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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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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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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55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8.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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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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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DUMMY

예체가 비릿하게 웃었다.

괴물의 얼굴에 크게 찢어진 입이 징그럽게 웃자 카일이 인상을 썼다.


“웃지 마! 더 못생겨 보여.”


카일의 말에 예체는 순식간에 인상을 썼다.

그리고 몸에 기운이 넘치더니 이내 등쪽에서 팔이 자라났다.

그 팔은 원래 있던 팔과 똑같은 형태였다.


“흐흐흐. 어떠냐.”


예체의 물음에 카일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야? 팔 한쌍이 더 나온 게 전부야?”

“무시하는 거냐? 후회하게 해줄 테다.”


예체가 다시 카일에게 달려들었다.

이제 네 개의 팔이 제각기 다른 방향에서 카일을 향해 날아들었다.

카일은 여유롭게 주먹들을 피해냈다.

예체의 주먹은 빨랐지만 그렇다고 카일이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카일은 예체의 주먹을 피해 허공으로 떠올랐다. 물론 허공에서도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때 무언가 카일의 다리를 잡았다.


카일은 어리둥절했다. 분명 예체의 주먹은 모두 피해냈다.

그런데 왜 자신의 다리가 잡힌 것일까.

눈앞의 주먹은 분명 네 개가 맞다.

카일이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또 다른 팔이 나와 카일의 다리를 잡고 있었다.


“흐흐흐.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지?”


예체가 음흉하게 웃었다.


“뭐, 벌레가 새끼 까는 것도 아니고······ 팔이 게속 튀어 나와?”

“이게 나의 기술이다. 나 차투구아(Tasthoggua) 님의 기술.”


자신을 자투구아라고 밝힌 예체가 그대로 카일의 다리를 쥔 팔을 휘둘렀다.

카일의 몸은 허공에 마구 휘둘러졌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차투구아는 그대로 카일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시 들어 올려 바닥에 내리꽂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쾅! 쾅! 쾅! 쾅!


그러던 어느 순간.


서걱!


무언가 잘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차투구아의 팔이 잘렸다. 그것은 카일이 휘두른 검에 의해서였다.


카일은 자신의 다리를 여전히 붙잡고 있는 차투구아의 손을 허공에서 때어내고는 바닥에 사뿐히 내려섰다.


“어지럽게 자꾸 돌리기는······ 속도 빠른 대관람차를 타는 줄 알았네.”

“대관람? 그게 뭐냐?”

“넌 몰라도 돼. 그런데 방금 팔 더 꺼낸 기술 그게 전부야?”


카일이 물었다.


“흥. 그게 전부인 줄 알았나?”


순간 차투구아의 등 뒤로 스멀스멀 팔들이 나타났다. 등에서 솟아오른 팔들로 가득했다.

차투구아의 팔은 순식간에 수십 쌍이 되었다.


“피해 봐라.”


게다가 차투구아의 팔은 자유자재로 늘어났고 속도도 빨랐다.

수십 개의 손이 카일을 향해 날아들었다.

카일은 이번에는 날이드는 팔을 바라보며 피하지 않았다.


“하하하. 포기한 거냐? 나의 이 압도적인 힘에?”


차투구아는 승리를 확신한다는 듯 외쳤다.

누가 보더라도 카일은 포기한 듯 보였다. 날아오는 수 많은 주먹들을 그저 멍하니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카일이 움직였다.

그녀는 검을 치켜들고 느릿하게 휘둘렀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놀림은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느렸다. 그러나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느림의 미학이 있다면 아마도 지금 카일이 보여주는 검사위가 그럴 것이다.

느리면서도 날카로운 서늘함이 묻어나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검무가 펼쳐졌다.


카일의 검무에 차투구아의 팔이 닿았다.


서걱!


가차 없이 팔이 잘려 나갔다.


서걱! 서걱!


잘려 나가는 팔은 하나가 아니었다.

카일을 향해 날아드는 차투구아의 주먹과 팔은 그야말로 난도질을 당했다.

문제는 너무나도 느린 검무임에도 차투구아는 그 검무를 뚫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내뻗은 주먹의 3분의 2가 잘려 나갔고, 온전히 돌아온 것은 채 열 개 정도가 전부였다.

물론 차투구아의 잘린 주먹과 팔은 다시 재생했다. 하지만 그것에 쏟은 에너지가 결코 적지 않은 듯 차투구아가 숨을 헐떡였다.


“어, 어떻게 된 놈이지?”


차투구아가 카일을 봤다.

