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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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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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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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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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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명의 씨앗

DUMMY

무시무시한 기운이 지구로 내려오고 있었고, 지구는 말 그대로 진동하고 있었다.

전 세계는 지진이나 화산의 폭발이 일어났고, 도시의 건물이 무너져내렸다.

도시 밖의 몬스터들도 모두들 어디론가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다 갈라진 틈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서로 뒤엉켜 넘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세상은 요동치고 있었다.


그나마 가장 안전한 곳은 두 군데, 결계에 의해 갇힌 바벨탑은 지구의 요동에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세계수였다.

세계수는 세상의 생명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안정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세계수 주변을 안정시키고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아직 성체로 자라지도 않았고, 그리고 신에게 버금가는 힘에 대항할만한 정도의 존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에흐에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지?”


요르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바라고 한 물음은 아니었다.

지구가 흔들릴 정도의 엄청난 싸움이다. 요르나 펜리르, 헬이 나선다 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싸움이었다.

그때 레인이 천천히 일어났다.


“안 되겠어. 가봐야겠어.”


레인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돼요.”


세로가 말렸다.

하지만 레인은 세로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뭘 걱정하는지 알아. 하지만 괜찮아. 지금은······ 어떻게든 힘을 보태야지.”


세로와 이영철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레인을 봤다.

레인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세로와 이영철을 양팔로 안았다.

따뜻한 레인이 둘을 잠시 안은 후 포털을 열고 들어갔다. 어느 누구도 레인을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 명은 달랐다.

카일이 바로 레인을 따라 포털 안으로 들어갔다.

둘이 들어가자 포털이 닫혔다.


***


거대한 기운이 꾸역꾸역 지상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기운에 밀린 대기가 뜨거워지며 세상을 점점 달궜다. 이대로 두면 기운에 짓눌리기도 전에 열기에 타 죽을 수도 있었다.

류신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거대한 기운을 노려보며 섰다.

일렁이는 거대한 기운 뒤에 아자토스가 보였다. 신과 같은 모습을 한 채 세상을 거만하게 내려다보는 모습에 괜히 울컥 분노가 치밀었다.

어느새 예호바도 류신의 옆에 와서 섰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에 와서 자신의 힘을 숨기거나 기술을 감출 이유가 없었다.


“막을 수 있어?”


류신이 예호바를 보며 물었다.


“잠깐은.”

“5초면 돼.”

“그 정도는 가능할 거야.”


예호바도 류신도 나름 각오를 다졌다.

류신이 뒤로 물러나자 예호바가 거대한 기운의 장막을 쳤다.

빛의 기운. 순정하고 순수한 기운이었다.

물론 아자토스가 지구를 향해 내리꽂은 기운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약했다.

예호바의 말 그대로 기껏해야 5초 정도만 버티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정도라도 류신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아직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기술을 사용할 때였다. 원래는 신을 향해 사용하려던 기술이었는데 여기서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자토스의 기운과 예호바의 기운이 충돌했다.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세상이 흔들렸다. 지금이었다. 류신이 빠르게 움직여 아자토스의 등 뒤로 이동했다.


어느새 류신은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

류신이 검을 든 모습은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었다.

그 검은 칠흑 같은 어둠을 품고 있었다. 마치 블랙홀이 검날이 되면 그런 모습이랄까.

검날의 어둠은 세상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 같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아자토스도 자신의 등 뒤에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알아채고 뒤로 돌았다.


“그 검은? 설마?”


아자토스가 류신의 검을 보며 인상을 썼다.


“알아보는 거냐? 이건 되도록 사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게 됐다.”

“이 세상 자체를 소멸시켜 버릴 거냐?”

“네가 하려는 것도 그거 아냐? 다를 게 없잖아. 그냥 너도 같이 소멸하는 것뿐이야.”


류신이 검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정작 류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흥. 네 놈이 가진 검이 아무리 나를 소멸시킬 수 있다 해도 네가 정작 움직이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아자토스가 웃었다.

