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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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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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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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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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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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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드디어 만난……

DUMMY

거대한 원형의 게이트는 점점 검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마치 류신이 맨 처음 세상에 돌아왔을 때 만들어졌던 게이트와 비슷한 색이었다.

게이트 주변으로 몬스터들이 허공을 보며 적의를 드러낸 채 울부짖었다.

허공에 떠서 게이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예호바였다.

예호바는 자신을 향해 이를 드러내는 몬스터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힘을 주었다.


쾅! 콰쾅!


그러자 몬스터들이 모여있던 주변에 강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은 연쇄적으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몬스터의 사지가 떨어져 날아다니고, 몸과 머리가 찢겨 흩어졌다.


바닥은 아수라장이었다.

몬스터들의 시체가 곤죽이 되어 바닥에 퍼졌다.

하지만 몬스터들은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곤죽이 된 몬스터들의 시체를 향해 다른 몬스터들이 달려들었다.

자신의 동료들 시체를 먹어 치우며 몬스터들은 여전히 허공을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자신이 아자토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지구로 돌아왔을 때부터 줄곧 몬스터들은 자신을 향해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왠지 자신의 의도를 이 몬스터들이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모든 지배자를, 이계의 파멸자들을 속였지만 정작 단순한 이 몬스터들은 속이지 못했다.

본능에만 움직이는 존재라서 그런지, 예호바가 가진 의도적인 위험함을 그들은 감지하는 것 같았다.


포털이 열리고 누군가 예호바의 등 뒤에 나타났다.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테트라와 바로 소류신이었다.


“예호바 님!”


테트라가 예호바를 불렀다.

예호바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소류신은 신기한 듯 아래를 내려다봤다.


“여기가 어딥니까?”


소류신이 물었다.


“어허! 예호바님 앞이다. 예의를 갖춰라.”


테트라가 옆에서 소류신을 질책했다.

소류신이 엉거주춤 예호바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예호바의 표정을 살펴보는 것은 잊지 않았다.


“됐다. 그대가 소류신?”

“네. 소류신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작은 류신이라는 뜻인가?”

“맞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소류신이 활짝 웃었다.

테트라는 조금 놀랐다. 자신도 여전히 예호바에게 말을 붙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소류신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말을 붙였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했다.


“에흐예가 그대에게 큰 충격을 준 모양이군.”

“솔직히······ 네. 좀 충격이었습니다. 레인 님에게 붙어있던 동료를 떼어내는 방법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생명이 지구에 존재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소류신은 케르베로스를 말하는 것이었다.

죽은 자들의 문지기, 그리고 죽은 존재인 케르베로스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요구하는 쇼고스에게는 최악의 상성이었다.


“그렇지. 그대들에게 언데드는 최악이겠지. 이계에는 언데드가 없었나?”

“그런 존재는 없었습니다.”

“그래? 상상력이 부족하군.”


예호바가 빙긋 웃었다. 그리고 테트라를 봤다.


“상황은 어떻게 되었지?”

“예호바 님이 예상하신 대로 되었습니다. 다만······”

“다만?”

“란 테고스가 꽤 선전했습니다. 아마 에흐예가 아니었으면 세계수는 란 테고스에게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란 테고스가 그 정도였던가?”

“상성이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상성이라······”


예호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어쨌든 이제 남은 지배자는 넷뿐이군. 나와 자네, 그리고 에흐예와 멜렉.”

“우리에게 소류신이 있습니다. 놈들은 우리의 적이 안 될 겁니다.”


테트라가 자신만만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도 했습니다.”


테트라가 슬쩍 소류신을 봤다. 소류신이 테트라의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소류신의 몸에서 거대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손이 쇼고스의 촉수로 변했다.

그 모습을 예호바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아자토스 님이 오실 때는 이 세상에 저 혼자 있게 될 겁니다. 예호바 님도, 예흐에도, 멜렉도 없이 말이죠.”


테트라가 자신의 의도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예호바는 태연했다.