카일은 더 이상 자신을 향한 공격이 없자 검을 내린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검을 내려다봤다.

검은 날카롭고 차가운 푸른 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더 잘라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듯 푸른 빛이 부르르 떨렸다.


“넌 뭐냐?”


차투구아가 카일을 향해 물었다.


“각 세상에는 세상이 선택한 용사가 한 명이 존재한다고 해. 용사들은 많지만 선택을 받은 용사는 하나뿐이라는 거야.”

“그 선택받은 용사가 너란 말인가?”

“세상의 선택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카일은 대답대신 질문을 했다. 물론 차투구아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세상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끔찍한 거야.”


카일이 쓴웃음을 흘렸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벗어버리고 싶은데 벗을 수도 없는.”


카일이 차투구아를 봤다.


“세상의 선택을 받은 용사는 점점 세상과 하나가 되어가. 그게 어떤 의미일 것 같아?”

“······”


이번에도 차투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상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따뜻할까? 이성적일까? 감성적일까?”

“무슨 소리냐? 세상에 감정 따위가 어디에 있어?”

“맞아. 세상에 감정 따위는 없어. 그래서 선택받은 용사들은 점점 감정이 사라져가. 세상과 같아지는 거지.”


카일이 무표정한 얼굴로 차투구아를 봤다.

꽤 멀리 떨어진 거리였다. 그 거리를 그대로 둔 채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검이 닿을 수 없는 거리다. 하지만 카일이 검을 휘두른 궤적 그대로 차투구아의 몸에 검흔이 생겼다.


퍽!


“크윽! 뭐, 뭐냐?”


공격이 닿지 않아야 하는 거리다. 그런데 카일이 휘두른 검의 기운이 그대로 차투구아에게 상처를 남겼다.


“열 개의 세상에 선택받은 용사들은 모두 한 명씩, 그래서 열 명이야. 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두는 죽었어. 싸우다가······ 혹은 스스로······ 다들 참지 못한 거지. 세상과 같은 존재가 되어간다는 것이.”


다시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차투구아의 몸에 다시 검흔이 생겼다.


“크아악! 그, 그만 해라.”


차투구아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문제는 이 상처는 치유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잘린 팔도 재생하던 차투구아의 가슴이 상처가 재생되지 않았다.


“처음에 너희들을 찾아가 모두 도륙해 버릴까도 생각했어.”


다시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퍽! 차투구아의 몸에 검흔이 생겼다.


“그런데 그래봐야 나에게 남는 게 없더라고. 그저 나만 성격 이상한 녀석이 되어버리는 게 전부니까.”


다시 검을 휘둘렀다.

퍽! 차투구아의 몸에 검흔이 생겼다.


“난 그저 세상의 선택을 받았다는 이유로 감정도, 감성도 모두 잃어버리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리는데······ 나에게 세상이 영웅이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겠어.”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그게 진정한 용사라는 허상이야.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지.”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너희는 그 의미를 몰라.”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퍽!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차투구아의 손이 날아드는 검기를 막아냈다.

몸에 검흔을 남길 정도의 위력이다. 그러나 차투구아의 손바닥에는 검흔이 생기지 않았다.

카일의 검기를 이겨낸 것이다.


카일이 자신의 검을 내려다봤다.

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번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떨림도 없다. 기운도 그대로다. 그렇다면 눈앞의 차투구아에게 어떤 변화가 있다는 의미다.


“네 놈의 넋두리는 잘 들었다.”


차투구아의 목소리에는 작은 떨림도 없었다.

긴장도, 두려움도, 설레임도 없었다.

어쩌면 세상의 선택을 받았던 카일의 말투와도 닮아 있었다.


“너 따위가 선택받은 용사라니 우습구나.”


차투구아가 카일을 보며 말했다.


“우스워?”

“그래. 세상이 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너는 그 손을 지금 힘껏 뿌리치기 위해 애를 쓰는 어린아이 같다.”

“그럴 수도 있겠네.”

“후후후. 우리 또한 선택받았지. 아자토스 님에게.”

“선택받아서 기분이 좋았나?”

“좋았지.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나.”


차투구아가 크게 웃었다. 길게 찢어진 입이 얼굴의 반을 덮고 있어 웃을 때마다 얼굴의 위가 마치 뚜껑처럼 흔들거렸다.


“선태받은 자들이 살아남는 이유는 하나다. 얼만큼 그 사명을 이해하느냐의 차이지. 네 녀석은 끝났구나. 넌 졌다. 이젠 나에게 상처 하나 내지 못하는 너의 검은 나에게 닿지 않을 것이다.”


