, 독사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잠시 독사에 신경을 집중하던 사이 어둠의 파동이 솔라를 덮쳐왔다.


헥토르 또한 나름의 고전을 하고 있어 도움을 바랄 순 없었다.


그때 한 줄기 달빛이 솔라를 감싸안았다.


“샤, 샤르니아님?”

“솔라님 어서 여길 빠져나가요! ”


“이런. 샤르니아야 완전히 불량품이 되어버렸구나. 내 걸작이 이렇게 망가져버리다니.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지? 이젠 후회해도 늦었다.”


순간 강렬한 폭발과 함께 건물이 터져나가고, 두 여자와 헥토르는 건물 밖으로 튕겨져나갔다.


쾅!!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끈적끈적한 어둠이 급격히 팽창하며 도시를 뒤덮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흐엑! 저게 뭐야 대체?

-맙소사, 저, 저건 악마!


사람들이 가리키는 쪽에선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이었던 프리드리히의 몸에서 촉수가 돋아나오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는 마치 공허에서 태어난 괴물처럼 바뀌기 시작했고, 곧 얼굴의 형상까지 바뀌며 그는 인간의 모습을 완전히 탈피해버렸다.


그리고 이 크기는 점점 더 거대해져서 마침내는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에 도달했다.


이 끔찍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괴, 괴물이다!

-살려줘!


도망치던 사람 한 명이 촉수에 휘감겨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콰직! 뼈가 으스러지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외마디 비명이 울려퍼진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촉수에 잡혀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

하지만 악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 맙소사.”


공포스러운 상황에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치던 시민 한 명은 그만 끈적한 어둠에 몸이 닿아버렸다.


그리고.

3, 2, 1.


그의 몸 안에서 가시의 꽃이 피어났다.


콰직!


팔, 다리, 몸통, 목, 가슴. 어디 할 거 없이 온몸에서 어른 팔뚝만한 검은 가시가 그의 몸을 찢어발기고 나왔다.


볼 것도 없이 즉사다.


사방에 퍼진 어둠으로 인해 도망갈 곳도 없었다. 지벤케스에는 순식간에 지옥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가시의 꽃이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절망과 공포가 가득한 공간이지만, 여사제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많은 촉수가 그녀를 향해 날아온다.


솔라는 품에서 메이스 하나를 꺼내 들어서 정면에서 날아오는 촉수를 막아냈다. 촉수주제 두꺼운 쇠몽둥이랑 맞닿은 듯한 충격이 느껴진다. 손아귀가 찢어져 피가 흐른다.


하지만 촉수는 하나가 아니었다.


수없이 많은 촉수다발이 빠르게 다가온다. 하나하나 불꽃으로 불태우는 솔라. 그러나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촉수 하나가 뒤에서 달려들었다.


그것을 차단한 건 헥토르였다. 그의 큰 손이 솔라를 뒤로 밀며, 그는 굵고 센 촉수들을 단번에 절단했다. 그러나 뒤이어 달려오는 촉수들에 대한 대응을 하진 못했다.


그것을 막은 건 샤르니아였다.

그녀는 바람의 장벽을 만들어 촉수를 막아냈다.


문제는 이 촉수들을 잘라내는 게 과연 타격이 있느냐다.


자신들은 시시가각 지쳐가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아직도 처음과 같았다.

절망적인 상황. 이대로는 일말의 승산도 없었다.


‘이대로는 안 돼. 어쩔 수 없어.’


굳은 결심을 한 솔라의 몸이 돌연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프리드리히의 어두운 음성이 울려퍼진다.


-몰락한 신을 섬기는 사제주제 하찮은 재주를 부리는구나!


본래 태양을 잃은 사제가 사용해서는 안 되는 힘이다. 하지만 솔라는 더 이상 시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녀는 본인의 내면에서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힘을 끌어올렸다.


태양의 여사제는 본인의 몸을 장작으로 삼아, 하나의 작은 태양을 만들었다. 주위의 모든 것들이 밝아지고, 태양빛이 솔라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태양의 힘을 가득 담은 눈부신 광선이 프리드리히에게 쏘아졌다.