“예호바 님은 강합니다. 제 연구에 의하면 단연 우리 파멸자들 중 최고지요. 하지만 저와 소류신이 함께라면 예호바님을 이길 수 있다는 결론이······”


순간 테트라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무언가 자신의 복부에 닿았다.


테트라가 천천히 아래를 내려다봤다.

소류신의 손에서 뻗어 나온 촉수가 테트라의 복부를 찌르고 있었다.

테트라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소류신을 바라봤다.


“어, 어째서······”

“당연하죠. 당신은 류신 님을 적으로 돌린 겁니다. 제가 그분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모를 겁니다.”


소류신의 말에 테트라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류신의 말이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소류신의 촉수를 복부에서 빼내야 했다.

쇼고스가 어떤 존재인지 알기 때문에 빠져나와야 했다.


“류신 님이 저에게 주신 생명입니다.”

“헉! 헉! 너에게 생명을 준 건 나야.”

“당신은 나를 살아있게만 해준 것이고, 류신 님은 나에게 삶의 의미를 준 분입니다. 누가 더 중요할까요?”


테트라는 복부의 촉수를 빼려 했다. 하지만 촉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예호바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테트라가 예호바를 봤다.


“전부 알고 있었습니까?”


테트라가 물었다.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젠장.”


예호바는 테트라가 처음부터 배신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삶 자체가 배신을 통해 이루어진 삶이기 때문이다.


지구로 와 지배자가 된 초반에 예호바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체바오트가 들려준 이야기였는데 테트라는 원래 아자토스가 아닌 다른 이계의 신을 섬기는 족속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자토스의 이계를 넘어 다른 우주를 침공하는 계획을 알아내고 자신이 섬기던 신을 배신해 아자토스에게 합류했다는 것이다.

동료 하나를 꼬드겨 합류한 후, 동료를 희생시켜 자신의 입지를 다진 것으로 유명하다는 말도 전했다. 그러면서 테트라를 조심하라는 말까지.


테트라는 처음부터 예호바에게 접근했다. 예호바는 의도적으로 그의 접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테트라는 이내 포기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웃고 있었다.


“왜 웃지? 죽음을 앞두니 모든 것이 허무해졌나?”

“후후후. 아니오.”

“그러면 뭐지?”

“왠지 예호바 당신 미래가 보여서 말이오.”


테트라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테트라는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물론 예호바는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었다면 테트라는 지금 자신의 손에 당하지 말아야 했다.


“그대가 미래를 본다고 하더군.”


예호바가 테트라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이제 그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 같은가?”

“큭큭큭, 그대에게 미래같은 건 없소. 오로지 어둠뿐.”


테트라가 저주의 말을 쏟아냈다.


“미래를 볼 줄 안다면서 이 미래는 예상하지 못한 건가?”


예호바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후후후. 어떤 미래는 절대로 피할 수 없기도 한 거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미래라. 예호바는 그런 미래 따위는 없다고 믿었다.


“그렇군. 이것이 그대에게 피할 수 없는 미래였군. 내 미래는 걱정 말아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후후. 그대의 미래는 그대가 알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오. 정신 차리시오.”


테트라는 소류신에게 기운을 빼앗기면서도 끝내 예호바를 향해 독설을 날렸다.

예호바가 소류신의 어깨를 살짝 짚었다. 그러자 소류신이 테트라의 복부에서 촉수를 빼냈다.

테트라의 몸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몬스터들이 테트라에게 달려들었다.


“아차! 이런!”


예호바가 잊어버린 게 있다는 듯 빠르게 몬스터들이 있는 아래로 내려갔다.

테트라에게 달려들던 몬스터들이 예호바가 내려오자 일제히 물러났다. 물론 노골적인 적의는 그대로 드러낸 채였다.


예호바가 땅에 내려서 천천히 테트라에게 다가갔다.

