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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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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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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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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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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고

DUMMY

-예호바 님!

“테트라! 오랜만이군.”


예호바는 테트라의 연락을 받았다.

엘로힘이 죽고 나서도 모이지 않았던 회의였다.

사실 예호바는 게이트의 움직임이 조금씩 심상치 않아지고 있는 것에 신경이 쓰였다.

무엇보다 엘로힘의 죽음 이후 격하게 움직이는 게이트였다.


게이트 주변의 몬스터들의 숫자도 더 늘어났다.

특이하게도 게이트 주변의 몬스터들은 어딜 가지도 않고 게이트 옆에만 붙어 있었다.

게다가 상대가 안 될 게 뻔한데도 예호바를 향해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모습이 기분이 나빠, 몇몇을 본보기로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몬스터들의 적대감은 전혀 잦아들지 않았다. 게다가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오늘도 예호바는 게이트를 내려다보며 지내고 있었다. 검붉은 게이트의 입구가 마치 서서히 소용돌이를 만드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슨 변화의 조짐이 있나?”


테트라가 연락했다면 한 가지 이유다. 그에게 나머지 지배자들의 동향을 파악하라고 미리 말해뒀기 때문이다.


-네.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연합이라도 맺은 건가?”

-어떻게 아셨습니까?


테트라의 목소리는 경이에 가까웠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알아낼 수 있는 것에 이토록 반응하다니. 테트라도 아부가 많이 늘었다.


“아부는 됐고, 상황이 어떻지?”

-예체와 기보르, 엘이 연합을 맺었습니다. 엘은 그 연합을 조금 미심쩍어하는 기색이 보입니다만······ 혼자서는 그 둘에게 반항하기 힘들 겁니다.

“후후. 그렇겠지. 엘은 마음이 약하니까.”


지배자들 중에서도 엘은 특히 그랬다.

이계의 존재들 중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유일한 존재. 그런 자에게 싸움을 시키려는 것은 어쩌면 예체와 기보르의 치명적 실수일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예체와 기보르는 세계수를 파괴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이 소식에는 예호바도 조금은 놀랐다.


“세계수를 파괴해? 차지하려는 게 아니라?”

-네.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연합을 방해하는 존재라고 하면서요.

“호오. 머리를 좀 썼군, 누구 아이디어지?”

-예체와 기보르가 서로 합의한 내용입니다. 이 부분에 엘이 조금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예체와 기보르가 세계수의 파괴를?

예호바는 믿을 수 없었다.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그 둘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어떻게든 세계수를 차지하기 위해 돌변할 것이다.

거기에 엘은 싸움 이후 희생될 것이 뻔했다.


“대충 그림이 보이는군.”

-그러십니까? 역시 대단하십니다.


테트라는 경고를 했음에도 여전히 아부가 심했다.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자신의 밑에서 연구하는 인간 연구원들의 아부를 제대로 흡수하고 있는 테트라였다.


“아무리 에흐예가 강하다고 하지만 이번엔 좀 위험하겠군.”

-네. 에흐예 주변에 원래 이 세상의 존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파멸자들 셋을 상대하는 것은 힘겨워 보입니다. 둘은 몰라도.

“그래. 그래서 예체와 기보르에게 엘이 절실히 필요했을 거야. 힘의 균형을 무너트리기 위해서.”


힘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것은 싸움의 기본 전략이다.

에흐예에게 이제까지 유리하게 전개된 싸움의 방식을 바꾸려는 것이고, 셋이 연합은 훌륭한 작전이긴 하다.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테트라. 그대가 고생이 많았다.”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통신은 끝났다. 그러나 예호바는 게이트를 지키고만 있을 순 없었다.

자신의 계획에 에흐예의 죽음은 없다. 아직까지는.

마지막을 위해서도 에흐예는 살아 있어야 했다.


“아무래도 다시 얼굴을 봐야 할 시간이군.”


예호바는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자신을 향해 유독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고 있는 몬스터를 봤다.

손가락을 뻗어 총을 쏘는 시늉을 하자 몬스터의 몸이 그대로 펑 터져버렸다.