휘익!


엄청난 열기로 인해 공기가 순간적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대기가 소용돌이치며 상승기류를 생성하고, 그림자조차 없이 밝아진 공간에서 불꽃이 춤을 추며, 불길이 하늘을 타고 높이 올라가면서 주위를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불길이 서서히 사라지고 열기가 가라앉았을 때, 프리드리히의 모습이 다시 드러났다.


그의 몸 가운데에는 지름이 매우 큰 구멍이 뚫려있었고, 그 주변은 불길에 의해 검게 타버려 연기를 뿜고 있었다.


그때 프리드리히의 몸에서 빠져나온 촉수들이 몇몇의 사람들을 잡아채고 어둠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프리드리히의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커다랗게 뚫려있던 구멍은 점점 작아지더니 프리드리히는 다시 본래의 끔찍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나는 불멸이니라.


자신의 생명을 태워서 쏘아낸 공격이다. 하지만 그조차 저 불멸자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공포와 절망이 가득한 이곳에서 솔라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한 명뿐이었다.


암살교단의 성직자.


그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


「히든 에피소드 발동」

「지벤케스의 목표와 보상 그리고 등급이 변경됩니다.」


[지벤케스]

던전 유형 : 도시형

등급 : 전설

난이도 : 측정불가

목표 : 살아남으십시오.

보상 : ???


“뭐야? 이게 갑자기 왜 떠? 누가 장파울 죽였어?”


대체 누가 죽였지?

지금은 좀 곤란한데.


그렇게 밖에 나갔더니 아주 난리가 나고 있었다. 사방팔방에서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무슨 거대한 촉수 괴물 같은 것이 사람들을 낚아채서 잡아가고 있었다.


-살려줘!!

-끄악!

-저리가!


대부분이 학살당하는 와중에 촉수괴물과 열심히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솔라와 헥토르.


솔라는 전신에서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촉수 괴물을 향해 태양광선을 발사하고 있었다.


치이익!


열광선에 촉수가 녹아내린다. 하지만 곧 다른 촉수가 날아와 솔라를 후려쳤다.


“꺄아!!”


멀리 튕겨져 나간 솔라를 향해 촉수 무더기가 향한다. 그때 헥토르가 칼날의 비를 만들어 촉수를 베어냈다. 그의 칼날은 괴물의 촉수를 끊임없이 베어내며, 간신히 위기의 상황을 벗어났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이런 촉수들은 무한히 재생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저것들을 베어내봤자 별 의미는 없었다.


그러다 솔라의 몸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난 에너지 광선이 쏘아졌다.


‘아니 저걸 쓰면 어떡해?’


솔라의 현재 상태를 비유해보자면 전원코드가 빠진 가전제품이라 할 수 있다. 동력원을 잃은 채로 간신히 내부에 남아있는 전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솔라인데, 지금 안에 있는 전력을 끌어다 사용한 거다.


광선의 효과는 굉장했다. 그러나 상대는 불멸이다. 저건 저런 식으로 잡을 수 없다.


‘도와줘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찰나, 마법을 사용해 어둠을 걷어내고 있는 금발의 소녀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저건 샤르니아잖아?”


쟤가 왜 저러고 있지?


원래 프리드리히가 나타나면 샤르니아는 중간보스격으로 같이 상대해야 하는데, 지금 그녀는 오히려 촉수를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왜 저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샤르니아가 같은 편인 것은 확실했다.


원래는 도망갈 생각이었는데, 이러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


샤르니아가 있다면 저걸 잡을 수 있다.

샤르니아는 종별마법사다. 이유는 간단했다.

개사기니까.


광역 데미지에 솔라가 있다면, 단일 데미지에는 샤르니아가 있다.


샤르니아가 사기캐릭인 이유에는 그녀의 뛰어난 마법적 재능도 있지만, 그녀가 가진 고유한 속성 때문이다.


암월이라는 히든 속성.


이 세상에서 단 두 명만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다.