말 그대로 류신이 직접 손을 써 아자토스를 베어내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크윽!”


류신이 몸에 힘을 주었다. 자신의 몸을 휘어잡은 아자토스의 힘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나 아자토스도 필사적이었다.

지구를 멸망시킬 거대한 기운을 뽑아낸 아자토스라 어느 정도 약해졌음에도 류신을 막아낼 정도의 기운이 남아있는 그였다.


“크흐흐, 세상의 종말이 보이는구나. 네놈들의 종말도, 그리고 내 동생의 종말도.”


아자토스가 승리를 장담했다.

류신에게 신경을 쓰느라 거대한 기운을 예호바가 더 긴 시간 동안 막아내고 있던 것도 의미가 없어 보였다.

예호바는 20초 가까이 거대한 기운을 막아냈지만 이미 끝을 보이고 있었다.

세상은 소멸할 것이다.


그 순간이었다.

거대한 균열이 아자토스의 몸 주변에 생겨났다.

그 균열은 공간을 자르고 어둠을 드러냈다.

하나가 아니었다. 심지어 수십 개가 마치 아자토스를 둘러싸듯 나타났다.

처음에는 작은 실선이었다. 눈에 쉽게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실선이 나타나더니 그것은 벌어지며 거대한 균열이 되었다.

그 균열에 아자토스의 몸이 날카롭게 갈라졌다.


“크윽! 누, 누구냐?”


아자토스의 몸이 차원의 균열에 난도질당하면서 휘청거렸다.

게다가 예호바를 짓누르며 세상을 삼키려던 기운의 주변에도 거대한 균열들이 나타나 기운을 삼키기 시작했다.

허무의 공간은 무한하다. 그 무한의 공간에 아자토스의 기운을 잡아넣으려 했다.


“설마?”


류신은 이 공격을 알고 있다.

그리고 류신의 예상대로 허공에 레인이 떠 있었다.

그녀가 만들어낸 수많은 차원의 균열이 아자토스와 거대한 기운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난도질했다. 벌어진 틈새로 기운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아, 안 돼.”


아자토스가 빨려 들어가는 기운을 다시 끌어내려고 했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언가 아자토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일이었다.

카일이 아자토스의 등 뒤로 빠르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스산한 소리가 들리고 아자토스의 등에 큰 상처가 벌어졌다.

차원의 균열에 당했던 상처가 카일의 검에 의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크윽! 이 빌어먹을 것들이······”


아자토스가 손을 휘둘렀다. 그 기운에 카일이 휩쓸리며 바닥으로 처박혔다.


쾅!


카일은 그대로 땅속으로 박혀버렸다.

그녀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그녀가 입고 있던 신의 피부도 이번에는 그녀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없었다.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류신은 재빨리 품에서 무언가 꺼냈다.

자신의 검은 도로 집어넣은 후 아자토스의 벌어진 상처를 향해 달려들었다.


“뭐, 뭐냐?”


갑작스럽게 육탄 공격을 하는 류신을 막아내려고 아자토스가 기운을 휘둘렀다. 하지만 류신은 신의 대리인이다. 카일과는 달랐다.

카일을 날려버린 공격이었지만, 류신은 그것을 버텨냈다.

그리고 결국 아자토스의 벌어진 상처로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이건 어디까지 버틸까? 아니 버틸 수 있을까?”


류신이 벌어진 아자토스의 상처 안에 손으로 무언가를 쑤셔 넣었다.


“큭! 떨어져라! 버러지!”


아자토스가 손을 휘둘렀고, 결국 류신도 기운에 휘말리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거대한 공간의 균열들도 아자토스에게 더는 상처를 주지 못했다.


“너희들 모두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마.”


아자토스가 레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레인의 몸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이상하게 뒤틀렸다.


“으윽!”


레인도 고통스러움에 신음을 흘렸다.

더는 레인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은 지구를 소멸시킬 정도의 거대했던 기운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레인은 아자토스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정작 기운을 소멸시키는 것에 모든 능력을 사용했다.