예호바의 몸 주변에는 흉흉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덕분에 몬스터들은 적의를 드러내면서도 쉽사리 예호바를 향해 다가가지 못했다.


예호바가 테트라 앞에 선 채 몸을 숙였다.

동시에 몬스터 하나가 등 뒤쪽에서 예호바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몬스터는 예호바가 두른 기운에 닿자마자 마치 먼지가 되듯 부스스 부서져 사라졌다.

이 광경에 다른 몬스터들이 흥분한 듯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효과는 확실했다. 어떤 몬스터도 덤벼들지 않았으니까.


예호바는 테트라의 가면을 벗겼다.

그곳엔 얼굴이 없었다. 공허만이 남겨 있었다.

예호바는 순간 그의 공허한 얼굴 속으로 들어갈 뻔했다. 그 공허 안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요그 소토스(Yog Sothoth), 그대의 죽음을 헛되이 사용하지 않겠다.”


예호바는 그의 몸에 손을 집어넣어 결계석을 꺼냈다.

이제 다시 그를 만나야 할 때다.


***


바벨탑 앞에 류신이 서 있었다.

그는 결계 안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류신의 등 뒤에 포털이 열리더니 예호바가 나타났다.

류신이 돌아봤다.


“왔냐?”


류신의 인사에 예호바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옆에 섰다.


“멋지게 처리했더군.”

“고맙다. 너도 마지막 녀석을 잘 처리했어.”


류신 역시 예호바가 테트라를 처리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류신과 예호바의 작전이었던 셈.

이제 남은 것은 셋이다. 모두 지구 출신, 이계에서 온 파멸자는 모두 세상에서 지워진 것이다.


“가져왔겠지?”

“물론.”


류신과 예호바는 서로 결계석을 꺼냈다.

류신이 세 개, 그리고 예호바가 하나.

이미 세 개의 결계석이 바벨탑에 들어갔고, 네 개가 더 들어가면 일곱 개가 된다.

남은 것은 두 개. 바로 예호바와 멜렉의 결계석뿐이다.


“너와 레인 것은 어떻게 할 거지?”


류신이 물었다. 솔직히 레인의 목숨까지 빼앗으면서까지 결계석을 얻고 싶지는 않았다.

예호바는 목숨과는 상관없이 결계석을 빼낼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있는지는 류신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걱정 마. 아자토스가 먼저야.”

“······”


예호바는 못을 박았다. 아자토스가 먼저라고.


“그리고······ 결계석 따위에 내 목숨을 걸진 않아.”


예호바가 피식 웃었다.

사실이긴 했다.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결계를 걸만한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라면 모를까.


“그러면 의식을 치러 보자고.”


예호바가 먼저 바벨탑으로 다가갔다.

그가 테트라의 몸에서 빼낸 결계석을 바벨탑의 결계로 가져갔다.

결계는 마치 먹어 치우듯 결계석을 삼켰다. 그리고 아주 작은 변화가 생겼다.

바벨탑 내부가 흐릿하던 것에서 약간 더 선명해졌다.

이번엔 류신이었다.

무려 세 개의 결계석이 차례차례 바벨탑의 결계로 흡수되었다.

이제는 결계 안쪽의 바벨탑 내부가 얼추 보일 정도가 되었다.

확실히 결계는 약해졌다.

류신이 주먹을 쥐고 그대로 결계를 때렸다.


쾅!


결계 전체가 울리는 진동이 퍼졌다.

처음에 류신이 쳤을 때는 마치 작은 달걀로 거대한 바위를 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달랐다. 반응이 있었다.

주먹에도 감각이 느껴졌고, 류신의 주먹에 결계도 반응을 했다.

류신이 다시 주먹을 쥐었다. 그때 예호바가 류신의 어깨를 잡았다.


류신이 멈췄다. 류신도 예호바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벨탑 안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직은 완전히 선명하진 않은 내부였다. 그러나 그게 누군지 류신도, 예호바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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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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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0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3 7 12쪽
»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399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1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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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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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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