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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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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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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45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9.0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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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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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종말의 선언

DUMMY

게이트를 통해 나오는 것은 거대했다.

생명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거대했고, 어떤 물체라고 하기엔 생명이 넘쳤다.

거대한 몸체에 꿈틀거리는 촉수가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촉수 하나하나가 마치 파멸자를 연상케했다.


게이트를 통해 아자토스가 등장하면서 세상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지진과 같은 것이 아닌, 그야말로 지구라는 행성 자체가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광경은 우주에서도 보이는 대규모적인 변화였다.

이계에서 지금의 세상으로의 통로가 열리고, 그 통로를 통해 세상을 창조한 또 다른 존재가 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보잘 것 없는 것들의 마중이 그래도 반갑구나.]


거대한 울림.

머릿속에 들려오는 떨림.

카일의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인간 중 가장 강한 용사, 세상의 선택을 받은 용사였으나 아자토스의 거대한 기운 앞에서 그의 기운은 보잘 것 없이 갈 길을 잃고 말았다.


“훅! 훅! 훅!”


카일이 심호흡을 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소류신이 바라봤다. 그의 눈에 카일은 지금의 기운을 버틸 수 없었다.

하지만 점점 카일의 몸에 떨림이 잦아들었다. 그리고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소류신이 놀란 얼굴로 카일을 봤다. 이 기운에 적응할 줄은 몰랐다. 여전히 인간의 몸은 소류신에게 신기한 존재였다.

카일은 평온한 얼굴로 돌아와 여전히 게이트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아자토스를 바라봤다.


“그게 카일의 잠재력이야. 성장이라는 잠재력. 싸우는 와중에도 계속 성장하니까.”


옆에서 류신이 놀란 표정의 소류신에게 설명했다.


“싸우는 와중에도요?”

“그래. 계속 싸우다 보면 너도 상대가 안 될 걸?”


류신의 말에 소류신이 놀란 얼굴로 카일을 봤다.

가냘픈 여성의 몸으로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니.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신이다. 하나의 우주를 지배하는 신.

그 신에 불과 다섯이 맞서고 있었다.


[내가 보낸 나의 아이들은 남아있지 않구나.]


아자토스가 다섯을 둘러봤다. 주변에 다른 존재는 없었다.

게이트를 지키는 듯 모여있던 몬스터들은 이제는 모두 바닥에 쓰러져 죽어 있었다.

아자토스의 등장만으로도 버티지 못하고 짓눌려 버린 것이다.


[그대들인가? 나의 아이들을 죽인 것이?]


아자토스가 물었다.

눈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음에도 노려보는 것 같았고, 입이 없음에도 목소리가 들렸다.

거대한 기운이 주변을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버텼다. 아니, 버티는 것이 아니었다.

의외로 태연했다.


카일이 처음에 조금 버거워 했지만 이제는 괜찮아졌다.

소류신도 태연했고, 류신과 레인, 예호바는 여유로웠다.


[호오. 그래. 내 아이들을 처리할 정도는 된다 이거구나. 그러나 나는 너희들에게 종말을 선언하고자 한다. 필연적인 종말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아자토스가 말했다.

마치 선언하듯 내뱉은 아자토스의 몸이 드디어 게이트를 완전히 빠져나왔다.


[드디어 이 세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도래한 나는 이 세상을 파괴하고 유린할 것이다. 나를 배신한 자들 모두에게 죽음을 선사할 것이다. 나를 막으려면 너희들이 아니라 신이 왔어야 했다. 어리석은 자들아.]


아자토스가 피식 웃었다. 아니 웃은 것 같았다.

아자토스의 촉수가 순간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몸 전체에서 뻗어나간 촉수의 숫자는 엄청났다.

개수를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의 촉수가 위, 아래, 옆으로 무작위로 뻗어나갔다.

마치 세상을 완전히 덮어버리려는 듯이.


텅! 텅! 터덩! 터더더덩!


그런데 이상했다.

기세 좋게 뻗어나가던 아자토스의 촉수들이 무언가에 막혔다.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촉수들이 다시 뻗어나가려 했도 다시 막혔다.


[뭐냐? 무엇이 나의 대업을 막는 것이지?]


아자토스가 외쳤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기운이 다섯을 향해 쏘아졌다.