이 속성 때문에 그녀는 ‘암월의 속삼임’이라는 특별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효과는 다음 1회 공격에 한하여 대상의 저항력 무시.


얼핏보면 별거 아닌 능력이다. 데미지 +150, 데미지 2배 증가. 뭐 이런 직관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상대의 저항력을 깎는 거뿐이니까.


실제로 고블린 같은 대상으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 어차피 걔네들이 가진 저항력이라고 해봤자 크게 유의미할 수준이 아니니까. 하지만, ‘더 월드’에 있는 초월자들을 상대할 때는 이거보다 좋은 능력이 없다.


초월자들은 기본적으로 무지막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저항력을 무시한다면 실제로 입히는 데미지는 적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까지 증가 될 수 있다.


하물며 불멸 속성을 가진 프리드리히는 특히나 높은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프리드리히를 상대할 때 ‘암월의 속삭임’이 있다면 입히는 피해량이 적어도 수천 배는 증가하게 될 거다.


암월의 속삭임과 암흑플레어.

두 가지 사기적인 기술이 있지만 그래도 프리드리히를 잡기엔 역부족일 거다. 대의원은 그만큼 강하니까. 용병왕 정도랑은 비교도 할 수 없는 강자가 대의원들이다.


그래서 다른 방법 한 가지를 더 동원해야 한다.


‘마법 패리’

순간적으로 나에게 쏘아진 투사체를 튕겨내는 기술이다.


‘암월의 속삭임’과 ‘마법 패리’가 있다면, 프리드리히를 상대하기엔 충분하다.


주변에는 프리드리히의 능력에 당한 ‘가시 꽃’들이 제법 많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이건 지금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촉수를 피해 도망치던 시민 한 명이 어둠을 밟는다. 그의 얼굴에 절망이 깃든다.

4.3.2.1.


콰직!!


4초 걸렸다.


이 장면을 보고 성직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성직자는 샤르니아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에게 암월의 속삭임을 사용하십시오.”


난데없는 성직자의 요청에 샤르니아는 의아함을 표현했다. 암월의 속삭임이라니? 이름을 들어보니 무슨 마법 같기는 했는데, 그녀는 아직 마법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내면에 있는 기운을 느끼십시오. 샤르니아님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성직자의 말에 샤르니아는 내면에 있는 기운에 집중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신기하게도 성직자가 말했던 ‘암월의 속삭임’이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성직자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에서 막대한 마력이 빠져나가며 성직자에게 뭔가가 깃들기 시작했다.


“잘하셨습니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성직자는 곧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방금 전에 가시 꽃이 피어난, 질척거리는 어둠의 땅으로.


“거, 거기로 가시면 안 돼요!”


샤르니아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성직자는 그 외침을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불멸의 프리드리히 같은 보스를 상대하려면 일단 상대의 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촉수는 뭐 그냥 촉수고. 프리드리히가 위험한 것은 사방에 퍼진 【즉사의 저주】 저거 때문이다. 체력이 많은 프리드리히였기에 보스전은 자연스럽게 장기전이 되는데, 저거 때문에 무빙 한 번 잘못하면 그대로 사망하게 된다.


굉장히 까다로운 능력이지만, 저 검은 안개가 모순적이게도 프리드리히 공략의 시초가 된다.


저 어둠은 독가스마냥 그 자체로 살상력을 가지진 않는다.


어둠의 역할은 일종의 GPS 추적기다. 어둠에 닿아서 추적기가 달린 사람에게 프리드리히 본체가 【즉사의 저주】를 날려 999999999의 대미지를 줘서 죽이는 것이 【즉사의 저주】의 숨겨진 매커니즘이다.


그러니까 어둠에 닿은 사람한테는, 사실 보이지 않는 투사체가 날아와 그 사람을 죽인다는 거다.

그리고 투사체는 튕겨낼 수 있다.


난 가시가 돋아난 시체를 이정표 삼아 거기에 다가갔다.

아까 저 사람이 어둠을 밟고 죽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초였다.