그러나 그 자리를 다른 몬스터들이 대체하며 다시 위를 올려다보며 이를 드러냈다.

예호바는 피식 웃으며 포털을 열었다.


***


류신은 세계수 가지 위에 누운 채 쉬고 있었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잔잔하게 불어와 슬슬 졸리기까지 했다.

몇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류신과는 무관했다.

무엇보다 우상인 천안 시장이 죽음이었다.


거대한 힘에 짓눌린 것처럼 죽었다는 것에 의심이 조금 가기는 했지만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기에 무시했다.

물론 누가 범인인지는 류신도 알 수 없다.

다만 소류신이 만약 범인이라면 어떻게 해야하나 정도를 고민했을 뿐이다.


“한가하네.”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예호바가 서서 류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그의 모습에 모두들 뛰어나왔다.

레인, 요르, 팬리르와 헬, 게다가 이영철과 세로, 유리엘까지.

유리엘은 자꾸 류신에게 대련해 달라고 조르다가 계속 피하자 아예 여기로 넘어와 지내고 있는 중이다.


“휘우- 많이도 모았네. 이 정도면 확실히 지배자 하나 정도는 상대할 수 있겠어.”


예호바가 모인 존재들을 보며 말했다.


“여기까지 웬일이야? 여기 상황 점검해보러 온 거야?”

“겸사겸사.”


예호바가 류신 앞에 섰다.


“나도 의자 하나 만들어 줘.”


예호바의 말에 세계수가 말없이 나뭇가지로 의자를 만들어줬다.

예호마가 류신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밑에서 요르와 팬리르, 헬이 힘을 모으려 했다. 당장이라도 예호바를 덮치려는 듯 보였다.

류신이 그들을 보며 손을 뻗어 말렸다.

류신의 행동에 셋은 힘을 거둬들였다. 그래도 이런 긴장된 분위기에서 말을 잘 들어 다행이었다.


“고마워.”

“그래. 고마워해야 할 거야. 저 셋이 한꺼번에 덤비면 나도 감당 안 되거든.”


예호바가 아래를 힐끔 내려다보더니 피식 웃었다.


“엄살은.”

“흐흐흐.”


류신과 예호바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는?”


이제 제대로 류신이 질문을 했다.


“경고해 주려고.”


예호바가 말했다. 순간 류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경고? 나에게?”

“그래.”

“네가 직접 와서 경고까지 할 정도면······ 결국 그 상황이 벌어진 거네.”

“네가 뭘 생각하는지 모르는데?”

“당연히 연합일 거 아냐.”


류신의 물음에 예호바가 빙긋 웃었다.


“역시 알고 있었네.”

“예상은 했지. 셋이나 휘저어 놨는데도 연합을 안하면 바보들이거든.”

“하하하. 그렇군. 좀 바보들 같긴 해. 단순한 작전에도 넘어가는 거 보면. 인간의 교활함을 따라가기엔 한참 멀었어.”


물론 예호바의 이 말에 류신은 동의하지 않았다.

체바오트는 충분히 교활했다. 인간 못지 않게.


“그래서 몇이나 모였지? 너를 제외한 넷인가?”

“아냐. 셋. 넷이면 넌 정말 못 이겨.”


류신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예체와 기보르, 엘이 모였어. 물론 그것들은 진짜가 아냐. 이계에서 왔지.”

“하나는 왜 빠졌지?”

“나를 완전히 믿고 있거든. 내가 끼어들지 말라고 했어.”

“오호. 너에게 충성하는 자라. 신기하네.”


류신은 고개를 서서히 끄덕였다. 뭔가 떠오르는 것은 있었지만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미 예호바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해줄 얘기는 그게 전부야?”


류신이 묻자 이번엔 예호바가 빙긋 웃었다.


“자네가 이용할만한 내용이 하나 있어.”

“그래?”


예호바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


세계수가 만든 집 안에 모처럼 모두 모였다.

심지어 요르와 펜리르, 헬까지.

서로 평소에는 얼굴도 쳐다보지 않던 녀석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모인 것을 보니 왠지 류신은 흐뭇했다.


“왜 웃는 거야? 기분 나쁘게?”


가장 퉁명스러운 유리엘에 툭 내뱉었다.