그 순간 예호바가 손을 휘저었다.

다섯을 향해 내리 쏘아지던 아자토스이 기운이 말끔히 사라졌다.


[무엇?]


아자토스가 놀랐다.

촉수 공격으로 전 세상의 생명체를 한 번에 멸절시키려 했던 아자토스였다. 그러나 첫 시작부터 막혀버렸다.


“이봐! 아자토스!”


류신이 아자토스를 불렀다.

아자토스의 몸체가 조금 방향을 틀었다. 아무래도 그쪽이 정면인 모양이다.

물론 어디가 정면인지 인간의 시선으로 구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지만.


“종말이 뭐 어떻다고? 필연적 종말?”


류신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물었다.


[그렇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 종말.]


끝내 류신은 웃음을 터트렸다.


“웃기고 있네. 내가 보기엔 필연적 도주가 맞을 것 같은데.”

[무슨 말이지?]

“한 번 도망갔잖아. 아닌가? 쫓겨난 건가? 도망도 아니고 그냥 쫓아내서 간 건가?”


류신이 고개를 갸웃했다.

순간 아자토스의 기운이 폭발하듯 분출했다.

그 기운은 류신을 향해 쏘아졌다.

이번엔 예호바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럴 것을 알았다는 듯이 류신이 손바닥을 펼쳤다.


검은색 구체가 나타났다. 그 구체는 크기를 키우더니 그대로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기운을 막아섰다. 그러자 검은 구체로 아자토스의 기운이 모두 빨려들어갔다.

거대한 기운이었지만 검은 구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기운을 흡수한 후 다시 류신의 손으로 돌아갔다.


두 번의 아자토스 공격이 막혔다. 마치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아자토스는 당황했다.


[도대체 지구에 무슨 변화가 생긴 거지?]

“변화? 그런 거 없어.”


이번엔 예호바가 한 발 나서며 대답했다.


“그냥 이 세상이 치열했던 것뿐이야.”


예호바가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신의 도움으로 우린 살아가는 게 아니거든.”


이번엔 레인이 나섰다.


“신은 우리를 방치했어. 기도해도 들어주지 않아. 하지만 그게 무관심일까? 버린 걸까? 아냐. 덕분에 우린 강해졌지. 신 없이도 살아갈 만큼.”

[큭큭큭, 신의 힘을 받은 그대들이 할 말인가?]

“아! 이 힘? 신이 준 힘이 맞아. 하지만 신이 준 힘은 별거 없어.”


레인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류신과 예호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레인의 말에 카일과 소류신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은 우리에게 세상을 받아들이는 힘을 줬어. 그게 전부야.”


레인이 말했다.


“우린 그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받아들였지.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그렇게 우린 성장했어. 신의 힘을 가지고 성장한 거지. 우리 스스로. 걸음마를 할 수 있는 다리를 가지고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레인이 아자토스를 봤다. 순간 공간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다.


쩍! 쩌적!


거대하게 갈라진 균열은 그대로 아자토스의 몸에도 균열을 만들었다.

물론 몸 자체를 갈라버리지는 못했다. 확실히 힘이 약해진 레인이었다.


“어머! 이거밖에 안 되네.”


레인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나이 먹은 거야. 어쩔 수 없어.”


류신이 말했다. 동시에 레인이 류신을 노려봤다.


“너한테 사용할까 보다.”

“하지 마. 아픈 건 질색이라고.”


류신이 손사래를 쳤다.


[끄으으- 그래. 너희들을 내가 얕본 거 같구나. 내 실수를 인정하마. 그렇다면 제대로 힘을 내야겠지.]


아자토스의 촉수들이 이번엔 류신과 레인, 예호바를 향해 날아들었다.

물론 카일과 소류신에게도 촉수는 향했다.

각자에게 수천 개의 촉수들이 각각 쏟아졌다.


“카일! 할 수 있겠어?”


류신이 카일을 보며 물었다.

카일이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검을 뽑았다.

순간 카일의 모습이 사라졌다.


번쩍!

몇 번의 번쩍임 후에 아자토스이 촉수는 그대로 허공에서 산산이 찢겨져 나갔다.

어떠한 촉수도 류신과 예호바, 레인에게 닿지 않았다.

검으로 이런 수의 촉수를 처리한 카일의 능력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었다.