아자토스의 공격을 받아 몸이 뒤틀린 레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쾅!


레인이 땅에 곤두박질 쳤다.

류신이 간신히 몸을 일으켜 레인을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고통스러움에 인상을 쓰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잠깐 기다려. 치료해줄게.”


류신이 레인을 치료하려 했다. 하지만 기운이 듣지 않았다. 무려 아자토스의 공격을 직접 받은 것이다. 신의 형이 가한 공격이었다. 치유의 힘이 들을 리가 없었다.

레인의 생명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젠장. 왜 온 거야.”

“그거야······ 너희가 미덥지 못하니까.”


레인이 웃으며 말했다.


“성공했어?”


레인이 물었다. 류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기다리는 것밖에 없어.”

“성공할 거야.”


레인이 말했다. 그녀는 성공을 확신했다.

류신이 아자토스의 몸 안에 넣은 것이 움직이기를.


이제 제대로 아자토스 앞에 서 있는 것은 예호바뿐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가 막아내고 버텼기에 아자토스의 기운을 레인이 소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버텨낸 예호바도 거의 기운을 소진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한꺼번에 사이좋게 없애주마. 그것도 끔찍한 고통과 함께.”


아자토스가 다시 기운을 끌어 올리려 했다.


“윽!”


순간 아자토스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몸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뭐, 뭐지?”


아자토스가 류신을 봤다. 그가 무언가 몸 안에 쑤셔 넣었던 것이 기억났다.

당시에는 분노로 류신을 바닥에 던져버리는 것만 생각했기에 정작 자신의 몸에 파고든 무언가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아자토스는 위기를 느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불길함이 온몸을 엄습했다.

아자토스는 자신의 기운으로 몸속의 것을 억누르려 했다. 하지만 기운을 사용하자마자 몸속의 존재가 더욱 날뛰었다.


“크흑! 뭐냐? 내 몸에 무엇을 넣은 거냐?”


아자토스가 외쳤다.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모두 그저 고통스러워하는 아자토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푸학!


무언가 아자토스의 몸을 뚫고 나왔다.

그것은 뿌리였다. 그리고 가지였다.

나무뿌리와 나뭇가지가 아자토스의 몸을 뚫고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아자토스의 기운을 양분 삼아 점점 자라났다.


“크아아악!”


아자토스가 외쳤다. 그 외침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내 입을 뚫고 다른 가지가 뻗어 나왔고, 손과 발은 끊어져 새로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신세가 되었다.


“이해가 안 되는 존재일 거다.”


류신이 싸늘하게 웃으며 아자토스를 바라봤다.


“으아아악! 다 죽여버릴 거다!”


온몸이 분해되고 나무에 의해 찢기면서도 저만큼 소리를 지를 기운이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지금 아자토스의 몸을 찢어버리고 있는 것은 바로 세계수였다. 그것도 세계수의 씨앗이었다.

생명의 씨앗이기도 한 세계수의 씨앗이 아자토스의 기운을 받아 급격하게 성장했다. 아자토스가 막을 새도 없이.


사람들은 착각한다. 세계수 역시 신이 만든 것이 아닌가 하고.

하지만 아니다. 세계수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조차도.

신이 있기 이전부터 세상에 존재해왔다.

세상에 생명을 주기도 하지만 셍명을 빼앗기도 한다.

그것은 신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신의 대리인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류신과 레인은 아주 잘 이해했다. 그러나 아자토스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세계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이렇게 당한 것이다.


아자토스의 형태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허공에 세계수가 자라나고 있었다.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세계수의 성장을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그때 예호바가 세계수의 바로 앞에 섰다.

그리고 류신은 예호바의 모습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왜 이제껏 알아채지 못했을까. 예호바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챈 예호바가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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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1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 생명의 씨앗 +1 23.09.08 398 8 12쪽
106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1 8 12쪽
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1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399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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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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