그러자 거기에 헬이 맞장구를 쳤다.


“그래. 난 네가 웃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웃지도 못하냐? 거 되게 빡빡하네.”


류신이 입을 비죽 내밀며 한마디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비난이었다.


“네가 그냥 웃을 놈이 아니니까.”

“그건 맞는 말이다.”

“그래. 뭔가 꿍꿍이가 있어.”

“지금이 웃을 때에요? 심각하잖아요.”


여기저기 사방에서 류신을 향해 공격이 날아왔다. 결국 만신창이가 된 류신이 손을 들었다.


“그만. 그만. 다 설명할게.”


결국 항복 선언을 하고 나서야 류신을 향한 비난을 멈췄다.


“좋아. 무슨 일이야? 예호바가 여긴 왜 찾아온 거지?”


레인이 물었다.


“너한텐 말 안 했어? 따로 이야기하더니?”


사실 예호바는 떠나기 전에 레인과 별도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얘기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아닌 모양이다.


“아니. 그냥 안부를 전했어. 아! 결계석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그 이야기라면 레인에게 예호바가 별도로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군. 좋아. 예호바가 알려준 정보야. 이제 지배자 셋이 한꺼번에 덤빌 거야.”


순간 모두의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겪어봤다. 엘 하이를, 체바오트를, 그리고 엘로힘을.

물론 엘로힘은 류신이 혼자서 처리했지만 지구의 신들을 포섭한 신박한 공격은 분명 위기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신들이 모두 모여 세계수를 공격했다면 레인은 물론 요르와 펜리르, 헬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사전에 류신이 차단해 버렸기에 망정이지 꽤 위험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셋이 공동으로 연합을 결성했다니, 더 큰 위기가 닥치는 셈이었다.


“그 셋이 누구지?”


레인이 물었다.


“예체, 기보르, 엘.”


류신의 대답을 들은 레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엘? 진짜로 엘까지?”

“엘이 누구지?”


옆에서 요르가 물었다.


“엘(El)은 헤세드(Chesed)라는 세상의 지배자였어. 물론 지금의 엘은 그 엘은 아닐 거야.”

“그 말은 이계에서 넘어 온 존재라는 것인가?”

“맞아. 하지만 엘은 조금 달라. 억지로 싸운다는 느낌이랄까. 이 모든 것을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모두 레인의 설명에 집중했다.


“엘은 자신이 멸망시킨 헤세드라는 지역에도 미련이 많았어. 꼭 멸망시켜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이 죽인 생명에 대해서도 미안해 하는 감정이랄까? 그런 걸 가지고 있었어.”

“그런 이계의 지배자가 존재한다고?”


모두 의아했다.

그럴 만한 게 그들이 겪은 이계의 지배자들은 모두 폭력적이었고, 생명에 대한 경시가 상당했다.

레인의 설명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존재들이었다.


“알아. 이상하다는 거. 하지만 엘은 달라. 그는 생명에 관심이 많았어. 유독 이계에 부족한 생명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그였지.”


류신이 다시 빙긋 웃었다. 순간 유리엘이 놓치지 않았다.


“또 나왔다. 저 웃음. 기분 나빠.”


유리엘이 손가락질하며 말하자 류신이 그런 유리엘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딱!


“이게 어디서 손가락질이야?”

“아야! 왜 때려!”


유리엘이 머리를 문지르며 씩씩거렸다.

순간 이영철은 자신이 머리를 맞았을 때를 기억하며 흠칫 놀랐다. 트라우마의 발동이랄까.


“맞아. 예호바도 같은 얘기를 하더라고. 그가 날 찾아온 이유는 이 셋이 한데 뭉쳤다는 경고를 하기 위해서였어.”

“경고라.”

“조심하라는 말이지.”

“그 외의 다른 말은 없었나?”


요르가 물었다. 아무래도 지배자가 셋이다. 긴장이 안 될 수 없었다.


“예호바도 정확하게 레인과 같은 얘기를 했어. 그 부분이 바로 공략할 지점이라고.”


다들 무슨 소린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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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1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8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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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400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 경고 +1 23.08.23 451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3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6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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