어쩌면 얼마 전 파멸자와 싸울 때는 몸풀기에 지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촉수 몇 개가 빠져나와 소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촉수가 그대로 소류신의 몸을 관통했다.


퍽! 퍼벅!


소류신의 몸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소류신의 표정은 멀쩡했다.

자신의 몸을 관통한 아자토스의 촉수를 양손으로 잡았다.

어느새 손에서 쇼고스들이 나와 아자토스의 촉수에 올라탔다.


[그, 그대는······]


아자토스가 놀라며 소류신의 몸에 박힌 촉수를 끊어버렸다.

촉수를 타고 올라가던 쇼고스가 갈 곳을 잃어 다시 소류신의 몸으로 돌아왔다.


[너는 이계의 존재······ 게다가 너는 내가 창조했다. 창조주를 배신하는 것인가?]


아자토스가 소류신을 보며 일갈했다.

물론 소류신은 어깨를 으쓱했다.


“자유의지를 주지 말았어야죠. 아! 자유의지는 저 스스로 습득한 거던가요?”


소류신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먼 옛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신을 몰아냈던 내 선조의 기억이.”


쇼고스에 의해 쫓겨난 아자토스를 비롯해 이계의 신들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이계에서 쇼고스는 늘 주의해야 하는 연구 대상이었다.

그런 쇼고스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아자토스를 적대하고 있었다.


[후후후! 이 세상 모두가 나를 적대하는 군.]

“당연한 거 아냐?”


류신이 아자토스의 말에 덧붙였다.


[나의 선언은 변함없다. 그대들을 포함헤 세상에 필연적 종말을 선사하겠다는 것.]


아자토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자 몸의 겉을 감싸고 있던 거대한 몸체와 촉수들이 우르르 떨어져 나왔다.

거대한 몸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류신을 비롯헤 예호바와 레인, 소류신과 카일은 조금 전과는 다르게 긴장했다.

아자토스의 몸이 줄어들면서, 몸에서 촉수와 껍데기들이 쩔어져 나오면서 점점 기운이 거대해지고 강해졌기 때문이다.


“젠장, 억제기였나?”


예호바가 이를 꽉 물었다.

그의 말대로 아자토스의 거대한 몸은 그의 힘을 억제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였다.

너무나도 거대한 힘을 외부로 그대로 드러내게 될 시에 받게 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그러나 이제 아자토스는 세상을 종말로 인도하기 위해 드디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카일이 입에서 피를 토했다.

레인이 다가가 카일을 살폈다.


“괜찮아?”

“괜찮아. 버틸 수 있어.”


카일이 말했다. 그러나 더 버티기는 힘겨워 보였다. 그리고 레인도 눈에 띠게 힘겨워했다.

어차피 이 싸움은 숫자 싸움이 아니다.

류신이 포털을 만들었다.


“둘은 돌아가.”

“싫어.”

“안 돼.”


물론 카일과 레인 모두 거부했다. 그렇다고 그들을 보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포털을 만든 후 강제로 기운을 이용해 둘을 밖으로 보내버렸다.


이제 현장에 셋만 남았다.

류신과 예호바, 소류신.

점점 거대해지는 아자토스의 기운에 셋은 그래도 버티고 있었다.


“와우! 찌릿찌릿하네.”


예호바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공기에서 느껴지는 기운조차 무시무시했다. 이런 기운이 온전하게 부딪쳐 오면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원하신다면 제 쇼고스를 조금 나눠드릴 수 있습니다.”


옆에서 소류신이 진심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건넸다.


“아냐. 됐어. 사양할 게.”


물론 소류신의 제안을 예호바는 거절했다.

류신은 그대로 허공에 뜬 채 점점 작아지는 아자토스를 봤다.

점점 작아진 아자토스의 몸은 이제 모든 것을 걷어내고 오롯이 자신의 본체만 남았다.


아자토스의 본체가 서서히 류신과 예호바, 소류신 앞으로 다가왔다.

아자토스의 모습에 셋은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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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이 없는 세상 +1 23.09.15 417 7 12쪽
111 신을 죽이기 위한 싸움 +1 23.09.14 384 7 12쪽
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1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7 8 12쪽
106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1 8 12쪽
» 종말의 선언 +1 23.09.06 441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399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3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6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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