차투구아가 말했다.

그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것이 이계의 기운이냐?”

“그렇다. 바로 우리의 세상에서 넘쳐나는 기운이지. 순수한 어둠이라고 할까.”


차투쿠아의 여러개의 팔이 사라지고 네 개의 팔만 남았다.

그리고 그 팔에 검은 기운이 덧씌워졌다.

그 광경을 카일은 여전히 멀뚱 바라보기만 했다.


검은 기운은 차투구아의 팔을 채우고 몸을 채웠다. 검은 기운의 갑옷을 입은 차투구아가 그대로 카일을 향해 돌진했다.

카일이 검을 휘둘렀다. 검기가 날아가 차투구아의 검은 갑옷을 때렸다.


퍽!


그러나 이번엔 별다른 상처가 나지 않았다.

차투구아는 웃었다. 자신의 승리다.

검이 몸에 닿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다. 지금 카일의 위력은 떨어져 있다. 지금이 가장 확실한 기회인 셈이다.


“너의 목숨을 가져가겠다.”


차투구아가 그대로 검은 기운을 두른 팔을 휘둘렀다.

카일은 순간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주 잔인한 미소를.

차투구아는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닐까 싶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카일이 미소를 지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차투구아가 주먹을 휘둘렀다. 네 개의 주먹이 빠르게 교차했다.

그러나 카일을 맞추지 못했다. 카일은 재빨리 몸을 뒤로 빼며 빠져나갔다.


“잘도 도망 다니는구나. 그러나 이번엔 피하지 못할 거다.”

“이번이라니? 싸움은 끝났어.”

“무슨 소리냐? 끝나다니.”


카일의 어이없는 소리에 차투구아가 반발했다.

그 순간이었다.


서걱 소리가 뒤늦게 차투구아의 몸에서 들렸다.

그리고 이제까지 아무 문제 없던 검은 기운의 갑옷이 그대로 갈라졌다.

그 갈라짐은 정확하게 차투구아의 목이었고, 동시에 차투구아의 목도 같이 떨어져 나왔다.


차투구아의 몸에 둘러있던 검은 기운이 사라졌다. 그리고 차투구아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몸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카일은 차투구아의 머리를 내려다봤다.


“크윽! 어, 어떻게······ 분명 막을 수 있었는데······”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막을 수 있게 해준 거야.”


카일이 설명했다. 차투구아는 경악했다.

카일이 검의 기운을 조절해 공격을 했던 것이다.

기운이 급격하게 차이나면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 줄였고, 그것을 역시 차투구아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 이게 끝이 아니다. 우리는 더 강력한······”

“진 놈은 떠드는 게 아냐.”


카일은 검을 허공으로 던졌다.

동시에 검이 분열하기 시작했다.


“비산무(飛散舞)”


검은 수천, 수만 개로 분열하더니 각자 따로 움직이며 차투구아의 몸과 머리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차투구아의 비명이 퍼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차투구아의 목소리는 잠잠해졌다. 그리고 바닥에 남아있는 돌덩이. 결게석을 카일이 주워들었다.


***


우보 사틀라의 세포 덩어리가 그대로 류신을 덮쳤다.

세포는 마치 류신을 삼키기라도 하듯 세포 안에 류신을 가뒀다.

류신이 세포를 벗어나려 했지만 세포는 꿈틀거리며 류신의 윰직임을 방해했다.

숨이 막히는 듯 류신이 버둥거렸다.


우보 사틀라는 승리를 장담했다. 게다가 이렇게 손쉽게 에흐예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우보 사틀라는 동료의 싸움이 어떻게 되는지 보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예체가 긴 팔로 상대의 다리를 붙잡고 여기저리 내리찍고 있었다. 이미 결판이 난 싸움이었다.


그때였다. 불길한 기운이 등 뒤에서 느껴졌다.

우보 사틀라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류신이 허공에 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진 작고 검은 구체로 류신에게 던졌던 세포 덩어리가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모든 세포가 빨려 들어가자 류신은 우보 사틀라를 노려봤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인상을 썼다.


“기분 더러운 공격을 했단 말이지?”


류신의 소름끼치는 물음에 우보 사틀라가 흠칫 놀랐다.

동시에 류신의 손에 하얀 불꽃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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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이 없는 세상 +1 23.09.15 41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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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2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4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8 8 12쪽
106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2 8 12쪽
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1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400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9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1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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