그러니까 프리드리히가 발사하는 탄환은 어둠을 밟고 4초 뒤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내가 어둠을 밟자, 섬뜩한 느낌이 척추를 타고 올라온다.


지금부터 넷이다.


하나.


둘.


셋.


넷.


지금!


[마법 패리]!


내 몸 주위로 역장 같은 것이 생성되더니, 내게 쏘아지던 무형의 투사체를 가로막았다. 그리고

패링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리는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깡!


저 한 발의 대미지가 999999999니까 저 막대한 데미지가 프리드리히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거다.


하지만 프리드리히는 엄청난 어둠 저항력과 말도 안 되는 체력을 가진 미친놈이기에 이 정도로도 죽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게 [암월의 속삼임]이다.


초음속을 돌파한 탄환이 날아가며 소닉붐을 발생시켜 굉음을 일으킨다.


펑!!!


보이지 않는 초음속의 탄환이 프리드리히를 꿰뚫었다.


***


솔라는 절망했다.

생명을 불태우면서 공격을 가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평소에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던 그녀였지만, 지금 순간만큼은 지독한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솔라가 기직맥직한 상태로 있을 때, 그녀는 어떤 인물을 발견했다.

후드를 깊게 눌러 쓰고, 눈에서 으스스한 청록빛 안광이 흘러나오는 사내.


“성직자님!!”


어느새 몸을 회복한 프리드리히가 다시 촉수를 날려 그녀를 공격한다.

간신히 고개를 숙여 피하고 태양광선을 이용해 그것을 잘라냈지만, 이번엔 다른 촉수가 날아온다.


급박한 상황.


하지만 성직자는 샤르니아에게 다가가더니 잠시 뭐라 속닥이고선, 오연히 전장을 관망하기 시작했다. 급박한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


이런 사태조차도 저 사람한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일까?

이러는 사이에도 몇 명의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 죽고 있었다.


‘대체 저건 뭘까?’


확실한 건 한 가지다. 저 어둠에 닿으면 죽는다.


그때 성직자가 안개를 향해 오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솔라는 다급히 소리쳤다.

“아, 안돼요! 성직자님 거기 다가가시면 안 돼요!!”


하지만 성직자는 그녀의 다급한 외침을 듣지 못했는지 안개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의 몸에 검은 안개가 닿아버렸다.


“아, 안 돼!!!”


이제 곧 성직자의 몸에서 가시의 꽃이 피어날 거다. 솔라의 눈에 절망이 깃들었을 때,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배트로 공이라도 친 듯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거대한 크기를 가진 프리드리히에게 가시의 꽃이 피어난다.

몸에 뚫린 무수히 많은 구멍에서 유전이라도 터진 것처럼, 검은 액체가 콸콸콸 쏟아져 나온다.


거대한 괴물이 바닥에 쓰러지며 엄청난 흙먼지를 일으켰다.


쿵.


....


아비규환 속에 빠져있던 세상은 순간, 조용해졌다.


보고도 현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자신과 헥토르, 샤르니아가 상대해도 털끝 만한 피해도 주지 못했던 불멸의 프리드리히가 죽었다.


로렌시아 대의회의 대의원 중 한 명이 단번에 죽었다.


혹시나 해서 시체를 쳐다봤지만 미동조차 없다.


이걸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뭐라고 표현할 말도 없었고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녀가 알고있는 모든 어휘를 다 동원해서 간신히 표현해본다면 이것은 ‘기적’이다.


신이 기적을 선사했다.


작가의말

도플갱어 파트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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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음흉한 놈, 도둑놈, 무서운 놈 (3) +2 23.05.20 1,108 31 14쪽
14 음흉한 놈, 도둑놈, 무서운 놈 (2) +2 23.05.19 1,113 30 15쪽
13 음흉한 놈, 도둑놈, 무서운 놈 (1) +10 23.05.18 1,166 33 15쪽
12 고블린 미궁 (4) +2 23.05.18 1,162 34 13쪽
11 고블린 미궁 (3) +4 23.05.17 1,161 35 12쪽
10 고블린 미궁 (2) +4 23.05.16 1,179 3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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